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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한국인
장클로드 드크레센조 지음, 이소영 옮김 / 마음의숲 / 2025년 3월
평점 :
도서제공 & 주관적 견해
“(...)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당부를 덧붙이고 싶은데, 서양사람 눈에 신기한 것이 한국사람이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아무것도 아닌 걸 보고 서양사람이 의아해한다는 사실 자체가 독자 여러분한테는 외려 의아할 듯싶다.” 일러두기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과 한국인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경이로운 한국인”을 읽기 시작했다.
글을 쓴 장클로드 드크레센조 교수는 80년대부터 2018년까지 엑스마르세유 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쳤다고 한다. 지금은 아시아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는 한편 책을 쓰고 있다고 한다. 근 40년을 한국을 드나들며 가까이서 바라본 외국인이라니, 책을 읽기 전부터 흥미를 자극하는 이력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이라는 나라와의 만남을 경이라고 표현하는 드크레센조 교수는 한국인인 장인을 최초의 경이로운 한국인으로 회상하며 책을 시작한다. 말, 음식과 먹는 행위, 과거와 현재, 오지랖, 실용주의, 치열함과 느긋함, 경이로운 사람들 등 일곱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수십 가지 한국 문화 코드에 대한 단상이 실려 있다.
많이 먹으라는 식전 인사, 수십 개 친족 호칭어와 지칭어, 부정 의미에도 ‘네’라고 대답하기, 음주 시 N차, 맹독을 품은 복어를 요리해 먹기, 식당에서 두루마리 휴지 사용하기, 이른 저녁 식사 시간 등 외국인 눈으로 봤을 때 재밌거나 의아하거나 신기한 사항들과 이에 대한 나름의 배경 설명이나 프랑스와의 상황 비교가 주된 내용이다. 일러두기에 있던 드크레센조 교수의 말마따나 의외의 대상이 책에 거론된 점으로 인해 책 읽는 재미가 상당하다.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 중간에 툭툭 나와 헛웃음을 짓게 한다. 대표적으로 입 안 가득 음식을 넣고 먹는 것이 그렇다.
“한국사람들이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면 두 볼이 불룩할 때가 많다. 밥 몇 숟가락이나 고기 여러 점을 삼키지도 않은 채 계속 입안에 욱여넣는 것이다. 일상에서야 이런 모습을 봐도 새삼스럽지 않지만, 드라마에서까지 고스란히 보여줄 때는 적잖이 놀랍다. 이 같은 조급함의 이유는 무엇일까? 굶기는 밥 먹듯 하던 보릿고개 시절의 기억 때문일까? (...)” p.92
독자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고려해서인지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사안이 없었다. 대체로 재미와 자부심이 느껴졌고 다 같이 팔을 걷어붙이고 개선했으면 하는 것이 몇 가지 보였다. 한국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 학습용으로 제격인 책으로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