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계란 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
설재인 지음 / 시공사 / 2024년 7월
평점 :
계란프라이 자판기를 찾는다고? 이 소설의 제목을 읽으면서 계란 자판기가 정말 있는 건가.. 궁금해졌다. 그런데 검색해 보니 정말 있었다. 완숙, 반숙을 선택할 수 있는 자판기라니.. 요즘 나왔으면 SNS 인증으로 대박 났을 것 같은데.. ㅎㅎ 제목이 주는 흥미로움에 읽게 된 이 소설은 예상과는 다르게 묵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지나와 은청 그리고 새로 전학 온 지택이. 세 주인공은 또래보다 우월한 아이가 되고 싶어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하며 질투심을 유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지나는 친구들에게 예전에 계란프라이 자판기가 있었다며 먹어본 경험담을 털어놨다. 친구들은 뻥치지 말라며 믿지 않았지만 이 말을 들은 지택은 자신이 기억하는 것을 지나도 알고 있다는 사실에 설레었다. 그리고 같이 계란프라이 자판기를 찾으러 가자고 말한다.
지나와 지택이 계란프라이 자판기를 찾아 나선다고 하자 은청도 껴들었다. 계란프라이 자판기를 찾아가는 여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래도 도와주는 어른이 있었기에 가까스로 자판기를 찾아냈다.
이 소설은 계란 프라이를 찾아가는 것을 시발점으로 전개되지만 중요한 이야기는 따로 있었다. 어른이 된 지나가 지택의 부고 소식을 듣고 장례식을 찾으며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오가는 구성으로 되어있는데 과거의 일이 현재까지 연결되며 아이들은 옛 친구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의 일을 되돌아본다.
어린 시절 전학 온 지택은 나쁜 아이로 취급되었다. 불법체류자의 아이였기 때문이다. 지나는 편견으로 지택과 가까지 지내지 못하게 하는 어른들로 인하여 혼란스러웠고 어른들에 대한 반항심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 마음을 갖고 성장한 지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그때의 기억을 잊지 못했다.
아이들은 계란프라이 자판기를 찾는 과정을 캠코더로 녹화했었다. 이 결과물은 지나를 유명한 감독으로 만들지만 인기는 잠시였다. 하지만 여기에 녹화된 유명인의 목소리는 훗날 어린 지택을 궁지로 몰아넣었던 그 인물에게 복수(?) 할 실마리를 제공했다.
지택은 태어났을 때부터 외로운 아이였다. 편견으로 얼룩진 세상에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들었을까? 잘못을 하지 않아도 먼저 의심받고 등 돌리고 손가락질하는 어른들 때문에 많이 상처받았겠지. 친구들은 그런 지택을 그리워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그건 안돼, 그 친구랑은 놀지마.. 등 선입견을 만드는 말을 많이 한다. 나 역시도 아이들에게 그런적이 있는데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반성하게 되었다. 세상을 보다 넓은 시야로 볼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