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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도 괜찮아 - 진흙탕을 놀이터로 만드는 박혜란의 특급 결혼이야기
박혜란 지음, 윤정주 그림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5년 2월
평점 :
예전에는 결혼이라는 게 아주 먼 세계의 일처럼 느껴졌는데, 어느새 나도 결혼이라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야할 때가 되었다. 사회에서 적정하다고 여겨지는 어느 나이나 때에, 꼭 해야하니까 하는 의무로 하는 결혼은 하고 싶지 않다. 게다가 어느 tv 강연에선가 부모님 하고는 20~30년을 살지만 배우자와는 50~60년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결혼이 얼마나 인생에서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되면서는 덜컹 겁이 나기도 하고 생각도 많아졌다. 그래서 예방주사라도 맞듯이 조금이나마 이 결혼이라는 것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결혼에 대한 꿈 같은 환상은 덜어내고, 나중에 조금 덜 당황하고, 조금 더 잘 맞이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여성학자이자 결혼 45년차인 저자님이 들려주는 결혼이야기. 남편과의 만남에서 부터 이 남자를 선택한에서 오는 약간의 후회, 콩깍지가 벗겨지고 부터 보이는 현실, 아이들을 낳는 일등 다양한 결혼에 관련된 생활 이야기들을 아주 가감없이 풀어놓는다. 자신의 경험,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들을 예로 들기도 하고 만혼,재혼,이혼의 사회적 현상들에 대한 생각들, 거기에 갈등을 푸는 방법이나 해주고 싶은 주례사등 작은 조언들도 잊지 않는다. 한마디로 결혼과 관련되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이야기들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들은 느낌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사랑만으로 쉽지 않은 결혼이라는 것에 대한 아주 적나라한 현실들을 아주 많이 마주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미 이 상황들을 겪은, 또는 겪고있는 결혼을 한 사람들이 더 많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나에겐 그저 이런일도 있구나, 이런 감정이 들기도 하구나 그저 어림잡아 느끼고 알 뿐, 여전히 눈에 확 잡히지는 않는 조금은 오리무중 같은 것. 과연 내가 나중에 결혼을 하고 누군가의 아내가 되었을 때 다시 이 책을 읽는다면 얼마나 폭풍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지 궁금해 지기도 한다.
처음엔 어떻게 하면 결혼생활을 잘 할 수 있나, 이렇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조언이 듬뿍 담겨 있을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런 직접적인 조언들 보다는 여러 결혼의 이야기들을 들려줌으로써 그것을 통해 스스로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해준 책이었다. 결혼이라는 것은 나와 상대방 두 사람의 일, 누군가의 가르침과 이야기를 그대로 적용한다고 해서 그게 완벽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것. 결국 어떤 배려와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며 적절한 조언들을 받아들여 나만의 결혼 생활을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결혼한 사람들에게는 공감을, 결혼을 해야 할 사람들에게는 여러 생각들을 하게 해 줄 <결혼해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