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지배자 - 사피엔스를 지구의 정복자로 만든 예지의 과학
토머스 서든도프 외 지음, 조은영 옮김 / 디플롯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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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책을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아카넷의 교양, 에세이 출판 브랜드인 ‘디플롯’에서 새로 나온 책이라고 해서 관심이 생겼어요. 돌이켜보면 올해에 재밌게 읽었던 책 중에 디플롯에서 나온 게 꽤 되거든요. 가장 최근에는 출판사에서 나온 “최소한의 시민”을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이번 책은 과학 분야 책이에요. 책 제목에서도 명확히 드러나듯 ‘시간’을 중심 소재로 한 책이고요. 다만 원리나 매커니즘(?) 같이 머리를 아프게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기보다도, 과거 인물이나 사례를 인용하거나, 실험의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거나, 우리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리는 생각이나 상황들이 제시되어 있어요. 덕분에 과학 분야 책을 즐겨 읽지 않았는데, 이 책은 특별하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책장을 넘길 수 있었어요.


‘미래’보다 ‘현재’에 집중해서 살아가자고 늘 다짐하는 편이었는데, “시간의 지배자” 책을 읽고선 ‘미래’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어요. 과거의 경험을 활용해서 이를 통해 배우고, 지금 살아 있는 현재를 어떻게 하면 더 충실하게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던 사람으로서, 앞날과 미래에 대한 개념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미래라는 것의 속성과 특징은 관심 대상도 아니었고요.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인간에게 무의식적으로나 의식적으로 앞날에 대한 것들은 늘 따라다닌다는 걸 깨달았어요.


분량이 조금 많다고 느낄 독자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책 말미에 한 100페이지 정도는 사진과 문헌 출처가 쓰여 있어서 실제로 본문은 3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분량 때문에 그렇게 큰 부담을 느낄 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디플롯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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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시대 지방정부 외교와 공공외교 - 전략적 소통과 지역 브랜딩의 방법과 사례
송기돈 외 지음 / 오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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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외교’라는 개념이 국내 외교 분야에서 널리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이 불과 몇 년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궁금한 마음에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외교의 일상화 정도로 생각해서 외교 업무에 종사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한 번쯤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글로컬 시대 지방정부 외교와 공공외교”는 학술 연구 결과를 모아 놓은 결과물입니다. 주로 국내 대학교 소속 연구자가 집필했고, 간간이 전 외교관과 연구소에 소속된 연구원의 이름이 포진해 있습니다. 연구자들의 소속이 정치학과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경영, 심리학, 인문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와 연관되어 있는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외교 및 정치 분야에 한해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활발한 학제간 연구가 진행된 모양입니다.


책을 통해 무엇보다도 다양한 지역, 국가에서 이루어진 공공외교 사례를 살펴볼 수 있었던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유럽연합, 스페인 지방정부, 미국 뉴욕, 벨기에 브뤼셀, 우리나라 서울, 전라북도, 제주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일본 요코하마 등 다양한 지리적 배경으로 ‘공공외교’의 현황, 양상 등을 연구한 결과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논리적 서술과 정해진 형태에 준수해 쓰인 일반적인 학술논문이기에 논문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애초에 공공외교라는 소재에 관해 더 알고자 하는 독자라면 관련 분야 전공자나 현업자이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보면서, 다양한 나라의 사례를 통해 공공외교에 대해 더욱 깊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느끼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교 강의에서도 활용하기에 적합하게 구성된 책입니다. 논문만 수록한 것이 아니라, 생각해 볼 문제나 추천 문헌까지 친절하게 실려 있습니다. 외교 분야에 종사하길 희망하는 독자라면 생각해 볼 문제에 제시된 여러 질문들을 통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도서출판 오름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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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 근대 국가를 규정할 새로운 군주의 탄생 클래식 아고라 6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김종법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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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이십일에서 만들고 있는 클래식 아고라 시리즈의 최신작 “군주론”을 읽어 보았어요. 시리즈에서 이전 책으로 나왔던 퇴계 이황의 “성학십도”도 봤었는데 아주 괜찮았어요. 문장 해설도 잘 되어 있고, 읽기 편하게 편집도 되어 있고, 양장으로 되어 있어 펼쳐 놓고 읽고 필기하기 편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국내외 고전 작품을 취급하는 국내 출판사가 많은데, “성학십도”를 계기로 북이십일의 클래식 아고라 시리즈 최신 출간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사회과학 특히 정치학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고전답게 이미 국내 출판사 여러 곳에서 번역서를 내 왔더라고요. 궁금한 마음에 온라인서점에 검색해보니 족히 열 곳은 넘는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한 “군주론”이 현재 판매되고 있었어요. 그중 북이십일의 “군주론”의 장점이 몇 가지 도드라져 보였어요.


양장

양장으로 만들어져 북이십일에서 나온 책이 읽기 편해요. 아무리 현대적 관점에서 번역하고 해설했다고 해도 원본이 집필된 때가 오래 전이기도 하고, 책 구조도 복잡해서 독자 누구에게나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닐 텐데요. 그래서 한 페이지에 오래 머물며 생각하거나 메모하면서 읽을 일이 많은 책이었어요.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책은 대체로 양장이 아니어서 이런 방식의 독서를 하기에 불편할 것 같더라고요. 반면 클래식 아고라 시리즈의 “군주론”은 책이 쫙쫙 잘 펴지고 지면 여백도 나름 충분해서 독서가 편했네요. 익숙하지 않은 서양 쪽 인명이 끊임없이 본문에 등장해서 읽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래도 표시하고 밑줄 긋는 행위가 불편하지 않게 제작되어 있어 최소한 독서 중 짜증을 느끼지는 않았어요.


이탈리아 학위 취득 연구자의 번역과 해설

이탈리아에서 대학원 학위 과정을 마친 국내 대학 소속 현직 연구자가 번역한 책인 점도 눈에 띄었어요. 서문에서 번역 및 해설가가 언급하기를, 기존에 국내에 나와 있는 번역서가 대체로 영미 계열 번역과 해설을 참고한 것과 달리 이 책은 이탈리아 학계 해석과 입장을 반영했다고 해요. 이미 “군주론”을 읽은 경험이 있는 독자에게도 기존 번역서와의 차이를 포착하며 읽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북이십일 아르테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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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행성계 미스터리 - THE MYSTERY OF EXOPLANET SYSTEMS 김종태 미스터리 시리즈
김종태 지음 / 렛츠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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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행성에 관해 책 한 권으로 간편하게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외행성계 미스터리” 책에 관심이 생겼어요. 지금까지 달, 화성, 지구를 소재로 제목도 동일하게 미스터리라는 단어를 붙여 기획한 책을 동일한 작가가 썼다고 해요. 이번 책에는 목성계(목성, 이오, 칼리스토 등), 토성계(토성, 타이탄, 디오네 등), 천왕성계(천왕성, 티타니아, 아리엘 등), 해왕성계(해왕성, 트리톤, 히포캠프 등), 행성X에 관한 내용이 나와요.


외행성 정보

목성계, 토성계, 천왕성계, 해왕성계 전반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에요. 각각의 외적 형태, 생성 및 진화, 특이성을 소재로 한 페이지에서 두 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설명되어 있어요. 엄청나게 전문적이고 깊이 파고 들어 설명하기보다도, 독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정도에서 쓰여 있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이 행성들을 속속들이 알지 못했던 저는 ‘아 그랬구나’, ‘아 그렇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읽어나갈 수 있었어요. 지구과학 분야를 좀 안다하는 독자라면 아는 내용이어서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빈약한 시각 자료

수록된 사진 수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적어도 컬러로 인쇄되었더라면 더 보기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이를 편집부가 의식했는지 일부 사진에는 qr코드가 함께 제시되어 있기는 해요. 지금처럼 흑백으로 인쇄를 하더라도, 사진과 그림 자료를 더 풍성하게 담았다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책 한 권으로 아주 간편하게 궁금했던 외행성계를 빠르게 훑어볼 수 있었어요.




*렛츠북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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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행위 - 부서지는 인간, 활자 너머의 어둠 오에 컬렉션 2
오에 겐자부로 지음, 남휘정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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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문학원에서 만드는 오에 겐자부로 컬렉션의 두 번째 번역서에요. 올해 초, 첫 번째 번역서인 “새로운 문학을 위하여”를 읽은 기억이 나서 이번에 “읽는 행위”라는 제목으로 나온 두 번째 번역서도 읽어보기로 했지요. 일본 군국주의를 비판하며 사회적 목소리를 냈던 오에 겐자부로가 본령인 문학에 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어요.


1권에서 단테, 도스도예프스키, 톨스토이 같은 작가의 작품을 예시로 활용하며 논의를 이끌어갔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2권의 “읽는 행위”에서 역시 일본 밖 작가들의 작품이 꽤 나오더라고요. 장 폴 사르트르, 존 업다이크, 프랑수아 라블레, 알랭 로브그리예, 르 클레지오 등이 집필한 작품 일부를 책에 직접인용해요. 오에 겐자부로라는 소설가의 생각과 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읽고 느낀 바를 결합한 에세이 형식의 글인 것이지요. 이때 에세이가 책 제목에서 유추 가능하듯이 활자, 독서, 읽는 행위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쓰인 것이고요.


종이 위에 쓰여 있으면 글이고 활자고 문장이고 그게 그거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던 저로서는 오에 겐자부로의 주장이 낯설게 느껴졌어요. 이런 게 모름지기 유명 문학가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일까 싶기도 했고요. “나는 일찍이 문장을 활자로 쓰기 시작할 때부터, 타인이 쓴 활자 너머의 어둠에 어떤 위험하고 긴장된 존재를 발견했다.”(p.104), “활자는 강한 산성을 띤 물질같이 인간의 육체에 작용한다.”(p.111) 등 따로 떼어 두고 보면 도통 무슨 말인지 싶기도 한 문장들이 쓰여 있기도 하고요. 


청년 시절의 오에 겐자부로가 자신의 유년기 경험이나 정치적, 사회적 상황 등 역시도 에세이 소재로 활용해요.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용감하게 드러냈던 것들이 겹쳐 보였어요. 작가가 젊은 시절부터 문학을 사회라는 바운더리 안에서 깊이 생각했음을 에세이를 통해 새삼 다시 깨달았어요.




*컬처블룸 통한 21세기문화원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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