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을 쓴 작가이다.
이 책은 ”작가의 언어적 정체성에 대해 다룬 자전적 이야기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작가가 성인이 된 이후 뜻하지 않게 자신의 언어를 잃어버리고 그 상실을 견뎌나가는 이야기이다.˝(옮긴이의말).
이렇게 읽고 쓰는것을 좋아했던 그녀가 스위스로 망명을 하면서 온 삶이 바뀌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서 계속해서 글을 써 나아간 그녀. 다른 언어로 소설을 쓰기까지 했던 그녀의 노력은 이루말할수없는 인내였으리라. 비록 몇개국어밖에 못하지만 하고 있는 언어를 더욱 연마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소설은 아니지만 쓰는것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것같고, 읽는데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것 같은 그런 반성이 깊이 마음에 자리 잡았다. 저자도 저자지만 마지막에 옮긴이의 글도 또한 다시 새삼스레 느껴지게 한다 ˝독서가 언어를 매개로 하지만, 역설적으로 언어 이상의 것을 감각하게 하는 행위라는 맥락에서 생각해보면 독자로서, 외국어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모국어가 가진 문법 규범과 언어 체계 안에는 결코 포착되지 않은 무언가를 느끼고 발견해 내는 순간. 그것은 외국어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끝내 경험할 수 없는 마법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뒤의 표현들도 상당히 공감 하는 내용이다. 번역자는 역시 또다른 작가가 맞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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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당연하게도, 가장 먼저 할 일은 쓰는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쓰는 것을 계속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누구의 흥미를 끌지 못할 때조차. 그것이 영원토록 그 누구의 흥미도 끌지 못할 것이라는 기분이 들 때 조차. 원고가 서랍 안에 쌓이고, 우리가 다른 것들을 쓰다 그 쌓인 원고들을 잊어버리게 될 때조차.・・・우리는 작가가 된다. 우리가 쓰는 것에 대한 믿음을 결코 잃지 않은 채, 끈질기고 고집스럽게 쓰면서.
헝가리에서 스위스로 넘어와서 프랑스어를 모르기 때문에 문맹이 된 작가 ˝나는 쓸 줄도 모르고 읽을 줄도 몰라요. 전 문맹이예요˝ 그리고 2년후 우수한 성적으로 프랑스어 교육 수료증을 받고 많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녀의 자녀들이 단어의 뜻이나 철자를 물어보면 그녀는 두번 다시 ˝모른다˝라고 말하지 않을것이고, 이렇게 말할것이다. ˝한번 확인해볼게˝ 하며 사전을 확인해볼것이다. 그녀는 사전과 사랑에 빠진다. 그냐는 태어날때부터 프랑스어를 쓰는 작가들처럼은 프랑스어로 글을 결코 쓰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녀가 할 수 있는 대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쓸것이다. 이 언어는 그녀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운명에 의해, 우연에 의해, 상황에 의해 그녀에게 주어진 언어다. 프랑스어로 쓰는것, 그것은 그녀에게 강제된 일이다. 이것은 하나의 도전이다. 한 문맹의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