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라를 달리는 기관차
조장희 지음, 김복태 그림 / 에디터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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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처음으로 타보는 아버지의 기관차를 달리고...

소년은 그 때까지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어떻게 일하시는지 몰랐고...

들뜬 마음으로 기관차에 올라탄 소년...

생전 처음 보는  기차밖의 풍경에 흠뻑 빠져들지만 이내 비슷한 풍경에 지루함을 느낄 때쯤 기적을 울려 송아지를 치일뻔한 사고도 일어나고...

종착역에 도착해서 잠시 쉬면서 아버지와 야외 에서 점심식사를 하게 되는데...

그 큰 도시락을 펼치는 순간 깜짝 놀라죠.

아무리 꽁꽁 싸도 도시락 속 테두리는 석탄가루가 소복히 앉아 있고, 그걸 거둬서 새들에게 점심으로 나눠주고...

아버지의 고충을 알게 되고, 아버지와 소년은 생전 처음 깊고 긴 대화를 시작합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언제 이렇게 어른스러워지고 똑똑해졌는지 놀라고, 소년은 아버지가 어렵지 않다는 걸 느끼며 아버지를 위해 꽃으로 가는 기관차를 만들겠다는 생각까지 하죠.

점심을 먹다 말고 소년은 아버지 다리를 베고 오수에 빠지며 꿈을 꿉니다.

자신이 말한 꽃으로 가는 까만 석탄가루 날리지 않는 새하얀 기관차...그것을 운전하시는 분은 자신의 아버지!

그 역의 역무원은 바로 자신!

깃발을 흔들자 새하얀 제복을 입은 아버지가 기관차를 움직이며 멀어지고...

 

그러나, 그것은 꿈인지 생신지 모를 일....소년의 아버지는 그 처음이자 마지막 들놀이를 뒤로 하고 꽃다운 나이에 영원한 29세의 기관사로 남았죠.

하룻동안 벌어진 일을 통해 참 많은 것을 전하고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책이에요.

일찍 돌아가신 친정아버지를 떠올리기도 하고, 어릴 적 처음 기차를 타고 가족이 시골에 가던 일, 그곳에서 계란이며 이것저것 사먹던 일...

아련한 추억들이 되살아나면서 코끝이 찡해오더군요.

그 시절 우리네 아버지들은 왜 그리도 젊은 나이, 한창 나이에 생을 마감하셨는지...

그 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나 봅니다.

뱃속의 아기와 함께 진한 감동을 느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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