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처음으로 깊이가 생겼다.
모든 형상이 그에게 다가왔고 보통의 아름다움을 볼수가 있었다.
누구에게도 전할 수도, 누구에게 알아 달라고 할 수도 없는 보통의 아름다움이었다. 


‘헤븐‘은 사람마다 다르다.

또 다른 학폭 피해자 고지마의 생각은 난해하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괴롭히는 이유는 없다. 그냥 그 자리에 피해대상자가 있었을 뿐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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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말이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이 토론이나 교섭을 할 수 있는 까닭은 말 자체에 ‘담보‘로서의 무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말의 일관성이나 신뢰성보다도 그때그때 우위를 점하기만 하면 영리하게도 강하게도 보이기 때문이리라.
입 밖에 내기는 쉽지만 입에 담을수록 숨이 막히는 말들이 늘어났다

・언어에는 ‘내리쌓이는‘ 성질이 있다.
입 밖으로 나온 언어는 개인 안에도, 사회 안에도 내리쌓인다.
그러한 언어가 축적되어 우리가 지닌 가치관의 기반을 만들어간다.

・격려하는 말이 없다는게 문제.
어떤 상황에서나 남을 격려할 수 있는 편리한 말은 없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우리는 평소 ‘누군가의 말에서 격려받는 경험‘을 한다. 역시 ‘말로 격려하기‘란 확실히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말은 무력하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말을 믿고 ‘말 찾기‘를 계속하면 된다.

・애당초 차별과 싸우기란 두려운 일이다. 그 두려움을 앞에 두고 사람은 그렇게 간단히 ‘용기‘를 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차별당하는 사람에게 ˝용기를 내라˝라고 부추기는 대신에 용기를 낼 수 있는 조건을 생성하는 일이 중요하고, 그러려면 고립되지 않은, 고립시키지 않는 연대감을 키워야 한다.
우리는 ‘부조리와 싸우는 법‘을 알고 있는가. 누군가에게 배운 적이 있는가? ‘부조리와 싸우는 법‘을 모르면 ‘부조리한 일을 당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점차 ‘자신이 부조리한 일을 당하고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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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사원인 둘째딸 히나코, 요양보호사인 히나코언니이자 첫째 딸 야요이. 그리고 부유한 이모 키요코 와 엄마 요시에.

30대가 넘어가면서 이혼녀인 야요이와 히나코의 비정규직의 애환.


우리 주변에 있는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요즘의 한국은 많이 달라졌지만, 일본에서는 흔하디 흔한 이야기. 히나코와 야요이 자매는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고 싶지만, 능력도 없고 노력할 의지도 없어 그저 요행이 생기거나 누군가가 도와주기를 바라는 부류. 여행지에서 만난 부잣집 노부부, 돈 많고 자식 없는 이모, 우연히 알게 된 잘나가는 친구에게 기대는 심리 등 이런 부류는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기에 약간은 불편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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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의 전체적인 메시지가 바로 작가가 얘기한 ‘생존하고 기억하고 애도하며‘ 인듯 하다.

행동하는 작가. 참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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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날‘들인 작가이다. 술을 안마시는 나의 시선을 보자면, 술을 마시기 위해 사람을 만나는것인지 사람이 좋아서 술을 마시는것인지 정확히는 알수없지만, 주변의 술꾼 들을 보면 술을 마시기 위해 건수를 만드는 경우가 많아 보였다. 곧 60세에 가까워지는 정지아 작가의 에세이. 정작가의 삶을 조금은 볼수있어서 좋았다.

나의 삶은 너무나 무난하다. 우리회사는 버라이어티 하다. 회사가 너무 버라이어티 해서 내 생활이라도 조용하게 지내고 싶어해서 무난한 생활을 보내려 하는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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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사슬로부터 해방된 초원의 단 하루 中>

아프리카 초원 어딘가 거대한 야생 사과나무에서 떨어진 사과가 고온건조한 기후로 발효되어 사과주로 익어간다. 마침맞게 술이 익은날, 코끼리와 사자가 사과를 주워먹고 취해서 저희끼리 부딪혀 나뒹군다. 그때쯤 먼 데서 망을 보던 영양, 얼룩망, 원숭이들이 우- 하고 사과나무를 향해 돌진한다. 알코올이 동물들의 몸을 적셔서 먹이사슬들의 아랫것과 최상위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잠이 들다 아침이 되서 깬다.끔벅 끔벅, 대체 여기가 어딘지 주변을 돌아보던 사자와 코끼리의 시선이 마주친다. 씨발, 좆됐다. 인간의 언어로 해석하자면 그쯤일 눈빛으로 둘은 황망히 시선을 피한다. 술에 취해 처음본 사람과 원나잇을 한 남녀처럼.
먹이사슬로부터 해방된 초원의 단 하루, 이것이 술의 힘이다. 최초로 술을 받아들이 우리의 조상도 아프라카 초원의 저 동물들과 다를바 없었을 것이다. 해마다 돌아오는 해방의 하루. 숙취의 고통을 알면서도, 술 깬 직후의 겸연쩍음을 알면서도, 동물들은 그날의 해방감을 잊을 수 없어 또다시 몰려드는 것일 테다.
술은 스트레스를 지우고 신분을 지우고 저 자신의 한계도 지워, 원숭이가 사자의 대가리를 밟고 날아오르듯, 우리를 날아오르게 한다. 깨고 나면 또다시 비루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지만 그러면 또 어떠한가. 잠시라도 해방되었는데! 잠시라도 흥겨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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