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거나 주변에서 들려오는 아픈 죽음들.
또는 내 눈과 코와 귀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가는 증거들. 이는 매우 아프다.
키보드로 쳐서 기록으로 남기는 것조차 슬픔이 될 것 같은 증거들.
엄마는 나이를 먹는다는 게 그다지 슬픈 일만은 아니라고 했지만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은 굉장히, 무진장 슬퍼보인다.
늙어간다는 것 자체만으로 짠해지는 걸 나는 부정하고 싶고, 내 세대에서는 늙음이 조금은 다른 의미로 변질되었으면 한다.
지금은 어떠한 상황이 닥쳤을 때, 매우 힘들고 고단하게 느끼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그것도 다 지나가려니 하면서 받아들이게 될 것만 같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는 것처럼. 예를 들면 사랑?
모든 건 변하지 않는다고 자부해서도 안 된다. 모든지 형태가 아니더라도 그 내부는 변하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나는 내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세상의 아픔과 좌절, 권태 앞에서 자연스럽게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하길 바란다.
세상에는 뉴스에 보도되고, 내가 겪고 들은 것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상실과 고통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내용을 담담한 문체로 써내려간 정소현 작가님이 대단하는 생각도 들었다.
1인칭 관점이지만 마치 제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듯한 문체는 내 마음을 텅 비게 만드는 데 한 몫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