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헤다의 서재 (헤다책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8471216</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04 Apr 2026 22:55:37 +0900</lastBuildDate><image><title>헤다책</title><url>http://image.aladdin.co.kr/img/blog2/manage/profileimg.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38471216</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헤다책</description></image><item><author>헤다책</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거품 - [거품]</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8471216/17117119</link><pubDate>Fri, 27 Feb 2026 02: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8471216/1711711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135186&TPaperId=1711711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03/18/coveroff/k28213518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135186&TPaperId=1711711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거품</a><br/>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26년 01월<br/></td></tr></table><br/>사람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묻는다면 ‘어느 틈에’<br/>-<br/>어디에도 고정되지 않은 채<br/>내가 ‘나‘일 수 있는 곳. <br/>나의 귀로 듣는 음악이 내가 되고<br/>맛있는 음식을 한입씩 나누어먹으며 <br/>그 입이 곧 내가 되고<br/>최소한의 대화와 <br/>최소한의 대답이 있는 곳<br/>내 목소리가 곧 내가 되는 곳/<br/><br/>가오루는 다니던 학교를 그만뒀다. 바라지 않는 바가 강요되는 공간에 아무 의미없이 앉아있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다. 부모는 선뜻 그를 작은 해변 도시에서 재즈카페를 운영하는 막내할아버지에게 맡긴다. ‘선뜻’이라고 했지만 어디 부모 마음이 그리 쉬울까. 도쿄보다는 한적하고 바람이 통하는 그곳에서 가오루에게 쉼을 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오루는 한낮의 열병같은 사춘기의 열기를 조금씩 조금씩 가라앉힌다. <br/>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br/>카페에 울려퍼지는 어느 이름 모를 재즈 음악을 들으며. <br/><br/>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음식을 내어오고 커피를 내리고 접시를 치우고 정리를 하고 따듯한 양배추 볶음밥을 먹고 잠시 쉬고. 아무 꾸밈 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조금씩 날뛰던 생각들이 잦아든다. 장소의 마법일까, 사람의 마법일까. 재즈카페 오부브는 그런 곳이다. 한낮의 열기를 잠재워주는 재즈의 선율이 가득한 곳. <br/><br/>거품이라는 제목과 마쓰이에 마사시라는 작가의 이미지 때문에 사실 조금 더 내밀한 이야기를 기대했다. 충분히 내밀하긴 하다. 역시 덤덤하면서도 어딘가 마음을 움직이는 표현들이 아름답기도 했다. 이야기속에서 거품의 의미를 알고 나서는 그 위트에 피식 웃음이 났다. 이거 성장소설 맞네.. 😊<br/>( 거품의 정체는 바로… ㅂㄱ )<br/><br/>-<br/>나한테는 고정해줄 압정 pin이 없다, 라고 가오루는 생각한다. 이 세상 어딘가에 자기를 움직이지 않게 고정해줄 것이 없다.<br/>학교를 그만둬버리면 어떻게 될까? 압정이 빠진다. 나는 지금 어디에도 고정되어 있지 않다. 하늘하늘한 얇은 종이나 같다. 학교에서 박리되어 바람에 날리고, 강에 떨어졌다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가서 가라앉는다. 바닷물에 녹아서 가루가 된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 방에 혼자 계속 있는 것도 괴롭다. 방에 있기만 하면 자기 윤곽이 모호해진다. 벽 가득 자기 윤곽이 확대되어 옴짝달싹 못 하게 된다. 남이 없으면 이윽고 자신이 누군지 알 수 없게 된다. 사람이 미친다는 게 그런 것 아닐까? 61<br/><br/>음악이 아니면 해소되지 않는 고통도 있다. 계속 말로 생각해도 무엇 하나 바꿀 수 없다. 그렇다면 음악이다. 재즈 스윙의 뿌리를 더듬어가면 거기에는 도망갈 길이 없어 운명에 몸을 내맡긴 채 노래하며 몸을 흔드는 리듬이 있을 것이 틀림없다. 96<br/><br/>”왠지 기분이 밝아져. 목소리가 웃는 얼굴인 거야. 그렇게 혹심한 인생을 살고도 그런 목소리로 노래한다는 것이 삶의 수수께끼지. 수수께끼라고 할지 선물이라고 할지? -그대에게 아름답게 울리는 것을 주리라, 오부브“ 129 <br/><br/>먼바다의 배를 보고 있으니까 시간이 흐르는 것에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흐르는 시간 가운데 산다. 달력을 만들고 시계를 만들고 시간과 세월을 잰다. 그것은 시간의 그림자 같은 것이지 시간 그 자체는 아니라고 가오루는 생각한다.<br/>보이는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것, 아무도 멈출 수 없는 시간은 이와 같은 광경으로 나타난다. 그것을 말로 하면 ‘아름답다’가 되지 않을까? 190<br/><br/>집단에서 나오고 나서 집단을 원망하기 시작하면 <br/>상처입는 것은 자신이야. 뭐라고 하면 좋을까… <br/>그러니까… 방귀는 참지 않는 것이 좋다는 거지.<br/>일부러 남 앞에서 뀔 필요는 없지만 말이야. <br/>혼자가 되었을 때는 사양 말고 뀌면 돼. <br/>제일 빠른 것은 욕조 속이지만. 203<br/><br/>-<br/>#도서제공 #서평단 #소설추천]]></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03/18/cover150/k28213518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031811</link></image></item><item><author>헤다책</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나이트 트레인 - [나이트 트레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8471216/17097333</link><pubDate>Tue, 17 Feb 2026 15: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8471216/1709733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12135757&TPaperId=1709733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1/99/coveroff/k71213575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12135757&TPaperId=1709733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이트 트레인</a><br/>문지혁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02월<br/></td></tr></table><br/>계속 쓰는 것과 계속 쓰지 않는 것, 그 둘 사이를 오가는 것. 움직였다가 멈추는 것. 떠난 자리로 돌아오는 것, p13<br/><br/>-<br/>혼자 떠났던 여행 <br/>혼자 걸었던 그 길<br/>혼자 먹었던 점심<br/>혼자 마셨던 맥주<br/>혼자 잠들었던 그 밤…<br/>무언가가 간절했고, 조금은 애매했고, <br/>약간은 두려웠던 그 시절의 나, 그리고 여행.<br/><br/>내 여행 이야기도 아닌데 마치 내 것인듯,<br/>유럽 호텔팩, 엠포리오 아르마니, 시디플레이어 <br/>같은 것들이 아득한 그 시절의 기억들을 차례차례 불러냈다. <br/><br/>지금의 나라면 결코 하지 않았을 일들. <br/>(제 정신인가 의심되는 일들이 참 많기도 했지) <br/>그래도 그 기억을 가만히 보고있자니, <br/>복잡한 미로같았던 삶을 그 여린 마음으로 어떻게 견뎌서 <br/>오늘까지 왔는지 기특할 지경이다. <br/><br/>매번 다르게 반짝이는 그 시절의 젊음을, <br/>아픔과 좌절, 풋내기같은 열정같은 것들이 떠올랐고 <br/>약간 얼굴을 붉혔지만, 그 부끄러움 조차도 나인건 <br/>어쩔 수 없으니까. 그래서 좋았다. <br/>나의 풋내기 시절을 이렇게 웃으며 떠올릴 수 있기까지 <br/>나도 참 많이 컸구나 싶었다. <br/><br/>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br/>왜 자꾸 내 이야기를 이끌어내는지. <br/>주절주절 말하고 싶게 만드는 <br/>문지혁 작가님의 글을 <br/>그래서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br/><br/>소설이기도 하고 <br/>한 사람의 여행기이기도 하고 <br/>어느 작가의 내밀한 글이기도 하고, <br/>한 대학생의 레포트이기도 하고, <br/>글 속에 글이 잠시 헷갈려도 <br/>그래서 더 좋았던 누군가의 속마음.<br/><br/>“ 대부분 그렇듯 우리는 자신의 삶을 서사화 하고 그 속에서 특정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행위를 통해 이 무의미한 삶을 어떻게든 견뎌내려고 하니까. ” <br/>p109<br/><br/>-<br/>#문장들 같이 읽어요, ☺️<br/><br/>당신의 소설들을 읽고 있노라면 그런 프라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어디론가 정처 없이 흘러가는 침 침한 강물과 표정 없는 사람들, 오래된 집들과 불규칙한 도로들. 만약 불가해한 삶의 공간이 실재한다면 그곳은 프라하를 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불안과 공포, 과거와 음울의 불온한 공기를 마시며 그곳에서 당신은 글을 썼겠지요. 혹 지금도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에게 있어 미로란 삶이요, 삶이란 미로가 아니었던가요. 도시는 당신을 닮았고 당신은 도시를 닮았습니다. 나는 프라하에서, 그리고 프란츠 카프카 속에서 길을 잃은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81<br/><br/>우리가 저마다 얽히고설킨 창자를 몸속에 하나씩 가지고 있듯, 존재의 미로 역시 우리 내부에 먼저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가장 완벽한 미로는 출구가 없는 미로가 아니라 어디든 출구가 될 수 있는 미로입니다. 가장 완벽한 문제는 풀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답이 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문학이란 가장 완벽한 미로이자 가장 완벽한 문제입니다. 당신이 문학을 선택한 것은 어쩌면 그런 이유에서일지 모르겠습니다. 82<br/><br/>☕️ 카프카의 문학과 프라하라는 도시를 연결지어 그 관련성을 인간의 삶에 반추한, 나에게는 충분히 대학교 전공 레포트 스러운데 이게 왜 B-를 받았을까. 그조차도 너무 좋았던 부분. 문학의 효용이라면 이렇게 한 사람의 삶을 더욱 면밀하게 들여다보게 한다는 점이 아닐까? 그의 삶이 마치 내 삶인 것처럼. 무용할 것 같던 내 삶도 어느 위인의 삶처럼 의미있을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는 기쁨이랄까. <br/><br/>-<br/>반쯤 잊힌 채 가방 한구석에서 뒹굴고 있는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아마도 애매한 감정과 숨길 수 없는 미련이 가득한 몇 개의 문장을 쓴 뒤 나는 주소와 이름을 적었다. 그녀의 본가 주소를 누구보다 정확히 외우고 있었지만 그걸 쓰지는 않았다. 대신 이렇게 적었다. SEOUL, KOREA, 너에게. 149<br/><br/>결국 아무것도 못 보고, 아무것도 못 잊고 돌아왔어요. 여행의 의미를 몰랐던 거죠. 너무 뚜렷한 목적이 있는 삶이 그렇듯이, 목적을 가지고 떠나는 여행이란 그게 무엇이든 간에 공허할 수밖에 없는 건데. 그땐 그걸 몰랐죠. 179<br/><br/>-<br/>도서제공 서평단]]></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1/99/cover150/k71213575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519997</link></image></item><item><author>헤다책</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바임 - [바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8471216/17097034</link><pubDate>Tue, 17 Feb 2026 08:3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8471216/1709703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033628&TPaperId=1709703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895/30/coveroff/k79203362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033628&TPaperId=1709703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바임</a><br/>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br/></td></tr></table><br/>단지 마침표가 없다는 이 극적인 인상은 나를 주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시작도 끝도 없이, 희붐한 안개속을 걷는 것처럼. 발 끝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진지한 걸음걸음으로, 이야기 속으로 파고들어야 하는 각별한 노력이 요구되는 글.<br/><br/>그런데 또 그게 뭐라고. 그러면 좀 어때.<br/>어느 순간 모든게 대수롭지 않아졌다.<br/>그 마침표가 없는 문장들이 묘하게 운율을 타고, 반복되며 <br/>‘바임’으로, ‘순’으로, ‘엘리네‘라는 이름의 나무 배 위로 <br/>부지런히 나를 옮겨놓는 사이.<br/>평범한 남자의 운 나쁜 하루로 시작되는 이 글은<br/>글쓰는 이와 읽는 이 사이를 오가며 <br/>하나의 거대한 삶의 조각들을 맞추어 간다. <br/><br/>한 여인을 오래도록 연모하며 그 여인을 위해 기꺼이 <br/>낯설고 준비되지 않은 미래로 걸어들어가는 남자, <br/>“야트게이르”<br/>그의 삶을 중심으로 엘리네와 프랑크가, <br/>(결코 프랑크였던 적이 없는 프랑크가)<br/>그들의 삶을 또 다시 이어나간다.<br/><br/>쉼표만 가득한 글처럼, 쉴새없이 삶의 굴곡을 따라 흘러<br/>서로의 서사 속에 젖어들어 모든 이야기가 맞물려진다. <br/><br/>-<br/>‘말로 규정되는 나는, 정말 나인가?’<br/>이름은 존재를 설명하기 위해 주어지는 것이지만, 동시에 그 존재를 감추는 장막이 되기도 한다. 이 작품은 바로 그 간극, 언어와 존재 사이의 틈을 응시하고 있다. 이름을 갖는다는 것은 내가 누구인가를 증명하는 일이 아니라, 언어로 다 담을 수 없는 어떤 존재의 그림자를 껴안는 일인지도 모른다. <br/>197 &lt;옮긴이의 말&gt;<br/><br/>+<br/>문학동네 &lt;해문클럽&gt; <br/>세번째 도서였던 욘 포세의 &lt;바임&gt;. <br/>어쩌면 나도 그의 글에 익숙해진 것인지 🥹 <br/>마냥 어렵다고 생각했던 선입견을 <br/>조금 깰 수 있었던 작품이다. <br/>욘 포세가 처음이라면 &lt;바임&gt;은 <br/>무난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초심자에게도 추천!<br/><br/>“ 삶은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살아지는 것. ”<br/>그의 문장속에 수없이 찍혀있는 그 쉼표들은<br/>단지 문장을 이어가는 도구이기도 했지만<br/>멈춤없이 흘러가는 삶이라는 시간을 <br/>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br/><br/>-<br/>I.<br/>나는 숨길 수가 없었다, 내 목소리에 깃든 떨리는 사랑 같은 것을, 혹은 갈망 같은 것을, 그토록 큰 갈망, 그토록 오래된 갈망이, 내 안에 쌓여 더는 안으로만 간직할 수 없었기에 내가 방금 막 엘리네라는 이름을 부를 때, 그 이름 속에 스며들었던 것이다 <br/>52 <br/><br/>엘리네라는 이름이, 마치 공기 중에 맴도는 것 같았다, 영원처럼 오래도록, 이윽고 엘리네가 크게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녀가 말했다,<br/>네라는 말은 내 안으로 가라앉았다, 마치 내가 그 말을 삼킨 듯했고, 그 말이 내 뱃속에 자리를 잡은 것 같았다, 어떤 거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 같았으며, 여느 평범한 네 같지는 않았다, 그건 마치 바로 옆에 서 있는 그 사람과 결혼하겠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할만 한 대답이라고 내가 상상했던 그런 네에 가까웠다, 53<br/><br/>우리는 거기 그렇게, 손을 맞잡은 채, 갑판 위에 서 있는다, 지금, 반은 어둠에 잠기고 반은 빛 속에 잠긴, 이 한 여름 밤, 순의 부둣가, 나의 배 엘리네 위에서, 지금 우리는 서 있다, 손을 맞잡은 채, 마침내 서로의 손을 맞잡은 채로, 58<br/><br/>-<br/>II.<br/>나는 팔을 들어 그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해, 그도 팔을 들어 내게 손을 흔들어주는데 마치 이제 잘 지내고 있다고 기쁨에 넘쳐 말하는 것 같아, 그리고 나는, 바임 길을 따라 걸으며, 나는 손을 들어 하늘을 향해 흔들어, 야트게이르가 있다고 느껴지는 그곳을 향해, 그리고 모든 것이 딱 알맞은 느낌이야, 하지만 누가 이런 나를 본다면 뭐라고 생각할까, 하지만 어쨌거나 나를 보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 그래 야트게이르 말고는 134<br/><br/>-<br/>III.<br/>그렇다 모든 것이 이상했다, 내가 자주 생각했던 것처럼, 모든 것이 이상했다, 그렇다 이건 내 묘비에 새겨도 좋을 것이다, 내 삶을 요약해야 한다면, 말 그대로 요약이라는 것을 해야 한다면, 이렇게 들릴 것이다, 모든 것이 이상했다고 160<br/><br/>나는 그녀가 이상한 방식으로 내 삶에 들어왔고 역시나 이상한 방식으로 내 삶에서 떠나버렸다고 생각했다. 166<br/><br/>#해문클럽 #도서제공]]></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895/30/cover150/k79203362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8953045</link></image></item><item><author>헤다책</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나만 아는 단어 - [나만 아는 단어 - 늘 따라오는 것, 쫓아오는 것, 나를 숨게 하지 않는 것, 무자비한 것, 그러나 모두에게 공평한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8471216/17077544</link><pubDate>Sat, 07 Feb 2026 19: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8471216/1707754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32135581&TPaperId=170775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17/94/coveroff/k93213558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32135581&TPaperId=1707754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만 아는 단어 - 늘 따라오는 것, 쫓아오는 것, 나를 숨게 하지 않는 것, 무자비한 것, 그러나 모두에게 공평한 것</a><br/>김화진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26년 01월<br/></td></tr></table><br/>단어와 의미는 단단히 고정된 듯 보이지만, 그 위에 한 사람의 생애가 덧대지는 순간 의미는 비로소 흐르기 시작한다.<br/>— editor’s note<br/><br/>김화진, 황유원, 정용준, 임선우, 권누리<br/>김선형, 김복희, 유선혜, 정수윤, 김서해<br/>10명의 소설가, 시인, 번역가의 내밀한 단어집<br/><br/>- <br/>어떤 단어에 그 사람의 생각과 삶이 담기는 순간<br/>그 단어는 더이상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단어가 아니다.<br/>나에게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단어가 된다. <br/><br/>그런데 아이러니한 점은 <br/>그 단어는 지극히 나를 위한 단어이기 때문에 <br/>타인과 소통할 수 없고 세상이 이해해주지 못한다. <br/><br/>오로지 나만 아는 단어, <br/>나를 위한 단어가 되는 것이다. <br/><br/>종종 우리는 기꺼이 그 단어 안에 <br/>고립되기를 선택한다.<br/>내밀한 세계에 기꺼이 갇히기를, <br/>나만 아는 기쁨과 나만 아는 슬픔 안에서 <br/>허우적 거리기를.<br/><br/>10명의 작가들이 말하는 단어들은<br/>알았던 것도 있고 처음 들어본 것도 있었지만<br/>알았다 하더라도 이미 내가 아는 단어가 아니었다. <br/>그 안에 담긴 작가만의 사유와 성찰,<br/>그가 지나온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br/>더욱 의미있다고 여겨졌다. <br/><br/>-<br/>생을 살면서 이런 나만의 정의가 <br/>하나 더 있다는 게 얼마나 근사한 일인가 생각했다. <br/>나의 시간이 온통 어떤 단어들로 인해 특별해지는 것. <br/>울고싶은 날에는 그 울음을 멈추라며 토닥여주는 말<br/>황홀한 아름다움을 마주한 날이면 <br/>이 날을 오래오래 기억하리라 다짐하는 말. <br/>수 많은 사소한 순간에도 어떤 정의를 내리고 <br/>기록을 남겨 의미라는 고운 옷을 입혀주는 말들. <br/><br/>/ 반짝거리는 기쁨의 한 조각을 얻었기에 <br/>그 밖의 긴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br/>/ 슬픔을 말하는 단어가 있을 뿐<br/>슬픈 단어는 없는 것 같다.<br/>/ 초 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직립해서 <br/>영원히 불타오르고 있는 것만 같다.<br/><br/>+ 여담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또 한번<br/>나는 #정용준 작가님의 글을 참 <br/>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극한 편애 ☺️🩵<br/>‘ 포옹, 유령, 산책, 더듬다, 겨울 ‘<br/>이 흔한 말들이 ’정용준’이라는 옷을 입고<br/>전혀 다른 세계의 문을 열어준 것만 같다. <br/>아름다워 시간이 흐르는 줄 몰랐다.<br/>글이 끝나가는 것이 아쉬울만큼.<br/><br/>그리고 #김선형 번역가의 <br/>poignant, iridescent and reflection<br/>원래 번역가 선생님들의 그 지적 깊이가 무한함을 <br/>짐작하고 있었지만 단어 하나를 가지고 <br/>이렇게 삶의 깊은 통찰을 담아내는 것이 능력이라면 <br/>그 발치에라도 닿고싶은 심정이랄까. 멋있다. 진짜-<br/><br/>-<br/>적어 둔 문장이 참 많은데 <br/>이 좁은 페이지에 넣을 수 없어 아쉽다.<br/>그러니 꼭 한 번 읽어봐요. <br/>그리고 당신만의 단어들을 길어올리는 <br/>기쁨을 누려보기를.<br/><br/>#도서제공]]></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17/94/cover150/k9321355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179402</link></image></item><item><author>헤다책</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나는 그대의 책이다 - [나는 그대의 책이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8471216/17064376</link><pubDate>Sun, 01 Feb 2026 16: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8471216/1706437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534&TPaperId=1706437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85/12/coveroff/89329255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534&TPaperId=1706437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는 그대의 책이다</a><br/>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01월<br/></td></tr></table><br/>그대, 살아 있는 기쁨을 마음껏 누리라. — p158<br/>-<br/>하나의 살아있는 책, <br/>나에게 계속 말을 거는 책<br/>에세이라는 틀로 이 그을 설명하기엔 좀 부족하다. <br/>오직 베르나르 베르베르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br/>여러 토막글을 모아둔 형태가 아니라 <br/>처음부터 ‘나’라는 세계로 떠나는 여행을 제안하는 글.<br/><br/>나는 분명 책을 들고, 책장을 넘기며, 책을 읽고 있지만 <br/>나의 정신은 그의 말을 따라 아득한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br/>공기의 세계, 흙의 세계, 불의 세계, 물의 세계에 이르는 동안 <br/>나는 책을 읽으며 그 안에 담긴 오늘의 문장을 오래도록 곱씹기도 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받아들이기 위해 완전히 비워지기도 하고, 관념의 세계에서 부유하며 스스로를 변화시킨다는 것의 의미를 파고들기도 한다. <br/><br/>책이란 나 스스로의 틀을 깨버리고 <br/>새로운 나로 진화하기 위해 <br/>필연적으로 곁에 두어야 할 존재이다. <br/>책 속의 활자들에 담긴 끝을 알 수 없는 세계. <br/>내가 직접 겪고 있는 세상과는 또 다른, <br/>상상 너머의 세계. <br/>책을 읽어보지 않으면 <br/>결코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한 채 <br/>그저 사라져버렸을 세계. <br/><br/>책이 있어 나는 그 세계를 유영하며 <br/>어제와 다른 오늘의 내가 된다.<br/><br/>+ 어렵지 않은 내용이지만 <br/>이 책은 정말 읽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따라 <br/>결과가 많이 좌지우지될 것 같은 책이다. <br/>내면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는 마음으로 <br/>문장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멈추어 생각해보고 떠올려보고, <br/>독서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곱씹어보며 읽기를 추천한다. <br/>공기? 흙? 불?… 이게 도대체 뭐임? <br/>하는 순간 그저 하찮은 책 한 권이 될 수도 있다. <br/><br/>읽는 사람 그 자체를 그대로 <br/>투영해 보여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br/><br/>다행히 책을 읽으며 깨달았던 <br/>그간의 경험이 있어서인지 <br/>나는 아주 달달한 마음으로 읽었다. <br/>베르베르형님 덕분에 닥치는대로, <br/>손가는대로 마구마구 <br/>읽고싶은 욕망이 샘솟는 하루..😉<br/><br/>-<br/>그대는 자신의 무지를 기꺼이 받아들인다고. <br/>그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바로 무지라고.<br/>의심은 믿음보다 강하고, 호기심은 박식보다 강하다.<br/>그대를 이곳에 올 수 있게 한 것이 바로 그 의심과 호기심이다.<br/>그에게 다시 말하라.<br/>그대는 그대가 알아내고 찾아낸 모든 것으로 <br/>채울 수 있도록 스스로를 비우려 노력한다고.<br/>그대는 스스로를 바보로 여기고 있노라고. <br/>바보란 목발도 지팡이도 보호자도 없이 <br/>홀로 서서 걸어야 하는 사람이다. <br/>바보는 비틀거리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간다. <br/>홀로 나아간다. <br/>바보, 그것은 그대가 들을 수 있는 찬사 가운데<br/>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br/>| 62-63<br/><br/>불운은 잿빛 안개와 같다. <br/>그것에 맞서서 할 수 있는 일은 정말이지 <br/>아무것도 없다. <br/>그래서 그대는 안개가 그대를 덮쳐 와도 <br/>땅바닥에 가만히 엎드려 있을 뿐이다.<br/>그대가 움직이면<br/>불운이 그대를 물어뜯으리라는 것을 <br/>알고 있기 때문이다.<br/>그대는 아무런 대응도 보이지 않고, <br/>아무 생각도 없이<br/>그저 안개가 걷히기만을 기다린다.<br/>불운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br/>사람이 늘 승리하면서 살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라.<br/>불운은 어떤 싸움의 승패를 결정짓는 <br/>여러 요소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하라.<br/>불운을 적으로 여기기보다는,<br/>맑은 날씨를 더욱 잘 즐길 수 있게 해주는 <br/>비와 같은 것으로 생각하라.<br/>불운은 그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고 <br/>그대를 발전시킨다.<br/>불을 앞에서 그대는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br/>받아들이고, 몸을 옹스리면서 <br/>불운이 그대 위로 미끄러져 내리는 것을 느끼라.<br/>이번만큼은 싸움을 자제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전사다.<br/>진정한 전사는 질 줄도 알아야 한다.<br/>그대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br/>실패도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 <br/>| 112-113<br/><br/>-<br/>#도서협찬]]></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85/12/cover150/89329255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851293</link></image></item><item><author>헤다책</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기차의 꿈 - [기차의 꿈]</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8471216/17013512</link><pubDate>Sun, 11 Jan 2026 09: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8471216/1701351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033169&TPaperId=1701351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10/61/coveroff/k402033169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033169&TPaperId=1701351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기차의 꿈</a><br/>데니스 존슨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2월<br/></td></tr></table><br/>그는 자신이 스스로를 구원한 건지 박탈감을 심어준 건지 끝내 알지 못했다, p128<br/><br/>#기차의꿈 <br/>#데니스존슨<br/><br/>-<br/>‘로버트 그레이니어’에게 기차에 대한 기억은 <br/>여섯살 무렵의 시절에서 출발한다. <br/>부모님을 잃고 사촌들의 손에 이끌려 <br/>가슴에 목적지가 적힌 종이 한 장을 단 채, <br/>홀로 기차에 올라야 했던 여섯살 아이. <br/>처음 보는 기차의 소리와 석탄을 태우는냄새, <br/>그 압도적인 위용, 수시로 변하는 창밖의 풍경보며 <br/>며칠동안 대륙을 가로질러 고모님의 댁에 당도하고, <br/>그가 원했는지, 아닌지도 모를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br/><br/>특별하지 않지만 불행하지도 않았던 날들이었다. <br/>서로를 가득 채워주는 꽃 같은 아내 글래디스와 <br/>갓난쟁이 딸 케이트와 함께 소박하지만 충분하게 <br/>이 세상에서 잘 지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br/>하지만 집을 떠나 며칠동안 철로 공사장에서 일을 하고 <br/>돌아오던 길에 거대한 산불이 마을을 덮쳤고, <br/>그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집의 흔적도, 사람의 흔적도 <br/>모두 타버린 채 검게 그을린 집 터만 남아있었다.<br/><br/>가족을 찾기 위해 강가에서 야영을 하며 <br/>몇날 며칠을 헤매기도 하고, <br/>이 모든 불행의 씨앗이 무엇일까, <br/>살면서 내가 어떤 잘못을 했던 것인지 <br/>그의 삶에 일어났던 일들을 <br/>하나하나 곱씹어 보기도 했다. <br/>애초에 답은 영원히 찾을 수 없을 <br/>질문이었지만 그는 계속 물어야만 했다. <br/>찾을 수 없는 질문과 답을 가슴에 새기고 <br/>그의 집 터로 돌아간 그레이니어는 <br/>작은 오두막을 짓고 또 다시 삶을 살아간다. <br/><br/>-<br/>한 순간에 모두 잃어버린 거대한 상실을 딛고 <br/>담담하게 다시 삶을 시작하는 남자. <br/>어떤 기적적인 극복의 서사나, <br/>삶의 위안 같은 것도 없이, <br/>그저 낡고 허름한 오두막과 개 한마리, <br/>말과 수레가 전부인 삶. <br/>그에게 닥쳐오는 삶을 살아가는것이 전부이지만, <br/>그 안에 가득 찬 고독 조차도 숭고하다. <br/>어떤 허세나 꾸밈도 없이 <br/>여린 촛불 하나로 간신히 <br/>그의 삶 전체를 비추는 것 처럼 <br/>소박하지만 그 작고 사소한 빛이 모여 <br/>그레이니어의 삶을 이룬다. <br/><br/>이 짧은 소설 안에 담긴 <br/>한 남자의 삶은 결코 짧지 않다. <br/>오히려 이 적은 분량에 어떻게 <br/>이런 깊은 슬픔이 담겼는지, <br/>담담하게 말하고 담담하게 살아내는 <br/>이야기가 품은 비극에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br/><br/>이 삶이 운명이라면 <br/>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br/>단지 살아야 해서 살았을 뿐. <br/>꿈 속에 나타나 눈물을 흘리는 <br/>아내를 보며 같이 눈물 흘리며, <br/>아직 새싹도 되지 못한 <br/>여리고 여린 딸을 그리며, <br/>대신 오래도록 기억하겠다 마음먹으며<br/>그렇게 로버트 그래이니어의 삶이 저물어갔다. <br/><br/>+<br/>넷플릭스에 영화가 있더라구요! <br/>저도 책을 먼저 읽고싶어서 영화는 아직 보지 않았지만 몇 컷의 이미지만으로도 글의 쓸쓸함이 그대로 뭍어나는 것 같았어요. <br/><br/>마치 클레어 키건의 남자 버전을 읽은 것 같기도 하고 🥹 <br/>길지 않은 분량인데 한 남자의 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br/>문장의 깊이는 한없이 깊게 느껴졌습니다. <br/><br/>-<br/>꿈에 기차를 자주 보았다. 특히 자주 나오는 기차가 있었는데, 그는 석탄 연기 냄새를 맡으며 그 기차에 타고 있었다. 세상이 휙휙 지나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는 그 세상 속에 서 있고, 기차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이런 장면이 어렴풋이 친숙한 것을 보고 그는 어린 시절의 기억임을 알아차렸다. 때로 자다가 깨어보면 스포캔 국제철도의 기차가 희미하게 계곡을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가 꿈에서 들은 소리가 그것이었다. 86<br/><br/>글래디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널리 퍼뜨렸다. 그녀는 딸을 찾을 수 없어 슬퍼하고 있었다. 아이가 없으면 예수님의 품에서 잠들 수도 없고, 아브라함의 가슴에서 쉴 수도 없었다. 그녀의 딸은 영혼들의 세계로 넘어오지 못하고 여기 산 사람들의 세상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불타는 숲에 혼자 남은 아이였다. 88<br/><br/>그는 대체로 교회에 간 것을 후회하는 편이었다. 교회에서 그는 자주 울었다. 모이산 속에서 살 때는 자잘하게 할 일이 워낙 많아서 다른 데 신경을 쓸 틈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삶이 슬프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그러나 찬송가가 시작되면 기억이 났다. 120<br/><br/>#서평단 #독서기록 #소설추천]]></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10/61/cover150/k402033169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7106135</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