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지음 / 수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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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의 그 남자아이가 얼마전에 해병대로 병역을 마치고 돌아와 최근 새앨범을 냈는데 그 음악이 아니라 글로서 생각을 담아내고자 출간한 책이라고 하여 읽어보기 시작했다. 솔직히 스트리밍 시대에 앨범을 산적은 없고 몇달전 뒤늦게서야 오랜날 오랜밤이라는 노래에 꽂혀서 수십번 반복해 들어보다가 다른 노래들도 몇곡 찾아본게 다이긴 한데 잘은 몰라도 천재뮤지션이라는 표현이 크게 지나쳐보이지 않아보였던 내 생각이 이 책을 통해 더욱 확고해졌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조금씩 연결되는, 사실인지 환각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읽어나가다보니 내가 알던 악동뮤지션의 노래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듯하여 중간즈음 새로낸 음악을 들어보았다. 어라, 약간은 어두운 느낌. 책에 실린 글이 그대로 가사가 된 노래도 있었다. 아니 실제로는 반대였겠지만. 성향상 가사가 있는 노래를 들으면서 책을 보기 힘들어 다시 음악을 멈추고 책으로 돌아왔지만 책장을 넘겨가며 문득 생각나면 플레이리스트에서 적당한 제목의 노래를 클릭, 한곡 들어보고 다시 돌아오는 경험은 신선했다. 


자유를 갈망하는 얼룩말이 비슷한 무늬의 횡단보도를 보행신호에 건너는 규칙준수하는 경험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특히나 기억에 남는 부분. 커플 죄수복을 입고 막 돌아다니는 부분은 의도적인 대비인지는 모르겠으나 다소 불편하기도 했지만 이건 내가 너무 고루해서일터. 약간은 카페인지 뭔지 모를 가게를 운영하는 그에게선 집시적인 느낌을, 문득 갑판에서 나타나갔다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그녀에게선 몽환적인 느낌을 받았던 짧으면서도 짧지 않았던 책이었다.


"우리가 노래하듯이

우리가 말하듯이

우리가 헤엄치듯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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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지적 전투력을 높이는 독학의 기술
야마구치 슈 지음, 김지영 옮김 / 앳워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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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책에 이어서 읽어본 책이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는 킬링타임용을 제외하면 일종의 독학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이 책에서 말하는 독학 또한 대부분의 경우 독서를 기반으로 하고있다. 나도 독서라는 행위를 통해(요즘은 가끔 유투브도 보지만) 독학을 하고 있는 셈이어서인지 이 책을 통해 그 행위의 정당성 부여는 물론 몇가지 팁을 얻을 수 있었다는.


- 독학의 목표는 장르가 아니라 테마여야 한다. 달리 말하면, '테마가 주가 되고, 장르가 이를 따르는 형태'가 이상적이다. 이것은 독학을 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핵심인데도 이를 인식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맞는 말.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심리학 도서도 도움이 되지만 소설또한 마찬가지기 때문.


- 그렇다면 어떻게 쓰레기를 선별할 수 있으까? 이는 꽤 어려운 일이다. 우선은 명저 혹은 고전이라고 불리는 것, 어느 정도 확실한 평가를 받은 인풋을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경영학이라면, 평가가 확립되지 않은 신간을 넓고 얕게 읽는 것보다 이미 평가가 확립된 명저를 확실히 읽고 이해해두는 것이다. 이런 책들은 그리 많지도 않다. 기껏해야 20~30권 정도일 것이다. 평가가 확립되지 않은 신간을 이것저것 뒤적거리는 것보다는 이런 고전들을 반복해서 읽고 생각하는 편이 비용효과가 높다고 생각한다.


일부만 동의. 몇년전이라면 100%동의하겠으나 요즘은 변수가 많아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전을 내용을 바탕으로 2차 가공한 작품들도 있고 마케팅 쪽은 더이상 고전 마케팅 이론이 먹히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 특히 트렌디한 도서일수록 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뒷부분에는 교양을 배워야 하는 이유와 더불어 11개의 장르별로 추천도서를 소개하고 있는데 교양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인문학을 알아두어야 하는 이유와 같은 차원에서 볼 수 있었고 추천도서는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도서도 많아 이건 큰 도움이 된다고 보기 힘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지식을 바탕으로 구조화, 구조화된 지식을 바탕으로한 추상화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 기회를 던져준 , 교양서 읽기의 당위성 제시만으로도(혁신 기회, 커리어 도움, 커뮤니케이션, 제네럴리스트 ) 일독할만한 가치가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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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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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으로 등록했지만 2권까지 있는 책이다. 추천받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며칠만에 1권에 이어 2권까지 다 완독했다. 역시 소설의 힘이란. 곰탕이라는 제목에서는 전혀 짐작하기 힘든, SF소설이었다. 사전정보를 전혀 모르고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미래에서 사람이 오고 자신의 예비 부모와 맞닥뜨리게 되고 나중에는 설명으로는 오래전 가지고 놀던 고무물총을 생각나게 만드는 레이저 총과 페이스 오프라는 영화가 생각나는 기술이 등장하는 등 적절한 미래 기술과 더불어 한 가족의, 아니 우환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개인의 이야기를 재밌게 살펴볼 수 있었다.


저자 후기를 보니 이분은 국내에서 꽤 인기를 모았던 헬로 고스트라는 영화(안봤지만 이후 슬로우 비디오라는 영화도)의 각본과 감독을 맡았던 분이고 이 소설은 갑자기 느낌이 와서 호텔방에 틀어박혀서 40일간인가 만에 써낸 작품이라고 한다. 미래에서 온 살인자, 열두명이 사라진 밤이라는 부제를 각각 달고 있는데 등장인물의 내면 심리변화를 실감나게 묘사한 책이라기 보다는 이제보니 감독출신이어서인지 말과 행동으로 한장면 한장면을 마치 영화보듯 상상할 수 있도록 짧게짧게 그려내고 있어 잠깐잠깐 보아도 흐름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었다는.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이 책의 줄거리를 더 언급했다가는 스포로 흐를듯. 카카오 페이지인가에서도 연재한 작품이라고 하던데 요새는 정말 출판의 경로가 아니 콘텐츠가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되는 듯 하다. 얼마전 종영한 임시완 주연의 그... 고시원을 배경으로 한 살인사건을 다룬, 아 '타인은 지옥이다'도 웹툰이 원작인 것으로 알고 있고 지금 방영중인 '천리마 마트'도 마찬가지며 앞으로도 많은 작품들이 비슷한 경로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 드라마작가라는 영역의 경계자체가 무너지고 있는듯하다는. 유투브와 더불어 1인 크리에이터 시장의 성장에 따라 방송작가들이 이쪽으로 시장을 넓혀갈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언젠가 보았던 이런 시간이동을 다룬 작품을 몇가지 타입으로 나눠서 설명한 영상이 생각난다. 타임워프, 타임슬립, 타임리프, 타임루프 . 관점에서 본다는 작품은 타임워프물에 속하려나. 하여간 우환이라는 이름을 가진, 곰탕집에서 오랜기간 주방보조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이 주인의 부탁으로 과거로 돌아가 곰탕제조법을 배우기 위해 과거로 이동 자신의 혈육을 만나 이런저런 사건을 겪는다는 이야기. 영화화되려나... 잠깐 생각해봤는데 다른건 모르겠고 레이저총 구현때문에라도 쉽지 않을듯. 크기가 매우 작아보이는데 발사지연시간 5, 지름 수십센티의 레이저가 나가는 총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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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공부하는가 - 인생에서 가장 뜨겁게 물어야 할 질문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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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에 나오셔서 알게 된 분인데 이제보니 그간 쓰신 책도 많고 잠깐 정치에도 몸담기도 하셨던, 다양한 활동을 해오신 분이었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어보기 시작했는데 공부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자신의 인생스토리를 풀어낸 이야기였다. 써놓고보니 어느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몇가지 인상적인 부분


- (전략) 이 인류학 교수가 끊임없이 강조했던, "너의 믿음을 흔들어라! Suspend your belief!"는 말은 너무도 강한 인상을 남겨서, 이후에 어떤 상황에 임할 때이든 나의 기본자세가 되었다. 어떠한 생각도, 어떠한 아이디어도, 어떠한 믿음도 의문과 회의와 탐구를 거쳐야 한다는 것, 나와 다른 생각은 항상 있다는 것, 내가 믿고 있는 것이 거짓과 허구와 조작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항상 흔들어보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100% 동의하는 부분이다. 항상 의식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보통 건축가를 다룬 영화들이 현실과 다른 모습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며 건축가의 본 모습을 포착할 수 있는 영화 두편을 추천하고 있는데 하나가 우리나라 이용주 감독의 건축학 개론, 또 하나가 영국 피터 그리너웨이의 건축가의 뱃속(The Belly of An Architect)였다. 전자는 봤고 후자는 언제 볼일이 있으려나. 그나저나 전자도 건축가의 입장에서 본것도 아닌데 한번 더 봐볼까나.


- 여행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수없이 있고 온갖 여행 다큐도 있지만 아무리 책과 사진과 영상을 통해서 간접 체험을 하더라도 실제 그 공간에 가면 완벽하게 다르다. 특히 내 발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면 완전히 다른 모습들이 보이고 그곳에 사는 사람의 변수까지 겹치면, 공간은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다. 막연한 '공간'이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장소'가 되는 것이다. 규정할 수 없는 '스페이스space'가 아니라 삶이 담긴 '플레이스place'가 되는 것이다.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게도 의미있는 말. 오늘도 하루종일 집에 있었는데 내일은 서점이라도 나가볼까나.


이밖에도 제주 올레 작명을 이분이 서명숙 이사장에게 제안해서 받아들여졌다는, 그러니까 원작자가 저자였다는 사실이나 지속가능한 멘토를 찾았다며 독자들에게도 간접적으로 권하는 이야기 등 공부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아, 저자가 생각하는 공부의 이유를 밝힌 부분이 있어 이를 마지막으로 옮겨본다.


- 공부를 하는 궁극적 이유는 사람과 통하기 위한 것이다. 공부란 사람들이 공유하는 폭을 넓히고, 대화할 수 있는 주제를 풍부하게 하며, 통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힌다. 진학, 취업, 경력, 출세, 재테크, 이기기에 대한 공부란 끝이 빤하다. 그러나 호기심, 지적 욕구, 팀플레이, 사회, 세계, 놀이, 뜻, 문화, 삶, 사람에 대한 공부는 결코 끝을 알 수 없다.


이부분도 너무나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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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기쁨 - 책 읽고 싶어지는 책
김겨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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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독서, 책만 가지고 여러 관점에서의 생각을 담은 책이었는데 전혀 이런 접근법을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감탄하면서 읽었다. 책을 읽는 것이 왜 좋은지에 대한 이유를 나열한 책이 아닐까 싶었는데 첫부분 부터, 책의 외양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부터 신선했기 때문이다. 띠지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가름끈(주로 양장본에 달려있는 끈을 부르는 이름이었는데 처음 들었다.) 독서대, 책갈피, 종이재질에 이르기까지 개인적으로 가끔 특이한 책갈피를 사는 것을 소확행으로 여기는 나였기에 재밌게볼 수 있었는데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대입되었기 때문이다. 


2부도 마찬가지. 책을 고르는 방법이나 읽는 방법, 필사에 대한 생각을 보면서는 나는 어떻게 책을 고르고 읽는가를 돌아보면서 나라면 어떻게 썼을까 잠깐잠깐 상상해보기도 했는데 그러고보면 독자에게 너는 어떠니, 너라면 어떻게 쓸것 같니, 너한테 책은 무엇이니라며 암묵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이 책은 적어도 내겐 별 다섯개짜리 책.


다만 3부는 조금 딱딱했다. 다섯권의 책을 주제로한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감상을 담고 있는데 오래전 장미의 이름 말고는 읽어본 책이 없어서였는지도 모르곘다. 바벨의 도서관은 이름은 들어봤는데 수많은 조합으로 모든 책을 담고 있다는 개념이 그때나 지금이나 과연 물리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의문스럽더라는. 하얀 성이나 너무 시끄러운 고독, 은유가 된 독자도 혹 기회가 되면 읽어보리라 이렇게 옮겨적어놓아본다.


저자는 유투브를 통해서도 책을 소개하고 있는 분이길래 찾아보니 꽤 많은 영상을 올려놓은 것을 넘어 이런저런 콜라보도 진행하고 있는 나름 유명해 보이는 유투버였다. 최근에는 심지어 아무런 말도 없이 책장을 정리하는 모습만 30분 넘게 보여주면서 여러분도 책정리를 하라고 그랬나 청소를 하라고 했나 권장하던데 다양한 영상이 있는건 알았지만 이런 영상은 신기해서 틀어놓고 책상정리까지 한번 했다는. 술술 잘 읽힌, 소소한 즐거움을 주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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