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한 배경을 가지고 읽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1인칭 관점에서 굉장히 술술 잘 읽히는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인간은 계획하고, 신은 웃는다(라스베이거스, 2017년 7월)
2. 심리학자, 포커 판에 뛰어들다(뉴욕, 2016년 늦여름)
3. 삶의 불확실성에 베팅하기(보스턴, 2016년 가을)
4. 실패로부터 배우는 법(뉴욕, 2016년 가을)
5. 최고의 사냥꾼은 최고의 관찰자다(뉴욕, 2016년 늦가을)
6. 초심자의 행운이란 없다(뉴욕, 2016년 겨울)
7. 당신은 운의 희생자인가, 승리자인가(라스베이거스, 2016년 겨울)
8. 몰입의 기술(라스베이거스, 2016년 겨울)
9. 스토리텔러의 게임(라스베이거스, 2017년 3월)
10. 우리의 선택은 룰렛보다 복잡하다(몬테카를로, 2017년 4월)
11. 마음을 읽는 법(뉴욕, 2017년 5월)
12.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건 나 자신(뉴욕, 2017년 5~6월)
13. 두려움과 절망의 판에서 벗어나는 법(라스베이거스, 2017년 6~7월)
14. 운은 이긴 자의 손을 들어준다(바하마, 2018년 1월)
15. 잘못된 믿음이 부르는 비극(마카오, 2018년 3월)
16. 불확실성의 게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라스베이거스, 2019년 6월)
구성이 좀 독특한데, 하나의 시간순의 서사적으로 진행된다. 카드에 초보인 저자가 카드의 대가들에게 수련(?)을 받으며, 초보도 확률적사고와 상대방의 심리등에 대한 관찰로 어떻게 보면 후천적으로 체득하여 결국에는 대회에서 우승도 경험하게 되는 드라마같은 스토리의 책이다.
이 책은 저자의 경력만으로 베스트 셀러가 될 수 밖에 없는 책인 것 같다.
책에서 너무 즐거웠던 것은 어린시절의 뻥카를 치던 모습이 기억났을 뿐 아니라, 우리 삶과 인생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포커테이블 위의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아닐까 싶다. 거기에 더불어 성장하는 스토리까지 덧붙여져서 재미있게 읽었다.
덧붙임.
1. 증권사 프랍에서 면접때 포커를 쳐봤냐고 물어보는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포커를 쳐본사람, 게다가 승률이 나쁘지 않은 사람은 확률적 계산에 대한 사고, 마켓에서의 심리적인 판단 및 자기자산에 대한 객관적 사고를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2. 또한 유한한 자원인 판돈의 크기를 조율하는 것은 포트폴리오 자본배분과 다름없다.
3. 손절매나 복기에 대한 부분도 상당히 일맥상통하는 점이 많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에릭은 그런 열정과 끝없는 탐구심으로 포커에 접근한다. 그는 신인 플레이어들을 눈여겨보기를 좋아하고 최신 앱과 프로그램에 정통하며 절대 자신이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답보하기를 거부한다. 그에게 삶의 모토가 있다면 아마 '삶은 안주가히게는 너무 짧다'일 것이다. 실제로 그는 포커 유망주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의를 기율여라'라는 단 두마디로 답했다. 이 두 마디는 우리가 종종 간과하는 것이다.
프로도박사로서 알아둬야 할 게 있어. 현실을 객관적으로으로 평가할 줄 모르면 패배자가 돼. 이 게임은 널 이길거야. 그건 분명해.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면 이 게임은 '너의 돈을 가져갈 거야'라고 말해.
댄은 정말로 중요한 건 비판적 사고와 자기 평가 능력을 잘 개발해서 지금 나의 위치가 어디인지 그리고 그 위치가 플레이하기에 좋은지 계속 객과전으로 재평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핵심은 이고 지는 게 아니다. 그건 운에 달린 문제다. 핵심은 사고과정이다.
내가 플레이할 때마다 에릭은 때를 잘 고르라고 했다. 최고의 핸드가 들어오면 어떤 멍청이도 그 판을 이길수 있다. 그건 포커의 핵심이 아니다. 최고의 카드가 들어오는 경우는 아주 가끔이다. 매번 최고의 카드만 기다리면 칩이 마른다. 게다가 마침내 에이스 두장이 들어와도 돈을 따지 못한다. 아무리 주의력이 부족한 플레이어도 당신이 최고의 핸드만 플레이한다는 사실을 알고 발을 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기더라도 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운이 아니라 과정에 초점을 맞춰 정확하게 플레이했는지에 말이야. 다른 모든 건 그냥 머릿속에서 맴도는 헛소리일 뿐이야. 그런 생각에 얽매이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무작위성은 알아야 하지만, 그걸 생각하는 건 도움이 안돼. 포커룸에서 '이게 말이되?'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면 안돼.(중략)
객관적 현실 같은 건 없다. 우리는 어떤 것을 경험할 때마다 나름대로 해석한다. 우리가 문장을 구성하는 방식은 우리의통제위치가 내부에 있는지, 외부에 있는지 혹은 우리가 운면의 주인인지, 우리를 넘어선 무언인가의 노예인지를 결정한다. 나는 나를 희생자로 보는가, 아니면 승리자로 보는가? 희생자는 카드가 자신에게 등을 돌렸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불행한일들이 자신에게 닥치고, 자신과 상관없이 일어나며 자신을 탓할 대상이 아니고 통제권도 없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승리자는 자신이 정확한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결과가 뜻대로 나오지 않아도 자신이 힘든 상황에서 정확하게 사고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고하는 것은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여긴다.
필이 포커를 막 시작한 사람 또는 베테랑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중 하나는 못하는 플레이어를 상대하기가 정말어렵다는 것이다. 그들은 어떤 패든 들고 있을 수 있기에 패를 읽을 수가 없다. 하지만 필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못하는 플레이어도 나름의이유가 있어서 그런 플레이를 해요. 그 이유를 알아내야 해요. 패가 공개되면 상대가 앞에서 했던 결정을 되짚어보고 그런 행동을 한 이유를 파악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