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를 정면으로 다룬 일본 미스터리 소설

인간에 맞지 않는 ㅣ 아르테 미스터리 18
구로사와 이즈미 지음, 현숙형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이야기는 몇년 전쯤 심심치 않게 들려오던 '히키코모리'를 조명한다. 히키코모리들이 간헐적으로 인간이 아닌 무언가로 변하는 현상이 일본에서 발생하는데, 변하는 모습의 베이스는 동물, 식물, 벌레 등 다양하고 인간의 모습이 한데 섞여있는 기괴한 모양이다. 소설은 미하루의 아들 유이치가 애벌레 형태의 변이자가 되며 시작된다.

  부모에게 짐 취급받는 히키코모리에서 겉모습까지 그로테스크하게 변한 이들을 개인, 사회가 어떻게 취급 하는지 불편할만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책은 책임을 당사자에게만 지우며 별난 취급하기보다 그렇게 되기까지 외부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고, 그게 당사자의 정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섬세하게 다룬다. 우리나라에서는 은둔형 외톨이가 사회 현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논의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낯설지도 모르지만 미리 감수성을 익혀서 나쁠건 없지.

  소재 자체가 자극적이다보니 스토리 전개가 쉽게 지루해지지 않고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헌데 아들 유이치가 모든 책임을 부모에게만 돌리는 것이 그럴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순간순간 부모에게 감정이입되며 짜증이 나는 건, 내가 수양이 부족한 탓인가..?ㅠㅠ

  표면적으로는 아이가 괴생명체로 변하는 섬찟한 소설이지만 사실상 육아, 아이와의 관계가 주요 주제이기 때문에 아이를 둔 부모라면 더욱 와닿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수집가 활동을 통해 출판사 아르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