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박하는 여자들
대니엘 래저린 지음, 김지현 옮김 / 미디어창비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대학을 입학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삶에 대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만약 느꼈다고 해도 그냥 그러려니, 그런대로 하고 살아왔던 것 같다.

하지만 대학에 오고 페미니즘을 실질적으로 접하게 되면서 정말 새로운 감각의 눈을 뜬 것 같았다.

내가 아침에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하는 순간부터가 차별의 시작점이었다는 건 정말 몰랐었다.

처음에 페미니즘을 접했을 때는 SNS로부터 주로 많은 소식을 접했고, 내 가치관을 정리해나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건 내 생각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생각을 그대로 흡수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건 그닥 좋지 못한 일이라는 것도 동시에 깨달았다.

그 이후부터는 수업을 듣고, 강의에 참고되어 있는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나만의' 생각을 쌓아가려고 노력했다.

내 생각이 윤리적으로 비난 받아 마땅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나만의' 생각이 존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박하는 여자들"에서 크게 느낀 점은 두 가지 캐릭터들이 눈에 보인다는 점이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수동적인 여성상과 능동적인 여성상이 한 작품 안에 공존하는 걸 발견했다.

작가 분께서 그렇게 의도하신 건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무래도 페미니즘을 접하게 된 이후라서 더 그 점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것도 있다.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동적인 여성상은 사실 익숙하게 느껴지긴 한다. 왜냐, 우리가 여지껏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상하다는 점이 포인트이다.

왜 여자는 주체적인 일이 어색하다고 느껴지는가부터가 문제점이고,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책은 작가가 외국 사람이라 물론 한국의 사회 현실을 세부적으로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여성으로서의 삶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결혼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크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어릴 때는 당연히 언젠가는 결혼을 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처음 대학에 들어와서는 연애는 해도 결혼은 안 한다는 모토를 가졌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여러 가지 삶의 경험들을 하다 보니 결혼이라는 게 훗날 필요해질 수도, 닥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이 책은 결혼한 삶 속에서의 여성을 보여준다.

아이를 키우는 모습, 이혼을 한 모습, 연애를 하는 모습 등 다양한 여성들의 삶을 보여주며 동시에 성생활의 흐름을 언급하기도 한다.

결혼을 실제로 내가 맞이하게 된다면 그 생활을 내가 감당하고 책임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다시금 들었다.

그리고 그 삶이 과연 내가 바란 행복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간다는 건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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