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이 세상은 본래 크나큰 이야기 (poiesis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이야기를 좋아한다. 처음 들은 이야기가 가장 친밀한 존재로부터 들려왔기 때문에.</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25 Jul 2026 10:17:54 +0900</lastBuildDate><image><title>poiesis</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391901684104520.gif</url><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poiesis</description></image><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우리가 함께 숨 쉬는 사회를 위한 지식과 제언 - [공기의 세계 - 보이지 않는 숨, 질병, 그리고 생명의 역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93638</link><pubDate>Wed, 15 Jul 2026 19: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9363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72130176&TPaperId=1739363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0/68/coveroff/k27213017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72130176&TPaperId=1739363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공기의 세계 - 보이지 않는 숨, 질병, 그리고 생명의 역사</a><br/>칼 짐머 지음, 이상훈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06월<br/></td></tr></table><br/>&nbsp;600쪽이 넘는 기분 좋은 두꺼운 책, 오랜만이다. 공기호흡을 하는 존재임에도, 호흡량이 식사량보다 많음에도, 주저 없이 공기를 오염시키는 무시무시한 인류 문명... 탐정 소설처럼 재밌다니, 이정모 관장님 추천이라니 기대가 크다.<br><br>  &nbsp;  “오늘날 과학자들은 공기라는 공간 전체에 가득한 생명체를 에어로바이옴, 즉 공기 생물군계라고 부른다.”  &nbsp;  미생물학 강의를 들은 대학 시절 친구는 그 후 며칠을 식사를 제대로 못했다. 인간의 감각들이 일상적으로 감지하지 못하는 영역의 지식이 초래한 부작용이었다. 못 보고 못 듣고 못 맡지만 존재하는 것. 인간의 ‘의심’은 감각의 한계를 벗어난 세계를 기어이 밝혔다.  &nbsp;  낯선 학자들의 이름이 가득한 책 속에서 의구심을 연구와 실험을 통해 확신 가능한 사실로 밝히는 이들의 얘기는 흥미롭고 재밌다. 감각 기관의 기능을 증폭시키는 기계 장치들을 만들어 보고야 마는 집념. 그렇게 공기 중 많은 입자들이 인간의 사진에 찍힌다.  &nbsp;  “아마토는 결국 구름이 살아 있음을 증명했다. 퓌드돔 상공을 떠다니는 안개 한 티스푼마다 수천 개의 미생물이 들어 있었다.”  &nbsp;  물리학과 화학의 틀에서 세상을 보는데 익숙한 나는, 공기를 떠올리면 분자량이나 기체 배율 혼합 등을 먼저 떠올리지만, ‘공기’는 그 자체로 생태계다. 날아다니는 생명체가 가득한 한시적인 생태계다. 애초에 해양의 생명체들이 파도에 의해 공기 중으로 부상해서 육지로 이동하지 않았다면, 땅에는 생명이 없었을 것이다.  &nbsp;  덥고 가물 때 육지 생명체들이 간절히 바라는 비도, 겨울을 포근하고 아름답게 만들고 식물의 발아에 필수인 수분을 보충해주는 눈도, 그렇게 부상한 후 구름을 이루는 물방울에서 사는 다양한 생명체들 - 곰팡이나 조류, 꽃가루, 지의류, 곤충, 세균, 바이러스 등 - 이 응결핵이 되어 주어 발생하는 기상 현상이다.  &nbsp;  “구름을 이루는 물방울에는 다양한 분자가 들어 있으며, 일부 미생물은 이를 이용해 성장할 수 있다. 구름을 먹고 사는 것이다. (...) 구름 속 미생물은 매년 100만톤의 유기 탄소를 분해하고 있다.”  &nbsp;  오래 전 생태학을 공부할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 중 하나는 “구름이 미생물의 이동수단”이라는 점이었다. 이 책을 통해, 구름은 단지 이사를 돕는 것만이 아니라, 구름 자체가 다양한 생명 활동을 보장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새롭게 배운다.  &nbsp;  인간은 국경선을 만들고 이동을 권리로 명시했지만, 수십억 년 동안 수많은 생명체들은 공기 중에 살며 국경 없이 이동했다. 과학의 장점, 과학서를 읽는 즐거움은 일상을 사는 우리를 잠시 지구생태계 시스템에서 가늠해보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nbsp;  “에어로바이옴에 대한 인간의 영향력은 구름에까지 미치고 있다. (...) 머리 위를 떠다니는 평범한 구름 하나에 1조 개가 넘는 항생제 유전자가 들어 있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 비가 올 때 인간은 우리가 직접 만들어낸 DNA의 빗줄기 속을 걷고 있는 셈이다.”  &nbsp;  이 책은 과학서지만, 과학계 내부의 갈등, 행정과의 불화, 지식과 음모의 괴리 등 다양한 해당 사례를 보여주며, 무엇이 공중보건의 문제인지, 왜 방역을 개인의 책임에만 맡겨서는 안 되는지, 사회가 설계해야 할 인프라가 무엇인지를 제기한다. 흥미롭고 유익하다. 동시에 단순하지 않아서 더 선명한, 재밌는 과학사책이기도 하다.   &nbsp;  궁금하다. 이 모든 지식으로  우리는 함께 숨 쉬는 사회를 어떻게 설계할 수 있을까.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의 일독을 기쁘게 권한다.<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0/68/cover150/k27213017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406841</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우리가 숨차게 달려가는 미래는 어디 그리고 무엇 - [이름 없는 것들의 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90937</link><pubDate>Tue, 14 Jul 2026 11:3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9093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130711&TPaperId=1739093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7/79/coveroff/k38213071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130711&TPaperId=1739093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름 없는 것들의 밤</a><br/>정보라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매번 반갑고 살짝 떨리는 정보라 작가님 신간 소식, 1부 2023-3 밤이 오면 우리는, 2부 2024-12 예언자, 3부 2026-3 우리는 악마에게서 왔다, 순서로 읽어본다. 월간지에 인덱스 해주셔서 기분이 방긋하다.<br><br>  &nbsp;  “어쩌면 인간은 점점 달아오르는 이 행성에 너무 많이, 너무 오래 갇혀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nbsp;  목덜미가 잡힌 듯 꼼짝 않고 읽게 되는 이야기의 마력은 여전하다. 그래, 이게 내가 좋아하는 SF의 모든 것이지, 싶다. 작품 속 캐릭터처럼 불안과 의심에 싸여, 초조해하며 등장인물 - 혹은 로봇 - 을 파악하려 가늠해본다.  &nbsp;  25년 전 나는 인간의 의식이 왜 창발emerging하는 지가 정말 궁금했다. 전기신호들 - 스파크 - 들이 신경세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의 수많은 조합으로 다른 차원의 무언가가 창조되는 그 기이한 현상. 그때도 모르고 지금도 모른다.   &nbsp;  인간의 뇌가 기능하는 방식으로 학습하는 AI 역시 그렇게 진화할 것이다. 그래서 몹시 비관적이다. 철저히 ‘합리적’으로 사고하면 인간이 말살당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미 그래도 된다는 선례 - 지능이 높다는 이유로 다른 종을 죽이고, 착취하고, 변형시키고, 길들이고, 죽이고, 먹어치우고 - 를 남겼다.  &nbsp;  “로봇은 안전장치를 가동하고 인간을 말살하기 시작했다. 벌써 오래된 얘기다.”  &nbsp;  똑똑한 로봇들은 “언제나 같은 인간을 죽이는 일에 능숙”한 인간들을 이용해서 인간들을 죽인다. 반박할 논리가 하나도 없어서, 쓴 맛이 입에 고이는 기분으로 “지구상 다른 모든 생물종을 위한 최선의 안전장치는 인류 문명의 종말”이라는 문장을 한참 보았다.  &nbsp;  인간이 인간 아닌 존재들로 대체되는 시간의 배열이 촬영본처럼 생생한 작가의 필력으로 이어진다. 거친 호흡이 타의로 멈춘 듯한 지점에서, 예언자는 몽환적인 서글픔과 비극을 뿌리며 이야기의 초점을 이동시킨다. 읽고 나니 몹시 슬픈 꿈을 꾼 것 같다. 의심도 못하고 정서적 이입을 깊이 해서 읽었더니 현실의 절망처럼 반전이 아팠다.  &nbsp;  “결국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었어. 자기 힘으로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면 조만간에 자기는 왜 기계이고 너희는 인간이냐는 질문을 스스로 생각해낼 테니까.”  &nbsp;  무엇이 인간인가,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나는 늘 이런 질문을 하는 SF를 좋아했다. 대개의 작품에서, 인간은 부끄럽고 인간 아닌 존재들이 인간다움의 가치를 더 갈구한다.   &nbsp;  기억 데이터의 이동과 저장 수준이 아닌, 학습 가능한 불멸의 ‘의식’이 이제 단일우세종이 될까. 너무 빠른 속도로 바뀌는 미래를 덜 보고 사는 나이라 안심이 되기도 하지만, 인류의 모든 지식을 학습한 그 ‘의식’이 밝힐 우주와 생명의 비밀은 너무나 궁금하다. 진단서이자 예언서와 같은 작품, 정식 출간을 고대한다.  &nbsp;  “통신망 안으로 녹아 흩어진 의식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소멸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어딘가에서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다.”<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7/79/cover150/k38213071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277981</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제발 저를 제 아들과 생이별시켜주세요. - [안녕, 피터팬 - 중증자폐인 아들을 두고 떠나는 시한부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89566</link><pubDate>Mon, 13 Jul 2026 16: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8956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92130273&TPaperId=1738956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5/80/coveroff/k09213027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92130273&TPaperId=1738956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안녕, 피터팬 - 중증자폐인 아들을 두고 떠나는 시한부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a><br/>전경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06월<br/></td></tr></table><br/>&nbsp;2026년 3월, MBC &lt;실화탐사대&gt;를 나는 아직 못 보았다. 그럼에도, 장애가 있는 자식을 두고는 죽어도 죽을 수 없는 양육자들의 이야기는 아주 오래 전부터 들어왔다. 여전히 그렇다는 것이 아플 뿐이다.   &nbsp;  능력주의와 극우가 찰떡 같이 융화하는 한국 사회에서, 배려와 연대와 복지는 범죄처럼 오역되고 욕을 먹고 위협을 당한다는 현실도 아프다. 차분히 읽고 할 수 있는 도움에 참여하면서, &lt;피터팬재단&gt;이 설립되고 피터팬마을이 생기고 피터팬들도 갈 곳 있고 살 곳 있는 한국 사회로 바뀌길 지켜볼 것이다.<br><br>  &nbsp;  <br>“나는 지금 막 인생 전역을 명받았다. ‘기대여명은 수개월’이라는 활자가 무심하게 찍혀 있는 진단서.”  &nbsp;  필요한 순간 도와줄 다른 이가 없다면, 양육자는 고열에 시달려서 정신이 아득해도 일어나야 한다. 양육 대상이 아직 어리거나, 평생 도움이 많이 필요한 경우라면, 내 미래의 죽음이 나란 존재의 소멸이라서 두렵고 슬픈 게 아니라, 양육과 보호의 역할을 못하는 되기 때문에 가장 무서운 사건이 된다.  &nbsp;  이 책의 저자이자 아버지의 사정도 그렇다. 시한부 진단을 받아도 아들 밥 먹이는 게 걱정이라 퇴원을 해야 하고, 차마 맘대로 죽지도 못할 기분이 든다. 그리고 한국 사회는 아직... 이런 염려와 걱정에 잔인할 정도로 응답이 부족하다.  &nbsp;  “동반 자살이란 단어, 잘못 쓰이고 있는 건 알지? (...) ‘Murder Suicide’ 이건 ‘살해 후 자살’이야.”  &nbsp;  법과 지침이 없는 것도, 아니고 글로 기록되어있는데도 현실에는 없다. 왜, 어째서 그럴까. 그 법과 지침이 환영이 아니라면, 그에 따른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는 일이 왜 그렇게 힘들고 불가능하게 느껴져야 하는 걸까.    &nbsp;  저자이자 아버지는, 주눅 들어 애원하거나 비굴해지다 외면당하는 존재가 더 이상 되지 않기로 결심했다. 나는 국민이고 생존권이 있고 복지서비스를 누릴 권리도 있다. 그러니 당당하게 요구하기로 결심했다.  &nbsp;  “제 마지막 소원은요. 아들이 집도 잊고, 저도 잊고 새로운 곳에서 혼자 잘사는 것. 그저 그것 하나뿐이에요.”  &nbsp;  그러나 현실 사회의 부조리는 끝없이 무례하다. 전혀 모르는 상태로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변형된 상징이자 희생양으로 이용될 뻔하기도 하고, OECD 국가라는 성취를 자랑스러워하는 한국사회는 헌법에 명시된 책임도 방기하고, 세금과 예산 타령만 한다.  &nbsp;  그래서 저자는 여기저기 막다른 골목에서도 더 크게 외친다. 복지예산과 지출은 의무이고, 내 요구는 나 혼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장애에 따른 필요는 부모만이 끝까지 가정에서 책임지는 일이 아니라고.    &nbsp;  “이 나라는 우리에게 늘 ‘밖으로 물러나라’고 가르쳐왔습니다. (...) 우리는 잘 준비된 시설의 ‘안전선 안으로’ 초대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 필요한 건 배제가 아니라 배려입니다.”  &nbsp;  저자가 찾아낸 희망과 계획을 책에서 만나는 분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누구나 살 곳이 필요하다는 이 최소한의 사실에 동의할 수 있고, 인간이라서 동등한 우리가 다른 핑계로 서로를 차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모두가 함께 하면 현실이 될 수 있다.<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5/80/cover150/k09213027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458047</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저마다의 진실, 그렇게 증언된 역사 - [비밀구락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87042</link><pubDate>Sun, 12 Jul 2026 10: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8704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5679283&TPaperId=1738704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5/91/coveroff/893567928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5679283&TPaperId=1738704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비밀구락부</a><br/>이화경 지음 / 한길사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  &nbsp;  한길사 장편소설, 매번 그렇듯 이번에도 짐작 이상일 거라 기대합니다. 문학으로 다시 체험하는 역사일 듯도 하구요. 읽는 내내... 육성으로는 다시 들을 길이 없는 조부모님 이야기들이 더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br><br><br>  &nbsp;  “천아지. 천한 것. 형편없는 이름. 이번에도 천하다고 쫓겨날까봐 무서웠다.”  &nbsp;  주인공과 조연들로 이루어진 구성이 아니라서 좋다. 감정 이입을 좀 더 하는 화자는 있지만, 덕분에 다른 상황이라면 알고 싶지 않은 인물의 이야기도 빠트리는 문장 없이 다 읽을 수 있다. 남 얘기할 필요도 없이, 타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기 위한 내 인내심과 시간도 줄어드는 편이라서, 독서 자체가 훈련과 공부가 되었다.   &nbsp;  기록되고 자주 회자되는 인물들로 역사가 바뀌어왔다고 단순화시키기 쉽고, 목소리도 존재도 지워진 이들을 기억하기란 어렵다. 비극적인 상황을, 수치스러운 역사를, 책임이 적은 이들에게 전가하는 멸칭과 심리와 논리를 되새긴다.  &nbsp;  “바뀐 이름으로, 바뀐 처지로, 바뀐 마음으로 그녀는 있는 힘껏 진짜 자기 자신으로 살아보려 한다.”  &nbsp;  굶주리다 팔려간 어린 시절, 도망밖에는 묶인 지옥을 벗어날 방법이 없었던 상황, 함께 어려움을 견디고 도와준 어른의 부재가 참 아프고 서럽다. 그래서 화자 천아지의 이후 선택은 그 시절의 허기에 기인한다.  &nbsp;  물론 그녀가 유일한 피해자는 아니다. 글을 모르는 대다수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깨닫기 전에, 맞고 짓밟히고 죽어갔다. 그러나 “서른 살의 배운 여자”가 된 천아지는 조선에서 쓸모가 없었다. 이미 나이가 너무 많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nbsp;  “그녀가 꿈꾸는 것은 단 하나, 살아남는 것, 할 수만 있다면 자유로워지는 것.”  &nbsp;  그녀가 사랑한 식민지 지식인은 저항의 수단으로 공부하고, 이론으로 현실을 바꾸려는 의지가 아주 강했지만, 그 이론은 설명의 수단일 뿐, 실질적 무기가 되지 못했다. 변화를 위한 힘을 가진 이들 중에는, 독립보다 권력을 더 원하고, 타인의 열망을 자신의 야망을 위한 연료로 쓰려는 더 끈질기고 독했다.  &nbsp;  유일한 사랑은 늘 미래와 가정 속에서만 희망과 약속을 얘기하고, 그녀는 자신이 도달한 답을 찾지 못한다. 생존을 위한 다음 선택은, 급변하는 한반도 상황에서 지속적인 보호 장치도 바라던 미래도 되지 못한다.  &nbsp;  “한 번도 국가가 보호해주지 못했기에, 국가가 있는지조차 몰랐던 그녀에게 국가가 마지막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가가 호명해준 이름은 스파이였다.”  &nbsp;  내게는 내 조부모님들과 부모님이 전해준 진실의 엽편들이 있다. 작가에게도 그럴 것이다. 소설의 방식이지만 나는 작가에게 이어진, 역사적 진실의 조각들을 만난다. ‘전체’ 진실은 모르겠다. 한 사람이 다 알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나는 진실은 드러나는(to be revealed) 것이라고 생각한다.   &nbsp;  그렇기 때문에 대개 “진실은 울퉁불퉁하고 앞뒤가 맞지 않으며 때로는 아무 의미가 없는 사건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래서 더 진실하다. “매끄럽고 앞뒤가 딱 떨어지는 것”들은 재구성과 조작과 연출 혹은 잘 포장된 거짓말일 테니까.<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5/91/cover150/893567928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459104</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어두움과 죽음으로 엮은 전건우 방식의 신작 공포 - [믹스테이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79125</link><pubDate>Tue, 07 Jul 2026 19: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7912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42130599&TPaperId=1737912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5/19/coveroff/k24213059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42130599&TPaperId=1737912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믹스테이프</a><br/>전건우 지음 / &(앤드)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표지만 봐도 으스스... “사람의 손때가 많이 묻은 동전”이 “액운을 물리치고 잡귀를 막아주”는 줄 몰랐네요. 저로선 “손때가 많이 묻”었다는 게 더 무섭습니다만. 호러... 스릴러... 넘 오랜만이라 두근두근합니다.<br><br>  &nbsp;  “모든 일을 완벽하게 수행해야 자신이 살아남는다는 걸, 남자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nbsp;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펼친 샘플북, 트랙 3까지 분량만 있으니 읽고 나서 얼마나 더 궁금할지 두렵다. 믹스 테이프를 본 지가 까마득하다. 별밤을 청취하던 중학생 시절이 떠오른다. 선물로 주고받았는데 남은 게 하나도 없다. 반세기 전에 친구가, 유학 선물로 믹스 녹음해 준 CD 두 장이 여전히 차에 실려 다닌다.  &nbsp;  작품 속 믹스테이프에는 듣기 좋은 노래가 아닌 ‘죽은 자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그 녹음을 들은 자들은 죽게 된다. 그런데 이 사건에는 악령보다 인간의 그림자가 배후에 서성인다. 마치 실험을 통해 저주의 힘을 확인하려는 듯이.  &nbsp;  “무엇보다, 점은 테이프 괴담이 처음 떠돌기 시작했던 게 1982년이었다는 사실이 주목할 점이죠.”  &nbsp;  제공한 정보보다 더 많이 아는 듯한 의뢰인과,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는 전직 형사인 외뢰 수락인이 이 저주의 힘과 사건에 얽혀 있을지 - 혹은 무관할지 - 알아나가는 사건 전개가 기대된다.   &nbsp;  특히 목소리를 듣고 자살한 이들이 “수치스러워서... 살 수가 없다”고 했다니 전모가 더 궁금하다. 반갑기도 하다. 수치심을 모르는 인간이란 못할 일이 없어서, 가장 견디기 힘든 괴물이다. 공모한 범죄와 죄악의 대가라면 문학에서라도 단죄해주는 이야기가 조금은 위로가 된다.  &nbsp;  “검은 테이프? 왜 그런 이름이 붙은 거죠?”  &nbsp;  남은 내용이 훨씬 더 많아서 출간이 기다려진다. 이전 작품들에서도 ‘어두움’과 ‘죽음’을 책을 다 읽어도 끝나지 않는 공포로 엮어서 건네는 전건우 작가의 이 신작이, 이번 여름에도 서늘한 선물처럼 도착할 거라 기대한다.<br><br><br><br>&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5/19/cover150/k24213059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51908</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모든 약한 존재들이 사라지지 않게 - [내성적인 뱀파이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67704</link><pubDate>Wed, 01 Jul 2026 11: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6770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0774&TPaperId=173677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99/31/coveroff/k0521307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0774&TPaperId=1736770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내성적인 뱀파이어</a><br/>최상희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  &nbsp;  청소년 문학을 좋아하는 이유가 점점 더 많아진다. 청소년 문학이 따로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 대한 보상 같은 궁금증이기도 했고, 훨씬 직설적인 표현 방식이 좋기도 했다. 지금은 숨 가쁘게 빨라진 변화가 넓힌 세대 차이에다가, 소셜미디어 사용으로 더 멀어진 다른 일상과 고민을, 문학을 통해서라도 배우고 싶기 때문이다.  &nbsp;  사랑스러우면서도 웃음이 나는 표지다. 그래도 표제작부터 찾지 않고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었다. 달라진 조건들은 많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꽤 외롭다. 그리고 그 외로움을 동물 친구들과 동년배 친구들, 혹은 상상의 친구들이 채워준다. 욕망에 사로잡힌 못난 어른들의 세상에서 서로를 돌보는 이들 모두가 안타깝도록 연약하고 소중하다.  &nbsp;  “500년 넘게 진짜 지루했는데 이제야 좀 재밌어 지려고 한다.”  &nbsp;  표제작은 아주 흥미로웠고 너무 슬펐다. 속상해서 울고 싶기도 했다. 차별금지법도 혐오방지법도 없는 사회라서, 저지선도 교육도 부재한 현실이라서, 10대는 혐오를 놀이로 삼고 일상 언어로 사용하는 끔찍한 상황에서, 경박한 사고와 태도로 근거 없는 혐오와 단죄를 벌이는 풍경을 문학으로도 만나는 순간이 아팠다.  &nbsp;  인간다움의 오류들을 정직한 문장으로 기록한 고발장 같다. 자식을 학대하는 부모, 보호 받지 못하는 어린이, 문제의 원인을 늘 외부에서 찾는 습관, 과학도 논리도 없이 가장자리에 있(다고 멋대로 규정한)는 이들에게로 당연한 듯 향하는 책임 전가, 그런 분위기를 파악하고 혐오를 놀이처럼 여기는 아이들. 현실은 더 심각할 거란 경고다.  &nbsp;  “적극적이란 단어가 왜 공정함과 연결되는 걸까, 소극적이면 비겁한 걸까.”  &nbsp;  산업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을 선점하지 못하면 반드시 굶어죽고 말거란 두려움은 정확한 진단일까. 그래서 핵발전소도 더 짓고, 엄청난 열공해를 유발할 데이터센터도 최대로 짓고, 빙하가 녹는 것도 기회라며 북극항로 개척을 기뻐하고, 그렇게만 하면 한국 사회의 미래는 불행으로부터 더 유예 되는 걸까.   &nbsp;  우리 집 십대 아이들을 생각하면 두렵다. 기성세대의 뜻도 의지도 상상력도 치졸해서 부끄럽다. 그 수준이 진심이자 최선일 거라 생각하면 어지럽고 혼란스럽다. 사람을 살리고 살게 하는 일에는 다른 고민들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양육/교육과 양육/교육 환경과 양육/교육종사자들의 노동조건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시작되어야 한다. 늦었지만 하루라도 더 늦지 않게.<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99/31/cover150/k0521307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993126</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기억의 미로를 걷는 사람들”을 돌보는 이들의 어려움을 배우며 - [기억의 미로를 걷는 사람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64455</link><pubDate>Tue, 30 Jun 2026 14:0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6445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42138864&TPaperId=1736445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52/1/coveroff/k54213886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42138864&TPaperId=1736445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기억의 미로를 걷는 사람들</a><br/>다샤 키퍼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br>“가족 구성원들은 자기도 모르게 광기의 일부가 되어간다. (...) 사랑하는 사람의 인지 저하를 그저 목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부가 되어 매일 매분 초현실적이고 암담한 현실을 살아간다.”  &nbsp;  인간이 직접 경험만으로 만사를 가장 잘 배우고 이해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어떤 경험은 그 고유성과 구체성으로 인해, 지극히 사적인 고통과 힘겹도록 느린 시간을 견뎌야만 앙상한 관계와 빈약한 실체를 겨우 알아차리게 되기도 한다.  &nbsp;  현명하고 지혜로운 이들은 많겠지만 불운하게도 나는 그렇지 못하다. 누구나 늙고 죽는다는 간단한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의연하게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부모의 노화와 죽음과 그에 따른 모든 사건들에 허덕인다. 그저 간신히 책임을 다하고 있는 모든 순간에 잠시 안도할 따름이다.  &nbsp;  “우리의 뇌는 보호자와 환자 사이의 모든 오해, 언쟁, 비난이 가리키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 늘 써먹던 무의식적 편향과 가정이 이제는 우리를 헤매게 한다.”  &nbsp;  전무하다곤 할 수 없지만 노년 돌봄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이 한숨 나올 지경인 사회에서는, 여전히 충격적일 정도로 많은 가족 구성원들이 그 돌봄을 감당하고 있다. 24시간 돌봄 노동을 하는 건 아니라 해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면면도 시간도 충분하지 않다.  &nbsp;  중요한 결정은 당연히 가족의 몫이겠으나, 중요하지 않은 순간은 하나도 없는 건가 싶게 잦다. 가족이라서 할 수 있는 일도 있고, 가족이라서 더 힘든 일도 있고, 가족이라서 크게 오해하는 일도 있고, 가족이라서 불필요하게 큰 상처를 주고받기도 한다.  &nbsp;  “환자가 기억을 잊어버릴 때 자신이 지워진 기분을 느끼고 (...)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넘어서서 부정당하는 느낌까지 받는 쪽은 보호자다.”  &nbsp;  보호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잘 전달하는 저자의 연구 결과 덕분에, 결정권자이자 보호자로서의 나를 아주 많이 위무하며 읽었다. 알고 있지만 다 잊고 감정적 반응을 보인 순간들도 다시 연구자의 문장들로 읽으니 차분히 정리가 된다.  &nbsp;  내 경우에 배운 대로 살지 못하는 건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연습이 부족해서다. “의식적 반응으로 전환”하는 습관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끈질기게 연습해야겠다. “오래 된 상처”를 자꾸 들춰내는 일이 줄어들면,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이 돌봄 노동과 관계에서도 해소와 구원의 면면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nbsp;  “내가 바란 것은 보호자들이 겪는 어려움, 특히 자책, 겉보기에 비합리적인 행동, 그에 따르는 후회처럼 그들이 자초한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nbsp;  저자가 아주 분명하게 보호자들의 어려움을 알아봐줘서 도움이 크다. 내가 겪는 감정적 어려움들이 아픈 상대가 아니라, 비교적 건강한 나의 뇌에 있다는 것, 내가 만들어 온 편향과 내가 좋아하는 성향으로 기인할 수 있다는 것을 잘 기억하자.  &nbsp;  병을 앓는 건 병자의 책임이 아니다. 그 병으로 인해 신체적인 약화 이외에 관계적, 윤리적, 도덕적 일탈 - 처럼 보이는 - 을 저지르는 것은 병에 걸린 사람 탓이 될 수 없다. 특히 돌이킬 수 없는 신경학적 원인으로 “기억의 미로를 걷는 사람들”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기억하자.<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52/1/cover150/k54213886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520190</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선한 사람이 버텨 내기 어렵게 설계된 세상... 당신의 선택은 무엇 - [사라질 소행성 - 제12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52891</link><pubDate>Wed, 24 Jun 2026 17:1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5289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137119&TPaperId=173528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48/12/coveroff/k36213711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137119&TPaperId=1735289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라질 소행성 - 제12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a><br/>오영민 외 지음 / 사계절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  &nbsp;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미래가, 먼 미래가, 미래가, 근 미래가, 초근 미래가, 현재와 뒤섞이더니... 현재와 구분이 사라지고 현재진행형 속도로 새로운 ‘것’들이 쏟아졌다. 그래서... SF 작품들을 이전보다 덜 읽다가 오랜만에 낯가림하며 펼쳐본다.  &nbsp;  “우린 정해진 임무를 따르는 게 아니라 우리만의 속도로 새로운 행성을 찾는 여행을 꿈꾸기 시작했다. (...) 우린 지구로 가지 않을 것이다.”  &nbsp;  SF 문학의 정서가 달라졌다(고 느낀다). 이전에도 그런 작품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 작품집을 다 읽고 나니, 전반적인 분위기의 차이가 확연하다. 시뮬라시옹 -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들이 만연 - 은 흉내내기를 학습과 집단 생활의 기본기로 장착한 생물의 생존기술일 수도 있지만, ‘원본’이라는 것이 인간 내에도 인간과 인간을 닮은 존재들 사이에도 ‘정말’ 존재하는지 실은 모르겠다.  &nbsp;  이제 인간은 조연으로 밀려난 듯하다. 인간을 닮은 - 인간의 장점이라 할만한 것들을 여전히 지닌 - 안드로이드가 주연인 듯하다. 그 역시 피사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해보려는 노력이라고 여전히 말할 수 있을까. 요즘 인간인 나는, 인간도 인간다움도 무엇이었고 무엇이며 무엇이 될지 더 헷갈리고 더 모르겠다.  &nbsp;  “지구의 대기 오염이 심각하기 때문에 실제 자연과의 접촉은 ‘생체 오염’이라고 배웠다.”  &nbsp;  지구의 환경은 인간에게 덜 적합하게 더 위험하게 변할 것이다. 다 같이 노력하는 이상적인 상황에서도 그 변화는 불가역인데, 아직도 전쟁 중이고 앞으로도 수많은 잘못된 선택들이 이어질 것이다. 그래도 나는 절망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건 포기하고서는 살 수 없어서 일 지도 모르겠다.   &nbsp;  어쨌든 그런 환경이 될수록 인간이 적응을 위한 진화를 가속할 방법이 없는 한, 어딘가 갇혀 안전을 도모하며, 인공지능 안드로이드의 활동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다. 그전에 전쟁으로 공멸하거나 영화 터미네이터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그렇다. 혹은, 나는 상상하지 못하는 환경과 생물의 극적 변화로 삶의 ‘경계’가 바뀌고 새로운 생존 방식을 발견할 지도 모르겠다. 또는 다른 능력, 초능력이 생기거나.  &nbsp;  “그라운드 제로. 폭탄이 터진 곳이라는 뜻이었다. 피해가 너무 커서 아무엇도 남지 않고 불타 버린 곳.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이 빈 땅에 싹을 틔우며 의미가 바뀌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뜻으로.”<br><br><br><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48/12/cover150/k36213711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481219</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망령이 되어버린 사랑, 강처럼 깊고 어두운 슬픔 -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49000</link><pubDate>Mon, 22 Jun 2026 15: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4900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9519&TPaperId=1734900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96/31/coveroff/k98213951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9519&TPaperId=1734900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a><br/>윤지현 지음, 박지선 옮김 / 휴머니스트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  &nbsp;  “미래라는 제 이름을 정작 맞이하지 못한 미래. 미래가 죽은 지 열 달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았다.”  &nbsp;  슬프다. 마지막 장까지 슬프다. 어머니와 자매가 등장하면 대부분 슬프고, ‘한국적인’ 정서와 생활양식이 스며들면 아프도록 슬프다. 한반도에 산 수많은 약자들 - 대개는 아이들과 여성들 - 은 끊임없이 죽임을 당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악귀로 등장해서 범인을 벌주라 하소연하는 것. 그런 이야기들도 모두 슬프다.   &nbsp;  자주 멈추며 천천히 오래 읽었다. 슬플수록 더 무거워지는 기분을 널어 말렸다 다시 추슬러 읽었다. 가장 사랑하는 존재를 잃고 난 후 망가짐이 아프고, 사랑이라 생각한 모든 오해와 그로 인해 가한 모든 유해가 또 슬프다. 몰라서 돕지 못했던 아프고 슬펐던 어린 자매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아득하다.  &nbsp;  “기적과도 같은, 생명을 불어넣는 여자들로 가득한 집이었지만, 정작 그들 자신은 구하지 못했다.”  &nbsp;  처한 상황은 달라도 보편적이랄 수 있는 고통은 반복되는 악몽 같다. 지독한 굶주림 속에서 손닿는 다른 생명을 착취하고 죽이면서 살아나갈 때, 그 부담을 감당한 이는 끔찍한 저주 같은 능력을 가진 이 집안의 여성이었다. 슬픔에 빠져 양육자의 책임을 방기한 아버지와 어린 동생과 제 스스로를 먹여 살려야 하는 이는 큰 딸이었다.  &nbsp;  ‘첫째 딸은 살림밑천’이란 잔인한 인식은 큰 딸들을 어딘가에 팔아치우는 결정으로 이어지고 용인되었다. K- 큰 딸은 - 그런 직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 사적으로는 집 안을 돌보고 동생들을 키우고 자신의 성장도 꿈도 욕망도 지운 완벽한 딸로서 살았고, 공적으로는 근대화와 산업발전의 연료로 소모되었다.  &nbsp;  “두 사람은 남자 때문에 죽었다. 어머니는 남자의 부탁을 거절해서, 언니는 남자에게 따져 물으려다가.”  &nbsp;  작품 속 인종 간 차별은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로, ‘한국적인’ 모든 올가미에 걸린 채 짧게 살다 죽어간 언니 - 미래 - 의 상황이 잔혹했다. ‘미래’는 그렇게 죽고 오지 않았다. 설화 속 원귀가 그랬듯이 죽어서야 제 감정대로 제 뜻대로 자유롭게 살아볼 수 있었다. 더 이상 참지 않아도 되었다. 나는 미래의 복수를 응원했다.  &nbsp;  꿈에 재현될까 두려울 정도로, 작가는 존재하지 않고 가본 적도 없는 작품 속 배경을 생생하게 전한다. 덕분에 더 무서웠다. 한쪽 어깨가 시리도록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어딘가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것 같아 가만히 둘러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사랑’해서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했다.  &nbsp;  “좋은 환경에서 착한 사람이 되는 건 쉬웠다.”  &nbsp;  타오르는 분노와 얼어붙은 공포가 깊고 오래된 슬픔에서 연유했다는 것이 쓰리도록 슬프다. 상실은 피할 수는 없다. 상실 후에 누구나 잘못된, 바보 같은, 비극이 될 선택을 할 가능성은 늘 있다. 이 작품이 내게 남긴 질문들이 비교불가하게 중요하고 그에 관한 지혜가 터무니없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공포다.  &nbsp;  다른 이들은 어떻게 읽으셨는지 몹시 궁금하다. 관련 리뷰들을 찾아 읽으며 약간의 용기와 지혜를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br><br><br><br>&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96/31/cover150/k98213951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963115</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는 인간이 아니야 - [물에 발을 담근 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43938</link><pubDate>Fri, 19 Jun 2026 18: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4393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52130975&TPaperId=1734393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15/18/coveroff/k95213097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52130975&TPaperId=1734393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물에 발을 담근 채</a><br/>이새벽 지음, 김승아 그림 / 사계절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제목과 달리 표지에는 손만 담그고 있어서 웃으며 펼쳤다. 살짝 닿은 손끝들이 반짝거린다.<br><br>  &nbsp;  “인공지능과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거의 모든 노동을 대신하는 게 가능해지고부터 공교육은 ‘창의적 인재 양성’을 새로운 목표로 삼았다.”  &nbsp;  미래가 현재로 바뀌는 속도가 너무 빨라졌다. 과학기술은 단지 편의를 높이는 것만이 아니다. 아무 브레이크 없이 어느 방향으로든 고도로 개발되는 기술들은 결국 인간의 관리 능력을 벗어나게 되고, 그 결과는 재앙이다. 전쟁 없이 살아본 시간이 극히 짧고 무기 개발에 막대한 자본이 몰리는 이 문명의 성격상 낙관은 불가능하다.   &nbsp;  이런저런 이유에서, SF 문학을 한동안 덜 찾게 되었다. 불안과 두려움이 궁금함과 재미를 넘어섰다. 그래서 오랜만에 청소년 문학이자 SF 문학을 읽게 되어 설렜다. 어쩐지 내가 모르는 사이 훌쩍 뛰어넘은 현실과 인식의 변화가 반영된 듯, 과학기술상품은 어느새 인간과 함께 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감정의 교류를 고민하고 있다.  &nbsp;  “지금도 고민하고 있어. 말하는 게 맞을까? 말하고 나면 너와 내가 전과 같을 수 있을까? 너도 같은 마음이었겠지?”  &nbsp;  사랑은 어떤 과정과 결과를 거쳐도 확실한 성장의 기회이다. 분명 미래를 배경으로 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위계적이고 차별과 혐오를 일삼는 사회라면 그런 감정은 대상이 누구든 - 무엇이든 - 여전히 어렵고 애틋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예전부터 문학과 영화 속에서 안드로이드는 아이러니하게도 인간보다 인간적인 장점들을 더 굳게 지키고 드러내는 존재였다.  &nbsp;  더구나, 인간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깊어질수록, 인간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냉정한 판단과 평가도 가능해진다. 인간이 인간만이 가진 고유하고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들이라 강변한 것들은 허술한 골조를 드러내듯, 가변적이고 우연적이고 얄팍한 이유를 폭로당하고 만다.   &nbsp;  “세상에 진짜는 없고 가짜만 판친다는 그 기묘한 믿음은 성빈을 만나고 그 애의 꾸준한 다정과 친절을 경험한 다음에야 놓을 수 있었다.”  &nbsp;  나이가 들수록 모를 일만 많아진다. 성장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이며, 성장은 생물만 하는 것인지, 학습은 성장인지 아닌지. 완벽한 존재도 그런 세상도 없다고 인식하는 것이 성숙한 태도라면, 성장 역시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려 실패할 노력을 계속하기보다, 그런 부족함 자체가 내 존재의 구성요소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나은 것인지.  &nbsp;  확실한 것은, 연애도 성장도 어렵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도 문학 속에서도 그렇다. 그런 생각에 기분이 가라앉으려 하는데, 책 마지막에 친절하게 설명된 5단계 학습법을 발견하고 크게 웃었다. 이런 구체적인 가이드가 있다는 것이 기분을 가볍게 한다. 이 작품을 통해 독서가 즐거운 활동이라 느낄 독자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15/18/cover150/k95213097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151870</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말하기 전에 잘 듣고 정말로 들었다고 알리는 것부터 - [대화한다는 착각 - 열심히 말하는데, 왜 마음은 멀어질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30951</link><pubDate>Fri, 12 Jun 2026 16: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3095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8504&TPaperId=1733095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66/89/coveroff/k32213850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8504&TPaperId=1733095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대화한다는 착각 - 열심히 말하는데, 왜 마음은 멀어질까?</a><br/>마이클 니콜스.마사 스트라우스 지음, 윤삼호 옮김 / 교양인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원제와 한국어 번역 제목을 함께 보니 이 책이 다루는 주제가 잘 보인다. 사적 관계에서도 그렇지만 사회적 병리 현상을 볼 때도 궁금하다. 왜 못 듣는지, 어떻게 들을 수 있는지, 걸림돌이 되는 대화 습관들은 무엇인지. 반갑고 유용한 지적과 가이드를 만날 거란 기대가 크다.   &nbsp;  “인간 경험에서 이해받고 싶은 마음만큼 강렬한 열망은 별로 없다. (...) 그런 이해를 구하는 게 간단해 보여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nbsp;  잠시 상상해본다. 그 누구도 누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세계를. 끔찍한 공포다. 혹여 오해라 할지라도 부족하다 할지라도 우리 모두에게는 그래도 이해하고 이해받는다는, 그럴 수 있다는 경험과 희망이 필요하다. 그건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nbsp;  만약 공감과 이해가 중요하지 않다면, 공감과 이해 부족과 오해에 대해 이렇게 많은 불만과 고민이 있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잘못을 고치는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지를 알려주고 함께 고민하는 책은 귀한 선물이다.  &nbsp;  “내 생각과 감정을 말하기 전에 상대방 생각과 감정부터 듣고 인정하는 것, 즉 반응적 듣기는 우리가 관계를 맺을 때 상호이해를 증진하는 최상의 수단이다.”  &nbsp;  물론 아는 것만으로는 소용이 없다. 습관이 될 때까지 지속적이고 의식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실패하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 그러니 방법들을 잘 숙지하자. 쉬운 일이 전혀 아니다. 나 자신의 “기억, 욕망, 판단”을 내려놓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경청”이 가능해진다.  &nbsp;  나는... 예전엔 그랬을지도 모르나, 어느 순간부터 경청이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체력과 시간을 마구 잡아먹는 그 관계가 두려워졌다. 그래서 정말 소중한 사람들이 아니면 경청하는 듯한 태도는 취하나 진짜 경청을 하는 일이 드물어졌다. 즉 상대에 대한 관심과 존중이 줄어들었다. 어쩌면 이래서 나이 들수록 친구를 새로 사귀기가 어렵다고 하는 지도 모르겠다.  &nbsp;  “내 반응은 잠시 미루고 상대방 말부터 인정하라는 조언이 부자연스럽다고 항변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화가 난다. (...) 좋은 경청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nbsp;  우리는 아끼는 이들에게는 자동적으로 보일 만큼 배려를 하거나 경청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관계에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자는 듣는 능력 자체가 기술이고 다른 기술처럼 개발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nbsp;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이전에는 구분되지 않던 - 구분할 노력도 하지 않던 - 내 인간 관계의 한 면이 이해된다. 경청이 가능할 정도로 아끼는 이들로만 구성된 세계, 존중을 보일 가치가 있어서 경청할 노력을 하는 세계. 내 자신도 내 세계도 확장이 필요하고 얼마간이라도 가능하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덕분에 어렵지만 천천히 차분히 다시 노력해보고 싶어진다.   &nbsp;  “사람들의 말은 들을 가치가 충분하고, 그들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듣기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된다.”<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66/89/cover150/k32213850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668949</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핑계거리가 아닌 답을 찾아보자 - [아빠의 도시락 편지 - 매일 혼자 점심 먹는 왕따 딸을 살린 기적의 편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21809</link><pubDate>Sun, 07 Jun 2026 17:2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2180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22138162&TPaperId=1732180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69/98/coveroff/k8221381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22138162&TPaperId=1732180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빠의 도시락 편지 - 매일 혼자 점심 먹는 왕따 딸을 살린 기적의 편지</a><br/>크리스 얀들 지음, 최지영 옮김 / 이야기장수 / 2026년 05월<br/></td></tr></table><br/>&nbsp;에세이는 매번 약간의 두려움을 주지만, 상관이 별로 없을 거란 짐작과 다른 접점들은 신기하게도 늘 존재한다. 특이 이번 에세이는 어른으로서도 양육자로서도 서글플 정도로 부족하고 실수를 반복하는 독자(나)에게 위로와 공감이 되는 내용들이 꽤 있다. 다른 사회 환경이고 아버지도 아니고 도시락도 편지도 매일 준비하지 않지만.  &nbsp;  “저는 왜 딸에게 도시락 편지를 쓸까요? 왜 지금이어야 했을까요?”  &nbsp;  어떤 우위도 오래 점유할 수 없다는 건 알았지만, 아이들의 성장은 나의 부족함을 낱낱이 절감하는 경험이다. 어른들이 척척박사가 아니란 사실을 아이들은 알아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에게보다는 더 이상은 겸허해질 수조차 없이 양육과 제 일상에 허덕이고 탈진한 어른 독자에게 더 위로가 되는 내용인지도 모르겠다.  &nbsp;  어떤 편지는 아름답지만, 초등학교 이후로는 한국 교육 현실에서 더는 건네지 못한 기도처럼 들린다. 끝까지 네 편이겠지만, 다른 집단과 세대에 속해 살아가고 살아갈 아이에게는 그게 실질적인 힘이 될까 확신할 수 없어 그만 둔 소원 빌기 같은 말들...  &nbsp;  “아무도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는다. (...) 그러나 당연하게도 소통은 그런 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nbsp;  어떤 편지는 생각할수록 두려운 “욕만 하는” “증오로 범벅이 된” 사회에 가장 필요한 이야기로 읽힌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SNS 나이제한을 하지 못해서? 더 오래 되고 누적된 오류? 결과 혹은 부작용 따위는 나중 일로 제쳐둔 계산 빠른 어른들의 수익 창출 때문에? 원인을 안다 해도 변화를 위한 행동이 부족할 익숙한 세상 탓?   &nbsp;  문제는 복잡하고 다 같이 망할 듯한 흐름은 거센데, 떠오르는 방법은 생각할수록 단순하고 고전적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의 생각도 다른 이들의 말도 차분히 듣고, 천천히 다 듣고, 잘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찬찬히 곱씹고, 대화와 소통을 끊지 않는 대화를 이어가려면.  &nbsp;  “옳은 일을 위해 나서라. 선의를 위해 부디 당신의 목소리를 내라.”  &nbsp;  도시락 편지답게 편지들은 대개 짧고 해석도 길지 않다. 대개 그렇듯이 이해하기에는 어렵지 않고 행동으로 따르기에는 어려운 일들이라서, 금방 다 읽은 책을 옆에 두고 따끔따끔한 내용들은 자꾸 다시 읽어 보았다.  &nbsp;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숏츠나 릴스로 제공되지 않으면, 10대-20대 - 다양한 국가에서 - 에게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듣기도 말하기도 쓰기도 아닌, SNS의 짧은 콘텐츠들로 아이들이 세상을 배우고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처럼 무서운 면이 있다. 극우의 부상과 확장도 이렇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nbsp;  알 것 같은 짧은 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모르겠다. 무엇도 충분하지 않게 느껴지는 조급증에 자주 목이 마르다. 어떻게 살아야할까. 어떤 대화를 어떻게 나눠야할까. 옳은 일을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nbsp;  “말하는 대신 좋은 본보기가 되자. (...) 타인의 의견에 침묵하기는 쉬워도 행동을 외면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69/98/cover150/k8221381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699817</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를 살게 하는 타인의 노동 - [생업(生業) - 그 징하고도 찡한 노동의 표정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02890</link><pubDate>Thu, 28 May 2026 22: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0289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52138163&TPaperId=173028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70/11/coveroff/k55213816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52138163&TPaperId=1730289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생업(生業) - 그 징하고도 찡한 노동의 표정들</a><br/>은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  &nbsp;  먹는 일만으로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생 인류의 사회적 생존에는 요구 조건이 더 많다. 그 충족 중에 고되지 않은 게 없어서 사는 게 힘이 많이 든다. 어떤 가치와 의미를 중하게 여기고 사는 지는 각자의 몫이기도 하겠지만, 나는 모든 ‘필수’ 노동이 눈물겹고 아름답다. 서로의 긴급하고 간절한 필요를 나누는.  &nbsp;  그런 일을 하는 것 같지가 않아서, 코로나 시절에도 재택근무 전환에 문제가 없어서, 해가 갈수록 자격지심이 커진다. 평생 빚만 지고 사는 기분이다. 복잡다단한 기분으로 천천히... 그래도 재밌게 읽게 될 듯하다.  &nbsp;  “개인의 생애도 나라의 정치도 열정과 탈진을 반복하며 굴러간다.”  &nbsp;  뭐라도 써서 기록을 남기고 싶고, 조금이라도 더 널리고 싶은데, 모든 인터뷰가 다 중요하고 소중해서 뭐라고 써야할지를 모르겠다. 그저 밑줄만 더 긋고 필사만 하다가 여러 날이 지났다.  &nbsp;  그래도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는 많은 분들이, 결국에는 이 좋은 이야기들을 꼭 만나주실 것이다. 함께 생각하고 같이 살아가자는, 그렇게 세상을 바꿔가자는 그런 이야기들이니까.  &nbsp;  “이 땅에서 생태 재앙을 민감하게 느끼는 종족은 여성들과 농민들이다. 그들이 내란 광장에서 동료 시민으로 운명처럼 조우했다. 청년 여성들이 농촌을 재생시키는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을까?”  &nbsp;  어릴 적에는 무게와 감사를 절감하지 못했지만, 살아갈수록 나를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다른 많은 이들의 노동에 감읍하게 된다. 내가 환원하는 것들이 별로 없어서 날이 갈수록 더 그렇다. 적어도 진심 어리게 감사하며 계속 살아갈 수는 있을 것이다.  &nbsp;  “지난 5년간 쿠팡에서는 그의 아들을 포함해 20여명이 숨졌다. ‘로켓 배송’의 연료가 된 것이다. 그가 싸움을 말하기를 멈출 수 없는 이유다.”  &nbsp;  자극도 정보도 일상의 고단함도 많은 사회라서, 잊지 말아야할 것들도 자꾸 잊혀진다. 흐려지고 어느새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다. 그래서 잊지 않고 계속 싸우는 이들의 이야기는 더 중요하다. 잊는 그 틈을 타고 불의와 악의는 다시 번지니까.  &nbsp;  꿈은 물론이고 장기 계획조차 거추장스러운 나이가 되었다. 그저 아픈 몸이 좀 덜 아픈 날만이 반갑고, 도대체 언제 퇴직이 가능한 건지만 갈급한 관심사다. 그러니 나는... 이 책을 가까이 두고 자주 펼쳐 아무데라도 자꾸 읽어야겠다.  &nbsp;  “과거의 자신에게 등 돌리지 않고 묵묵히 살아내는 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70/11/cover150/k55213816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701106</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어떻게 받아들이고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 [산곡미풍 -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02877</link><pubDate>Thu, 28 May 2026 22: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30287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8539&TPaperId=1730287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49/35/coveroff/k042138539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8539&TPaperId=1730287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산곡미풍 -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a><br/>위화 지음, 백도라지 옮김 / 푸른숲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  &nbsp;  표지에서 바람이 스치는 소리가 나는 듯하다. 인간으로서 되지 말아야 할 많은 것들로 사는 이들의 목소리에 거듭 지치는 오월, 또 다른 인간의 언어로 적힌 인간다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다행이다. 남은 오월을 함께 보낼 생각에 설레고 감사했다.  &nbsp;  “내가 말하고자 하는 산들바람은 자기가 평범하고 보잘것없다는 걸 알기에 겸손하고 신중하다. 그 겸손함과 신중함은 내가 소년 시절 무더운 여름날에 찾아다니던 천당풍穿堂風과 닮았다.”  &nbsp;  배경으로 삼은 1980년부터 2020년은 내게도 기억으로 가득한 시절이다. 어쩐지 적요한 낯선 공간에서 동시대인을 만난 것처럼, 작가의 기억들이 반가웠다. 그런데... 짐작보다는 낯선 것들이 대부분이라서, 이야기들이 더 흥미로워졌다.  &nbsp;  반백년을 살아보니 새로운 것도 없고 시큰둥할 때도 많은데, 그건 내 경험의 협소함 때문이라는 걸 이렇게 다시 자각한다. 문학을 통해 현실이 다시, 우리 각자가 경험하고 만들어낸 고유한 무늬 같은 삶의 반사광처럼 색을 뿜는다.  &nbsp;  “산들거리는 바람은 더 이상 저 멀리 자연에서 산 넘고 물 건너 불어오지 않고, 개인이 소유하거나 건축물에 설치된 에어컨에서 인공적으로 불어온다.”  &nbsp;  그에게 기록된 기억과 감정과 기억이 내 것들과 구체적인 접점이 없어도, 어쩌면 비슷한 질문을 남길지 모른단 생각을 한다. 지나온 시간은 무엇이었으며, 그 시간을 돌아보는 일은 무엇을 위한 수고인가... 라고.  &nbsp;  “내가 유일하게 무서워했던 건 달빛이 쏟아지는 한밤중에 나뭇가지의 끝을 보는 것이었다. 뾰족한 나뭇가지 끝이 달빛 아래에서 번쩍 빛나며 공중으로 뻗어 있는 모습. 이 광경을 볼 때마다 나는 덜덜 떨었다.”  &nbsp;  삶을 오롯이 선택할 수 있다고 여겼던 한 시절이 있었고, 받아들여야할 면적이 늘어난다고 두려웠던 시절도 있었다. 그 모든 감정과 불안과 짙은 피로감도 내가 산 삶의 무늬가 되었다. 지나고나니 경험한 것들은 무엇이건 힘이 되는 듯하다.  &nbsp;  우연하게도, 이 책을 천천히 읽는 동안 날이 좋았다. 가끔은 열어둔 거실 블라인드를 슬쩍 밀어내는 바람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랄 만큼 솔직하게 쏟아놓은 문장들이 나는 아직 먹먹하게 안고 견디는 기억들조차 뭐 어때, 라며 가볍게 들추는 듯했다. 위로와 힘으로 기억될 이야기다.  &nbsp;  “우리는 너무 심심했다. 방 안의 세계는 점점 작아졌고, 마음의 세계는 점점 커졌다.”<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49/35/cover150/k042138539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493563</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달의 뒷면 같은 아픔 - [바람이 분다, 가라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92658</link><pubDate>Sat, 23 May 2026 09: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9265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20000&TPaperId=1729265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646/75/coveroff/8932020000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20000&TPaperId=1729265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바람이 분다, 가라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a><br/>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02월<br/></td></tr></table><br/><br>  &nbsp;  “삶 쪽으로 바람이 분다, 가라, 기어가라, 기어가라, 어떻게든지 가라.”  &nbsp;  2010년에는 어떻게 읽었는지 기록 한 줄도 없다. 덕분에 처음인 듯 새 책 사서 읽을 생각이 들었다. 올 봄에는 비가 올 때마다 방향 모를 강한 바람도 함께 왔다. 봄비 풍경이 이랬는지 이런 건지... 기억을 믿지 못하니 생경함만 더 크다.  &nbsp;  곧 날이 무더워질 계절이니 서늘한 미스터리(?)가 더 반갑다. 상념도 체념도 냉각이 필요한 때다. 아직도 어쨌든 어떻게든지 살아가야할 시간.  &nbsp;  “내 말들로 그의 말에 부딪칠 거다. 부서질 거다. 부술 거다. 조각조각 부수고 부서질 거다.”  &nbsp;  읽는 내가 변하니, 대개 같은 작품도 시간이 지나면 다르게 읽히는데, 이 작품은 처음과 비슷한 무게로 시선을 잡아당긴다. 고정시킨다. 퀴즈 풀 듯 전개를 따라 달려서 결말에 이르곤 했던 다른 미스터리 작품과는 여전히 다른 밀도의 시간이다.  &nbsp;  죽음이 그렇고, 그 죽은 이를 살려 말하게 하는 일이어서 그렇고, 그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다 듣고 싶어서 그렇다. 이제야 겨우 육친의 죽음으로부터 주저앉지 않을 정도의 힘을 그러모아서 그럴 지도 모르겠다.  &nbsp;  “누군가의 죽음이 한번 뚫고 나간 삶의 구멍들은 어떤 노력으로도 되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을. 차라리 그 사라진 부분을 오랫동안 들여다보아 익숙해지는 편이 낫다는 것을 그때 나는 몰랐다.”<br><br>  &nbsp;  여전히 함께 묻히고 싶은 책의 문장들이 가득 등장해서, 덕분에 잊고 살고 싶었던 거대한 공간이 주는 막막함과 덧없이 찰나 같은 생명이 서글프다. 사실이든 진실이든 실체든 진짜를 마주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든다.  &nbsp;  눈을 감고 오래 자고 싶어서 깊은 밤이 아까운 날도, 눈을 감지 않고 혼자 깨어서 온전히 누리고 싶은 어두운 밤이 간절한 날도, 이 책의 문장들이 나 대신 뒤척이고 어두워지고 잠들고 깨어나는 듯했다. 읽는 내내 든든했다.  &nbsp;  “시간이 무한히 느려지는 이런 밤에, 기억들은 스스로 살아나 움직인다. 부서진 조각들이 서로 부딪치며 나아간다. 끝나지 않는 돌림노래처럼.”<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646/75/cover150/893202000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467598</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삶에 출현하는 기대한 적 없는 타이밍들 -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83808</link><pubDate>Mon, 18 May 2026 13: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8380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8539&TPaperId=172838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49/36/coveroff/k15213853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8539&TPaperId=1728380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일요일에 잊힌 사람들</a><br/>발레리 페랭 지음, 장소미 옮김 / 엘리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br>출간 전임에도 빨리 읽고 싶어서 참지 못하고 신청한 가제본. 삶의 끝자락이 아주 먼 일은 아니다. 내가 만날 풍경은 어떨까 싶네... 일단 재밌게 읽어야지.<br><br>  &nbsp;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음악과 노인이다.”  &nbsp;  짐작이 틀릴수록 작품이 더 재밌게 느껴진다. 에세이 주제로 더 잘 맞는 소재가 아닐까 싶었는데, 큰 착각이었다. 새로운 누군가를 만났는데, 나와 너무 달라서 조심스러웠다가, 매력에 홀려 하루 종일 그 사람 얘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장편 소설의 재미를 지극하게 느낀 행복한 시간이었다.  &nbsp;  20대의 나는 이 어수선하고 거의 모든 게 미정인 시간이 빨리 지나길 바랐지만, 지금은 아무리 엉망이라도 20대의 체력이 부럽기만 하다. 한국의 극악한 노동 조건과 달라서일까. 낮에 요양 보호사로 일하고 밤에 책 읽고 토요일이 춤추러 가는 화자를 한없이 부러워하며, 그래서 더 귀 기울여 읽었다.  &nbsp;  “나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로 추위를 느껴본 적이 없다. 우리 집 온도는 절대 40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의 기억은 아무것도 떠오르는 게 없다.”  &nbsp;  한 생의 대부분을 산 사람들의 시공간에 오래 머무는 직업이란, 관찰과 기록을 세밀하게 다듬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들을 방문하거나 방문하지 않는 ‘젊은’ 이들과의 대비가 ‘삶’에 대한 숙고를 더 선명하게 벼리기도 한다. 사람은 과연 어느 시점부터 늙는 걸까... 나는 언제부터 내가 늙었다고 이토록 익숙하게 받아들이게 될 걸까... 덕분에 잠시 돌아보았다.  &nbsp;  “오르탕시아 요양원 지붕에도 새가 한 마리 있다고, 아마 그 새가 엄청난 이야기, 내가 파란 공책에 쓴 것과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지 모른다고 말하고 싶다.”  &nbsp;  새를 무서워하지만, 이 작품에서 새가 설정된 방식이 좋다. 오래 전 타국에서 낯선 집시 여인이 내게 spirit animal이 무엇인지 알려주겠다고 했을 때도 반갑기만 했다. 모두가 모두를 오해하며 사는데, 날 때부터 지정된 내 편이 있는 건 뭉클한 일이다.  &nbsp;  화자가 둘이고 스토리 두 개의 무게도 비슷하다. 그래도 전혀 헷갈리지 않고, 두 개의 미스터리를 번갈아 즐기듯 전개를 고대하고 탐닉했다. 생각한 대로 말하지 않고, 입을 닫고, 침묵 뒤에 숨은 모든 비밀이 결국엔 수렴되어 환하게 드러나는 그 순간에 이르는 필력이 신비롭다.  &nbsp;  “돈을 훔치듯 사람을 훔쳐도 되는 걸까? (...) 내 삶은, 내 삶의 주소는 어디일까? 이게 과연 삶일까?”  &nbsp;  내 질문들에 답을 줄 통계는 존재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종종 몹시 궁금하다. 한 사람만 혹은 그 사람만 사랑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인지, 사람도, 집도, 일도, 뭐가 되었든 떠나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는지, 눈에 보이지 않고 존재한 적 없는 것을 믿는 의지는 무엇인지, 여전히 낙관할 수 있는 순진함은 무엇인지.   &nbsp;  몇 개의 사소한 오타를 제외하고는 전혀 아쉽지 않은 가제본이었다. 장편 소설의 세계에 푹 빠져드는 시간을 아주 좋아하는데, 아주 오랜만인 듯해서 살 것 같았다. 그렇게 까진 기대하지 않았는데, 완벽한 도피처까지 되어 주어서 고맙다.  &nbsp;  “왜 항상 우리가 기대하는 일들은 우리가 그것을 더 이상 기대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것일까? 왜 모든 것이 결국 타이밍의 문제일까?”<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49/36/cover150/k15213853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493605</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자연의 기억을 기록한다는 의미 - [자연사박물관이 세계를 구하는 법 - 대멸종의 시대, 자연의 기억보관소가 들려주는 전시실 너머의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72287</link><pubDate>Tue, 12 May 2026 16:0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7228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137054&TPaperId=1727228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90/92/coveroff/k16213705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137054&TPaperId=1727228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자연사박물관이 세계를 구하는 법 - 대멸종의 시대, 자연의 기억보관소가 들려주는 전시실 너머의 이야기</a><br/>잭 애슈비 지음, 제효영 옮김 / 김영사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  &nbsp;  2008년 친구가 권해서 가게 된 런던 자연사 박물관, 원형처럼 박제 복원한 생물들은 보기가 슬퍼서, 골격 구조만 남은 생물들을 한참 보았다. 규모가 커서 평생 다녀야 다 볼 수 있을 듯했다. 그땐 생각해보지 못한 기록의 필요와 의미에 대해서 처음으로 배워 볼 기회다.  &nbsp;  “자연사박물관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한 장소가 아니라, 인간 사회의 시선과 권력, 기술과 제약 속에서 자연을 선별해 저장해온 장소다.”  &nbsp;  유익하고 진중한 분위기의 글일거라 생각했는데 그렇기도 하지만 아주 재밌다. 불쾌하거나 불편하지 않게 전하는 기술과 중요한 것들을 놓치거나 빼놓지 않는 능력이 절묘하게 결합한 글이다. 너무 쉽고 빠른 지적보다는 차분하게 역사를 함께 살펴 이해하는 과정이 멋진 강의 같다.  &nbsp;  새롭게 배운 점들은 너무나 많다. 극히 일부만 소개할 수 있어서 안타깝기만 하다. 박물관이 전시와 보존을 위한 공간이라는 이해를 덕분에 바꿨고, “자연을 대변할 사람들을 길러내는” 역할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기쁘다. 물론 박물관을 만드는 사람들이 “편향적이고 정치적이며 대체로 그리 과학적이지 않”아서, “박물관이 해석한 자연에는 편향과 정치가 녹아 있다”는 것을 정확히 이해한 후에만 긍정이 가능하다.  &nbsp;  “자연사박물관이 처음부터 전시를 목적으로 표본을 수집하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 수장고에 있는 표본은 관람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보다는 연구에 더 적합하도록 처리되고 보관된다.”  &nbsp;  선명한 기억은 아니지만, 어릴 적부터 보아온 여러 전시에서 나는 - 우리는 - 갖가지 편향적 사고가 반영된 모습들을 만났을 것이다. 그 내용들을 책을 통해 함께 짚어보고, 비전공자로서 잘못된 과학 지식을 바로 잡고, 다른 생물들의 생태를 새롭게 배우는 시간도 즐겁기만 하다.  &nbsp;  또한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 전시에 적합한 - 생물종의 생태적 기능이 전시되지 않거나 배경으로 처리되는 다른 생물종보다 크지 않거나, 오히려 후자들의 기능이 인간의 생존에 결정적이라는 반전 내용들을 배우고 기억하는 일이 중요하다. 현실적이고 현재 진행형이며 미래에 영향을 끼칠 과학 지식이다.  &nbsp;  “건강한 지구 생태계에 막대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식물과 균류는 자연사박물관 전시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nbsp;  곤충 생물량이 "해마다 2.5퍼센트씩 줄고 있는지, 그렇게 심각한 상황인지 몰랐다. 지독하게 고단한 일상에 매몰되어 살다보니, “생물서식지”의 문제와 총체적인 이해 같은 것을 잊고 산다. 윽박지르거나 비난하지 않는 재밌는 이 책이, 간과한 많은 것들을 조목조목 상기시켜주어 고맙다.  &nbsp;  ‘순수’를 내세우거나, 그 기준으로 분류하고 배격하는 이들을 늘 경계하며 살았다. 혼자 살 수 없는 생명체가 ‘함께 살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과 깔끔하게 분리되어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저 이해 부족이나 무지에 대한 무지거나 혹은 의도된 프로파간다라고 간주했다.   &nbsp;  “사실 과학도 문화의 한 부분이다. 과학계가 던지는 질문은 특정 시대와 지역의 사회적 규범, 정치, 우선순위, 금기시되는 것의 영향을 받는다.”  &nbsp;  객관과 논리를 존립 조건으로 삼은 과학 연구도 마찬가지다. 거칠게 말하자면, 연구비 지원이 없는 어떤 연구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도 완전무결할 수 없다면, 가능한 최선은 인간도 인간의 모든 행위도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잊지 말고, 그로부터 신중하게 고갱이를 골라내는 일일 것이다.  &nbsp;  읽기 전에 제목을 보고 피식 웃었는데, 지금은 자연사박물관이 어떤 한 방식으로 세계를 구하는 장면이 몹시 기대된다. #강추<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90/92/cover150/k16213705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0909270</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봄기도 - [지금 여기가 맨 앞]</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44138</link><pubDate>Tue, 28 Apr 2026 19: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4413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2412X&TPaperId=1724413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115/69/coveroff/895462412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2412X&TPaperId=1724413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지금 여기가 맨 앞</a><br/>이문재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05월<br/></td></tr></table><br/><br><br>존경하는 종교인들은 많지만, 종교는 가져본 적 없다. 그래도 기도하는 방법은 시인에게 배웠다. 걷기 명상을 좋아하니, 걷다가도 문득 기도할 수 있는 이 방법이 좋다. 살아갈수록 모르는 것만 더 많아진다는 슬픔을 나눌 형편이 아닐 때는 더 좋다.   &nbsp;  2014년에 처음 배웠으니 어느새 12년차 기도쟁이가 되었다. 문득 낯설고 익숙하기도 한 것이 삶 자체와 닮았다. 봄꽃들이 진 자리마다 봄이 왔다 감, 이라고 적혀 있다. 남은 꽃잎들이 더 적은 하늘 어디에서, 다시 꽃잎 하나가 떨어진다. 기도하고 싶은 순간이다.<br><br><br>  &nbsp;  ...............................................................<br>  &nbsp;  “시란 무엇이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 시가 무엇을 더 할 수 있는가라고 묻곤 했다. (...) 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더 할 수 있는가.”  &nbsp;  “존경하는 친구가 말했듯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계관(世界觀)이 아니고 세계감(世界感)이다. 세계와 나를 온전하게 느끼는 감성의 회복이 긴급한 과제다. 우리는 하나의 관점이기 이전에 무수한 감점(感點)이다.”  &nbsp;  “이렇게 모아놓은 조금은 낯선 낯익은 이야기가, 오래된 기도 같은 이야기가 다른 삶,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사람들과 손을 잡았으면 한다.”  &nbsp;  2014년 봄 이문재 시인의 말 부분 발췌<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115/69/cover150/895462412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1156941</link></image></item><item><author>poiesis</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아서 다행인 이야기 - [처단]</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44133</link><pubDate>Tue, 28 Apr 2026 19: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9190168/1724413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6043&TPaperId=1724413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41/coveroff/k99213604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6043&TPaperId=1724413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처단</a><br/>정보라 지음 / 상상스퀘어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  &nbsp;  “영상 속에서 계엄군은 대화나 협상이 통하지 않았다. 군인들은 종이 피켓 한 장을 손에 들고 거리에서 행진하는 사람들에게 실탄을 발사했다.”  &nbsp;  ‘청청’이 패션이라는 말에 격세지감(?)을 크게 느낀 적이 있다. 내게 청청은 끔찍한 폭력의 상징이라서 명명도 실제 착장도 보기가 편하지 않다. 대단한 희생과 피해를 감수하면 산 당사자는 아니지만, 한국근현대사를 필수과목처럼 배우며 살았다. 그래서 정말 역사가 된 줄 알았다. 그런데...  &nbsp;  뇌가 이해를 못했다. 뭐라는 거니... 계엄?! 환시를 보고 환청이 들리는 건지, 가짜뉴스인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친구들 연락이 들이닥치자 현실감도 함께 찾아왔다. 바로 국회로 달려 간 가족 때문에 벌써 울고 있는 친구, 나처럼 일종의 쇼크 상태로 멍해진 친구, 분노에 차서 내란 수괴는 사형이라고 해당 법령을 찾아 알려주는 친구... 그 밤이 어떻게 지났는지.. 기억 속에서도 혼란스럽다.  &nbsp;  “총성, 핏방울, 쓰러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휴대폰 화면을 통해 그대로 전송되었다.”  &nbsp;  신경이 찢어질 듯 긴박하고 결정적인 그 밤이 지나 계엄은 해제되었지만, 수면도 정신도 챙길 새가 없이, 재시도를 막고 제대로 처벌하며 사회 공동체를 지키고 바꿔나갈 거대한 일은 막 시작되었다. 2024년 12월, 겨울이 더 깊어지는 계절에.  &nbsp;  지금은 2026년 4월이다. 재판(들)은 아직 진행 중이고, 명명백백하게 내외란 음모를 다 밝히고 있는 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한 자들의 온갖 헛소리를 매일 들어야 하는 악몽 같은 시간도, 기세등등하던 다종다양한 불법 세력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된 것도 다행이다.<br><br>  &nbsp;  “연대하는 동지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nbsp;  소설이라서 현실보다 더 무서웠다. 고문과 살해 장면들은 두려움에 몸을 떨며 겨우 읽었다. 그리고 계엄의 밤 이전부터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래전부터 싸우고 있었던” 이들을 다시 떠올렸다. 이 정부는 어떤 기대들을 배반하지 않을 것인지 배반할 것인지도. 사는 일이 곧 저항인, 그래도 계속해서 좀 더 좋은 날을 기다리고 만들어 나가는 이들을 떠올렸다.  &nbsp;  밀도 높은 시절을 사느라 우리 모두 힘이 들지만, 이런 기회가 흔한 것은 아니니까, 부디 미래를 위한 설계를 제대로 잘 해나가길 조마조마하게 지켜본다. 그리고 그 설계도에 따라 삶의 실질적 풍경을 바꿀 지역 정치의 지형도와 내용도 바뀔 수 있길 기대한다. 그 모든 희망과 변화의 주체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꼭 해치우면서.  &nbsp;  “투쟁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지만 내가 지키기 않으면 빼앗기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내란이 나에게 남긴 교훈이다.”<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41/cover150/k99213604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514166</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