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1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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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도 쯤이었나 재일교포3세 친구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너는 일본사람이라고 생각해? 아니면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해? 라고. 그 친구의 대답은 ˝둘다 아니야, 그냥 자이니치야.˝ 라고. 그때만 해도 재일교포의 상황은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그 시절 일본에서 일본인들하고 얘기하면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던 사람도 꽤 있었다. 나에겐 상당한 충격이었다. 바로 옆에 있는 나라인데 이사람들에게는 한국은 안중에도 없구나.. 그 친구에게 또다른 질문도 한적있다. 한국-일본 스포츠경기를 하면 어디를 응원하냐고 물어보니, 일본에 있을때는 한국을 응원하고, 한국에 있을때는 일본을 응원한다고 했다. 그친구는 여전히 한국국적에 이름도 한국이름이다. 일본사람하고 결혼을 했는데 한국이름이다 보니 아이를 학교에 보냈을때는 다른 문제(?)도 있다고 했다. 아이 이름, 가족이름은 일본이름인데 어머니 성만 이 씨였기 때문에 주변 학부모 모임에서 신기한 듯이 쳐다본다고 했다.

자이니치 친구의 어머니, 오빠등 가족들은 일본어를 쓴다. 한국어를 거의 모른다. 그런데도 중간에 한국어 단어를 자연스럽게 쓴다. 예를들면 명절에 큰집에 간다고 일본어로 말하면서도 <큰집>은 그대로 한국어를 쓴다던지 한다.

차별을 받고 있는 자이니치에게도 - 내가 느끼기에- 드디어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바로 겨울연가(후유노 소나타)가 일본에서 공전의 히트를 쳐서 욘사마, 지우히메 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후로 한국이라는 나라가 일본에 좋은 이미지가 생겼다고 나는 느낀다. 겨울연가 전에는 호의가 보이지 않았지만, 겨울연가 이후에는 분명 호의가 보였다. 그 후로 걸그룹 드라마등으로 일본에서의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게 많이 느껴졌으니까. 물론 다테마에 로 얘기하는 일본인 특성은 있다. 혼네, 다테마에를 한국사람들이 파악하려면 아직도 멀었다. 한국사람들은 일본사람을 너무도.. 너무나도 모른다. 다테마에만을 보고 그것이 전부인양 착각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또한 친일파들도 여전하다. 같은 한국사람한테는 숙이지 않으면서 일본인들에게 숙이고 빨아주는 친일파들이 여전히 한국을 좀먹게 한다.

민단쪽 교포들은 한국어를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그러나 국적이 북한국적인 사람들은 한국어를 아주 잘한다. 교포라고 생각할수 없을정도로 발음이 정확하다. 그들은 조총련계 학교를 다닌사람들이다. 북한은 해방이후 조선인들에게 교육, 경제적인 것들을 지원해왔다. 그래서 국적을 북한으로 택한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일본에는 북한국적, 남한국적, 그리고 조선국적을 갖고 있는 교포들이 있다. 일본식민지때 일본으로 넘어와서 북한, 남한 어느 한쪽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은 여전히 국적이 조선이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사라졌는데 말이다. 아픔, 상처, 고통은 약자의 몫이라는 역사가 여전히 반복되고있다.


어쨌던 파친코는 개인적으로 가슴이 아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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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구버전: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구버전이 난 더 좋다)
조언만 전달해서는 정작 그런 변화가 꼭 필요한 사람들을 실천으로 이끌 수 없다는 점이다.
어딜 가든 사람들은 썩었어. 형편없는 사람들이지. 아주 나쁜 사람들을 보고싶어? 평범한 사람을 상상 이상으로 성공시켜놓으면 돼. 뭐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을 때 그 사람의 본모습이 드러나는 법이거든.
하지만 우리가 옳고 선하다고 생각하는 대로만 행하는 신이라면 우주의 창조주라 할 수 없어요. 우리의 꼭두각시겠죠. 하나님은 그런 분이 아닙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많습니다.
일본편에 선 재수 없는 조선 놈들이 있는가 하면, 이곳에서나 또 다른 곳에서 그저 먹고살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 수많은 동포가 있었다. 결국 배고픔 앞에 장사 없는 법이었다.
모든 사람에게 연민을 가져라. 네 적까지도.
너를 한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야.
일본이 조선에서 빠져나가면 누가 조선을 맡게될까? 일본인을 떠받들던 그 모든 조선인에게 무슨일이 생길까? 혼란이 일어날거야. 더 많은 피를 보게 되겠지. 넌 그 주변에 있으면 안돼. 네 아이들이 거기에 있게 하면 안 돼.
일본인들이 작정하면 병적일 정도로 다루기 힘든 사람들이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조선인과 아주 흡사하지만 일본인의 고집은 더 조용했고 알아채기가 더 어려웠다. ˝일본인들한테 돈을 받아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 그들이 당신에게 돈을 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결코 받아낼 수 없을 거야. 시간 낭비만 하게 되겠지.˝

(2권)
˝배울수 있는 모든 것을 배워라. 모든 조선인들을 위해서, 와세다대학교 같은 학교에 갈 수 없는 모든 조선인들을 위해 배워라.˝
머리 대신 호박을 달고 다니는데 호박씨는 뇌가 아니잖아.
조선인으로서 강제로 식민 통치를 자행했던 나라의 시민이 되려 하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더 이상 전쟁이 없는 데다가 평화로운 시기에는 모든 사람들이 보통이 되고 싶어 하고 남과 달라지는 걸 두려워해서 이 나라가 개판이 된거야. 또 다른 문제는 일본 지도층이 영국인이나 백인 되고 싶어 한다는 거야.
일본은 절대로 변하지 않아. 외국인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아. 내사랑, 너는 여기서 항상 외국인일 거고 결코 일본인이 될 수 없어. 알겠어? 자이니치는 어디로든 떠날 수 없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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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4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4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대의 나와 지금의 나는 계급을 받아들이는게 다를것이다. 20대에는 마틴처럼 거기에 속하려고 열심(?)히 한것 같다. 그때는 계급의 문화차이가 커보였다. 가족의 모임, 손님들을 초대하여 가볍게 파티하는 방식, 식사방식, 대화방식, 축하기념일 방식, 교육방식 들까지. 그들은 어렸을때부터 해외 거주를 하며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흡수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보는 눈이 다르고, 사고방식도 다르고 몸에 밴 여유로움조차 나와는 달랐다.
그랬다. 그때의 나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동경했으며 좀더 나은 방향을 보며 배우려고 했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좋은것은 배우려고 하며, 좋지 않은것은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살아왔다.
사람이 사는방식은 조금 다를수 있으나 사람 사는것은 그리 별반 다르지 않다.

잭런던의 자전적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로맨스에 계급의 문제를 접목시켰고, 추앙과 추앙의 대상들이 붕괴된 이야기라고 할수있다.


『・그는 자신의 이를 보면사 희고튼튼하고 가지런하다거 생각했다. 그런데 볼수록 걱정되기 시작했다. 매일 이를 닦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던 희미한 기억이 그의 마음속 후미진 구석 어딘가에 존재했다. 저 위의 사람들, 즉 그녀의 계급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는 자기자신을 모든 면에서, 심지어 양치질과 자유의 포기나 다름없는 풀 먹인 칼라에 이르기까지 개조해야 했다.
・생계를 위해 일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는 섬뜩한 생각에 그녀와 그 사이의 격차는 크개 벌어졌다.
・정신적 공황에 빠진 그녀가 자물쇠를 잠그고 빗장을 지르려고 했으나, 방종한 본능은 문을 활짝열고 그 이방인을 기꺼이 맞아들이라고 채근했다.
・잠이 삶에서 훔쳐 가는 매 순간이 아까웠다.
・이따금 방안을 둘러보다가 눈에 보이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처음으로 루스는 가난의 추악한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굶주리는 연인들은 그녀에게 늘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굶주리는 연인들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서는 아무생각이 없었다. 이럴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녀의 섬세한 얼굴을 보고 그녀의 순수한, 티없이 맑은 눈을 들여다보자 그는 예전처럼 자기가 그녀에게 걸맞지않는다는 뼈아픈 느낌을 받았다.
・은밀하게,음험한 모략으로,속임수와 감언이설과 거짓말로 (노예들을) 복속시켰습니다. 그들은 판사를 매수하여 자기들의 노예로 부려왔으며,입법부를 타락시켜 노예로 부려왔고, 당신들 노예의 자식들을 고대의 노예제도보다 더 끔찍한 공포 속에 몰아넣어 왔습니다. 오늘날 당신들의 자식들 이백만 명이 미합중국이라는 장사꾼들의 과두정치 아래 노역을 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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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말미에 고 정은임 아나운서 얘기가 잠깐 나온다. 정은임의 영화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그때 나는 별밤 이문세가 아닌 FM 영화음악 정은임을 열심히 들었다. 물론 본 영화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말이다.
나의 시각은 어떤 시각일까?



『・나는 언제나 나만의 부분적 시각이 독창적 글쓰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글은 사람의 결과다. 사람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남자들의 지식은 전수되는데, 왜 여성은 처음부터 똑같은 질문을 반복할까. 나를 비롯해 여성도, 여성주의자도 젠더에 대해 알기 어렵다. 여성주의는 과정의 사유다. 왜냐하면 여성주의 그 자체로 모순인 사유이기 때문에 매 순간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부장제 사회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여성이 언어를 갖는 것이다. 여성이 자신의 위치에서 말하는 것을 ‘질색한다‘. 여성의 언어가 남성의 기득권을 빼앗고 그들의 특권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내 경험으로는 대게 못 알아듣는 경우다. 마치 미국인이 한국어를 못 알아듣는 것처럼. 그러니 혐오 발화나 횡설수설밖에는 할 말이 없고, 젠더를 주제로 한 논의는 거의 불가능하다.
남성은 남성의 언어만 알지만, 여성은 남성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남성의 언어와 여성 입장에서의 언어를 모두 구사해야 한다. 여성들이 이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개의 영화들은 여성에게서 언어를 뺏거나, 말하는 여성을 죽이거나, 남성의 언어를 대신 말하게 한다.

・김건희 씨의 섹슈얼리티는 성 산업과 무고나하다. 소송 때 마다 검사와 유착해 자신을 자원으로 이용한 경우인데, 나는 이와 관련한 글을 썼다가 여성주의자들에게 ˝왜 김건희 씨를 비판하냐, 여성 혐오다!˝라는 (분노에 찬) 지적을 받고 절망했다.

・철학자 장춘익은 ˝ 오래가는 항의는 아무튼 짜증나는 거야. 내가 잘 돌보고 싶은 아이도 자꾸 울면 짜증나는데, 별로 동의해주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자꾸 하면 정말 짜증이 안 나겠어? … 항의는 내가,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같은 항의가 오래 반복된다는 것은 그렇게 오랫동안 결핍의 상태에 있다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항의 기간이 길어지면 저쪽은 짜증나고 이쪽은 초라하고 비참한 거야. … 네가 세상에서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흡수하는 것이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이야. ... 페미니즘(다른 입장도 마찬가지다 - 필자)이 네 주장의 설득력을 보증해주는 것이 아니라, 너의 짓기이 너의 페미니즘에 설득력을 가져다 주는 것이야. 페미니즘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지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어야 사람들이 네 페미니즘도 신뢰한단다˝ - 장춘익교수

・할 수 있는 이야기보다 할 수 없는 이야기가 훨씬 많다. 아는 사람보다 벽에 대고 말하는 것이 낫다. 타인을 찾기보다 나에게 먼저 말하는 것이다.
˝나도 이렇게 억울한데, 저렇게 태어난 영희는 얼마나 억울하겠어<우리들의블루스, 한지민>˝ 그렇다. 이러한 태도가 정의다. 내 삶에 불만을 가지기 보다 ˝다른 사람은 얼마나 억울하겠어˝ 생각하는것. 이렇게 생각하니, 내 주변이 다시 보인다.

・중년이 되면 지인들의 부고가 흔해지고 체력이 예전같지 않다. 나의 죽음. 남의죽음(간병‘스트레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시대나 질병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최고의 통치 방식인 이유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이 통치를 거부해보자. 지구는 인간의 죽음에 관심이 없다.

・일본은 어떤 사회인가. 나는 ‘멀고도 가까운 나라‘가 아니라 한국이 가장 모르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한국에 관심이 없고, 한국은 일본에 대해 하는게 없다.

・이제 사람들은 안다. 인생은 해도 안 되는 일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우리 사회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특히 높은 이유는 이진실을 너무 빨리 깨달았기 때문이 아닐까. 인생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이들은 행복하지 않다. 인간의 의지, 불굴의 의지, ‘그놈의‘의 의지…… 나는 인간의 의지가 개인과 사회를 망친다고 생각한다. 그저 사는 만큼만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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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아니스트 가 생각이 났고 지금도 진행중인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모습도 보이는것 같다.

알렉세이 베르그의 고단한 삶의 음악. 안드레이 마킨작가의 본인 삶의 음악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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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삶

삶의 모든 순간, 당신이 사랑받았다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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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로하신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오늘 하루 소소한 일상 속에서 감사한 일 들을 적어봤다.
감사하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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