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계급사회 우리시대의 논리 11
손낙구 지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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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고 있는 책 중에 낸시 피어시라는 사람이 쓴 <완전한 진리>라는 책이 있다. 이제 1부를 다 읽은 참이지만, 정말 좋은 책이라는 확신이 든다. 한국어판 서문 첫문장부터 내 마음에 들었다. “그리스도인은 각 시대마다 성경의 영원한 진리를 참신한 방식으로 전파할 소명을 받은 자들이다.”(p.29) 1부에서 저자는 기독교인의 신앙이 개인의 내면, 교회 내부에서만 머물고 세상에 전혀 효력을 미치지 못하는 괴리를 비판한다. 저자는 복음의 영역이 일요일 예배 시간으로 축소되어서는 안 되고 삶의 전 영역, 사회 전 영역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성경의 메시지는 종교교회생활이라는 딱지가 붙은 삶의 일부와 관련된 것이 아니다. 창조-타락-구속은 창조된 모든 실재의 본성을 형성하는 거대한 사건들을 묘사하는 것이다. 그 범위는 우주적이다.”(p.187)

 

낸시 피어시의 고언을 응용해서 받아들인다면, 한국에 사는 기독교인은 신앙 서적 못지않게 한국 사회의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책도 필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 그것을 기독교 신앙의 렌즈를 통해 해석해보는 것이다. 그런데 진단의 작업은 혼자서 하기 쉽지 않으니, 다른 이들의 작업을 빌려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손낙구의 <부동산 계급사회>는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이 말하듯이 “‘부동산이라는 키워드로 한국 사회를 분석한 것이자, 대한민국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하나의 종합 보고서이다. 저자는 국회의원 보좌관이라는 이점을 활용하여 부동산 관련 자료를 최대한 섭렵하여 이 책을 저술하였다.

 

이 책의 핵심 주장은 제1부동산, 무엇이 왜 문제인가’, 6대안을 찾아서’, 그리고 책을 마무리하며에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꼼꼼히 읽어야 할 부분은 한국의 기형적 부동산 구조의 양상과 원인을 분석한 제1장이다.

 

저자가 말하는 한국 부동산의 문제는 크게, 1) 너무 빠른 가격 상승률, 2) 그에 따른 지나치게 높은 가격, 3) 일부 부유층의 부동산 독점 등이다. 부동산의 가격은 오르지만, 부의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은 소수만이 가져간다. 그리하여 몇십 채, 많게는 1,000채 이상도 소유한 부동산 재벌이 있는 반면에, 반대편에서는 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허름한 집에서, 심지어는 그런 집도 없이 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부는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고 자식 세대로 대물림된다. 부동산은 한국 사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생산해낸다. 결국 부동산 재산 정도, 부의 편중도에 따라 삶의 질, 학력, 생활세계, 정치의식까지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계급사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떻게든 돈을 벌어 부동산에 투자한다. 다르게 말해, 부동산은 한국 불평등 문제의 핵심이며, 한국인의 욕망과 절망이 담겨 있다.

 

여기에 부동산 재벌, 정치인, 보수언론, 일부 학자까지 가세하여 투기를 조장하고 부동산 가격을 높이는 장치와 시스템을 유지시킨다. 그러나 저자가 봤을 때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헌법과 법률에서 확립된 사유재산권 절대주의이다. 이로 인해 토지와 주택은 상품화되고, 소수가 땅을 독차지하여 재산증식을 위한 투기 수단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사유재산 절대주의라고 저자는 분석했기 때문에, 저자가 내놓는 해결책은 급진적인 토지 공유화이다. 토지에 대한 관념 자체를 바꾸자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다른 대안들도 주장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해결책은 토지공개념에 기초한 토지 공유화이다.

 

사실 레위기의 희년을 떠올리면, 저자의 주장은 기독교에 그렇게 낯선 이야기는 아니다. ‘희년의 정신은 성경의 가르침과 하나님의 공의에 입각하여 토지정의를 세우려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가난하고 억압된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려는 것이다. ‘사유재산을 신처럼 떠받드는 사회에 사는 기독교인으로서 희년의 원리와 정신을 사유하고, 이를 어떻게 회복하고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은 의미 있는 활동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처음에 인용했던 낸시 피어시의 말을 다시 봐보자. “그리스도인은 각 시대마다 성경의 영원한 진리를 참신한 방식으로 전파할 소명을 받은 자들이다.”

(희년 사상과 한국의 상황을 연결하는 시도는, 김회권, 김근주 외, <희년>, 홍성사 참조)

 

2008년에 출간되어 시간이 좀 지난 책이니, 이 책을 좀더 의미 있게 읽기 위해서 독자가 현재의 데이터를 찾아서 13년의 시차를 메워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기는 하다. 그리고 외국 사례 분석도 단순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그때까지의 다양한 통계 자료가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어 자료용으로 써도 좋고, 저자의 문제의식이 아직 유효하여 읽어볼 가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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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2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김민우 2021-08-12 22:54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 얼마 전에 구매해서 읽었습니다 좋은 책이었습니다

서니데이 2021-09-10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김민우 2021-09-10 19:0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초딩 2021-09-11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관왕 축하드립니다~
ㅎㅎㅎ 좋은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