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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에이미 벤더 지음, 황근하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스러운 소설이 있다. 주인공 때문도 아니고 화자의 말투 때문도 아니고 작가 때문도 아니고 더더군다나 이야기의 엔딩 때문도 아닌, 소설 전체. 작품 하나 전체로서, 실존으로서 사랑스럽다 라고 느껴지는 소설들이 내게는 있다. 꽤 오래 전 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을 읽었을 때, 처음엔 잘 몰랐었지만 그건 확실히 사랑스러운 작품이란 것을 나중에 느끼게 된 이후, 그 이후로 나는 종종 사랑스러운 소설들을 만나게 되었다. <<책도둑>>과 <<건지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길버트 그레이프>> 같은 작품들이 그런 소설들이다. 여기에 한 권을 더해야 할 것 같다. 바로 이 작품.
로즈(주인공)가 엄마와 아빠와 오빠와 대화할 때, 진심과 겉모습, 알지 못하는 것과 아는 것 사이에서, 마치 짝사랑하는 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바로 그러한 때, 로즈의 ‘시선’이 닿은 것들을 주의 깊게 본다면 아마도 호흡이 조금은 길어짐을 깊어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빠지게 될 것이다.
‘The particular sadness of lemon cake’
원제목의 ‘particular’라는 단어가 정말 마음에 든다. 이 형용사가 실은 이 작품에 대해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special’이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