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 배달 사고로 읽는 한국형 플랫폼노동
박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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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과 치킨을 주로 배달시켜먹던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거의 모든 음식을 배달시키는 문화를 만들어냈다. 배달앱들은 최고의 매출을 일궈내었고, 라이더라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내었다. 모든 것에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하는 법. 이 책은 배달 라이더들의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많은 이들이 라이더의 위험한 곡예 운전을 라이더들의 잘못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이 AI 플랫폼이 낳은 비극이라 지적하고 있다. 식사시간에 배달료를 더 많이 주고, 갑자기 주어지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라이더들은 위험천만한 배달을 한다. 배달 수락 횟수에 따라 패널티를 주고, 여러 프로모션으로 임금의 변동성을 증가시켜 성과에 목멜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 둔 것이다.


실제로 라이더 사망자의 40% 가량은 출근한지 보름 안에 사망을 했다. 익숙치 않은 운전실력으로 그들이 난폭운전을 했을거란 사람들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초보자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이나 지침들이 과연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우리는 편하게 집에서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그 시장은 어마어마하게 커졌다. 하지만, 그 편리함 뒤로 배달 노동자들의 권익은 아직 초창기 수준에서 답보 중이다.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편리함만큼 그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배달플랫폼기업은 그들만 배불릴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 기업의 책임을 다해야만 한다. 하루 빨리 제도적 방안이 마련되길 바라본다.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6~2018년 총 27명의 청년이 배달을 하다가 사망했는데, 이 중 3명은 첫 출근날, 3명은 이튿날, 6명은 보름 안에 사망했다. 난폭운전을 할 줄도 모르는 초보 라이더가 배달업에 뛰어드는데 그 누구도 그가 배달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책 속에서...>


'배달노동자들은 자발적으로 AI가 제시하는 낮은 가격을 받아들이고, 여러 개의 배달을 수행하면서 장시간 노동을 선택하거나, 높은 배달료를 주는 오후 12~1시, 저녁 6시 30분~7시 30분 사이에 미친 듯한 속도로 달리거나, 갑자기 주어지는 1시간당 3건 배달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신호를 위반하거나, 날씨가 좋지 않은 위험한 도로를 달리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어느 쪽이든 안전과는 거리가 멀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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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운
티파니 D. 잭슨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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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알았지? 이건 우리만 아는 비밀이야.”


가수가 되길 바라는 한 소녀에게 전설적인 가수가 그녀에게 접근해온다면? 아마도 어린 소녀는 꿈을 꾸는 것과 같은 기분으로 그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그의 세상에 들어가 나의 꿈을 펼칠 그날을 기대하며 세상을 다 얻은 듯한 착각에 빠질 것이다.


그는 그녀에게 달콤한 말들로 속삭였을 것이다. 하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그는 그녀를 성착취를 했고, 때렸고, 감금했고, 모든 사람과의 접촉을 차단했으며, 심지어 또다른 여자들에게도 똑같은 짓을 범했다. 어린 소녀의 세상은 짓밟혔고, 핏빛으로 물들었다. 그러다 어느날 그가 죽었다. 유색인종이었던 그녀는 살인 용의자가 된다.


이 소설은 가슴아픈 주제로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빠른 호흡과 전개, 심장 뛰는 스릴로 흡입력 있게 이야기가 진행되어 간다. 열망과 불안에 휩싸인 10대 미성년자를 주인공으로 둔 이 소설은 그들의 취약성을 대두시키면서 그들이 겪고 헤쳐나가야만 하는 성장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소설은 사회 전반에 퍼진 권력을 가진 남성 가해자를 꾸짖는 동시에, 피해자가 오히려 손가락질 당하는 이 사회의 문제를 강하게 비판한다. 안전하게 지켜야줘야할 어른이 오히려 가해자가 되는 이 세상에 일종을 경고를 날리는 이 소설이 비단 이 소설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진짜 세상 속에 깊은 울림을 가져다주길 바란다.


'내가 그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면, 어쩌면, 정말 어쩌면, 그의 어두운 면을 없앨 수 있을지도 모른다.' <책 속에서...>


'해변의 안전 요원들은 2분 동안 숨을 참을 수 있다. 직업 적성검사 항목에 들어 있다. 나도 그렇게 한다. 숨을 참는다. 그가 나를 때리기 직전에.' <책 속에서...>


'나는 항상 그가 변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누군가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기를 바라거나 소망해서는 안 된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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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 - 씩씩한 실패를 넘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모험
김수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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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다 쥘 순 없어. 새로운 걸 잡고 싶으면 쥐고 있던 건 놓아야지.'


안정의 욕구가 기본 내재되어 있는 인간에게 있어 불안정한 미래를 선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안정된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 세상 밖을 뛰쳐 나오는 일은 내가 가진 기회를 박탈하는 일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SBS '최연소 아나운서'로 입사해 세간의 관심을 받고, 밝은 미래가 보장되어 있을 것만 같던 그녀의 퇴사 이야기이다. 솔직한 삶의 모험가라 칭해지는 그녀는 자신의 삶을 어떻게 꾸려가고 있는 것일까?


겉보기엔 반듯해보이는 남부럽지 않을 직장을 누구보다 일찍 가졌었지만, 근사한 성취만을 요구하는 그 이면의 삶은 그녀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아, 도망치고 싶다'라며 병원을 들락거리던 그녀는 입사 3년 만에 진짜 자신을 위한 용기를 낸다. 진정 '나를' 위한 일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내린 결정에 후회는 없다.


그녀가 택한 실패와 용기, 그리고 도전은 사람들에게 큰 용기를 준다.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진정 나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용감한 도망을 갈 수 있었던 그녀의 이야기에 박수를 보낸다. 기꺼이 실패하고 도망쳤기에 조금씩 원하는 궤도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는 솔직한 고백이 사회가 원하는 판박이 성공이 점차 깨어짐을 느끼게 해준다. 용기가 필요한 이들이라면 그녀의 고백에 귀를 기울여보자.


'내게 퇴사는 아등바등 손에 쥐고 있던 걸 놓는 일이었다. 내가 가장 쥐고 싶었던 것은 '나의' 행복, '나의' 일, '나의' 삶이었다.' <책 속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마음은 언제나 삶의 정직한 나치반이 되어주었으니까. 막다른 길은 새로운 길을 찾을 때란 걸 알려줄 뿐이다. 우리 모두에겐 도망칠 자유가 있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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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자들이 떠도는 곳
에이미 하먼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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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그럴 가치가 있어요. 당신이 더 사랑할수록, 더 아파요. 하지만 그럴 가치가 있어요. 그것이 유일한 거예요"


1850년대, 미국 서부시대. 우리에게 낯설지만, 또 낯설지 않는 하나의 시대배경을 바탕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길 잃은 자들은 서부시대를 개척하는 이주민들을 뜻하며, 그들이 겪은 상실, 고난, 위험한 과정과정을 철저한 고증으로 통해 그 시대를 적나라하게, 그리고 실존했던 인물을 중심으로 그려낸 이야기이다.


이 소설을 끌어가는 주인공 존은 백인과 인디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 인물이다. 서부로의 대이동 행렬에는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들을 비롯하여 정착할 곳 없이 떠도는 이들이 혼재되어 있었고, 주인공은 내적이나 외적으로 정착을 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을 그려내었다.


그들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았았다. 전염병과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고, 침략자와 원주민 사이의 전투도 있었다. 이러한 험난한 과정과 충격 속에 평화와 화해, 그리고 사랑, 이해로 일련의 상황들을 어렵게 겪어내는 인물들을 그려주며 인간의 역사를 보여준다.


이 소설은 그 험난했던 긴 여정 속에서 일어나는 가족의 의미를 알게 하고, 인생의 의미를 던져주기도 한다. 같이 가는 길, 고통도 기쁨도 함께 하겠지만, 결국 누군가 나를 지켜준다면 이겨내는 것임을 다시 한번 알게 해준다. 진정한 믿음과 사랑에 대한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싶다면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리는 때로 이해되지 않는 일들을 해요. 그리고 삶은 혼자서 헤쳐 나가기엔 너무 힘들잖아요.' <책 속에서...>


'대니얼의 죽음으로 나는 죽음이란 변덕스러우면서도 한번 내린 결정은 절대 되돌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리고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하지 못한다는 것도, 죽음에도 예외가 없었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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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 홀
김유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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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잃지 않겠다는 의지가 상실을 막아주기도 한다”


어느 날, 친한 친구가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친구가 사라진 후, 주인공은 자신의 한 곳이 뻥 뚫린 것처럼 빈자리를 느끼며 살아간다. 친구가 블랙홀로 빠진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가던 그녀는 삶의 한 곳의 지지대가 없어진 것처럼 늘 위태롭게 살아간다.


이 책은 블랙홀이란 비유로 삶의 한 구석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마음을 표현한 책이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상실일수도, 자신을 찾지 못하는 우울함일 수도 있다. 그것을 친구와 둘이서 저수지의 빨려들어가는 미확인 홀을 보며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인지 모른다.


자신 속으로 빠져드는 깊은 침잠을 역으로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누구나 저마다의 블랙홀을 떠안고 살아가지만, 작가는 그것에서 희망을 발견하게끔 한다. 소설은 우리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지금 당신도 다르지 않다고, 누구나 다 겪는 일이라 희망을 보여주는 듯 하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독립성과 연결성을 함께 가지며,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을 끌어내간다. 삶의 한 결, 그것을 살아내는 우리네 모습이 녹아있는 것 같아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는 인상적인 이야기이다.


'가장 깊은 울음은 자신을 위해서만 나온다는 구절로 끝나던 시, 그렇게 단정하는 것에 반감을 느꼈지만 잊히진 않던 시' <책 속에서...>


'뭔가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자살할 확률은 낮다. 정말 위태로운 사람은 자기 안에서 답을 찾으려는 사람이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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