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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스미레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무지개 곶의 찻집>으로 만난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의 신작 <스마일, 스미레!>. 이미 작가의 많은 다른 책들이 출간되었지만 이번이 두번째 만남.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안정된 대형 기획사에서 나와 스스로 1인 기획사를 차린 당찬 여사장 스미레다. 영어의 스마일을 철자대로 읽어서 스미레, '힘들 때일 수록 더 밝게 웃어'라는 엄마의 조언으로 어릴 때 부터 단련되어온 그녀 최강의 무기도 바로 스마일이다.불안정 하더라도 자유로운 미래에서 더 높은 가치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밴드 DEEP SEA와 함께 하는 나날들. 하지만 라이브 무대에 늦기도 하고 작은 사건들이 터지기도 하는 등 순탄치만은 않다.
잠을 못 자가면서 열심히 음반을 만들고 소속가수들의 라이브 공연을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직원 하나 없이 수 많은 일들을 혼자 해내고, 겪어내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그리 쉽기만 할까. 남자친구 료를 만나러 가는 길에 쓰러지듯이 바닥에서 잠을 자버리기도 하고, 마음대로 되지 않은 일들 때문에 눈물 짓는 날도 있고, 힘이 쭉 빠져버려 고향에 있는 부모님을 찾아가 힘을 얻기도 한다. 더 크게 웃는 날도 있고, 더 행복해 지는 날도 있고, 힘들때도 기쁠때도 이름처럼 한껏 웃으며 힘을 내려는 스미레. 그런 그녀가 참 대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하고 응원을 마구 불어넣어 주고 싶기도 하고 언제나 행복한 일만 가득하면 좋겠다 바라게 되기도 했다. 그리고 곁에는 언제나 그녀의 편인 사람들.뜬금없지만 때론 삶을 철학을 관통하곤 하는 문자를 보내는 아버지가 있고, 자신을 보듬어 주는 어머니가 있고, 자신을 응원하는 친구들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꿈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동료들이 있었다.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든든해 지는 이야기들.
늘 안정된 삶을 버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주인공인 스미레가 딱 그런 사람이었다. 그리고 약하지만은 않은 마음이 강한 캐릭터라 그 점이 더 돋보였던 것 같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지독한 워커홀릭, 예쁘게 단장하는 여자의 모습보다는 민낯에 립글로스 하나 바르지 않아도 왠지 반짝반짝 빛나 보일 것만 같은 사람이었다. 왠지 검은고무줄로 머리를 질끈묶고 다이어리를 들여다 보고, 음악에 귀 귀울이는 늘 밝게 웃고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스미레를 그려본다. 이런 용감한 사람들을 동경해서, 쭉쭉 앞으로 나아가는 그녀를 왠지 닮고 싶어져서 스미레의 이야기를 만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힘들어도 스미레처럼 웃으며 노력하며 나아가면 된답니다.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주는 듯한,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용기에서 오늘 또 하나를 배운다.
더불어 역자님의 후기를 통해 스미레의 모델이 된 인물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알게됐다. 실제로 작가님이 그녀를 취재하며 스케줄까지 거의 비슷하게 묘사했고, 수면부족으로 길거리에 쓰러진 에피소드도 실제라니 괜히 웃음이 난다. 그리고 이 세상에 얼마나 수 많은 진짜 스미레가 있는지 되뇌어도 보게 된다. 모리사와 아키오 이야기의 힘은 편안함이 아닐까 한다. 뭔가 막히는 것 없이 물이 흘러가는 듯이 자연스러운 이야기의 흐름때문인지 책이 진짜 술술 읽힌다. 하지만 내가 너무 감동적인 이야기를 내심 기다리고 있어서인지 뭔가 뭔가 더 마음을 뭉클하게 해주는 부분은 부족해서 조금 아쉬웠다. 그럼에도 즐겁게 읽었던 <스마일, 스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