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아플까 - 몸과 마음의 관계로 읽는 질병의 심리학
대리언 리더 & 데이비드 코필드 지음, 배성민 옮김, 윤태욱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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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정신이 육체에 미치는 영향이 분석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때때로 팔에 마비가 오는 것은 자신의 잘못을 벌하기 위한 정신의 작용이다. 누군가 범접하지 말하야 할 이에게 욕망을 느껴 더듬고 만진 일이 있다고 하자. 또 그는 자신의 행위에 치명적인 죄책감을 느끼고 그 일을 잊고 싶어한다고 하자. 그에게 가끔씩 팔에 마비가 온다. 당시의 비슷한 느낌이나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있으면, 그 행위를 벌인 자신의 팔에게 벌을 가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신은 육체의 질병에 영향을 준다. 이 책은 정신분석학의 성과를 통해 육체의 질병을 분석하는 책이다. 프로이트 시절보다 더 과학적인 분석을 한다.

 

프로이트 이후, 눈부신 의학의 발달로 인해 신경과에서는 프로이트가 연구했던 증상들을 간단하게 약물을 처방하여 치료하곤 했다. 그러나 약물 치료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당장 증상을 눈앞에서 없애주기는 하지만, 원인을 치료해 주지는 않았다. 그러다 보니 금새 재발하곤 했으며, 환자는 다시 약물을 찾다가 약물 중독이 되기도 했다. 최근 의학계의 일부는 다시 프로이트를 배우고 있다. 물론 주류 의학계는 언제나처럼 별로 관심이 없다.

 

이 책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오늘날 의학을 결합시켜 정신-신체 의학을 주창한다. 그 핵심 주장은 다음과 같다.

 

"주요 질병 가운데 오직 마음의 문제 때문에 걸리는 병은 하나도 없다. 마음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난 질병도 없다. 결국 몸과 마음은 잠재적으로 얽혀 있다."(16쪽)

 

즉 이 책은 정신과 육체라는 두 개의 영역에서 이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그에 따라 어떠한 질병이 발병하는지를 규명하고자 한다. 일상의 경험에 비춰보면 이해가 쉽다. 우리는 마음이 아프거나 감정적으로 고통을 겪으면 바이러스에 훨씬 쉽게 감염되는 것을 경험하곤 한다. 실직을 하거나 인간관계가 파탄날 때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그런 경험을 한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위장에 헬리코박터 균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이 모두 위염이나 궤양에 걸리지는 않는다. 오늘날 의학은 단지 병의 원인을 외부의 침입으로 선명하게 설명하려 하지만, 분명 그것만으로는 만족할만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 책은 오늘날 의학이 설명하는 박테리아 모형은 사실 중세 시대에 악마가 병을 가져온다는 생각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악마가 과학의 옷을 입고 다시 나타난 것이 세균이다. 그에 비해 정신-신체 의학은 정신과 신체를 구분되는 실체로 보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정신과 신체가 함께 작용하는 질병에 관해 흥미로운 사례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을 때마다 같은 달에 예약한다고 한다. 심지어 몇 년간 병원을 찾지 않았더라도 환자들이 다시 의사를 찾을 일이 있으면 예전에 방문했던 날짜에 병원을 찾는다.

 

그것을 세심하게 조사해보면, 그날이 배우자와 사별한 날이거나 충격적 사건이 있었던 날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의식되는 기억 대신에 신체 증상이 그 사건을 기념하는 것이다. 이른바 '추모일 반응'이다.

 

남성들은 아버지의 기일에 자주 병에 걸리고, 여성들은 특정한 나이가 되었을 때 아픈 경우가 많다고도 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어머니가 60세였다면, 딸도 그 나이가 되었을 때 병에 걸린다.

 

이런 경우도 있다. 어떤 사람이 초기의 상실 체험을 대체하거나 보상받기 위해 다른 사람과 사귄다. 그런데 관계가 깨지거나 힘들어지면 그는 초기 상실 체험으로 다시 굴러 떨어진다.

 

그동안 프로이트 이후 정신신체 의학과 관련해 꽤 많은 연구 작업들이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게 되었다. 대단히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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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문학 오디세이 - 유럽문학을 읽다!! 고전에서 현대작품까지
김정자 지음 / 작가와비평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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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문학 오디세이>는 목포대 교수인 김정자 저자가 고전 문학 작품들을 읽고 이해한 것을 풀어낸 강의록이자 독서록이다. 간단히 말해, 명작 해설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홀로 고전 문학 작품들을 읽고 나서 개인의 감상을 보완하거나 하고 싶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다.
 

나에게 이 책은 그동안 읽었던 고전 작품들을 떠올리면서 다시 감상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고, 아직 읽지 못한 작품들을 소개받는 시간을 주었다.

 

이 책에는 게르만 신화와 중세문학 작품에 대한 소개가 맛깔났다. <트리스탄>은 바그너의 오페라가 유명해 스토리를 익히 알고 있었다. 이 작품이 독일 특유의 낭만적 사랑의 원형을 이루며, 죽음에의 도취 경향을 보여 준다. 이 책은 <트리스탄>에서 이 세상에서 맺어지지 못하고 죽어서야 합일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서양 문학에 많은 모티브를 제공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이 그렇다.

 

<트리스탄>이 보통 중세 작품이기 때문에 기사문학으로 분류되는데, 중세의 서사시들이 즐겨 취급하는 기사의 모험이나 신앙 문제를 다루지 않고 오직 사랑만을 다뤄 특색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트리스탄>이 중세 최고의 연애서사시라고 한다. 이 작품은 그 미칠 정도로 끌려 드는 사랑의 강렬함이 잘 그려져 있기 때문에 그런 평가가 충분히 어울린다.

 

아서왕 전설이 혼합되어 있는 중세 문학 <파르지팔>에 대한 설명도 흥미로웠다. 성배를 찾기 위한 여행에서 자아를 찾는 성찰의 여정이 함께 그리ㅕ져 완성된 인격을 추구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서, 이 작품은 파르치발의 성장 발전에 관한 이야기로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이른바 성장 소설의 개념이 생겨났다고 한다.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토마스 만의 <마의 산>, 헤세의 <데미안> 등 독일의 찬란한 성장 소설의 맥을 생각해 보면, <파르지팔>이 성장 소설의 효시로서 매우 커 보이지 않을 수 없다.

 

<햄릿>에 대한 설명도 흥미를 끌었다. 저자는 르네상스인 세익스피어가 인생의 복잡한 문제인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성찰함으로써 근대적 회의주의자로 햄릿을 그렸다고 분석한다. 확고한 신적 믿음과 인간적인 세상에 대한 기대 사이에서 흔들리는 르네상스 시대의 시대 감정, 즉 회의주의자의 번민이라는 분석이다. 공감이 간다.

 

이렇듯 이 책은 고전 작품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교수로서 개인의 독서록이라는 말에 어울리려면, 더 많은 저자만의 독자적인 감상과 깊이 있는 해설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고전 문학 작품들을 다시 떠올리고 작품 이해의 눈을 높이는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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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멈출 수 없는 상상의 유혹 상상에 빠진 인문학 시리즈
허정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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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은 문명의 시작과 함께 끊임없이 상상의 대상이 되어왔고, 또한 상상력의 원동력 자체였다." (서문에서)

 

놀랍도록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이 책은 마치 인간의 본원적 특성이 상상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수많은 예술 작품과 각종 신화, 문학 작품은 물론이고, 고대의 과학 기술부터 최신 과학 기술까지, 그리고 플라톤의 <향연>, 동양 고전 <회남자>, <열자>, <포박자>, <황제내경> 등이 얼마나 상상을 담고 있는며 또 그것들이 상상에서 시작된 것인지 보여 준다.  

 

인간은 결핍의 존재다. 그래서 인간은 영원히 욕망한다. 상상력은 바로 욕망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상상에 빠진 인문학'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몸을 주제로 상상력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살펴본다. 몸은 상상력의 통로이자 창고이며, 상상력의 원천이자 질료이기에 더욱 흥미로운 주제일 수밖에 없다.

 

우선, 예술이야 당연히 상상력의 최전선에 있다는 것을 누구나 수긍할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수많은 예술 작품들 속에서 몸에 대한 상상력이 어떻게 펼쳐졌는지 살펴본다. 그러나 그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의 특별한 매력은 과학 기술이야말로 몸에 대한 상상력에서 나왔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데에 있다. 얼핏 생각하기에 과학 기술은 수학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상상력과 관계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과학 기술이야말로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 책은 인간이 욕망하고 상상하지 않았다면 많은 과학 기술, 기계 등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특히 최신 과학 기술을 이끌어낸 상상력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덕분에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최신 과학 기술도 상당히 접할 수 있다. 저자는 나아가 21세기는 더욱 적극적으로 상상력이 과학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한다.

 

1.

이 책이 분석하는 사례들을 살펴보자. 먼저 해부학. 이 책은 해부학이 몸 안을 보고싶은 욕망에서 시작되었다고 설명한다. 안을 볼 수 없기에 숱한 상상력을 불러왔고, 그 욕망과 상상력은 결국 해부학으로 이어졌다. 동서양의 해부도를 보며 몸을 통해 우주를 상상하는 방식까지 살펴본다.

 

현미경을 통해 생명체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은 예술에도 영향을 주었다. 생명체의 미시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이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것이다. 예를 들면, 칸딘스키의 <관계>라는 작품은 미생물들을 연상시키는 형상을 추상적으로 그려놓았다.

 

달리의 경우도 흥미롭다. 달리는 DNA 이중 나선 구조에 관한 논문을 읽고서 <나비 풍경>이라는 작품을 그렸다. 그림에는 나비가 이끄는 방울다발이 등장하는데, 누가 봐도 DNA 이중 나선 구조임을 알 수 있다. 달리의 <나비 풍경>은 DNA로부터 생명의 욕망을 읽어내고 있다.

 

결국, 이 책은 과학자와 예술가가 자연과 생명현상의 보이지 않는 징후들을 상상하고 모험을 감행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며 협업을 해왔다고 정리한다.

 

2.

몸에 대한 상상력은 몸을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과 떨어질 수 없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몸을 벗어나 다른 몸을 상상해 왔다. 분신, 유체 이탈, 초상화, 가면, 아바타, 로봇 등이 그러한 욕망에서 나온 상상의 결과물이다.

 

신화는 언제나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반영한다. 이 책은 신화에서 몸에 대한 다양한 상상을 뽑아온다. 힌두교 신화에서 분신에 대한 상상력을 읽는다. <홍길동전>, <전우치전>, <서유기>에서도 분신에 대한 상상력을 읽어낸다. 때로 도교 수련법을 담은 <태을금화종지>에서 DNA 복제인간에 대한 상상력을 읽어내기도 하는데, 무척 흥미롭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로봇 또한 인간이 분신을 만들려는 상상력의 산물이며, 초상화는 인간의 영원한 삶에 대한 욕망의 투사물이며, 가면은 자신의 몸을 다른 몸으로 상상하는 원초적인 예라고 분석한다.

 

3.

인류의 모든 과학 기술은 욕망에서 출발해 상상력과 깊은 관련을 지니며 발달했다. 신화가 인간의 오랜 욕망과 상상력의 원형을 보여주듯이, 21세기 최첨단 과학 기술도 인간의 상상력 속에서 오랜 기간 욕망의 대상이었던 것들이다. 유전공학 기술도 이미 신화 속에서 상상되었으며, 나노 기술에서 꿈꾸는 것들도 이미 연금술에서 실험되었다. 기계는 상상력의 세계와 무관하지 않다. 둘은 오히려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사이다.

 

특히나 오늘날에는 몸의 경계를 해체하는 수준까지 나아가고 있다. 인간은 이미 너무도 기계적인 존재이고, 기계는 이미 너무나 인간적이다. 몸에 대한 상상력이 로봇, 안드로이드, 사이보그에 이르는 것을 살펴보는 이 부분은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먼저 초현실주의 미술 작품이 역사상 유래없는 몸에 대한 상상을 보여 주었다는 것에 주목한다. 달리의 그림에서는 경계로부터 자유로운 몸이 동물, 식물, 광물 등 낯선 것들과 혼합된다. 몸의 경계를 허물며 자연물과 콜라주된다. 초현실주의에서 몸은 모든 경계들이 뒤섞이고 융합되는 새로운 상상력의 장이다.

 

기계 또한 이질적인 것들의 이종교배적 상상력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사이보그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아니다. 인간의 신체는, 인간의 뇌는 이미 기계와 하나가 되어 함께 움직인다. 예를 들면, 자전거를 타는 신체는 이미 사이보그다. 뇌는 자전거와 신체를 하나로 인식해 움직인다.

 

기계와 인간의 이종교배는 이미 시작되었다. 21세기는 그것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 책은 '포스트 휴먼'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선포한다. 그것은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해제되는 시대다. 즉 핸드폰, 자동차, 컴퓨터가 인간의 신체를 구성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이미 사이보그다.

 

이 책은 고전을 풍부한 상상력이 담긴 텍스트로 새롭게 읽어내는 미덕도 보여 준다. 상상하는 인간의 출현을 선포하는 무척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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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인생을 바꾼다
사이토 가오루 지음, 이서연 옮김 / 디자인이음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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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인생을 바꾼다>는 패션 감각을 키우는 것부터 시작해서 패션에 대한 철학까지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정장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보자. 저자는 정장은 사람 안에 숨어 있는 능력을 드러내는 옷이라고 본다. 특히 사무실이나 거리에서 보는 정장 차림은 그 사람이 유능한 여자인지 아닌지, 근사한 여자인지 아닌지를 분간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다고 한다. 아무리 몸매가 빼어나더라도 능력이 없으면 어울리지 않는 옷이 정장이란다. 그 정도로 까다로운 옷이 바로 정장이며, 정장에는 능력이 필수 조건이라고 한다. 정말 크게 공감 가는 말이다. 졸업식 때 입는 정장은 뭔가 어색하지 않던가. 사회경험이 있는 있어야 그럴듯하게 소화하는 옷이다.

 

옷에는 지적인 능력이 훤히 드러난다고도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지나치게 멋을 부리는 것에 대해서도 경계한다. 외모에만 신경을 쓰는 한가한 여자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생각 없는 여자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여자는 모든 패션을 무의식적으로 돈으로 환산하려고 하지만, 남자는 패션을 통해서 여자의 내면을 분석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관련해서 하이힐에 대한 얘기도 흥미롭다. 만약 가느다란 힐로도 유능하게 보인다면 그야말로 고수라고 한다. 경력이 쌓일수록 가느다란 힐은 치장이 아니라 프로의 향기를 빚어낸다. 따라서 힐은 멋진 소품이라고 한다. 스타일은 옷이 아니라 소품에서 나온다는 조언도 새겨둘만 하다.

 

실제로 패션 감각을 키우는 조언도 쏠쏠하다. 저자는 거울을 충분히 활용하라고 한다. 거울 앞에서 그저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비교'를 하라고 한다. 전신거울 앞에서 2벌이나 3벌을 입어보면서 비교하라고 한다. 끊임없는 비교가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이끈다.

 

잡지의 스타일을 통째로 모방해 보라는 조언도 챙겨야 할 것 같다. 패션 잡지에서 추천하는 코디네이션을 그대로 모방하라고 한다.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적다. 그대로 베껴도 사진 속 모델처럼 스타일이 살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구하기 힘든 액서서리를 뺀다든가 힐의 폭을 넓힌다든가 적당히 타협하면 효과는 반으로 준다. 그러면 모방하는 의미가 없어진다. 그러므로 사진과 같은 완성도를 목표로 똑같이 따라해 보라고 충고한다. 그러면 패션 감각이 몰라볼 정도로 달라질 것이라 한다.

 

가슴에 와 닿는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존재 자체가 이목을 끄는 사람은 아무리 평범한 옷을 입어도 돋보인다는 말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결국 옷이란 인격, 능력을 보여 주는 것이지 그것을 넘어서는 것은 아닌 것이다.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이, 조그마한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까지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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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 재테크 - 결혼 준비부터 결혼 5년 차까지 돈 모으는 쏠쏠한 재미
류재운.허영미 지음 / 넥서스BIZ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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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가 좋은 책이다. 요즘 정말 많은 재테크 관련 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소설 형식을 빌어 갓 결혼할 신혼을 위한 맞춤 재테크 책은 처음인 거 같다.

 

주인공인 현명희와 최당찬은 곧 결혼을 앞둔 연인이다. 이들은 결혼식 준비부터 살집 마련까지 만만치 않은 비용과 복잡함에, 선배이자 재테크 여왕인 야무진과 그의 남편 오강철을 멘토로 삼아 돈 관리 방법을 밑바닥부터 배워간다. 이 책은 신혼부부인 주인공들을 통해 신혼 초 재테크 방법과 장기적인 관리까지 꼼꼼하게 알려준다.

 

목표를 잡아 내집마련, 노후대비, 안심예비인 보험, 자녀장래금, 투자와 긴급예비금을 위한 여섯 개의 주머니를 만들라고 한다. 돈을 모으는 이유와 방법까지 설명이 잘 나와 있다. 중간중간에 기본적인 보험정보와 펀드와 주식, 경매, 연말정산과 전기세까지 정말 깨알같은 재테크 상식과 정보들이 나온다. 결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꽤 도움이 될거 같다. 축의금 대신으로 선물할까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조금 답답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과거로 회귀하는거 같다. 60~70년대 허리띠를 졸라매며 아끼고 아꼈던 시절이다. 책에선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TV 시청을 자제하고 채널도 자주 돌리지 말며, 춥지만 집안에서 패딩을 입으며 견디라고 말한다. 3년후 최소 2억을 모아 20평 아파트로 이사하고 30년 동안 10억을 모으려면 아끼고 또 아껴야한다. 이것도 맞벌이를 해야만 가능한 이야기다. 아이를 낳으면 끝이다.

 

돈을 목적으로 하는 인생이 꼭 그 모습이다. 그것은 자신의 삶을 배신하고 돈을 얻는 꼴이다. 결국, 가치관, 인생 철학이 없는 것이 이 책의 큰 아쉬움이다. 삶의 의미까지 고려하는 재테크 책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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