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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평점 :
예찬은 예찬인데... 우신 예찬이라...
우신이란? 어리석음의 신!! 음..
지혜의 신이 아니고 어리석은 신이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고??
궁금하다... 호기심 자극!! 뭔 내용인지 들어나 보장~~ ㅋ
먼저 우스꽝스러워 보이기까지 한 그림 표지는 누구의 작품??
게오르그 그로스(1893-1959)~
독일의 화가인 그는 부패한 부르주아 사회를 풍자했는데
민족주의자와 언론, 성직자, 군대 등의 권력층을 공격하는 작품을 그리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사회의 기둥들>(1926)
<사회의 기둥들>은 헨릭 입센의 희곡에서 제목을 따온 것
전경에 보이는 나이들어보이는 귀족정치주의자의 머릿속은 전쟁 야외극(pageant) 장면으로 가득 차 있다. 뺨에는 싸움에서 입은 흉터일까?
손으로는 맥주잔과 펜싱용 칼을 쥐고 있다 취하지 않음 한시도 견딜 수 없으며 언제라도 누구하고도 싸울준비가 된 준비모드인건가?
왼쪽으로 머리에 요강[찾잔모양을 하고 있으나 머리에 쓸 만큼 큰 찾잔은 없으니]을 쓴 국가주의자는 신문을 꽉 붙들고 있다.
그 오른쪽으로 보이는 사회 민주주의자의 머리는 김이 모락모락 나고 똥파리가 금새라도 꼬일듯한 똥으로 가득 차 있으며, 손으로는 깃발과 사회주의 전단을 들고 있다.
그들 뒤로 제법 몸무게가 나가 보이는 성직자가 보인다. 자기 뒤로 도시가 불타고,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고도 모르는체 하는건지 그는 평화 설교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아니 자신의 설교에 취한 듯 보인다.. ^^;;
사악하고 이기적이며 무관심한 개인으로 묘사되는데, 여기서 화가는 파시즘을 지지하는 독일 엘리트 계급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고!
[우신예찬]에서 다루고 있는 당시 카톨릭교회의 부패와 폐습을 조심스럽지만 날카롭고 신랄하게 비판한 에라스무스의 연설문을 표지그림이 잘 대변해 주는 듯 하다
[우신예찬]은 원래는 하나의 긴 연설문으로
원문에는 장과 단락의 구분이 없지만,
현대지성 클래식이 45번째로 출간한 요 도서에서는 중세와 근대를 지나며 생긴 장 구분을 사용했고 각 장에는 적절한 제목까지 달았다니!! 칭찬해~
친절히도 배려해준 덕분에 각 단락의 제목을 통해 언제라도 필요한 부분이나 읽고 싶은 부분을 단편글을 보듯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
친구 토머스 모어에게 보내는 편지를 시작으로
우신은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1장부터 총 68장으로 공개!
무려 413개의 각주와 박문재 옮긴이의 친절한 해제를 통해 에라스무스의 저작 동기나 그가 가지고 있던 사상 등을 엿보는 재미가 있고 읽는이로 하여금『우신예찬』집필 당시의 사회 및 종교적 배경에 대한 이해를 도우며,
사전 지식 없이도 쉽게 다가가며 읽힐 수 있도록 세심하게 문장을 다듬은 것이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만의 특색!! ^^*~
나 우신의 충직한 시종들을 소개합니다~
자아도취,아부,망각,태만,쾌락,경솔,방탕,광란,깊은 잠!!!
나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온 세상을 지배하며 위대한 통치자들조차 내 명령에 복종하게 만들지요~ ㅎㅎㅎ
어떤 사회나 인간관계도 우신 없이는 즐거울 수 없고 왜 유지될 수가 없는지를 우신의 똑부러지는 논리적인 설명에 한치의 반박을 제기 할 수 없게 만든다.. --;;
오늘날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는 여러 이로운 것들도,진정한 분별력도 모두 우신에게서... 씁쓸하지만 맞는 말이다.. 맞는것처럼 설득을 잘 시키는 것일까?ㅋㅋㅋ 웃픈 현실..
선생, 시인, 수사학자, 저술가, 법률가와 변증가, 철학자, 신학자, 수도사, 군주, 궁정 귀족, 주교, 추기경, 교황, 사제 들을 차례대로 불러내어 그 민낯을 낱낱이 드러내기도..
우신 앞에서는 그 어떤 인간도 영향을 받지 않는 인간이 없으며 그의 솔깃할만할 주장을 통해 우리의 인생에서 헛짓을 하는데 쓸데없이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질책을 피할 수가 없어 보인다.. ^^;;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도서 1:2]" 라고 말한 전도서의 저자의 말이 떠오르는 구간이다.. 아멘 ㅋ
심지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진실이 아니라 거짓이라고!!
진실은 몇 배의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하는 반면에 거짓을 바탕으로 자기에게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란 아주 쉽고,또한 그런 생각은 행복으로 이어지며,
생각이 거짓에 가까울수록 행복은 더욱 더 커진다고~ ㅋㅋ
역시 불편하고 암울한 진실된 현실보단 꾸며진 거짓이 더 낫다는 건가? ^^;;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당신이 최고 이뻐~ "라는 소리에 기분 나빠질 여인은 없을테니.. ㅎ;;
유한한 비천한 미물들이 뭘 그렇게 서로 뺏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상대를 깔아내리고..
어마어마한 소동과 비극으로 몰아가는 피조물들의 어리석음이란.. 쯧쯧..
메니포스가 누군인지 친절한 각주를 통해서 알 수 있어 쉽게 이해를 돕는다~ ^^
[우신예찬]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에라스무스가
비판을 하기 위한 비판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만을 알리려 애썼고, 해학과 풍자,역설을 통해 인류가 가는길을 훼방하려는 것이 아니라 조언하고 일깨우려는데에 있었다는 것!!
사람들의 영혼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함이었다는 것!!
그 누구에게도 상처를 입히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거부감이 들거나
특정부류의 사람들에게 모욕으로 비칠 수 있는 내용은 쓰지 않았다는 것!!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우신이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 할 것이다
"우신"이 하는 말인데 지혜롭게 잘 돌려서 역설적으로 조심스럽게 잘 다뤘음이 느껴진다
유머와 위트가 있다~
우리가 몰랐던 부분을 일깨워준다~
평소에 간과하고 생각치 않았던 것을 깊게 사색하도록 이끌어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어맛 여긴 체크해야해!!" 라면서 읽는데..
포스트잇을 어마무시하게 흡입하셨다는 ㅋㅋ
저 사진 찍은 뒤로도 쉴새없이 더 더 더 ..
이건 그냥 첨부터 끝까지 무조건 읽어야 한다
소장각이다 선물각이다 완전!! ㅎㅎ
인간의 본성과 사회 현실을 꿰뚫는 통찰과 웃음코드가 담겨 있다
5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고전문학만의 묵직한 성찰과 함께 깊은 사색의 묘미를 즐겨들 보시라~~
모든 인간으로부터 왜 우신이 예찬의 대상이 됨을 자신만만하게 말하는지, 기독교인이 받을 최고의 상은 광기라고 하는지,왜 어리석음이 출세하고 행복한 삶을 산다고 자신있게 주장하는지 등등 [우신예찬]을 통해서 만나들 보시라~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