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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 - 생에 한 번, 반드시 떠나야 할 여행이 있다
파비안 직스투스 쾨르너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세계여행을 동경하며 수 많은 여행책들을 접했지만, 이렇게 여행의 목적 말고 또 다른 중대한 목적을 가진 여행은 처음 본 것 같다. 이런
조금은 색다르고 이색적인 여행을 한 주인공은 바로 독일인 파비안. 그는 졸업 후 1~2년 동안 세계곳곳을 탐험하는 진짜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는다. 하지만 스펙과 커리어 등 직업정 전망도 여행경비도 마련해야 하는 등 현실적인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발견한 게 중세의
전통이기도 한, 장인이 되기 위해 수련여행을 떠나는 사람을 일컫는 '수련여행자'였다. 그도 한 걸음 더 도약할 자신을 상상하며 수련여행을
조사하여 자신만의 수련법칙 10가지를 만들고 모리츠 교수님의 소개로 상하이로 가게 된다.
그렇게 상하이에 첫 발을 내딛으며 파비안만의 수련여행이 시작된다. 상하이 건축사무소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실습생으로 중국인들과 함께
일하고, 쿠알라룸프르의 디자인 위크 자원봉사자로 미팅에 참가하기도 하고 국제홍보대사라는 명목아래 기사를 쓰고 사진을 찍기도 하면서 홍보를 한다.
이후에도 아스디아바바, 브리즈번, 샌프란시스코, 아바나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벵갈루루에서의 일들이었다. 사진 워크숍 일을 위해 찾은 벵갈루루에서 2006년 인도 정부가 공표가 '공공장소 댄스금지법'에 저항해 동영상도
제작한다. 가짜 발리우드 스타로 등장해 곳곳에서 춤을 추는 이 동영상은 전 세계사람들의 호응을 얻었고, 그가 인도를 떠난 후 작은 변화를 일으켜
나이트클럽에 대한 허가가 점차 풀리고 있다는 기쁜 소식도 듣게 된다.
이 수련여행동안 그는 숙식만을 해결하며 먼저 일을 찾아 나서고,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갈 때 더 발전하기를 기원하며, 일을 준
누군가에게 최고의 성과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일했다. 그런 파비안의 일에 대한 신념이 난 참 배울만하다고 느꼈다. 비록 잠깐
머물다가는 손님일지라도, 단기적으로 하는 사소한 일일지라도 감사하며 제대로 그 일과 마주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자신이
결정하고 행하고자 했던 일이긴 하지만 아마 그 길위에서의 시간과 일들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한 도시를 또나 한 도시로 갈 때마다 일을 찾는
일이며 여행동안 사랑했던 연인과 이별해야만 했던 아픔을 겪기도 하고, 그리움과 외로움에 사무치기도 하고, 신변에 위협을 느낀 곳도 있었고, 다른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 여행을 통해 인터넷 세상과는 다른 진짜 세계를 마주하고, 자신보다 더 낮은 곳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처지를 생각하며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기도 했다.
분명 조건이 갖추어지기 만을 기다리며 움츠리고만 있었으면 절대로 알지 못했을 수많은 것들을 그 길 위에서 배우며
성장했고, 더불어 수련여행을 통해 느낀 인식과 생각의 변화들이 참 많이 나와있어서 그 2년이라는 시간들이 얼마나 가치 있는 시간이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간접적으로나마 수련여행을 느껴보고 길위에서 배운 다양한 경험과 생각들을 전해 들을 수 있다는 게 참 좋았다. 이젠 느꼈으니
다음엔 떠날 차례인가??언젠가 나도 이런 멋진 여행길위에 서 있을 그 날을 꿈꿔본다. 마지막으로 한 챕터가 끝날 때 마다 QR코드가 나오는데,
음악과 함께 그 나라의 사람과 풍경들을 담겨있는 영상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사람들이 너를 대접하는 것보다 더 높은 자리에 너 자신을 올려놓아야 해."
일에서 의미와 보람을 못 느끼는 것은 일을 준 사람의 책임이 아니다.
일에서 느끼는 가치와 보람은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 찾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선택한 일이야말로 자신의 품격을 높이는 가장 큰 수단일 것이다.
여기에는 그 어떤 핑계나 조건도 존재하지 않는다.
-p 117
- 관광은 밝은 빛을 보는 여정이지만 여행은 빛 뒤에 가려진 어둠까지 봐야하는 여정이다.
그래서 관광객이 단지 눈으로만 즐거워할 때 여행자들에게는
가슴으로 아파할 기회가 주어지며,
그것이 곧 삶의 화두로
이어진다. -p246
- 이 여행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 중에서 가장 우선순위를 꼽으라면
'넌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떤 삶이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무한한 좌표 위에서 반드시 고정불변의 그래프를 그려놓고
그 직선만을 따라가며 사는 인생은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다.
-p 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