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의 침실 1 - 국가의 비밀
쥘리에트 벤조니 지음, 문신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난 쥘리에트 벤조니를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읽는 자의 심리를 아는 작가라고.

주인공 실리는 비운의 과거를 딛고 자란 소녀이다. 그녀 주위엔 절대적인 애정대상의 천사님이 있고, 그녀를 흠모하는 강인한 기사가 있으며, 그녀를 노리는 불의의 악당이 있다. 로맨스 소설이라면 이 세가지가 교묘하게 맞아 떨어지며 독자들의 흥미를 자아낼 것이다.

당시 프랑스 정치판을 담은 이 이야기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담고 있다. 영토권에 따른 분쟁과 여러 파로 갈린 세력차. 에스파냐와의 싸움에 따른 외교문제와 내부에서 벌어지는 견제 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요소들을 추스린 게 아니라, '이용'했다. 적절한 애증과 삼각구도, 정치 요소를 가미해 맛깔스럽게 요리한 셈이다. 읽다가 자칫 늘어질만한 부분도 숨쉴 수 없는 화제를 배치해 탄탄한 긴장감을 낳았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는 그 당시만의 독특한 역사적 분위기가 있다. 역사를 토대로 이루어진 픽션이기에 소설의 배경은 독자의 상식 추구에 도움을 준다. 당시 정세 및 프랑스 고위층의 배경, 그들의 문화와 계급, 예절 등은 생소함과 함께 호기심으로 다가온다.

조금 우스갯소리를 꺼내자면, 난 이 소설을 통해 당시 여자들의 사생활이 생각 이상으로 문란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밖에 결혼 전의 남녀가 서로를 대하는 법이라던가, 궁중의 풍경 및 별장의 모습이라던가, 잡다하지 않은 적당한 묘사가 읽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1권을 보고, 이제 2권을 볼 차례다. 다음 권이 기대되는 소설, 이것이 왕비의 침실을 읽은 나의 감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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