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있는 삶
정소현 지음 / 창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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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아픔이 존재했구나

역시 세상은 내가 아는 것보다 넓고, 크고, 다양하고, 무섭다.

뭔가를 계속해서 깨우쳐 갈수록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기분이 들지만, 사실 내가 아는 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다.

나는 유복하게 살아온 편인가,에 대해서 계속해서 고민하게 된다.

이 책에는 누구나 겪어봤을, 겪고 있는, 겪을지도 모르는 아픔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어떠한 약물이나 진단으로 치료될 수 없는 마음의 아픔.

세상을 살다보면 '왜 나에게?'라는 질문이 던져질 수밖에 없는 일들이 일어나곤 하는데

해당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나 자신,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럴 때 세상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아니 사실 그보다도 내 자신에게 맞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매우 아프고 공허하게 이어나가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뭔가를 뚜렷하게 말해주거나 설명해주진 않지만, 감정적으로 많은 여운을 준 책.


삶을 살아가는 방법

요즘 나는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거나 주변에서 들려오는 아픈 죽음들.

또는 내 눈과 코와 귀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가는 증거들. 이는 매우 아프다.

키보드로 쳐서 기록으로 남기는 것조차 슬픔이 될 것 같은 증거들.

엄마는 나이를 먹는다는 게 그다지 슬픈 일만은 아니라고 했지만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은 굉장히, 무진장 슬퍼보인다.

늙어간다는 것 자체만으로 짠해지는 걸 나는 부정하고 싶고, 내 세대에서는 늙음이 조금은 다른 의미로 변질되었으면 한다.

지금은 어떠한 상황이 닥쳤을 때, 매우 힘들고 고단하게 느끼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그것도 다 지나가려니 하면서 받아들이게 될 것만 같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는 것처럼. 예를 들면 사랑?

모든 건 변하지 않는다고 자부해서도 안 된다. 모든지 형태가 아니더라도 그 내부는 변하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나는 내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세상의 아픔과 좌절, 권태 앞에서 자연스럽게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하길 바란다.

세상에는 뉴스에 보도되고, 내가 겪고 들은 것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상실과 고통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내용을 담담한 문체로 써내려간 정소현 작가님이 대단하는 생각도 들었다.

1인칭 관점이지만 마치 제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듯한 문체는 내 마음을 텅 비게 만드는 데 한 몫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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