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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원의 승부사들 - 사모펀드 최고수들이 벌이는 혈전
박동휘.좌동욱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1조원의 승부사들
(자본시장 첨탑의 끝에 서있는 사모펀드와 키맨들)
사모펀드는 그 자금의 규모에 비해 일반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발행시장 자체만으로 봐도 문턱이 낮지 않은데, 어느정도 발행시장에서 레코드가 쌓여야 진입이 가능하 시장이 사모펀드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모펀드는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자본의 규모가 커질수록 리스크관리가 중요할 것이다.
사모펀드시장은 맨파워로 움직이는 전형적인 금융산업 중 최첨단에 위치해 있는 지식산업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각 사모펀드들은 중요 의사결정을 하는 운용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펀딩의 규모등이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그들을 일명 '키맨'이라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사모펀드의 특성에 맞게 각 사모펀드를 운용을 좌우하는 '키맨'들의 성향까지도 조사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장 최고수들의 진검승부
2장 치열한 M&A 전쟁
3장 해외 M&A 시장 개척
4장 기업과의 은밀한 동거
5장 자본 시장의 종합예술
6장 투자의 정석
7장 단 한 번의 실패가 초래한 공중분해
8장 100% 안전한 투자는 없다
9장 사모펀드를 움직이는 사람들
이 책에는 기라성 같은 사모펀드들과 그들의 딜에 대한 이야기가 한가득 나온다.
모두 대한민국의 M&A시장에서 이슈가 되었던 굵직굵직한 건들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사모펀드는 MBK파트너스, 보고펀드, KKR, KTB PE, H&Q AP코리아, 어피너티, IMM인베스트, 칼라일그룹, 블랙스톤 등 국내 토종 사모펀드부터, 해외의 유수의 글로벌 사모펀드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실제 딜소싱을 했던 사례등을 통해 각 사모펀드들 및 주요 '키맨'들의 특성 및 M&A과정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사모펀드는 말 그래도 '공모'가 아닌 '사모'이기 때문에 주로 전문투자자들 중에서도 일부가 참여한다. 그래서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저 위의 사모펀드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을 극히 일부 일 것이다. 금융권에 종사하는 사람들 조차도 각 사모펀드의 이름 및 규모는 잘 모른다.
즉, 사모펀드시장은 일부 기관투자자들을 비롯한 큰손들이 좌우한다. 소위 그들만의 리그인 것이다.
반면에 사모펀드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최소 몇 천억에서 부터 조단위까지 돈을 굴리는 사모펀드는 눈에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우리사회와 경제에 이미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13년말 기준으로 토종사모펀드 시장의 규모만 50조원에 이르고 있다.
이를 야구에 비유하면 메이저리그와 아시아독립리그정도로 비교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 정도를 넘어서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급에 나올만한 수준과 중고교 아마야구와의 차이라고 비유해도 무방할 것이다.
덧붙임.
1. 국내의 사모펀드의 발전사도 눈부시다. 국내시장에서는 국내 사모펀드들이 가지는 강점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2. 자본시장은 냉정하다. 돈은 조금이라도 수익률이 좋은 곳으로 몰린다. 사모펀드시장은 태생적으로 부익부 빈익빈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다양한 사모펀드가 자생할수 있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나도 나중에 사모펀드시장에 직접 참여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본 입찰 이틀 후인 6월 22일 매각 자문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의 박장호 대표는 롯데, MBK파트너스, 칼라일그룹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입찰을 한 후에도 인수가격과 조건을 끌어올리기 위한 프로그레시브 딜(가격경쟁을 유도하는 경매식 호가 입찰)이 진행된 것이다. 경쟁자의 가격을 모르는 상태에서 가격을 올릴지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자칫 상대방보다 높은 가격을 쓰고도 다시 가격을 높이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 어려운 결정이었다. 이른자 '죄수의 딜레마'를 활용한 매각기법으로 인수후보들은 모든 가능한 정보망과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들을 동원해야만 했다.
2005년 3월 1일, 하버드 동문이 윤종하 현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비롯해 김병주 회장과 인척간인 부재훈 대표와 홍콩 헤드였던 케이시 쿵, 일본 헤드였던 켄스케 시즈나카 등 6명의 칼라일그룹 멤버들과 함께 아시아 지역 펀드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5억 달러짜리 'MBK 1호 펀드'를 만들면서 사모펀드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가 독립을 선언하자 칼라일그룹은 발칵 뒤집어졌다. 창업주와 함께 매일매일 중대 사안을 결정하던 매니지먼트 커미티의 멤버가 그것도 아시아 헤드들을 모두 이끌고 독립했으니 충분히 그럴만했다.
김병주 회장이 사채를 출연해 2007년에 설립한 MBK장학재단 홈페이지에 그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인생의 시작은 태어난 때가 아니라 나를 인식하고 움직인 그때부터다."
사람의 운명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표현이다. 김회장은 항상 이런 자세로 세상을 살아왔다. 세계적인 기업, 칼라인그룹에서 아이사인으로는 최초로 부회장까지 올랐던 것을 결코 행운과 우연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해외 대형 사모펀드가 번성했던 1980년대에는 차입인수를 통한 레버리지 효과만으로도 큰돈을 벌 수 있었다. 인수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받아 기업을 인수한 뒤, 기업이 보유한 현금을 활용해 부채를 갚았다. 이렇게 되면 살 때와 동일한 값에 재매각을 하더라도 이익을 얻는 효과가 생긴다. LBO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었던 1980년대엔 인수대상기업의 현금흐름을 담보로 인수금융을 조달한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사모펀드의 핵심 역량이었다.
KKR은 1976년 제롬 콜버그 주니어와 그의 사촌인 헨리 크래비스, 조지 로버츠가 설립한 회사로 그들의 이름 앞글자를 따서 사명을 정했따. 세 사람은 한때 월 가 5대 투자은행이었떤 베어스턴스에서 함께 일했다. 특히 크래비스와 콜버그는 LBO 기법의 전문가였다. 콜버그는 1987년에 은퇴했고 현재는 크래비스와 로버츠가 KKR을 이끌고 있다. KKR은 세계 LBO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1980년대 세계 최대 식품유통업체 세이프웨이스토어즈, 베터리업체 듀라셀, 세계적인 음식료업체 RJR나비스코를 연이어 인수했다. 특히 RJR나비스코를 LBO방식으로 인수해 일약 스타로 부상했다. 당시까지 역대 최대 빅딜로 기록됬던 RJR나비스코 인수 뒷얘기는 <문 앞의 야만인들>이란 책으로 출간돼 크래비스의 악명을 널리 알렸다.
어피너티의 역사는 KKR보다는 짧지만 한국 시장에 훨씬 더 특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UBS캐피탈의 아시아퍼시픽팀이 통째로 독립해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이며, 그동안 하이마트, 더페이스샵등을 통해 한국 M&A시장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실상 실패한 거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무적을 자랑했다. 본사가 홍콩에 있고, 국내 금융당국에 등록한 적이 없어 형식상 외국계 사모펀드로 분류되지만 어피너티는 어떤 곳보다도 한국적인 펀드로 평가받았다. 박영택 부회장만 해도 19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며 소위 한국적인 기업 관행에 정통한 인물이다. 작은 거래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지만, 어피너티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큰 거래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오비맥주 인수전은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