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보는 기술 - 명화의 구조를 읽는 법
아키타 마사코 지음, 이연식 옮김 / 까치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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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문학, 영화 예술에서 명작이라고 일컬어지는 작품들은 형식과 구조에서도 일급이라고 평가받는다. 그림에서 색깔, 역사적 배경만 이해하던 나에게는, 명화의 구조와 이를 읽는 법을 알려주는 이 책은 정말 필요했던 책이다. 얼른 다른 그림을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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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역사 - 책과 독서, 인류의 끝없는 갈망과 독서 편력의 서사시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정명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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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망구엘의 지식 속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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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이 책에 대해서는 차보람 교수의 해설, 김진혁 교수(<신학의 영토들> 참고)와 이종태 교수의 꼼꼼하고 예리한 서평들이 있으므로, 서평을 쓰는 대신 대신에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 두 권을 소개하려 한다.

*이종태 "'빈 무덤'이라는 격노"

링크 https://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303116

첫 번째는 마크 래리모어의 <욥기와 만나다>(강성윤 옮김, 비아)이다. <욥기와 만나다>는 욥기의 해석사 또는 욥기의 사상사라고 할 수 있는 책으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욥기가 어떻게 수용되고 영향을 미쳤는지를 다루었다.



이 책을 추천한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바다의 문들>이 욥기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바다의 문'이라는 제목 자체가 욥기 38장 8절에서 차용했다는 것 이외에도 <바다의 문들>의 구조가 욥기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 욥기에서는 욥의 고통이 먼저 있고, 욥과 세 친구의 대화가 이어지며, 엘리후의 일방적 연설을 거쳐 하느님과 욥의 대화로 마무리된다. <바다의 문들>은 먼저 인도양 쓰나미라는 재난을 묘사한다. 그에 이어 욥의 세 친구와 대응시킬 수 있는 잘못된 신정론에 대한 저자의 논박, 형식상 엘리후의 연설과 대응되는 저자의 신학적 주장이 있고, 책의 마지막을 "그때에 옥좌에 앉으신 분을 말씀하실 것이다. 보아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라는 문장이 장식한다. 하트의 책을 통해서 <욥기>를 이해하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둘째 <욥기와 만나다>를 통해 사상가들이 욥기를 전유하여 인간의 고통, 세상의 본질, 신과 인간 등을 어떻게 해석하고 설명했는지를 접할 수 있다. 그레고리우스, 마이모니데스, 토마스 아퀴나스, 칼뱅 등의 주장을 읽고 데이비드 벤틀리 하트를 비교해보는 것도 <바다의 문들>을 더 풍부하게 읽을 수 있는 방식이겠다.



또 다른 책은 유대교 출신 성서학자 존 D. 레벤슨의 <하나님의 창조와 악의 잔존>(홍국평 외, 새물결플러스)이다. 이 책은 유대교적 신정론이라고 할 수 있다. '악의 문제'는 선한 신이 악이 발생하는 세상을 창조한 이유와 이어지기에, 필연적으로 '창조론'의 문제와 엮일 수밖에 없다.


레벤슨은 유대교와 다른 고대 자료를 통해 해석한 창조기사는 기독교인에게는 상당히 이질적이고 충격적이다. 창조는 '무'가 아니라 혼돈과 무질서에서 시작되었다. 태고의 혼돈이 창조 이전에 이미 있었으며, 창조 과정에서 이 혼돈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억제되고 제한되었을 뿐이다. 레벤슨이 그리는 창조의 드라마는 하느님이 악과 끊임없이 투쟁하는 이야기이며, 그 드라마는 인간의 순종을 통해 완성된다. "고난 당하는 자가 원하는 것은 '설명'이 아니라 '처방'이다." 고난의 원인이나 악의 기원은 인간이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인간은 세계에 잔존한 악을 인정하고 하느님에 대한 제의를 통해 악과 치열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



레벤슨의 생각과 하트의 생각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하트는 악이 선의 부재라고 보는 데 반해, 레벤슨은 비실재를 악과 동일시하는 것을 비판한다. 이런 차이가 있음에도, 악의 문제에 관해 유대교 배경의 성서신학자와 정교회 배경의 신학자의 주장이 공명하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고, 같은 주제를 바라보는 다른 관점도 획득할지도 모르겠다.. 근데 레벤슨의 책은 <욥기와 만나다>와 달리 학술서적이라 저자의 논의를 따라가려면 구약학에 대한 기본 지식은 갖추어야 한다. (이에 대해 그나마 저항감을 덜 느끼면서 읽을 만한 책이 <성서의 형성>이나 <문학으로서의 성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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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읽은 책 중 꼽은 책 11권 (해외 서적은 제외. 순서는 저자 이름 순)

  1. C.S.루이스, <네 가지 사랑> - 사랑을 애정 우정 에로스 자비로 나눠서 설명한 것도 신선했고 영감을 많이 준다. 이런 책의 장점은 다른 책 읽을 때 도움이 된다는 것.

  2. 강유원 <플라톤, 현실국가를 캐묻다> - 이 책을 읽고 나면 플라톤에 대한 낡고 부정확한 설명을 분별하는 눈을 기를 수 있다.

  3.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세프> - 시간 관리의 중요성과 방법을 생각할 수 있던 책. 한 번쯤은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

  4. 로완 윌리엄스 <신뢰하는 삶> - <순전한 기독교>류의 기독교 입문서. 신경의 순서를 따라 기독교 신앙의 내용을 해설한다. 기독교 서적을 안 읽은 것이 아님에도 새롭게 깨달은 것이 많았다.

  5. 마이클 왈저, <출애굽과 혁명> - 신학적 테제는 배제하고 정치학/정치사상적으로 출애굽기를 독해한 책

  6. 매리 비어드 <고전에 맞서며> - 전문가의 서평은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있었던 서평집이다. 서평이지만, 그 자체로 고대사 공부가 된다.

  7. 매슈 레이놀즈 <번역> - 번역 이론에 대해 눈을 뜨게 해준 책이다. 이런 책을 두 세 번 반복해서 읽으면 공부의 질이 올라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8. 야로슬라프 펠리칸 <성서, 역사와 만나다> - 아무에게나 관성적으로 붙는 '최고'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은 최고의 교회사 연구가 펠리칸이 쓴 성서의 역사. 유대교, 정교회, 가톨릭, 개신교를 아우르는 성서의 역사를 쓰는 대가의 솜씨에 감탄 또 감탄.

  9. 조엘 모키르 <성장의 문화> - 문화에 대한 유용한 정의와 함께 풍부한 통찰로 가득한 경제사 책.

  10. 크리스토퍼 클라크, <몽유병자들> - 큰 시야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세밀하게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복잡한 유럽의 국제관계를 분석한 역작. 역자의 매끄러운 번역도 일품

  11. 한승태 <고기로 태어나서> - 공장제 축산업의 문제는 개개인의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이며 시스템을 고치지 않으며 채식주의자들의 고결한 이상도 도로묵이라는 점을 생각할 수 있었다. 이 책 읽고 한동안 고기 먹기가 꺼려졌다.
















이름만이라도 적어보는 아쉽게 떨어진 책들 11권

C.S.루이스 <오독>

강유원 <에로스를 찾아서>

김진혁 <신학의 영토들>

로완 윌리엄스 <상처 입은 앎>

리처드 왓모어 <지성사란 무엇인가>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나의 인생>

마이클 왈저 <성도들이 일으킨 혁명>

마이클 하워드 <유럽사 속의 전쟁>

이강룡 <과학의 위로>

존 던 <민주주의의 수수께끼>

테리 이글턴 <반대자의 초상>




-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좋았던 영화들 10편

  1. 스티븐 스필버그 <파벨만스>

  2. 고레에다 히로카즈 <괴물>

  3. 크리스토퍼 놀란 <오펜하이머>

  4. 마틴 스콜세이지 <플라워 킬링 문>

  5. 미야자키 하야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6. 데이미언 샤젤 <바빌론>

  7. 웨스 앤더슨 <애스터로이드 시티>

  8. 김지운 <거미집>

  9. 류승완 <밀수>

  10. 김성수 <서울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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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3-12-07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에 띄는 책이 이강룡의 <과학의 위로>입니다.
읽고싶은데 어떠셨는지요?

Redman 2023-12-07 20:18   좋아요 1 | URL
이강룡 선생님 책은 신뢰하고 읽을 수 있습니다! 기본 개념이 잘 잡혀 있고 쉽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뒤에 저자가 읽은 책들 리스트부터 읽는 걸 추천합니담
 
일본 사회 일본 문화 - 동경대 특별 강좌
이토 아비토 지음, 임경택 옮김 / 소와당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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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대신에 이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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