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완성시켜드립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마인드셋까지, 원고를 끝내는 21가지 과학적 방법
도나 바커 지음, 이한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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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완전히 충실한 책, 읽기 전에도 어떻게든이란 단어가 든든했다. 읽어보면 군더더기 없이, ‘완성을 위해 달려가야 할 21가지 방법들이 설명되고 정리되어 있다. 기대했던 속도감이 내 현실이 되려면 다른 요소가 필요하겠지만 책을 통한 배움의 속도는 경쾌했다.

 

단어가 뇌에서 손가락으로 전달되어 초고가 완성되도록 도울 도구들

 

책을 안 읽는 시대라는 보도가 무슨 말인가 싶게, TV를 안 보고 아예 없는 집이 더 많은 가족, 친지, 지인, 친구들이 많다. 등단/출간 작가들의 문장처럼 뇌에 직접 충격을 주는 사유를 문장으로 만드는 이들도 많아서 이 책이 반가운 독자들이 많아 보인다.

 

정교하고 단계적인 이 책의 완성가이드를 모두 실천한다면, 구상에서 초고, 다듬기까지 갈 수있을 듯하지만, 습작과 일기나 메모가 아닌 좀 더 진지한 초고를 쓰는 일까지의 도움도 무척 유용할 것이다.(진지함과 초고에 대한 내 선입견일지도...)

 

글을 쓰는 일조차 새로운 일이라면, 글쓰기 습관을 기르기에는 15분 정도가 적당한 목표일 것이다. 글 쓰는 근육을 기르는 일은 신체의 근육을 기르는 일과 비슷하다.”

 

독자를 배려하는 글쓰기란 문자가 화면처럼 보이는 형태이기도 하다는 배움도 느끼며 읽었다. 근래에 많은 해답을 뇌과학에서 찾기 때문에, 저자가 쓰기를 미루는 사람의 뇌를 이해하기 위해 뇌과학 공부를 한 것도 반갑고 유쾌했다.

 

! 각자에게 맞는 방법 찾기. 아래 내용은 내가 기억하고픈 조언들.

 

- 쓰레기 같은 초고가 아니라 대략적인 초고 : 완벽한 초고라는 정서적 걸림돌을 버린다

- 초고 쓰기의 보편적인 규칙 : 생각하지 마라, 마음 가는 대로 써라

- 자기대화의 과학 : 너로 시작하는 이인칭 문장이 효과적.

- 누구냐, ! : '작가의 자아' 찾기

- 집중할 일을 하나 선택하고, 그것을 계속 밀어붙여라 : 우선순위를 두자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고 살 수 없어서 쓰는 분들도 많지만, 조금은 덜 절박하고 저마다 다른 이유로 쓰는 독자에게도 친절한 가이드북이다. 일단 미리 하는 걱정에 대해 물리쳐주는 우리 편 같은 저자의 격파논리가 좋았다. 다정한 분위기는 책을 읽는 방법에도 확장된다.

 

아무 곳이나 재미있어 보이는 부분을 읽고, 거기에서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이 있다면, 그 내용을 따라서 실천하고, 어떤 기분이 느껴지는지 살펴보라. (...) 무작위로 넘겨보아도 괜찮고, 3장에서 12장으로 훌쩍 뛰어넘어 읽어도 무방하다.”

 

작심삼일이란 무서운(?) 예측과 트라우마가 있을 지라도 계획과 결심은 역시 새해에 해보는 것이 더 좋다고 믿는다. 최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실천한 만큼의 성공은 확실하고, 뜻밖에 좋은 출발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 결심과 계획을 위한, 애쓰는 사람들을 위한 행동을 가이드하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쓰인 적극적인 개입과 도움을 주겠다는 몹시 든든한 책이다. 그럼에도 설득보다 제시와 질문으로 부드럽게 다가오는.

 

https://blog.naver.com/wisdomhouse7/22298329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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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방문
장일호 지음 / 낮은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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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고 두꺼운 색감의 겨자노란색이 좋아서 책을 사고, 제목에 겁을 먹어 해가 넘도록 내내 표지만 보았다. 표지그림이 너무 좋아 그대로 펴볼 생각을 못하다가 일주일에 가장 슬픈 목요일(이유 없음)에 드디어...

 

부와 행운이 상당 부분 노력이 아닌, 시대의 산물이라는 것도, 기회 격차가 정치적 평등성을 손상시키고, 그 결과 민주적인 정당성도 훼손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에 우리 또한 연루되어 있음을 반성한다.”

 



노란색연필이 없어서 줄을 긋지 못했다. 다행이다. 얼마나 많은 줄을 그었어야 했을까. 필사를 하게 되면 통필사가 될 지도. 발췌한 몇 문장을 다시 다 지울까 하는 잠시 그런 생각... 12월에 다들 추천한 이유가 있었구나. 연말에 읽었으면 지금 새해가 좀 더 새해 같았을까.

 

“10명 중에 1명은 장애인이다. (...) 1들이 말하는 세상은 야만적이었다. 그러나 내가 자라온 세상은 한번도 1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 세상에는 정말 너무 많은 문제가 있고, 1의 세상은 어차피 잘 보이지 않으니까.”



 

미녀와 야수라는 작품을 나는 책으로 먼저 읽었는데, 책을 많이 읽는 야수가 서재가 좋았다. 책도 안 읽는 인간들이 괴롭히는 것이 무척 싫었다. 언어로 사유하고 소통하는 인간이니 우리는 우리가 읽은 책이기도 하다.

 

존엄사가 존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회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복지가 존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 죽음을 둘러싼 각자의 내밀한 경험이 더 많은 보편의 이야기로 나눠질 때 삶도 조금은 덜 잔인해진다.”

 

책 읽는 사람, 책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올 해 선물로 보내주고 싶다. 근육이 엉키고 관절이 삐걱거리는 매일 온전히 못한 몸으로 사는 우리 자신에게도. 나는 내게 이 책을 모르고도 선물했구나. 상하지 않는 책이라 다행이다.

 

“‘운이 좋다면살아 있을 때 장례식을 열고 싶다. 내 장례의 상주가 되고 싶다. 당신들 덕분에 살아서 좋았다고 눈을 마주치며 인사하고 싶다.”


 

나는 매우 이기적이고 불순한 의도로 책을 읽지만(도망, 망명, 대피, 피난), 그래도 계속 책을 읽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것 같기도. 읽어야 한다는 이유를 찾은 것 같기도 해서 기분이 편안하다. 2023년도 운이 좋아 살아남는다면 나의 아군으로는 책이 즐비할 터.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좋은 죽음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삶을 사는 것 (...) 필연인 죽음은 늙은 결과가 아니라 살아온 것의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책을 펼치지 못한 망설임 속의 내 슬픔이 떠나는 것을 보았다. 따라나서면 이 글을 쓴 사람을 만나게 될까 잠시 그런 망상을 해보았다. 저자를 더 알고 싶어지는 책이다. 슬픔이 한 가득한 곳에서 건져 올려 눈물을 닦아줬을 기사글들을 찾아봐야겠다.

 

어떻게 고통과 더불어 살아갈지, 어디에 서서 고통을 바라보아야 할지에 따라 고통은 다르게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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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 존재의 목소리 배반인문학
김석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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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에서 배운 위로는 고도로 진화된 뇌로 인해 인간은 고민과 오작동과 다양한 정신적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나 혼자 잘못한 결과가 아니라 인간이라 그렇다는 건 조금 위로가 된다. 문제는 가령 불안이 내재적 원인으로만 심각해지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가장 사적인 고민으로 간주되다가 근래에는 여러 이유로 사회적 원인을 찾고 사회적 해법을 마련하는 가중되는 주제어이다. 늘 관심이 많고 공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조마조마하게 관리하며 산다. 이제는 일면 오랜 친구처럼도 느껴진다.

 

관련 주제를 다루는 책을 통해 배우는 일은 거의 매번 도움이 된다. 모르면 더 불안하고 알면 조금은 덜 불안하다. 그 여유가 숨 쉬기를 편하게 하고 잠시 기분을 대범하게 한다. 무슨 짓을 해도 확실한 거라고 없는 삶, 그래서 잡고 읽는 종이책을 포기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불안을 삶에 공기처럼 스며드는 필연적인 감정

! 불안은 불편한 삶의 동반자

! 불안장애나 이상심리로 규정하여 배제하려는 의학과 심리학의 관점 비판

! 불안을 다스리며 살아가는 인문학적 방법



 

불안은 질병이 아니라는 주장은 불안장애라는 호칭에 익숙한 내게 상당히 강하게 들렸다. 필요하면 복약도 하면서 당뇨처럼 고혈압처럼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학상식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개인의 특수성을 배제한 일반화된 증상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진단, 치료, 치유를 비판한다.

 

인간의 본성은 생물학적 요인뿐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여러 요인에 의해 형성되며, 개인마다 편차가 있다.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질병을 실체화하면서 이런 관점을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는 것이다. (...) 병리적인 것 역시 정상의 일종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불안을 외부로부터 내면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반갑고 도움이 된다. 언급했다시피 불안은 한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노력과 무관한 사회시스템과 변화로 야기되는 부분이 더 크다. 그래서 오히려 불안을 통해 사회문제를 진단해볼 수도 있는 것이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나와 관계를 맺는 것은 내 욕망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라캉에 따르면 욕망은 탐욕이 아니라 존재를 향한 순수정념passion이다. 주체적 치료란 소외된 욕망에서 벗어나 내 욕망을 찾는 것이다. (...) 우리가 타자에게 매달릴수록 타자의 욕망은 우리를 억압하고 소외시키기 쉽다. 진정한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나 사회에 맞추지 않고 나의 고유한 존재being를 찾고, 그것과 관계를 잘 맺는 것이다.”

 

라캉 전공자인 저자의 설명이 큰 도움이 되고 새롭게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번역과 선입견으로 어렵게 여겨 잘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 일부를 이해하게 되어 기쁘다. 자기합리화와 기만이 동시에 가능한 인간의 뇌, 라캉은 불안이 속이지 않는 유일한 정동affect’*라고 한다.

 

*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감정과 외부의 타인이 관찰할 수 있는 정서’, 그리고 신체와 무의식의 상태를 아우르는 개념

 

불안은 인간이 타자와 관계 혹은 나의 진정한 욕망을 찾고 그것과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나침반이다.”



 

나의 감정, 관계에서 느끼는 정서, 무기력, 불안, 비하 등 여러 종류의 반응을 알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솔직하다는 것은 변명보다 논리보다 나다운’ ‘고유한것이니까. 불안은 고맙게도 비극을 예방하는 경고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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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 관계적 타자 배반인문학
임지연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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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우리는 동물이 된다. 2023년은 토끼해이다. 토끼띠인 사람들은 자신의 해가 왔다고 한다. 인간의 시간을 동물로 채우고 만나는 일에 우리는 익숙하다. 자신의 동물에 대한 애정도 없지 않다. 정체성의 일부가 된 친근함과 애정을 현실 동물에게도 확장하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깝게도 현실의 우리는 생명이 아닌 주로 식재료로 동물을 만난다. 그 식재료를 더 싸게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야생동물의 거의 모든 것을 빼앗는다. 아주 자연스럽게 차별하고 혐오가 담긴 언어를 여전히 사용한다. 다른 일도 그렇지만 인간은 괴리를 잘 참은 존재다.

 

시인이 전하는 사랑이야기와 관계 맺는 방식이 진지하고 아름답고 철학적이고 윤리적이고 비판적이고 탐구적이다. 자신의 종 내부에서도 지배구조가 강고한 인간이 동물을 해방시킬 수 있을까. 새해답지 않게 우울한 요즘이라 생각이 온통 어둡다.

 

30년쯤 보니 그만 다음 세대로 넘기고만 싶었던 인간중심주의... 수명이 짧은 인간이라 생각도 좁다. 내가 그 결과를 볼 수 없다 하더라도 반드시 언젠가 그렇게 될 것이란 튼튼한 신념, 그런 것이 참 부족한 깜냥을 가졌다.

 

그래도 사랑이 더 필요하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이야기를 더 자주 만나야겠다. 심성이 몹시 못나게 거칠어지고 있다. 시인이 묻는 질문들을 함께 생각해본다.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할 것인가.

 

동물과 인간은 서로를 현실적으로 긍정하면서 둘이 함께하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출 수 있다. 그러려면 우리는 동물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한다.”



 

! 동물 보호와 동물 해방은 동물을 위한 일인가

! 지향할 새로운 인간성이란

 

실패와 성공이 오가는 소통을 통해 우리는 대화를 나누고, 그 과정에서 서로가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가끔 걸음을 멈추고 생각을 멈추고 어리둥절 혼란스럽다. 나는 어떤 현실을 살고 있는지 정말 모를 기분일 때가 많다. 문학과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평행우주가 꼭 있었으면 싶고,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일로 도망가고도 싶다.

 

우리 사회는 종차별적이기도 하지만, 성차별, 인종차별, 언어차별 등 다양한 차별을 안고 있다. 여성은 오랫동안 자연이나 동물로 비유되어왔다. 아기를 낳아 기르는 여성과 비좁은 스톨에 갇혀 새끼를 분만하고 젖을 먹이는 어미 돼지는 종을 가로지르는 교차적 지점에 있다.”

 

인간이어서 야기하는 모든 문제들과 인간들이 함께 사느라 발생하는 모든 갈등이 괴로우니 답은 인문학 혹은 인간학에서밖에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나를 찾고 내 정신을 잡아 세우는 일이 변화와 전환에 무슨 기여를 할까 싶긴 하지만. 적어도 조금이라도 덜 유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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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방
박일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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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일우의 전공이 인상적이다. ‘일제강점기 만주표상문학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전주의적 스타일의 작품을 나는 좋아하고, 잘 모르는 전통을 담은 작품은 더 좋다. 역사를 잊은 듯, 역사란 없는 듯 사는 요즘에 작가의 세계관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도 궁금했다.

 

오래 묵힌 원고들이 한 권의 책이 되면 장점이 있다. 청년, 중년, 노년의 이야기가 흐름처럼 느껴지고, 작가의 세계관의 변화도 문해력에 비례해서 감상할 수 있다. ‘흐름이라고 했지만 인간이 약속한 시간만 쉼 없이 흐르고 인간은 실은 그 약속을 못 따라가는 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엔 의례 하는 말씀인 줄 알았던 살아보니 금방이다’ ‘삶이 한순간이다하는 표현이 모두 이해되고, 당혹스러운 것은 제대로 어른이 되지 못한 나. 언제부터 어른인지를 모른 채 당황한 상태로 나이만 먹고 있다는 문득 가슴이 철렁하는 자각...

 

“5년간 회사 생활은 그야말로 얼음판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 발가락 사이사이에서 쩍쩍 소리를 내며 얼음판이 갈라지는 소리를 들었다.”


 

단편들의 공간에는 어느 시절의 나처럼 걸음을 멈추고 어리둥절한, 잠시 하던 일을 멈춘, 아직 어느 방향으로 다시 발을 내딛을지 모르는 상태의 사람들이 있다. 다시 내 시간이 째깍거리기 시작하면 그 막막함이 사라지지만 잠시 멈춤은 언제든 반복될 수도 있다.

 

빛도 안드는 음습한 방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망은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릿속에서 회오리치곤 했다. 유폐의 시간이 쌓여 갈수록 탈출의 욕망도 따라 차곡차곡 쌓여 갔다.”


 

길이라고 생각한 것이 얼음판이라거나, 열심히 살았는데 어두운 단칸방에 갇힌 상태라거나, 의도하지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떠나간 혼자인 상태라거나, 이젠 사회인으로 살아야하는데 내 자리가 없다거나, 갑작스런 사별을 겪거나, 무기력에 잠식되거나... 모르지 않고 낯설지 않은 상황들이다.

 

현실을 벗어난 몸은 이미 그의 것이 아니었다. 주위의 누군가가 뺨을 올려 치지 않았다면, 그의 의식은 산산이 날아가 버렸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구원자는 나를 방문하지 않고 대부분의 경우 선택지는 많지 않다. 견디고 서고 다시 걷거나 포기하고 끝내거나. 기회비용의 규모와 상관없이 매번 전자를 선택했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지금 여기 2023년에 도착했다.

 

떠오르는 것보다 떨어짐이 빠르다. 점점 앞이 희미해진다.”

 


여러 인간유형을 다양한 상황에서 만나는 단편 소설들은 도움이 된다. 새해라지만 새롭지 않을 듯해 두렵고 새로운 것은 낯설어서 두려운 그런 시간을 맞이하는 지금은 더욱 그렇다. 또 살아본다. 가능하면 분열되지 않고 온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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