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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평점 :
형태가 있는 것에 실체는 없고, 실체가 없는 것에 형태가 있다 하더라도, 이 세상에는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형태가 있기 때문에 실체이고, 그 실체는 형태이며, 그리고 우리에게 있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이다. p256
소설작가 다로는 수상한 뒤 탄탄대로일줄 알았지만, 이렇다할 작품을 내지 못한 채 소설잡지에 연재 글을 써 근근이 생계를 유지한다.
슬럼프와 스트레스에 지친 다로는 도쿄 생활을 청산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고향인 하야부사에 남긴 집에서 살기 시작한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릴 때의 다로를 기억하며 반갑게 맞이하며 지역의 한 일원으로 받아 드리고, 워낙 작은 지역이다 보니 다양한 교류 활동들, 특히 소방단에 가입하라며 권유하게 되고, 다로는 자의가 아닌 타의로 소방단에 입단하게 된다.
소방서가 멀어 마을까지 오는 시간이 오래 걸려 화재 발생시 소방단은 초기 진압을 하고, 또 마을의 안전 관리 봉사를 하기도 한다.
마을과 사람들에 적응하기도 전에 갑자기 터진 화재 진압에 동원된 다로는 이 사건을 통해 연쇄 방화사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을에서 사망사건까지 발생한다.
작은 마을에서 누군가를 의심하기도, 범인을 찾기도 어려운 환경과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다로는 탐정처럼 사건을 하나씩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 과정 속에서 태양광 패널로 인해 자연을 파괴하는 것과 인구 과소화 문제로 인함이니 해야한다는 주민간의 갈등 또한 환경 파괴와 개발에 대한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한창 이슈가 된 거대한 사아비 종교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난다.
작은 마을을 터전으로 잡고, 공동체 생활 속에서 사람들을 하나 둘씩 흡수해가며 마을을 장악한 사이비 문제들을 담아냈다.
순수하고, 연약한 마음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들을 위해 누군가에게 위해를 가하고, 원하는 것을 모조리 빼앗는 사이비 종교에 대한 이야기들은 단순히 소설이나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현실이 더 잔혹해 성범죄와 재산탕진, 노동력 착취 등을 일삼는 사기 범죄 집단일뿐...
이케이도 준은 항상 사회문제들을 담은 사회파 추리소설들로 사회 다양한 문제들을 담아낸다. 이 책 또한 공동체 생활, 인구감소, 작은 마을의 존폐위기, 환경문제, 사이비 종교 집단의 이야기들을 담아 묵직하지만, 곳곳에 소소하고 다양한 재미를 담아 읽는 동안 즐거움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