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 학교 아이들 라임 청소년 문학 55
브리기테 블로벨 지음, 전은경 옮김 / 라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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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속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는 여자 아이는 실타래로 얽혀있는 휴대폰을 들고 의자에 앉아 있다. 책을 다 읽고 표지를 다시 보니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점점 갈수록 학교폭력의 정도가 심해지고, 교묘해진다고 한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지내다보면 마음이 안맞기도 하고, 때로는 다투기도 한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없는 괴롭힘은 당사자에게는 정말 고통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대면하지 않고 이루어지는 따돌림과 괴롭힘은 익명성 뒤에 숨어서 더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괴롭힌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집단 따돌림을 사이버 불링이라고 한다. <기숙학교 아이들>은 독일 명문학교에서 일어난 사이버 불링에 대한 이야기이다.

에를렌호프 김나지움에 재학중인 15살 스베트라나 올가 아이트마토바가 철로에 반듯이 누워 있다가 우연히 철둑에서 아들의 가방을 찾던 남자에게 발견되어 목숨을 구했다는 <철로에서 일어난 기적> 신문기사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삼년 전에 우크라이나에서 독일로 이주해 온 스베트라나는 기차에서 태어나고 그때 출산을 도왔던 여자들의 이름을 따러 스베트라나 올가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엄마는 흑해 독일인으로 스탈린이 시베리아로 추방했던 사람들이다. 공산주의가 싫었던 엄마는 우크라이나에서는 학교 선생님이었고, 지금은 가공육 판매원이 되었지만 독일에서의 삶에 만족한다. 스베트라나는 김나지움에 가게 되어 무척 기뻐한다. 러시아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가진 독일의 분위기는 그들이 러시아에서 왔다고 선뜻 말하기 어렵게 한다. 전학간 학급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전학온 아이에게 모두 관심을 보이고, 많은 질문도 하였지만 그렇게 호의적인 느낌은 아니었다. 성적이 뛰어나서 에를렌호프 김나지움에 장학생으로 간 것은 기쁜 일이지만 형편이 어려운 스베트라나가 잘 사는 학급 친구들과 지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전학간 아이들은 누구나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미 친해져 있는 친구들 사이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스베트라나는 마르시아의 생일에 초대받지 못하고 따돌림 당한다. 엄마가 학교의 청소부로 일하게 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아이들은 스베트라나를 더 멀리한다. 그녀가 우크라이나에서 온 통학생이고, 친구들보다 더 똑똑하다는 사실은 결코 괴롭힐 이유가 될 수 없는데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철저히 소외시켰다. 그래도 라비가 있어서 견딜 수 있었다. 인터넷 비밀 카페에 스베트라나의 사진을 올리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괴롭힌다. 라비가 말해준다. 그것은 사이버 불링이고, 네가 신고해야한다고. 라비 덕분에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게 되지만, 이미 상처받은 마음은 회복되기 어렵다. "인생은 앞으로만 살 수 있는 것"이라는 상담 선생님이 말했다. 스베트라나가 엄마, 아빠의 사랑으로 용기를 내었으면 좋겠다. 마음이 먹먹해지는 이야기인데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무섭고, 가슴이 아프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의 생각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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