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이 세상은 본래 크나큰 이야기 (poiesis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이야기를 좋아한다. 처음 들은 이야기가 가장 친밀한 존재로부터 들려왔기 때문에.</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01 May 2026 11:20:05 +0900</lastBuildDate><image><title>poiesis</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391901684104520.gif</url><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poiesis</description></image><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봄기도 - [지금 여기가 맨 앞]</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44138</link><pubDate>Tue, 28 Apr 2026 19: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4413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2412X&TPaperId=1724413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115/69/coveroff/895462412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2412X&TPaperId=1724413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지금 여기가 맨 앞</a><br/>이문재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05월<br/></td></tr></table><br/><br><br>존경하는 종교인들은 많지만, 종교는 가져본 적 없다. 그래도 기도하는 방법은 시인에게 배웠다. 걷기 명상을 좋아하니, 걷다가도 문득 기도할 수 있는 이 방법이 좋다. 살아갈수록 모르는 것만 더 많아진다는 슬픔을 나눌 형편이 아닐 때는 더 좋다.   &nbsp;  2014년에 처음 배웠으니 어느새 12년차 기도쟁이가 되었다. 문득 낯설고 익숙하기도 한 것이 삶 자체와 닮았다. 봄꽃들이 진 자리마다 봄이 왔다 감, 이라고 적혀 있다. 남은 꽃잎들이 더 적은 하늘 어디에서, 다시 꽃잎 하나가 떨어진다. 기도하고 싶은 순간이다.<br><br><br>  &nbsp;  ...............................................................<br>  &nbsp;  “시란 무엇이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 시가 무엇을 더 할 수 있는가라고 묻곤 했다. (...) 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더 할 수 있는가.”  &nbsp;  “존경하는 친구가 말했듯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계관(世界觀)이 아니고 세계감(世界感)이다. 세계와 나를 온전하게 느끼는 감성의 회복이 긴급한 과제다. 우리는 하나의 관점이기 이전에 무수한 감점(感點)이다.”  &nbsp;  “이렇게 모아놓은 조금은 낯선 낯익은 이야기가, 오래된 기도 같은 이야기가 다른 삶,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사람들과 손을 잡았으면 한다.”  &nbsp;  2014년 봄 이문재 시인의 말 부분 발췌<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115/69/cover150/895462412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1156941</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아서 다행인 이야기 - [처단]</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44133</link><pubDate>Tue, 28 Apr 2026 19: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4413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6043&TPaperId=1724413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41/coveroff/k99213604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6043&TPaperId=1724413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처단</a><br/>정보라 지음 / 상상스퀘어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  &nbsp;  “영상 속에서 계엄군은 대화나 협상이 통하지 않았다. 군인들은 종이 피켓 한 장을 손에 들고 거리에서 행진하는 사람들에게 실탄을 발사했다.”  &nbsp;  ‘청청’이 패션이라는 말에 격세지감(?)을 크게 느낀 적이 있다. 내게 청청은 끔찍한 폭력의 상징이라서 명명도 실제 착장도 보기가 편하지 않다. 대단한 희생과 피해를 감수하면 산 당사자는 아니지만, 한국근현대사를 필수과목처럼 배우며 살았다. 그래서 정말 역사가 된 줄 알았다. 그런데...  &nbsp;  뇌가 이해를 못했다. 뭐라는 거니... 계엄?! 환시를 보고 환청이 들리는 건지, 가짜뉴스인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친구들 연락이 들이닥치자 현실감도 함께 찾아왔다. 바로 국회로 달려 간 가족 때문에 벌써 울고 있는 친구, 나처럼 일종의 쇼크 상태로 멍해진 친구, 분노에 차서 내란 수괴는 사형이라고 해당 법령을 찾아 알려주는 친구... 그 밤이 어떻게 지났는지.. 기억 속에서도 혼란스럽다.  &nbsp;  “총성, 핏방울, 쓰러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휴대폰 화면을 통해 그대로 전송되었다.”  &nbsp;  신경이 찢어질 듯 긴박하고 결정적인 그 밤이 지나 계엄은 해제되었지만, 수면도 정신도 챙길 새가 없이, 재시도를 막고 제대로 처벌하며 사회 공동체를 지키고 바꿔나갈 거대한 일은 막 시작되었다. 2024년 12월, 겨울이 더 깊어지는 계절에.  &nbsp;  지금은 2026년 4월이다. 재판(들)은 아직 진행 중이고, 명명백백하게 내외란 음모를 다 밝히고 있는 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한 자들의 온갖 헛소리를 매일 들어야 하는 악몽 같은 시간도, 기세등등하던 다종다양한 불법 세력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된 것도 다행이다.<br><br>  &nbsp;  “연대하는 동지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nbsp;  소설이라서 현실보다 더 무서웠다. 고문과 살해 장면들은 두려움에 몸을 떨며 겨우 읽었다. 그리고 계엄의 밤 이전부터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래전부터 싸우고 있었던” 이들을 다시 떠올렸다. 이 정부는 어떤 기대들을 배반하지 않을 것인지 배반할 것인지도. 사는 일이 곧 저항인, 그래도 계속해서 좀 더 좋은 날을 기다리고 만들어 나가는 이들을 떠올렸다.  &nbsp;  밀도 높은 시절을 사느라 우리 모두 힘이 들지만, 이런 기회가 흔한 것은 아니니까, 부디 미래를 위한 설계를 제대로 잘 해나가길 조마조마하게 지켜본다. 그리고 그 설계도에 따라 삶의 실질적 풍경을 바꿀 지역 정치의 지형도와 내용도 바뀔 수 있길 기대한다. 그 모든 희망과 변화의 주체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꼭 해치우면서.  &nbsp;  “투쟁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지만 내가 지키기 않으면 빼앗기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내란이 나에게 남긴 교훈이다.”<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41/cover150/k99213604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514166</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강순희가 사랑하고 살아가는 법 - [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 - 강순희 말하고 유시민 듣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28141</link><pubDate>Mon, 20 Apr 2026 15:2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2814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7800&TPaperId=1722814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50/97/coveroff/k992137800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7800&TPaperId=1722814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 - 강순희 말하고 유시민 듣다</a><br/>유시민.김세라 지음 / 은빛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  &nbsp;  “내가 산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에요. 우리나라 역사가 이렇게 흘러왔다는 걸, 국민들이 이렇게 고생했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거예요.”  &nbsp;  특별하다. 기쁘다. 오랜만에 이런 기백*을 느끼는 분이 살아 낸 삶을 들었다. 왕조 말기, 식민지, 내전, 독재, 폐허, 가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온갖 재난을 그토록 단시간에 겪으며 살아낸, 내 조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다시 만난 듯했다. *기백氣魄: 씩씩하고 굳센 기상과 진취적인 정신. 몸 백  &nbsp;  그래서 천천히 아껴 읽었다. 그럴 수 있게 정성스럽게 자료 조사와 각주을 달아주어 감사하고 큰 도움을 받았다. 자신의 삶을 우리 역사를 적은 일이라고 선명하게 인식하는 분, 대단한 성취를 해내서가 아니라, 가족사와 개인사도 민족사라고 증언하는 분이라서 읽는 동안 나 역시 역사적 동참을 하는 기분이었다.  &nbsp;  “역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는 게 다 역사예요. 우리가 지금 이렇게 만난 것도 다 역사가 되는 것이지요.”  &nbsp;  생전에 할머니께 듣던 다양한 여자들의 이야기를 지면에서 다시 만나 기분이 들고, 그렇게 자긍심도 집요함도 끈기도 용기도 큰 존재들이 있었다는 걸 오래 잊고 산 기분도 든다. “우리 가족들이 남편 살려 달라고 호소하기만 한 게 아니라 그놈들이 조작한 걸 모두 파헤쳤어요”라고 자부심을 느끼는 동료 시민을 만난 감사도 크다.  &nbsp;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되지 못한, 발치도 못 미치는 나이만 먹은 나를 돌아보게 된다. 어째 이럴까... 막... 게으르게 산 것도 아닌 듯한데... 기대 수명에 기댄 변명을 오늘의 다짐처럼 기록해보다. 어쩌면 나도 “여한”이 없다고 느낄 생의 마지막 시간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고.  &nbsp;  “나는 나한테 주어진 것으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았어요. 아무 여한이 없어요. 아무 것도.”<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50/97/cover150/k99213780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509769</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허기를 채우는 진짜 식사를 나누게 되길 - [대치동 1등급 고미정이 망하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28110</link><pubDate>Mon, 20 Apr 2026 15: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2811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7419&TPaperId=172281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62/37/coveroff/k15213741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7419&TPaperId=1722811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대치동 1등급 고미정이 망하면</a><br/>우신영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7세 고시라 불리는 영어 레벨 테스트를 앞둔 유치원생부터 암소고시를 준비하는 초등학생들까지, 10월이면 이 골목은 키즈 카페가 되었다.”  &nbsp;  초가공 식품으로 채워진 매대에서 고르고 삼킬 짧은 시간, 제한된 선택의 자유만 누리고 사는 아이들, 그건 거대한 식품 산업과 허술한 사회 시스템이 합작한 삶의 풍경이다. 식사만 그런게 아니라, 나머지 시간은 지옥 같은 입시 공부에 시달린다. 단 한 번의 실패가 남은 삶을 결정한다는 무서운 협박에 익숙해진 채로.  &nbsp;  K- 뭐뭐뭐 등이 찬란하게 각광 받을 때마다, 고통 속에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어린이들 생각을 한다. 이런 세상에서 소위 어른들이 참 무감하구나,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부족하구나. 그건 내가 사랑하는 십 대 두 명이 늘 겹쳐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건 거듭되는 악몽처럼 멈추지 못한, 그래서 십대들을 망가뜨리고 죽게 만드는 한국 사회의 성장과 성공의 방식에 대한 깊은 불만과 고민이다.<br><br>  &nbsp;  제목보다는 덜 서늘하고 더 생동감이 있고 더 다정한 내용이라서 읽을수록 안도감이 퍼진다. 작가가 아이들을 염려하며 보내는 간절한 기도처럼, 이토록 척박한 토양에서도 이야기 속 아이들은 말랑하고 따뜻한 우정을 피워내고 나눈다. 소설이라서 아쉽고 동시에 소설이라서 누군가의 상상력과 희망에 더 다채로운 불을 피울 수 있을 거란 기대가 함께 든다.  &nbsp;  “꿈 없음, 그러니까 무몽증(無夢症)은 이 동네 아이들 사이에 도는 전염병이었고, 대치동은 무몽동이었다.”  &nbsp;  6월 3일은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다. 지자체장과 교육감을 새롭게 선출한다. 삶의 뿌리를 더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국회위원이나 대통령선거보다 더 중요한 선거일 수 있다. 지자체와 교육시스템은 한국에서 가장 깊고 크고 멀리 보는 공동의 고민과 계획 재정립이 필요하다.  &nbsp;  그 기회가 대치동으로 상징되는, 4세부터 잠을 줄이고 시험을 마주하는, 한국의 교육 풍경과 일상의 풍경과 굳은 인식을 바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저항과 관성이 한반도 지각 변동에 버금갈 것 같지만, 절망을 반복할 새 이유는 없다. 파란만장해서 더 선명한 이 이야기를 통해 어른 독자도 청소년 독자도 변화를 바라게 되면 좋겠다.<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62/37/cover150/k15213741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623712</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파도를 맞이할 준비 - [파란 파란 - 제19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18311</link><pubDate>Wed, 15 Apr 2026 14: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183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57470&TPaperId=172183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28/21/coveroff/893645747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57470&TPaperId=172183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파란 파란 - 제19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a><br/>유지현 지음 / 창비 / 2026년 04월<br/></td></tr></table><br/>&nbsp;“과거 인류의 모습으로는 이 지구에서 살아갈 수 없다.”  &nbsp;  지구가 물에 잠겼다. 핵폭탄으로 절멸되지 않고 인류는 수중 생활이 가능하게 진화했으니 지금 상상하는 미래보다 더 낙관적인 설정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상당히 개연성 강한 미래 풍경을 엿보는 것 같아 심장이 크게 두근거렸다.  &nbsp;  미래에는 이런저런 것들이 달라질 거라고 바라는 것들 중 더 간절한 것은, 어린이들을 이토록 괴롭히는 경쟁과 평가 시스템이다. 그래서 여전히 기록과 등수와 진로로 인해 아프게 흔들리는 내용이 꽤 쓰리고 아프다. 거의 모든 SF 영화에서 여전히 전쟁과 폭력을 일삼는 장면들을 보는 익숙한 절망 같달까.  &nbsp;  “우리 엄마는 나에게 뭐든지 선택할 수 있는 나이라고 했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 열아홉은. (...) 무언가를 냉큼 그만두기 어려운 나이라는 거였다.”  &nbsp;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찾을 때까지 계속 시도하는 일은, 그 실패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이들에게만 가능하다. 그래서 두 번의 기회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 비용에서 더 결정적인 것은 때론 돈보다 시간(나이)일 때도 있다.  &nbsp;  한시적인 기회란, 조바심을 부르고, 잘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면 뭐라도 재미있게 하기 어렵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서도 자기가 뭘 해야 할지 몰라서 방황하는 어른들은, 충분히 시도도 실패도 해보지 못한 성장기에 그 원인이 있을 지도 모른다. 그저 견디다가 점점 더 깊이 가라앉게 된 슬픈 존재들.  &nbsp;  “문제를 고치겠다고 지난 시간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 계속 나아가야 했다. (...) 어디에 도달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nbsp;  주인공은 영웅적 성공을 전시하지 않지만, 주저앉지도 않는다. 그 설득력있는 변화가 이 작품을 좋아하게 만든다.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는 무시무시한 자유의 상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계속 살아보는 것이다. 아무리 상상해도 짐작해도 공부해도 그 도착지를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nbsp;  지구가 물에 잠겨도, 다름이 차별이 되는 일은 있다. 이 작품은 한 개인의 고민에만 친착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유려하고 은근하나 강력한 설득을 펼친다. 일상의 모든 계기와 기회를 통해, 서로 직접 만나고 뭔가를 함께 하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지면 된다고. 삶을 배우지 말고 겪으라고.  &nbsp;  “지나간 시대는 소멸하지 않는다. (...) 전해진 과거의 것들이 세상에 계속 남아서 어딘가를 메운다.”<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28/21/cover150/893645747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0282140</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지금 잠시 침묵을 들어보세요 - [명상하는 마음 - 고요 속에서 온전한 나로 빛나는 시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98159</link><pubDate>Sun, 05 Apr 2026 17: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9815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299593&TPaperId=1719815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5/86/coveroff/890129959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299593&TPaperId=1719815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명상하는 마음 - 고요 속에서 온전한 나로 빛나는 시간</a><br/>이치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지금 여기’에 투항하듯 힘을 빼고 다만 존재해 있음을 연습합니다.”  &nbsp;  2000년대 뉴에이지 열풍은 내게는 재난 같았다. 사상이든 이념이든 뭐가 되었든 의사소통이 가능한 방식의 언어와 대화가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서유럽인들이 오리엔탈리즘의 시각으로 대상화된 면면이 내게 없다는 것을 설명하는 일이 귀찮고 난감했다.  &nbsp;  그래서 프랑스에 살며 영국을 방문한 틱낫한 스님을 처음 만났을 때도 강의 주제에 큰 관심을 없었다. 그래서 “각자 시끄러운 마음으로 조용한 방에 모여서 눈을 감고 시간을 보내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따지듯 질문했다. 그리고 내게 딱 맞는 평생 할 수 있는 걷기 명상을 배웠다. 생각지도 못한 명상 스승이 생겼다.  &nbsp;  “명상의 목적은 음악의 그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모든 음악은 침묵을 향해 흐릅니다.”  &nbsp;  음악을 만드는 저자의 명상 이야기는 음악이 더해진 만큼 다채롭다. 음악처럼 부드럽게 흐르는 문장들에 가만가만 위로 받으며 감사히 읽는다. 다만, 군사 용어들 - 투항, 항복 등 - 이 눈에 띄어서, 명상은 평화를 지향하는 실천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로서 아쉬웠다.  &nbsp;  그럼에도, 저자가 생각에 잡아 먹혀 곧 그 생각이 나라는 오해로 더 괴로워지는 상황을 정확히 분석해주는 내용이나, 명상이 나를 잘 알기 위한 수행이라고 해서, 내 욕망 목록을 정리하는 일은 아니라는 내용 등은 환기가 필요하고 유용한 지적이라서 반가웠다.  &nbsp;  “죽음을 명상한다는 것은 삶의 본질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nbsp;  죽음을 명상하지도 못하고 애도도 충분히 하지 못한 탓에 여전히 상실과 부재에 휘둘리고, 죽음에 가까워진 분들에게 별 위안과 의지도 되지 못하는 처지라서, 이런 시기에 명상 이야기를 다시 만난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nbsp;  덕분에 호흡도 고르고 걷기 명상을 좀 더 명상답게 해보았다. 올 해는 진짜 봄을 못 만날 것만 같은 기분으로 살았는데, 걷다가 내려다본 땅 위에도 올려다본 하늘에도 멀리 내다본 풍경에도 꽃이 만개해 있어서 뭉클하고 반가웠다. 한반도 전역에 시차 없이 피었다는 소식이 좀 서글프긴 했지만.<br><br>  &nbsp;  바빠서 숨 가쁜 모든 분들이 잠깐만 멈춰서, 이 계절의 꽃과 풍경을 보고 가시기를. 그런 순간이 가장 좋은 그날의 순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고마운 명상 동료인 저자의 음악도 찾아 들어봐야겠다.<br><br><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5/86/cover150/890129959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858626</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마지막 숨을 다 쓰고 나면 - [피니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97874</link><pubDate>Sun, 05 Apr 2026 14: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978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29582&TPaperId=171978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49/64/coveroff/893642958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29582&TPaperId=171978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피니토</a><br/>빅터 D. O. 산토스 지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이지원 옮김 / 창비 / 2026년 03월<br/></td></tr></table><br/>&nbsp;“모든 것에는 제때가 있잖아. 그렇지?”  &nbsp;  표지를 보고 한참 상념에 빠졌다. 이렇게 다양한 감정이 순차적으로 들고 나는 시간은 얼마나 더 오래 가는 걸까. 기억은 계속 재구성되니, 데이터의 입력과 출력처럼 항상적이지 않다. 다행인 것은 더 아름답게 - 기억하기 덜 고통스럽게 - 바뀐다는 점이다. 재현이 생생할수록 그 끝이 더 슬펐는데, 이제 어떤 장면들은 분량도 색감도 많이 줄어들었다.  &nbsp;  전시회에 혼자 가서 가만히 오래 보는 것처럼 그림책을 넘겨보았다. 문자를 따라 빨리 삼키는 방식이 아닌 독서가 주는 위안과 즐거움이 오랜만이라서 더 크다. 다정한 대화 내용들이 모두 사실이면 좋겠단 생각을 자주 했다. 생각도 감정도 호흡도 차분해져서 그만큼 수명이 늘어난 기분.  &nbsp;  “마지막 숨을 다 쓰고 나면 삶은 끝에 이르는 거야. 피니토.”  &nbsp;  그림책 덕분에 잠자리에서 심호흡과 이완 명상을 했다. 근육과 장기가 이때다 싶게 통증을 호소하더니, 호흡을 계속 하니 점차 편안해졌다. 하루종일 앉거나 서서 살아서, 움츠리거나 웅크리고 살아서, 긴장과 수축된 몸을 훌륭히 자가 치료한 기분이 들었다. 통증이 사라지니 무언가 달콤한 감각이 채워진다. 그리고 긴 꿈을 꾸었다.  &nbsp;  이런 현실이면 좋겠다 싶은, 깨기 싫은, 매일 다시 꾸고 싶어진 꿈. 얼굴을 알아볼 수 없어도, 상대를 잘 알아볼 수 있는 다른 감각이 따스한 꿈. 언제 이렇게 들썩이게 즐거웠을까 까마득한... 참 좋은 휴식 같은 한낮의 꿈, 좁아진 시야가 확 밝아지고 시원하게 넓어져서 온갖 마법 같은 자연을 알아볼 수 있는 꿈.<br> “어쩌면 그 생각 하나로 모든 게 달라졌을지도 모르는데…….”  &nbsp;  “가장 아끼는 기억 하나”마저 기억나지 않는 시간이 오면, 어떤 감정을 느낄까,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그렇게 기억이 헝클어지는 아끼는 분들을 보면서 내가 기억하는 그분들의 젊은 시간, 크게 웃던 순간을 자꾸 되감아 본다.&nbsp;<br>생명 있는 개별 존재들은 아무리 간절해도 필멸하고 말지만, 생명의 순환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삶과 죽음을 구분하지 않고 이어진다. 형태를 달리해서 우리 모두는 얼마나 많은 삶과 죽음을 경험한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고맙게도 슬픔이 옅어진다. 기억하지 못해도... 또 만날 수는 있다.<br><br><br><br><br><br><br>&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49/64/cover150/893642958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496403</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앎도 삶도 다시 가능하게 하는 기록 - [앎과 삶 사이에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86450</link><pubDate>Tue, 31 Mar 2026 14: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8645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5313&TPaperId=1718645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6/38/coveroff/k73213531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5313&TPaperId=1718645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앎과 삶 사이에서</a><br/>조형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  &nbsp;  “우리는 이미 수업료를 충분히 냈다. 그것도 너무 비싸고 많이 아프게. 그러고서도 배운 게 없으면 정말 슬픈 일이다.”  &nbsp;  최종 추출되거나 고공 관찰된 개념적 고민을 하다가, 구체적 사건들이 담긴 기록을 읽자니, 정신이 착지하는 기분이다. 분노하고 충격을 받고 잊지 않겠다고 했지만, 어느새 잊거나 흐려진 쪼개진 시간을 다시 모아 반추하고 반성한다.  &nbsp;  “정치적 냉소주의와 파시즘적 열광의 뿌리”, “바람직한 정치 윤리”, “연대는 평등환 관계에서”, “신중한 책임감”, “위선마저 사라진 세상”.......  &nbsp;  멈춰 생각할 수 있어서 울화로 들끓던 순간들로부터 잠시 쉼이 된 질문들이 많고 여전히 유의미해서 좋다. 소확행에 밀려난 이념적 고집도, 트렌드에 밀려난 존엄과 자기 인식도, “사람들의 결심과 행동이 정치라는 인간관계의 또 하나의 본질”로 다뤄주는 통찰이 베프를 만난 듯 반갑다.  &nbsp;  “민주주의를 몸으로 체득한 세대다. 두려워하지도, 비장해지지도 않으면서 발랄하게 할 말을, 할 일을 다 했다.”  &nbsp;  고단하지만 여전히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임을 상기하고 기분을 추스를 수 있어서 고맙고, 불평의 모든 순간에 내 대신 보이지도 않는 노동을 해준 이들이 아주 많았다는 걸 기억하게 도와줘서 많이 부끄럽다. “잡일”로 호명되는 이 수많은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존중받는 사회에서 살고 싶었는데, 변화는 느리고 나는 빨리도 늙는다.  &nbsp;  “미래를 향해서라면 단일 대오는 또 다른 억압일 뿐이다. (...) 우리에겐 돌아갈 정상 상태가 없다. 이제 새로 길을 내며 나아가자.”  &nbsp;  못마땅해도 매일이 이렇게 살만하게 굴러가려면, 수많은 노동이 필요하고 작은 호의들이 틈을 메워야 겨우 가능하다는 것을 못 본 척하지 말자고, 그 잡일을 내가 감당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는 순간마다, 내 삶 자체를 고민하자고, “그날 이후 ‘기억하겠다’란 말은” “범박한 일상에 젖어가는 부끄러운 나를 깨우치는 다짐의 말이 됐다”는 걸 다시 기억하자고.  &nbsp;  그렇게... 엄연하고 강고한 거시 세계의 폭력과 광기에 지지 말고, 내 작은 삶의 의미, 작은 실천들, 해결하기는 어려워도 뭐라도 할 수 있는 것들을 멈추지 말자고, 그렇게 도착할 수는 없지만 다가갈 수는 있는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하자고 혼자 다짐했다.<br><br><br><br><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6/38/cover150/k7321353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963816</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자꾸 죽고 싶은 채로도 더 살아보자고 -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72434</link><pubDate>Wed, 25 Mar 2026 15: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7243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7988&TPaperId=1717243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5/48/coveroff/k532137988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7988&TPaperId=1717243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a><br/>이랑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  &nbsp;  죽기 살기로 읽어야 한다고 해서 죽기 살기로 읽어볼 결심을 하고 펼쳤다. 제목과 띠지만 읽어도 고통스럽지만, 감당하고 있는 현실이 이미 만만치 않아서 기운이 없지만, 이렇게 내밀한 타인의 이야기를 읽어도 되나 싶기도 했지만, 주저할 모든 이유가 읽고 싶은 모든 이유도 되었다.  &nbsp;  “끝없는 혼잣말이었던 소리가 언제부터 노래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nbsp;  나이가 들어 시력은 더 약해졌는데 어쩐지 사람들이 더 잘 보인다. 눈치가 없고 타인에게 별 관심이 없어서 헤아림이 부족하던 나도 살아온 시간이 능력치가 되어 상대가 말하지 않은 생각과 기분을 짐작하게 만든다. 알려진 대로 이 초능력(?)은 대개 해당 소유자를 더 힘들고 불편하게 한다.   &nbsp;  의식적으로 깊은 호흡을 해야 할 만큼 힘든 매일을 보내는 중이다. 2월, 3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이 혼탁하다. 여전히 나는 안전하고 삶을 위협받지도 않지만, 돌봄 노동은 감정이든 아무리 결심해도 체력, 감정, 인내심을 순식간에 소진시킨다. 그래서 여러 감정들에 ”이미 정해진 간단한 이름들이 있다“는 문장이 오래 눈에 들어왔다.  &nbsp;  “나는 일주일만 쉬라고 했는데, 왜인지 언니는 영원한 쉼을 선택했다.”  &nbsp;  평생 친구가 될 수 없었던 어머니와 여동생이 있는 독자여서, 엄마와 자매의 이야기라면, 심장부터 덜컥거리지만, 일상이 힘드니 오히려 꼭꼭 씹어 넘길만하다. 도무지 의젓해지지 못한 미(未)어른 중년 독자로서, 체력도 감정도 최약체인 지금 이 이야기를 만나 참 다행이다.  &nbsp;  멀쩡히 상례는 치렀지만, 그날로부터 아직 몇 걸음 멀어지지도 못한 채 다시 선친의 2주기를 맞아야 한다. 작가가 전하듯 어떤 이별은 영원히 소화될 수 없을 지도 모르겠다. 사는 일이 그러한 사별이 체증처럼 계속 쌓여갈 일이기도 해서 자꾸 정신이 아득하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들은 계속 죽어 사라”지는 이 간절한 이야기가 예방주사처럼 아프고 의지가 된다.  &nbsp;  “약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방법을 탐구하는 인간이 (...) 살아나가는 두려움을 아는 인간이 (...) 살아갈 방법을 무언가에 의탁하지 않고 끊임없이 스스로 생각하려는 인간이 (...) 자신의 방법을 전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이 좋다.”  &nbsp;  왜 한국에서는 출간하지 않으려 하셨는지 모르겠다. 어디서든 읽혀야하지만, 이 이야기는 한국에서도 많이 읽혀야한다. 당장 내 주위에도 이 책을 곱게 싸서 손에 꼭 쥐어주고 싶은 친구들이 적지 않다. 출간되어서 참 다행이다.<br><br><br><br><br><br><br>&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5/48/cover150/k532137988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054879</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불계패를 선언하고... 계속 살아간다 - [호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72427</link><pubDate>Wed, 25 Mar 2026 15: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7242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57454&TPaperId=1717242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5/43/coveroff/893645745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57454&TPaperId=1717242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호구</a><br/>김민서 지음 / 창비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  &nbsp;  “엄마 말대로라면 소심함은 나의 생존법이었다. 그건 내 숨통을 조이는 생존법이었다.”  &nbsp;  창비청소년문학 작품들을 만날 때면, 청소년기에 만나지 못한 아쉬움에 신간에 대한 설렘이 깊다. 그리고 대개 울림이 크다. 상대적으로 더 솔직하게 날선, 직설적으로 표현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에 크게 휘둘리는 건, 청소년들 가족을 겹쳐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nbsp;  대화로 나눌 수 있는 부분보다 당사자가 감당해야할 몫이 늘 더 크다는 것이 애틋하고 미안하고 안타깝지만, 지켜보고 듣는 역할과 체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체념처럼 받아 들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읽는 동안, 때론 호흡이 무겁고 힘들기도 했다.  &nbsp;  “세상에 쉬운 인생이란 없어. 재수 없는 놈아.”  &nbsp;  거대한 경쟁 시스템 속에 살아가면서, 나약함과 실패가 잘못도 단점도 자격 미달도 아니라고 얘기해주는 어른들이 주위에 있다는 것이 충분한 도움과 힘이 되는 지도 참 의문이다. “나약한 것들을 모조리 지워버리”고 싶었던 주인공의 심정은 어른으로 사는 삶에도 잔존한다.  &nbsp;  다만... 바란다고 지워지지도 않고, 바란다고 완벽해지지도 못한다. 다정한 이야기만으로는 허상처럼 허기를 채우지 못한다. 체온을 품은 사랑을 전해주고 나누던 존재들과는 매일 이별을 향해 다가가는 중이고, 대책도 없이 그 순간이 닥치기도 한다. 산다는 게 모조리 잃어버리는 과정 같아서 힘이 빠진다.  &nbsp;  “나는 정말 열심히 살았어. 숨 막히게 최선을 다했어. 이 고통을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nbsp;  그럼에도 여전히 살아있다면 계속 살아가라는 뻔한 응원을 계속 하고 싶다. 자꾸 증명을 요구하는 타인들의 무례 따위는 무시할 힘을 키우라고, 할 수 있는 것들에서 작은 성공을 경험하면서 기운을 차리라고, 그렇게 인간이 살 수 있는 유일한 삶인 매일 하루의 일상을 만끽하라고 응원하고 싶다.  &nbsp;  &lt;호구&gt;의 주인공이 천천히 일상을 되찾기 시작한다. 내가 바랄 수 있는 가장 희망적인 이야기의 마무리다. 어른들이 만든 수많은 지옥에서 살아가는, 이미 상처가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모쪼록 현실에서도 자신들만의 삶을 찾고 지키고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돈과 권력에 미친 전쟁의 포화가 너무 부끄러운 현 시점이라 더욱 간절히 바란다.  &nbsp;  “설령 아주 불행해진다 해도 좋으니 자유롭게 저만의 인생을 살 거예요.”<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5/43/cover150/893645745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654336</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다중언어가 가진 힘 - [언어는 어떻게 인간을 바꾸는가 - 뇌를 설계하고 사고를 확장하는 다중언어의 놀라운 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59480</link><pubDate>Thu, 19 Mar 2026 11:2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5948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22136041&TPaperId=1715948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15/coveroff/k82213604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22136041&TPaperId=1715948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언어는 어떻게 인간을 바꾸는가 - 뇌를 설계하고 사고를 확장하는 다중언어의 놀라운 힘</a><br/>비오리카 마리안 지음, 신견식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  &nbsp;  “다중 상징체게를 습득하고 활용하면 사고방식이 달라지는 것을 넘어 뇌의 구조 자체도 바뀐다.”  &nbsp;  인간이 성취한 거의 모든 것은, 상징체계로서의 언어를 근본 초석으로 두고 있다. 일상의 의사소통이 가장 광범위하고 중요하지만, 과학 역시 낯설지만 가장 논리적인 수학 언어를 매개로 성립되고 설명 가능하다.  &nbsp;  이 책에서는 “언어가 문화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널리 알려진 사실 외에도, 언어가 바뀌면 문화적 참조 틀 자체가 전환된다는 점, 을 할 뿐 아니라 사용하는 언어가 바뀌면 문화적 참조 틀이 전환되고, 특히 모국어와 외국어 사용시 개인의 판단과 결정이 어떻게 바뀌는지 흥미롭게 설명한다.  &nbsp;  내게 다른 언어는 늘 수학보다 배우기 어려웠다. 자의적일 수도 임의적일 수도 있고, 일련의 사람들이 우린 이렇게 하기로 했다고 약속이 이루어지면, 규칙과 법칙에서 자유로운 체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언어를 배우는 일은 무척 흥미롭고 재밌기도 하다.  &nbsp;  “여러 언어를 사용하면 뇌의 구조와 조직, 기능뿐 아니라 세포의 화학적 대사적 농도도 바로 바뀐다.”  &nbsp;  즉, 특정 언어는 곧 특정 사고방식과 특정 삶의 방식을 의미한다. 따라서 언어는 고유한 특성을 드러내기도 하고, 동시에 “편견과 차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다양한 언어 공동체의 발화 패턴을 연구하면 사회 문제와 사회 구조를 통찰할 수 있다.”  &nbsp;  저자는 20년이 넘게 “차이가 장애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학생, 임상의, 대중에게 교육”한 의사소통장애학자이다. 따라서 ”소통하는 사람의 언어나 문화가 자신과 다를 수 있다는 인식만으로도 사회적 역학 관계”를 바꿀 수 있다고 제안한다. 개인이든 공동체든 고유하고 자율적인 것이라 생각하는 ”믿음, 투표 방식, 선호도, 정체성까지 모두 언어적 영향을 받는다.”  &nbsp;  20대의 나는 의식consciousness에 관심이 컸다. 꾸준히 연구하지는 못했지만, 덕분에 언어와 의식 연구에 관해서 재밌는 연구 내용들을 접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도, 언어 연구를 통한 의식 연구를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nbsp;  의사소통이 영원히 중요할 - 현 시절에는 얼핏 단절과 오해와 편견과 불소통이 굉음처럼 소란스럽기도 하지만 - 협력하는 생명체로서 인간 언어는 첫째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원활해지도록” 만들어졌다. 깊은 의문을 저자의 질문으로 대신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nbsp;  “우리와 우리의 언어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br><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15/cover150/k82213604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511586</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이상과 욕망 - [돈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45925</link><pubDate>Thu, 12 Mar 2026 13: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4592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42038506&TPaperId=1714592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220/61/coveroff/k84203850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42038506&TPaperId=1714592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돈덴</a><br/>만리포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04월<br/></td></tr></table><br/><br>  &nbsp;  올 해는 만화책 선물을 계속 받네...  좋다... 에세이는 어색한 소개팅처럼 부담스러워서 못 읽던 시절도 있었는데... 나는 모르는 세상의 퍼즐 한 조각 같을 에세이 만화... 기대가 크다.  &nbsp;  “내 정치성이 동물적인 욕망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폐를 끼치고자 하는 욕망. 끝나지 않는 내 몫 사수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망.”  &nbsp;  시사 예능 정도로 가볍게(?) 즐기려 했던 작품이 피로와 과로를 변명삼아 매일 더 뒤로 숨는 나를 두들겨 깨운다. 세상에, 만화로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협소한 읽기 범주를 단박에 벗어나는 작품이라서, 실컷 놀라며 만끽했다.  &nbsp;  ‘우울하다’란 표현은 아무 것도 표현하지 못하는 텅 빈 말이라서, 그런 어휘들이 많아서,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삶을 고공관찰하듯 대하는 시간이 있다. 올 해의 시작도 지금도 그러하다. 이럴 때 운 좋게 또 이런 문학을 만난다. 구체성과 솔직함으로 허상의 재구성 따위를 팍! 부수는.  &nbsp;  “나는 철저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신념을 만발시키지 못하고 지내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유지되는 핵심은 남겨두고 싶다.”<br><br><br>  &nbsp;  덕분에 나는 조금은 정신이 맑아지고 밝아지고 힘이 난다. 모든 어휘들에 동의하지는 못하지만, 내게는 과학이 소멸시킨 개념들도 만나지만. ‘믿음’ 특히 ‘확신’이 드러내는 폭력성이 믿음 없음 보다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nbsp;  성깔 있는 아름다운 존재와 우연히 부딪힌 것처럼, 그런 작품이다. 반드시 다시 펼쳐보고 싶을.<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220/61/cover150/k84203850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2206168</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쁜 놈’은 어디에나 있다는 진실 -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30273</link><pubDate>Wed, 04 Mar 2026 20: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3027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030398&TPaperId=1713027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760/14/coveroff/k142030398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030398&TPaperId=1713027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a><br/>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생각의힘 / 2025년 08월<br/></td></tr></table><br/><br>  &nbsp;  “원서의 제목 와이프덤wifedom은 흥미로운 단어다. 아내라는 단어에 농노신분serfdom, 노예신분slavedom 같은 표현에서 흔히 보는 접미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신분제 사회에서 이름을 알 필요가 없는 노예들처럼, 가부장제 사회에서 그 존재를 무시해도 좋다고 생각한 아내들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nbsp;  호감을 이상화하면 편안하다. 편하기 때문에 아무 근거 없는 이미지나 결론을 탐색없이 고착화시킨다. 조지 오웰 작가가 내게 그런 존재다. 아주 오래 그의 작품들을 즐겁게 거듭 읽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울렁증과 현기증이 났다. 몇 번이나 덮었다가 해가 바뀌고 계절이 바뀌고서야 다시 읽었다.   &nbsp;  짙은 불쾌감과 울렁거림은 여전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더 많이 읽을수록 위장도 뇌도 차분해졌다. 마침내 오래 눌어붙어있던 딱딱한 찌꺼기가 벗겨져 나간 기분, 비로소 현실과 사실과 진실을 드러난 대로 받아들 수 있게 된 조금의 성장. 새삼 놀랄 것도 없었다는 뒤늦은 수용.  &nbsp;  개개인의 서사는 충실한 증언이나, 동시에 그런 식으로 살 수 있게 한, 그런 식으로밖에 살 수 없게 한, 다른 방식을 상상할 수 없게 한, 다른 삶을 실험하지 못하게 한, 사회와 시대를 질문해야한다는 것을 한결 편해진 기분으로 인정한다. 이미 수없이 제기한, 불성실한 답변들에 지친, 유사 질문이긴 하지만.  &nbsp;  ...........................................................  &nbsp;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판단하기가 어렵구나. (...) 여자들을 함부로 대하는 남자들도 스스로 괜찮은 사람으로 여겨도 되게끔, 온 세상이 그렇게 만들어져 있었으니 말이야.”  &nbsp;  “다른 모든 귀중한 재화가 그렇듯 시간에의 접근 역시 젠더화되어 있다. 한 사람이 일할 시간은 다른 사람이 시간을 들여 하는 노동을 통해 만들어진다.”  &nbsp;  “가부장제는 한 편의 허구다. (...) 우리 모두 그 이야기 속에서 살고 있고, 그 이야기는 너무도 강력해서 현실을 대체해 버렸다. 우리 삶을 풀어낼 다른 서사도, 가부장제에서 벗어난 어떤 역할도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가부장제에는 외부가 없기 때문이다.”  &nbsp;  “가부장제는 오웰이 자기 아내의 보이지 않는 노동으로부터 이익을 얻도록 하용해 주었다. 그런 다음 똑같은 방식으로, 전기 작가들이 그가 그 모든 일을 혼자 해냈다는 인상을 주도록 허용해 주었다.”  &nbsp;  ......................................................  &nbsp;  불화가 그치지 않는 역할을 계속하는 것은 고역이다. 삶이 그러하니 대안이 없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너무 많고 - ‘이해’라는 개념 자체가 완전한 오해라고 하지만, 동의할 수 없는 것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싸워서라도 얻어낼 가치가 있는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좀 더 자주 복기해야겠다.<br><br><br><br><br><br><br><br><br><br><br><br><br>&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760/14/cover150/k142030398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7601453</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이해하려는 가장 본질적인 물음의 역사 - [두뇌 인류 - 인간을 재정의한 뇌과학의 모든 혁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17671</link><pubDate>Fri, 27 Feb 2026 13: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11767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62135439&TPaperId=1711767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41/51/coveroff/k66213543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62135439&TPaperId=1711767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두뇌 인류 - 인간을 재정의한 뇌과학의 모든 혁신</a><br/>이상건 지음 / 김영사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  &nbsp;  “인간 지성의 중심이 뇌에 있는가, 심장에 있는가 하는 대립 구도는 무려 14세기 르네상스 시대까지도 이어졌다.”  &nbsp;  언제까지 사람들은 해가 뜨고 진다고 - 일출, 일몰, sunup, sundowm - 이라고 할 건가... 조금은 답답하고 지겨워하면서도, 마음이 아프다거나 심금을 울린다거나 - heartbroken, heartfelt - 같은 표현을 여전히 사용한다. 뇌과학이 밝힌 지식에 연신 감탄하고 가능한 부지런히 읽는 중에도.  &nbsp;  인간은 언어로 사고하기 때문에, 언어가 변하지 않으면 자명한 과학 상식이라도 정말 받아들여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나 역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하트 대신 뇌(를 상징하는 무언가)를 주고받는 상상도 어색하긴 마찬가지다.  &nbsp;  “과학 세계의 특장점은 ‘절대 진리’라고 여겨지는 것에 계속 의문을 품고 다른 아이디어를 내는 데 있다. (...) 자정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 한 진리에 대한 핍박은 오래갈 수 없다.”  &nbsp;  그럼에도 이 책에서 밝히듯, 뇌과학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많은 질문에 가장 과학적인 답을 제공하는 중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질병’이 합리적 이해 대신 ‘저주’나 ‘벌’이나 ‘죄’로 취급되어왔는가. 몰라서 저지르는 편견과 차별과 오해 역시, 과학적 지식의 도움을 받아 바꿔볼 수 있다.   &nbsp;  이 책은 과학사로서, 신경계의 ‘비접촉 접촉’이 ‘시냅스synapse’라는 정식 이름을 갖게 된 순간, ‘불수의적’이라는 말 대신에 ‘자율autonomic’이라는 말을 사용하여 자율신경계를 설명하기 시작한 시기, 기억은 단순한 재상이 아니라 재구성 과정이라는 점, “우울증은 단순한 심리 문제나 의지 부족이 아니라, 뇌의 화학적 불균형에서 비롯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 등, 풍성하고 흥미로운 뇌과학적 발견들을 충실하면서도 쉽게 전해준다.  &nbsp;  “우리가 생각하는 의지와 의식이 결국 뇌의 활동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럼에도 우리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주관적 소유감을 느낀다. 결국 뇌가 마음의 원천이라는 뜻이다.”<br><br><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41/51/cover150/k66213543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415104</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