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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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인 일의 기쁨과 슬픔을 비롯해 몇편의 단편소설을 묶어낸 책인데 개인적으로는 뭐하나 버릴게 없을 정도로 문장이 쏙쏙 눈에 들어왔다. 포인트가 그렇게 좋다면 월급을 모두 포인트로 받아가라는 사장의 지시가 정말 현실이 되고 포인트 또한 가치매개 수단일 뿐이라고 자신을 다잡은 주인공을 다룬 이야기가 표제작. 그녀는 다음 포인트몰에서 상품을 사서 이를 중고거래를 통해 현금화해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당근마켓이라는 앱을 떠올리게 한걸 넘어 소재부터가 너무 기발했다..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에 나오는 남자주인공의 이야기 또한 흡입력 있었는데 남자의 심리묘사를 너무 잘 그리고 있어 마지막의 찌질한 대사가 나오기까지의 스토리를 보는내내 결말이 어떻게 나올까 쫄깃쫄깃했다는. 첫번째 실린 잘 살겠습니다는 아마 어떤 식으로든 청첩장 관련하여 비슷한 경험들이 있지 않을까(혹은 주변에 비슷한 사람이라도) 싶었는데 딱 받은만큼만 주고자 하는 주인공 심리가 이해가 가면서도 뭔가 서글픈 느낌. 어쩌면 순수한건지 눈치없는건지 모를 그 언니가 더 행복하게 살고있는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ㅏ.


새벽의 방문자들을 보면서는 정말 있을법한 일이라 여성의 이런 불안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살짝 고민되기도 했으며 탐페레 공항을 보면서는 나도 해야지해야지 하다가 미루고미루다못해 잊어버렸던 스처지나간 어르신들, 지인들이 떠올랐다. 뿐만아니라 책을 다보고 수년전, 아니 십년은 전에 읽었던 정이현이라는 소설가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라는 책이 떠올랐는데 뒤늦게 발견한 그분의 추천사를 보고나서는 깜짝 놀라기도 했던, 그런 다양한 시선과 생각, 그리고 깨달음의 종합선물셋트 같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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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 '보는' 사람을 '읽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관하여 땅콩문고
김겨울 지음 / 유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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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책을 두권째 보는 듯 하다. 스스로도 언급하고 있지만 북튜버, 그러니까 책을 주제로한 유튜버 1세대라고 볼 수 있는데(유튜버의 대도서관쯤 되려나) 출판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고 전업 소설가가 아닌, 순수하게 책을 좋아하는 저자가 자신이 어떤 컨셉으로 기획하고, 어떻게 준비해서, 어떤 툴을 이용하여 영상을 찍고 편집해 올리는지에 대해 기술한 책이었다. 


이러한 저자의 결과물만 유튜브로 접하다가 이런 실무적인 정보를 접한것도 의미있긴 했으나 다소 아쉬웠던 점은 소설이든 에세이든 인문사회과학 서적이든 특정 책을 소개하는데 있어 어떻게 컨셉을 잡는지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무엇이 효과가 좋았고 무엇이 아쉬웠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줄 알았는데 그런 부분은 전혀 없었다는. 


그냥 촬영할 때는 미러리스 카메라와 휴대폰을 이용해서 같이 찍은 다음 파이널 컷을 이용해서 멀티채널 편집을 하고, 자막은 뱁션인가 하는 툴을 활용한다는 것 정도. 그리고 기고요청이나 강연요청 등 업무 관련해서는 모두 이메일을 통해 처리하며 빠른 회신을 위해 항상 신경쓴다는 메시지 정도. (이부분은 전에 본 책에도 언급되어 있었다.) 요즘은 이번에 나온 아이폰으로 촬영하는 사람도 많다고 하고 프리미어 등 관련 프로그램은 정품을 구입하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고 있었다. 자막폰트나 배경음악도 저작권 신경쓰라는 멘트와 더불어.


그러고보니 책 제목을 출판사에서 정한건지 본인이 정한건지 모르겠지만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이 아니라 '김겨울의 유튜버 성공기 혹은 입문하기' 정도로 했어야 하는게 아니었을지. 슈퍼챗인가 기부받는 이야기와 더불어 썸네일 만들고 화질을 위한 예약업로드 같은 팁까지 알려주고 있었다. 


하여간 지역 라디오 방송진행 경험과 더불어 목소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었고 문예지에 기고할 정도로의 책에 대한 사랑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책을 어떻게 소개할지 콘텐츠를 기획하고 유튜브 특성상(프리미엄 사용자가 음성으로만 듣는다는 사실도 고려해) 사운드 공백을 메꾸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며 스스로 편집해서 꾸준히 올리고 있기에 오늘날의 김겨울이라는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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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 성소수자 혐오를 넘어 인권의 확장으로
한국성소수자연구회 지음 / 창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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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은 'coming out of the closet, 즉 벽장에서 나오다라는 뜻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성소수자가 성적지향을 숨기고 살아가는 숨막히는 벽장 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문을 열고 나온다는건데 이걸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나오게 되는 것을 또 '아웃팅'이라고 부른다. 아마 이정도 단어까지 알고 있다면 성소수자에 대해 어느정도 관심은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듯. 


이 책은 성소수자연구회에 속한 분들이 각 분야의 연구자료를 엮어낸 자료집이라 보면 되는데 적어도 내 주위에서는 접하기 힘든(혹은 모르고 있는) 분야여서인지 다양성 측면에서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앞서 말한 단어나 LGBT정도만 알고 있던 내게 시스젠더(cisgender)라는 성정체성과 생물학적 외관이 동일한 사람을 뜻하는 단어가 별도로(그러니까 트랜스젠더와 반대되는)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트랜스젠더는 또 종류에 따라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젠더퀴어, 안드로진, 젠더플루이드 등 처음들어보는 용어도 많았다. 정말 제목처럼 성별을 남녀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다 나열하면 무지개의 7빛깔도 모자를 정도로.


동성애에 대한 우리나라의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인 정비수준이 얼마나 처참한지, 그리고 동성애와 에이즈의 연관성에 대한 오해가 아직도 얼마나 많이 퍼져있는지, 정신병하고 전혀 관계없는 것으로 학계에서 증명되었는데도 아직도 일반인들의 인식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 현실 등에 대해, 심지어 청소년들의 동성애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데 가장 최근에 출간된 책이어서인지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았다. 


심지어 글로벌 기업인 IBM에서는 성소수자를 지원하는 제도를 가지고 있는데 IBM코리아에서 신입사원 입사하는 날 그 이야기를 했더나 키득키득 웃으며 비아냥대는 분위기였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아태지역에서는 모두 동성애자가 있는데 여기만 커밍아웃한 동성애자가 없다는 부분을 보면서는 정말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그들이 원하는 사회하고는 거리가 멀구나 싶기도 했고 그와중에 뒷부분에 실린 글에서 알게된 전국 각 지역의 퀴어축제 이름들을 보면서는 언제 이런것들이 생겼나 조금 놀라기도 했다. 내가 관심이 없어서였겠지. 서퀴, 부퀴, 제퀴 같은.


기독교 관련 단체에서 이런 축제를 비난할때 다소 속수무책이었다가 최근 기독교 단체에게 역으로 응대한 멘트가 소개되어 있는데 정말 센스있었다. 


'혐오세력, 여러분, 차별을 멈추고 주님에게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매우 걱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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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풀 - 넷플릭스 성장의 비결
패티 맥코드 지음, 허란.추가영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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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14년인가 인사담당자로 일한 사람이 쓴 넷플릭스 문화에 대한 책인데 별 기대없이 봤으나 인상적인 내용이 많아 놀랐다. 넷플릭스를 전에도 알고 있었고 국내 서비스 시작한 이후로 지금껏 사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 성공비결에 대해, 조직문화에 대해 책을 통해 접하는건 신선한 경험이었는데 어떻게 관료주의 문화를 배척하고 서로에게 솔직한 문화, 심지어 자기가 해고시킨 사람도 나중에 우연히 만났을때 서로 진심으로 포옹하고 응원해줄 수 있었는가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다루고 있었는데 미국 문화와 국내 문화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많은 시사점이 있어보였기 때문이다.


아래는 일부 발췌


- 우리가 만든다고 해서 그게 훌륭할지 어떻게 알죠? / 리드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 아, 그거야 매일 출근해서 이 사람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을 테니까. / 대부분의 사람이 일에서 원하는 것을 리드가 정확히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출근을 해서, 자신이 믿고 존경하는 동료들로 이뤄진 제대로 된 팀과 함께, 미친 듯이 집중해 멋진 일을 해내는 것 말이다. 난 그런 정신을 사랑한다.


: 이런 마음으로 출근하고, 월요일을 기다리던 때가 있었던것 같은데...


- 사람들은 밀레니얼 세대는 비금전적인 혜택과 평생 교육 프로그램 같은 것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여러 조사 결과가 그들이 일하면서 가장 원하는 것이 무언가를 계속 배우는 것이라고 말해주기 때문이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밀레니얼 세대를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는 것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생각한다. '밀레니얼'이라는 용어도 자체도 참을 수 없다. 그저 사회 초년생일 뿐 아닌가? 그들을 좀더 가르쳐야 한다면 사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가르침이 필요할 뿐이다. 그들이 배우는 걸 좋아한다면 금상첨화다. 그렇지 않은가? 그들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했고, 인생을 모든 것을 배우고 싶어하는 스펀지 같은 단계에 있다. 그들은 당신이 먹이는 것은 무엇이든 먹어치울 것이다. 간단한 군것질거리를 준다면 그것만 먹을 것이다. 하지만 사업운영이라는 진짜 고기를 먹이기 시작한다면 군것질거리로는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 결과,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얼마나 많이 기여하는지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들은 외계인이 아니다. 그저 잠재력이 폭발하는 젊은 직원들이다.


: 길긴 한데 음미할만한 부분.


- 넷플릭스에서 가장 중요한 지침 중 하나는 모두가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하, 동룐는 물론 상사에게도 말이다. 우리는 솔직함이 위아래로, 회사 전체로 퍼지기를 원했다.


: 에이미 애드먼슨 교수의 '두려움 없는 조직'이라는 책을 보고 있는데 그 책에서 다룬 솔직함과 같은 맥락이다.


- 한번은 내가 후보자와의 인터뷰 약속 시간에 늦었는데, "죄송합니다. 지루하셨죠? 누군가가 당신에게 말을 걸었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더니 그가 "아니, 전혀요. 여섯 명이나 말을 걸어주더군요."라고 답한 거이다.


: 우리였다면?


이거 말고도 표시해둔 부분이 상당했을 정도로 유익하게 볼 수 있었던, 내용을 나누고 싶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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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상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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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아니 재작년 작품집에 이어서 읽어본 책인데 역시나 짧은 시간 틈틈이 보아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박상영 작가나 정영수 작가 처럼 연달아 수상해서 이번에도 작품이 실린 사람도 있어 괜히 반갑기도. 특히 박상영 작가의 경우에는 지난번과 이번 모두 동성애를 주제로, 아니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깨달은 주인공을 내세워 또 다른 세계를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서사라고 해야하나, 문장하나하나가 눈에 그려지고 생각이 읽혀지는게 단편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또 '공의 기원'이라는 작품은 이걸 소설이라고 불러야 하나, 어디 해외에서 기행문 같은게 발견되기라도 한건가 싶었는데 뒤에 실린 서평을 보니 역시나 소설이었고 작가의 소재가 참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밖에도 하긴 하는 남자니까의 '하긴'에서 다룬 자녀 교육이야기, 뭔가 이야기가 오가긴 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는 부분을 끝까지 밝혀주지 않았던 '넌 쉽게 말했지만', 앞선 작품과는 다른 방법으로 동성애 사랑(이라고 부를수 있을지 모르겠지만)를 다룬 '데이 포 나이트', 프랑스에서의 여자 주재원 이야기를 다룬 '시간의 궤적' 등 소설 읽는 재미를 또한번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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