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좁은 회랑 : 국가, 사회 그리고 자유의 운명 - 2024 노벨경제학상 수상작가
다론 아제모을루 외 지음, 장경덕 옮김 / 시공사 / 2020년 9월
평점 :
<좁은 회랑>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공저한 MIT 경제학 교수 대런 애쓰모글루 와 시카고대 정책대학원 정치학 교수 제임스 A. 로빈슨 의 신작이다.
제목인 ‘좁은 회랑’ 이란 저자가 지칭한 국가와 사회가 힘의 균형을 이루는 공간을 말한다.
국가의 힘이 너무 강하면 독재로 고통 받고, 반대로 사회가 너무 강하면 무질서로 혼란스러워진다. 그래서 국가와 사회가 번영하려면 ‘좁은 회랑’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로 견제하는 과정에서 언제 어디서든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균형을 잡는 건 어렵다.
출간 예정 책이라 가제본 서평단을 참여해 먼저 읽게 되었다. 보통 책의 일부나 전부가 가제본으로 나오는데이 책은 800페이지가 넘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을 발췌해서 가제본으로 만들었다.
즐겨읽는 분야는 아니었으나, 한국어판 서문에도 나오듯이 팬데믹 시대에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그에따라 개인의 자유를 침해 받는게 아닌가 여러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궁금했다.
가제본만 읽어도 주요 내용은 파악할 수 있었고, 예를 많이 들어 설명하고 개념도 풀어주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다. 머리말에 나오는 ‘자유’의 정의 부터 학교 다닐 때 배웠던 ‘리바이어던’ 개념으로 시작해 정부가 권력이 강력할 때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또한 정부가 힘이 없을 때는 나라가 왜 위험해지는 조목조목 내용이 잘나와있다.
그래서 좁은 회랑이 필요한 건데, 사실 그 균형을 유지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힘든 가운데 우리나라가 잘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받지만, 그건 온갖방법을 동원해 추적하고 격리한 덕분이었다. 그렇다면 국가는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제한 할 수 있을까? 최근에 광화문 집회로 확진자가 늘어난 것으로도 문제가 되었지만 과연 집회의 자유를 허락하면 안되는 걸까. 쉽게 결론 내리기 힘든 문제다. 내 생각은 지금 상황이 우리 모두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기에 집회의 자유가 앞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부가 초기엔 동선 추적을 처음엔 다 공개했지만 지금은 필요한 것만 공개하는 것처럼 조금씩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팬데믹 상황이 끝나면 이런 개인정보 침해는 없어져야 한다. 그리고 개인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런 상황에선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책 82쪽을 보면,
‘우리에게는 더 많은 역량을 개발하고 새로운 책임을 지는 국가가 필요하지만, 우리가 계속해서 국가에 족쇄를 채우고, 사회를 결집하고, 우리의 자유를 보호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때만 유효하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우리는 촛불을 들어 정권을 바꾼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분명 나아졌지만 문제는 항상있고, 그걸 바꾸려면 우린 눈과 귀를 열고 국가에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야한다. 대표적인 방법인 투표 뿐만아니라, 청와대나 국회에 건의하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먹고 살기 힘든데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팬데믹 상황을 보면 나 혼자만 잘 살 수 없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내 생각에는 우리나라가 좁은 회랑에 들어가려고 애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독재 국가에서 사회가 힘을 더 많이 갖게 됐지만, 아직 완벽한 균형을 이루진 못했다. 지금은 아무래도 정부의 역할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시기지만 이 상황이 나아지면 새로운 문제가 나올 수 있다. 그때를 대비해서라도 우리 자유를 지킬 수 있도록 개인 정보 침해나, 인권을 지킬 수 있는 법 개정을 마련하도록 힘써야 한다.
처음엔 이 가제본을 읽을 땐 두려웠지만 이젠 책을 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두려워만 하면 해결되는게 없으므로, 책을 읽고 생각하고 공부하고, 올바른 시민으로 내 의견을 내고 싶다. 그런 노력이 모여 아이들에게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