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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인 1
제인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4월
평점 :
소설 <대리인>은 자동차 잡지 기자인 김유찬이 아르바이트로 슈퍼카 대리운전을 하다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다.
유찬은 자동차를 좋아하는 데다 슈퍼카 대리운전은 페이도 짭짤해 대리운전 회사를 운영하는 선배 형에게 전화가 오면 대리기사 아르바이트를 하곤 했다. 그날은 신차 리뷰를 작성해야 해서 바빴지만 부가티란 말에 거절할 수 없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슈퍼카를 몰아보겠는가.
슈퍼카의 주인은 초등학교 동창 이준이었다. 20년 전이라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이준은 오랜만에 만나 반갑다며 유찬에게 자신의 집에서 술을 먹자고 제안했다. 유찬은 이준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술을 먹다 보니 어느새 취해 잠들어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날 벌어졌다. 아침에 일어나니 이준이 죽어있는 게 아닌가. 그리고 때마침 나타난 여자친구 윤조와 또 다른 동창 도원은 이준을 죽인 살인범이 유찬이라 확신했다.
유찬은 억울했다. 하룻밤 사이에 살인범이 되다니. 그런데 조사 결과 혈액에서 마약 성분까지 발견되었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마약이 어떻게 검출된 것일까. 유찬은 끝까지 버텨 다행히 기소유예로 풀려날 수 있었지만 직장을 잃게 되었고 큰 사건에 휘말린 이력 때문에 취업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2년 동안 백수 생활을 하던 유찬은 선배 형의 도움으로 IT기업인 위너 이한경 사장의 수행 기사로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유찬은 2년 전 사건이 완벽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움츠러들었지만 사장은 유찬의 상황을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내일부터 일을 하라고 지시했다. 수행기사는 해 본 적인 없었지만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유찬은 너무나 기뻤다.
수행기사를 시작한 유찬은 이곳에서 과거 사건에 연루되었던 인물들을 만나게 되었다. 자신을 살해범이라고 지목했던 이준의 여자 친구 윤조는 지금 사장의 연인이었고 유치장에서 자신을 위로해 주었던 이준혁은 이 회사의 상무이자 사장의 형이었다. 이것은 우연일까?
그리고 다른 회사 기사들에게 위너 이전 기사들이 사고로 죽었다는 사실도 듣게 되었다. 얼마 후, 유찬은 자동차 결함으로 하마터면 사고가 날뻔하고 오전 업무를 담당하는 수행기사가 돌연 잠적을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유찬의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유찬은 사장의 비서인 민가영과 숨은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조사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 소설은 누명을 쓴 유찬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얽히고 얽힌 관계 속에서 진실을 찾고 마지막 큰 판을 짠 인물과 마주하면서 권력과 비리가 모두 드러나는데 자신도 모르게 대리인으로 조종당했던 유찬은 결국 현실과 타협하고 만다. 마지막 유찬의 선택이 아쉬웠는데 마지막 한방이 있었다. 유찬의 또 다른 대리인으로서의 삶. 그것은 나름 통쾌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