어쩌다 가락국 여행 - 해동이와 함께 떠나는 신비한 가야 역사 여행
강담마 외 지음, 강길수 그림, 양희일 사진 / 고래책빵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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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김씨를 만나신 적이 있나요경남 김해를 중심으로 존속했던 나라가 가락국입니다. 6가야금관가야대가야본가야남가야구야국이라는 여러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저는 그 후손(?)이 아니라 잘 모르고 살다일본이 역사조작을 시도하다 들통나는 일을 계기로 무슨 사연이 있나고대사의 내용은 무엇이었나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삼국유사>에 인용된 [가락국기]에 따르면 시조는 수로왕이고구지봉에 6개의 알이 하늘에서 내려와 모두 사람이 되었다고 합니다그 중 한 사람이 수로왕이고 다른 다섯도 모두 가야를 세워 모두 합해서 6가야가 되었고금관가야는 맹주국이었습니다.

 

강 하류에는 퇴적물이 쌓여 땅이 비옥하니 경작하기에 좋고바다와 접해 있으니 경제문화적으로 기회와 자극이 많았겠지요신라와는 교류가 많았고 김유신의 할아버지는 신라의 각간이었다고 합니다결국엔 532년 신라에 멸망합니다.

 

패한 국가여러 가지로 제한을 받은 후손들이 기록을 통해 역사를 고증하고 잘 남기기 쉽지 않았겠지요더구나 부침이 심한 한반도 땅에서라면그래도 유물은 남았고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이 책은 가락국가야에 대한 부담스럽지 않은 친절한 소개입니다.

 

여행도 공부여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가능한 시간에 역사 이야기하며 산책하듯 둘러보는 일도 참 좋을 듯합니다모든 지방에 특산물과 맛집만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이야기 속 아이들은 옛날 옛적 가락국으로 시간여행을 합니다역사 속 인물들도 만나고 대화도 나누고 자신들의 아픔과 그리움에 대해서도 다른 시공간에서 표현해 보기도 하지요사라진 나라흩어진 사람들잊힌 역사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잃은 아이들이 모든 것이 그립고 서글프고 아프고 그래서 소중한 것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관광이든 여행이든 산책이든 어른들 쓰레기 버리지 맙시다특히 필터가 플라스틱인 담배꽁초 무단투기 하지 마시길읽다가 이 내용에 부끄럽고 놀랐습니다.

 

그리고 예상 못한 이야기의 결말에 너무 놀랐습니다설마 이렇게 극적으로 총을 발사하고 모두가 사라질 줄이야시리즈로 다음 편이 나오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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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할머니 마음 빵빵 그림책 12
정은영 지음, 박성원 그림 / 밥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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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이래야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도 양육에 대한 신비화를 더하려는 의도도 없지만 어린 시절 할머니는 내게 무척 특별한 분이셨다전면적인 사랑을 주고받는 1차적 관계를 가장 깊이 맺은 분이시니까.

 

내 어린 시절도 가물거리는 현실이지만 짐작하건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하고 싶어 여러 흉내를 내며 살았을 것이다.

 

그래도 기억이 나는 것은 사람은 모두 수명이 있어 언젠가 죽는 다는 것을 알았던 순간이었다자신의 죽음보다 할머니 돌아가실까 무척 슬펐던 기억이 시간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런 간절함을 잊고 조금씩 분리되면서 살다가 어느 날 임종을 맞았다영원한 이별이 뼈에 닿을 듯 아픈 몸의 감각으로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 어머니가 할머니인 아이들도 어느덧 자라 어린 시절 나처럼 불안하지만 무력한 기분으로 부디 오래 곁에 계셔주시기만 바라고 있다.

 

더 어릴 적엔하늘나라 가려면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는 것이냐할머니 핸드백은 자신이 들고 따라 가겠다차타고 비행기 타고 가는 거냐갔다가 언제 오는 거냐이런 질문들이 많았다.

 

더 이상 묻지 않게 된 순간이 그날의 나처럼 인간은 모두 죽는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이 깨달은내가 아무리 사랑해도 예외는 없다는 현실을 마주한 순간일 것이다.

 

제목만 봐도 피할 도리가 없이 슬퍼지는 책이지만 몹시 다정하기도 하다다행이다그래도 책을 다 읽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뭔가를 물어 볼 엄두는 안 난다.

 

짧은 시간 함께 하는 이들과 더 다정하게 오늘도 지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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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리포트 - 탈코르셋부터 소수자 차별 금지까지, 기자 4인이 추적한 우리사회 변화의 현장들
김아영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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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중간착취의 지옥도>를 읽고 저널리스트들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존경심을 일부 회복했다. 기막히고 뭐라 말도 하기 싫은 언론의 행태에 대한 소위 치유의 시간이기도 했다. <페미니즘리포트>4인의 기자들이 현장과 기록을 모아 정리하고 분석하여 한 권의 책으로 모은 것이다.

 

4개의 챕터의 주제를 하나씩 맡아 썼다. 1장은 탈코르셋에 관한 내용이다. 마침 며칠 전 라틴어를 꾸준하게 공부시켜(?) 주시는 이웃 덕분에 코르셋에 대한 어원 공부를 할 수 있었다.

 

프랑스어 명사 corset(m.)"(body)"을 뜻하는 고대 프랑스어 명사 cors(m.)"작은 것"을 나타내는 프랑스어 접미사 -et를 결합시켜 만든 단어로 "작은 몸(small body)"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cheguebara/222527626063

 

속옷인 코르셋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착장에 달라붙은 갖가지 차별적 요소를 짚어낸다. 교복, 화장, 머리길이 등등. 불과 얼마 전 숏컷 논란도 소환된다. 한심한 고정관념이지만 오랜 세월 공고하게 작동된 점이 끔찍하고 여성들이 깊이 내면화하고 사회화된 것 역시 슬프다.

 

2장은 가장 무겁고 잔혹한 주제인 성범죄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역사 이래 성범죄가 근절된 적이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한국의 여러 사례들을 통해 범죄의 맥락을 살펴보는 일 역시 시의성과 현실 밀접도가 높아 유용한 공부이다.


젊은 세대는 아니지만 수년 간 한국을 떠나 있던 시기의 사건들에 대해서는 모르는 내용도 많았다. n번방이 악마 같은 놈들이 저지른 별개의 단일 사건이 아니라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예민하게 느끼지 못했던 사회의 모습과 대처를 뒤돌아보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황망하고 부끄럽고 수치심이 든다. 그리고 이런 감정이 애쓴 모든 이들과 더불어 우리가 몇 발짝 나아온 거리라고 믿는다.

 

3장은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이다. 할 말이 너무 많다. 다행히 능력이 최우선이고 연봉 차이가 없는 회사들도 많아지고 있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그렇게 각자 해결해야될 일만도 아니다. 그리고 경력이 중요한 사회에서 여성의 경력단절이 당연시 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넓고 깊은 논의가 필요하고 재빠르고 구체적인 정책 시행이 필요한 주제이다.

 

4장은 소수자 관련 이슈이다. 여성은 인구의 절반임에도 늘 소수자로 살아왔다는 점에서, 비가시적 존재로 산다는 점에서 언제나 소수자이기도 한 특이한 위치를 갖는다. 바로 어제 트랜스젠더 하사에 대한 대전지방법원 판결이 났다.

 

오늘의 판결은 차별과 편견의 수렁을 건너는 이정표로, 더 나은 세상으로의 한 걸음으로, 소수자들의 지친 마음에 닿을 희망으로 기억될 것.”

 

4인의 기자는 매일 소모되고 소비되고 잊혀버리는 기사의 속성과 글쓰기에 대한 고민도 많아 보이고, 제대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미래에 대한 제안까지 말하고 싶었던 의도가 느껴진다. 말이든 글이든 생산자 역시 피드백이 중요하고 대화가 귀한 법이다.

 

덕분에 과거의 우리 모습, 현재의 모습, 미래에 바라고 싶은 사회에 대한 생각을 더불어 해볼 수 있다. 각자에게 중요한 여러 주안점이 있을 것이나,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도 하나 같이 무척 중요하고 기본적인 권리의 문제와 맞닿은 것들이다.

 

현재도 가치 있는 책이고, 미래의 독자에게도 2021년에 이렇게 진지한 고민을 나누었다는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작업이다. 함께 떠오르는 다른 책들이 많았던 특이한 읽기였다. 반복되지 않아야할 폭력과 아픔은 반복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이를 위해 기본이자 출발인 차별금지법이 순탄하게 제정되고 시행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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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피리 - 동화 속 범죄사건 추리 파일
찬호께이 지음, 문현선 옮김 / 검은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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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께이 작가는 적어도 국내 출간작들만 봤을 때는 매번 스타일이 아주 많이 다르다이것도 저것도 다 재미있다는 것 외에는 공통점을 찾을 수가 없다대서사를 펼치는 추리대작도 코믹호러도 있다.

 

이전에 일본의 설화민담을 재구성한 작품을 읽고 무척 재미있어서 멋진 기획이라 생각했다이미 다 알아서 다시 읽게 되지 않는 전 세계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장르를 달리하는 추리미스터리스릴러로 재구성하면 좋겠다 싶었는데동화를 재해석한 장단편연작소설이 출간되어 반가웠다.

 

클리셰도 통속도 초반에 범인 알고 추리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다 좋아한다내용을 아는 이야기라서 흥미가 떨어지진 않는다재밌는데 왜 이렇게 읽는 속도가 느리지 싶었는데세 편 중 한편이 300쪽이 훌쩍 넘는구나역시 묵직한 분량을 선호하는 작가의 작품답다.

 

<잭과 콩나무살인사건> <푸른 수염의 밀실> <하멜른의 마술 피리 아동 유괴사건> 이렇게 세 편이다.

 

콩줄기beanstalk란 번역은 아직도 안 해주는구나.

 

주인공 호프만과 한스란 이름은 독일 분위기인데 이야기 속 신분은 영국 귀족이다법학 박사가 주인공 직업이라선지사건 주인공들은 재판의 피고가 되고유무죄를 가리는 현실적인 해결 방식을 취한다.

 

일단 우리가 아는 사실에서 증거를 찾자.”

 

호프만은 슬쩍 보고도 진실을 간파하는 특별한 통찰력을 가진 인물이고한스는 마지못해 따라다니지만 이야기의 화자이다단편 두 개는 준비운동처럼 단순하게 재밌게 재빨리 풀어낼 수 있는 사건들이지만 무척 입체적으로 살아난 캐릭터들을 만나는 재미가 컸다.

 

장편에 버금가는 표제작은어린 시절에는 상당히 무서웠던 내용을 떠올리며 읽는 중에도기억상실에서 회복되는 것처럼 새롭고 흥미로운 스토리로 읽힌다.

 

어릴 적에야 역사적인 배경을 궁금해하지도 연도를 찾아가며 읽지도 않았다숫자를 알았다 해도 통사적 이해가 부족해서 의미가 크지 않았을 것이다이 작품에서 작가가 팩트와 상상력을 잘 섞어서 들려주니 섬세함과 풍성함이 늘어나서 역사소설처럼도 즐기게 된다.

 

덕분에 마술피리는 동화의 위상을 벗어나서 본격 사회파추리소설이 된다엄청 많다 싶은 무심하게 배치된 단서들을 셜록홈즈처럼 추리해나간다한스는 왓슨이라기보다는 유쾌한 재미와 잠시의 쉼을 마련해주는 반가운 캐릭터이다그래도 무예실력만은 뛰어난 호위이다.

 

스포를 하지 않으려는 강박에 쓸 내용이 별로 없다재밌는 작품 즐겁게 읽으시길 바란다.

 

서브텍스트로서 다른 동화들도 섞여 있습니다찾아보시는 재미도 누리시길!


! 후기가 의외로 길고... 웃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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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움 - 예술과 철학의 질문들
백민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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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과 접근성을 따져 보자면 미학이 무척 어려운 분야 상위에 자리한다미학에세이로 분류되는 이 책은 그런 점에서<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란 제목에서 마음을 굳게 다지는 효과가 있다.

 

여러 번 밝혔든 음악보다 미술이 어렵다관련 공부는 한 번도 충분하다 느낀 적이 없다본격적으로 공들여 한 적도 없긴 하지만이 책에서 다루는 아름다움은 미술 한 영역이 아니다전시작품을 포함해서영화음악문학철학까지 연재를 하며 다루던 각각의 주제를 모두 모은 책이다.

 

저자의 시선은 주제별로 방향을 달리 한다주체의 내면과 사회의 면면으로 옮겨 가며아름다움과 추함의 경계와 기준이 무엇인지 그 '모호함'을 알려 준다장르와 대상이 무엇이건 감상 주체가 개인으로 느끼는 것은 모두 다를 것이 분명하니가장 쉬운 설명으로 취향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일 터이다.

 

전시회에 가서 수십 개의 작품들을 시간을 들여 보고 나서도 기억에 남는 것의미가 생기는 것은 때론 한 작품도 없기도 하다오히려 불유쾌하고 오래 거슬리는 느낌을 얻기도 하는데, 그런 감정까지가 감상의 영역일 것이다예술은 아름다운 것만 보여주고 감동만 주려는 목적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추상화를 읽어낼 수 없다우리는 그 대신 자신을고통스러워하는 자신의 언어를 읽어내고 사유하게 된다그리고 당연히그 일을 즐긴다예술이 촉발하는 사유하는 고통은그 예술의 이해되지 않는 아름다움처럼 때때로 충분히 즐길 만한 고통이기 때문이다무해한 고통이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 없이 여러 필자들의 연재를 오랜 시간 읽어왔는데책으로 묶인 저자의 글들을 읽다 보니 연재란 매주 독자에게 이런 저런 말을 걸고 질문을 하고 대답을 기다리는 글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나는 할 수 없는 감상과 사유를 엿듣기만 하려 했는데 생각이 많아진다.

 

어쩌면 전시회의 기억이 그다지 남지 않은 까닭은 기록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인지 모른다엉망이더라도 내가 경험하고 느낀 것을 내 자신의 언어로 기록해 두었다면 분량이 쌓여 질적 변화를 혹 조금 이루었을 지도.

 

늘 하듯이 느긋하게 읽고 배우고 기록하려던 독서에서 생각 한편이 바뀌는 효과를 얻는다무척 감사한 일이다.



 

일독 후 며칠 전 읽은 책의 구절이 떠올라 옮겨 둔다.

 

시는 아름다워야 한다어느샌가 그렇게 굳어진 미를 향한 지향이야말로 추궁당해야 합니다우리가 아름답다고 할 때 거기에는 반드시 추한 것과 대치하여 작동하는 미의식이 깃듭니다정말로 시가 아름다운 것이라면민족의 압도적 다수인 민중의 생활이 부득이하게 때에 찌들어 있을 때아름다워야 할 시는 필연적으로 민중을 적으로 돌리는 사상이 되는 것 아닐까요.

 

최근에 별안간 회자되는 차별 문제도 추를 품는 미의 유무를 물어야 그 실상을 밝혀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우리가 그리는 미에 대한 발상말에 대한 발상은 열 겹 스무 겹으로 우리를 둘러싼 산문의 세계즉 민중의 여러 사고가 퇴적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는 쳐주지 않는 사고의 벌판으로 나아가 파고들어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

 

추를 품어 내지 못하는 순수성이야말로 파시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일본의 사상은 단정함을 중시하는 미의 사상이라서 무섭습니다이것을 향한 지향이 피라미드 형상을 이루고 그 정점에 천황이 있다고 여겨집니다단정한 미로의 규합은 반드시 세로로 계열을 짜는 습성이 있습니다그 세로 계열에서 끊어져 나오지 않는 한 는 언제까지고 의 벽에 가려져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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