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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GL] 왕의 식탁
밤꾀꼬리 / 아마빌레 / 2020년 11월
평점 :
낭만이 걷혀가는 시대에 한 자락 남은 낭만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거대한 적에 대항하면서 서로 다른 종족이 친구가 되었던 시대는 신화로 이야기로 동화로 전해져 내려올 뿐, 오백 년 뒤의 현재에는 이종족도 마법도 상상하지 못하는 인간들의 세계가 되었거든요. 기차가 등장하고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신분제에 균열이 일고 착취당하는 노동자에 평민들이 분노하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마법의 잔재인 왕성과 낭만의 흔적인 건국왕의 동상이 남아있습니다.
작품은 이 세계에 남아있는 유일한 마법과 낭만이 마침표를 찍는 시점을 배경으로 해요.
건국신화에서 돌아온 다정한 영웅이 이야기의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낭만의 세계에 한 발을 적시고 있는 귀족 아가씨입니다. 아픈 몸으로 사회적인 교류가 차단된 채 건국왕을 동경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말로 낭만의 세계를 살고 있는 사람이기도 한데요. 이 두 주인공이 만나면서 드러내는 설렘과 아픔과 회한과 두려움 등의 심리가 이야기 속에서 잘 드러납니다.
사랑, 타임리프, 마법, 혁명 등의 요소를 잘 다룬 따뜻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다만 알레나 같은 체질의 아이가 또 태어나면 걔는 어쩌나 싶긴 한데..... 일단 주인공들은 인간의 시대에서 서민으로서 행복하게 잘 살 것 같습니다. 후일담이나 이전 시대의 이야기도 궁금하지만 작품은 이 자체로 완결된 이야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