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와 함께하는 10대를 위한 교양 수업 2 - 권오영 교수님이 들려주는 한국 고대사 이야기 서울대 교수와 함께하는 10대를 위한 교양 수업 2
권오영.이정화 지음, 리노 그림 / 아울북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학 전 경주 여행에서 아이와 같이 월성 발굴지에 가서 발굴 현장에서 연구원 설명을 들었다. 

아이가 나름 집중해서 듣고 10월에 축제도 한다니 가고 싶다고 하더라. 

요즘 학습만화도, 매체도 역사책도 자주 찾아보니 역사학자에 대해서도 알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서울대교수와 함께 하는 10대를 위한 교양 수업 시리즈 두 번째 책으로, 권오영 교수가 들려주는 한국 고대사 이야기다. 

150여 페이지 분량에 권오영 교수가 역사학을 공부한 계기 부터 무엇을 공부하는지, 어떻게 연구하고 발굴하는지, 마지막엔 한국 고대사 범위를 넓혀 세계 고대사로 나아가는 이야기까지 

알차게 담았다. 직접 발굴에 참여했던 유적 이야기부터 해외에서 발굴 조사에 참여한 이야기까지. 그 동안 고대사에서 잘 몰랐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야와 합심해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걸 알았다. 


자료, 그림, 사진 등도 다양하고 효림, 기원이란 친구가 등장해 아이들 눈높이에서 물어보는 구성과 설명도 잘 나와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역사학자가 일하는 분야도 다양하고, 고대사가 단순히 추측해서 연구하는게 아니라 나름의 근거가 있고 하나의 사실에서 여러 관계와 배경을 알아낸다는 점.

책에서 나온대로 탐정 같았다. 


직업이 다양해졌다고 하지만 인터넷으로 검색은 한계가 있고 일일이 찾아보기 힘드니 이런 책으로 관심있는 직업과 분야에 대해 알아보면 좋겠다. 

1권은 법의학, 앞으로 빅데이터, 로마사, 해양과학에 대해서도 나올 예정이라니 아이와 다른 책들도 꼭 읽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에 이는 물결 - 작가, 독자, 상상력에 대하여
어슐러 K. 르 귄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자신의 삶을 만들어내는 법, 상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런 재주를 배워야 한다. 이런 재주를 보여줄 안내인이 필요하다. 이런 것을 배우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이 우리 대신 우리 삶을 만들어낼 것이다.” p.344


그런 책이 있다. 다 읽고나서도 뭐라 말하기 어려운 책. 과연 이걸 내가 말할 수 있을까, 가슴이 벅차 오르는 책. 


<마음에 이는 물결>은 판타지, SF 문학의 거장 어슐리 K.르 귄이 1988년 부터 2003년까지 15년 동안 문예지, 강연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발표한 글들을 정리한 책이다. 

개인적인 문제들, 독서, 토론과 의견, 글쓰기에 관하여 라는 네 개의 챕터로 나눠진다. 


이전부터 이름이야 익히 들었고, 책을 읽어봐야지 생각했지만 읽지 못하고 서평단으로 이 책 부터 읽었다. 

책을 시작하며, 걱정이 들기도 했다. 소설도 안 읽고 이 책을 읽어도 될까? 어렵지 않을까? 


하지만 저자는 나의 걱정을 날리는 하나의 선언으로 이 책을 시작한다. ‘나는 남자다.’ 라고. 

‘나를 소개하기’에서 나오는 첫 문장에 사로잡혀 책을 쭉 읽으며, 밑줄 긋고 싶은 문장도 챕터도 많았다. 

바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 책이 좋은 건 꼭 처음 부터 읽지 않아도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다. 독자가 읽고 싶은 글부터 읽어도 된다. 

또, 작가가 글마다 이 글이 언제 쓴 것이며 어떻게 수정했는지 설명해서 긴 시간 동안 모은 글들을 읽는데 무리가 없었다. 


독서가라면 감동받을 도서관에 대한 글, 인류학자였던 아버지와 미국 원주민에 대한 책을 썼던 어머니 이야기도 흥미롭고 글쓰기에 대한 글은 작가, 작가 지망생 뿐 아니라  

독자에게도 인상깊었다. 현자의 말을 기록한 명언집처럼 하나하나 새기고 싶은 글과 문장이었다. 또, 작가 특유의 유머도 나오는데 작가와 독자 관계를 얘기하며 베스트셀러 얘기에 웃음이터지기도 했다. 어쩜 이리 정확하게 얘기하셨는지. 


“대부분의 베스트셀러는 기꺼이 수동적인 소비자가 되려는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쓴 작품입니다. 표지의 선전 문구는 그 책이 지닌 위압적이고 공격적인 힘을 강조할 때가 많습니다. 책장을 넘기는 걸 멈출 수 없다. 가슴이 덜컹한다. 머리속으로 태운다, 심장이 멈출 것 같다…… 이게 뭐죠? 전기 충격 고문입니까?” p.380


어떤 독자든 분명히 얻어가는 책이다. 500페이지 분량에 글마다 생각할 게 많아서 음미하다 완독을 못할 거 같아 급히 마무리 했지만, 책장에 두고 두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서 읽을 책이다. 

이젠 작가의 소설을 만날 차례. 그의 문학에서 어떤 세계를 만날지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소년을 위한 해시태그 한국 독립운동사 청소년을 위한 해시태그
조한성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15 광복은 저절로 된 거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아이는 작년 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아졌다. 

일주일에 두 세번은 관련 프로그램을 보고, 책도 읽는다. 

내가 어렸을 때도 역사책이 있었지만 요즘 찾아보면 재미있는 구성과 내용으로 눈길을 끄는 책들이 많아 어떤 것을 봐야할지 행복한 고민을 할 정도다. 

그래서 요즘 나도 읽고 아이에게 추천할 책을 찾아보던 중 이 책을 서평단으로 만났다. 


<청소년을 위한 해시태그 한국 독립 운동사> 제목대로 1905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의 독립 운동 과정을 해시태그로 정리하고 이야기를 들려준다.

 딱딱한 구성 보다 이해하기 쉽고, 소설책 읽듯 술술 읽어나가면서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흐름을 익힐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안중근, 이봉길 등 이름도 나오지만 광주 학생 항일 운동 등 생소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도 같이 나와, 조명받지 못한 독립 운동사까지 알 수 있다. 


저자는 민족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그 동안 연구, 공부한 지식과 현직 교사의 감수도 받아, 구성이나 내용이 흥미롭고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에 소개되지 못한 이들도 있겠지만 책을 읽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애썼고 목숨을 바쳤는지… 

그 숭고한 희생 정신에 감사하고 결코 잊지 않아야 하는데, 요즘 우리나라를 보면 답답할 뿐이다. 


우리가 전쟁을 이기고 쟁취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우리나라는 광복 전 1943년 11월 카이로 회담에서 우리 독립은 이미 합의가 이뤄졌다. 

물론 광복 후에 나라가 갈라지고 친일파 척결도 제대로 되지 않은 건 두고두고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독립 운동에 의병, 농민, 정치가, 학생 등등 모든 이들이 독립 운동을 했고, 그 일들이 이어져 광복으로 결실을 맺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도 역사가 반복되는 거 같아 답답하지만, 끈질긴 독립 운동사를 보며 나도 지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단시간에 보이는 결과가 없어도 옳은 길을 찾아 나가는 것. 그 일의 시작은 이런 독립 운동사를 계속 기억하고 알고 배우는 것이다. 


독립 운동사를 정리하고 싶고 관심있는 청소년 부터 성인까지 책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 헤어졌어 문지아이들 173
김양미 지음, 김효은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는 아이들을 위한 다섯 편의 선물같은 동화집. 


<잘 헤어졌어>는 ‘이별’을 주제로 묶은 김양미 작가의 동화집이다. 단편 하나 하나 캐릭터와 대사를 공들여 쓴 작품들이라 그만큼 몰입해서 읽었다. 

웃음이 나다가 금방 또 눈물 짓는 이야기.  실화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꼭 내 아이들, 친구들,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들.  

아이들 마음 씀씀이에 감동 받다가, 어쩜 이런 문장을 쓰셨을까. 감탄하다가. 그래 그런거지 고개를 끄덕이다가. 마음 깊이 발자국을 남기는 책이었다. 


표제작인 <잘 헤어졌어>를 읽으며, 난 열두살 때 일을 떠올렸다. 

지금도 부모님이 살고 계신 동네는 시골인데, 90년대 초반, 큰 중학교를 보내겠다고 주소지를 바꿔 초등학교 전학을 가는 친구들이 있었다. 

엄마가 너도 가는 게 어떠냐고 얘기했을 때, 법을 어기는 것 보다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싫었다. 

그 친구들과 지금은 연락하지 않는데, 그땐 세상 무너지는 거 같았다. 친구들 없는 다른 학교를 다니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잘 헤어졌어>에는 아진과 민채라는 두 친구가 나온다. 둘이 더 이상 친구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때 아진이가 이사 간다는 소식에 민채는 맘이 어지럽다. 

우린 헤어졌으니 아는 체 안 하지만 그래도 다른 지역으로 가는 건… 민채는 어지러운 마음을 편지로 적어 보낸다.


민채를 보며 내 어린 시절을 떠올렸고 이렇게 나이를 먹는 사이 나도 많은 이별을 했구나 생각했다. 

내가 모질게 연락을 끊었던 사람, 갑자기 연락이 두절된 친구, 자연스럽게 멀어진 사람. 

지금도 이별이 아무렇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전학 안 간다고 울던 어린 시절 나는 없다. 

그렇다고 이별을 잘 하며 살아왔을까? 그런 거 같진 않다. 


마지막으로 실린 <상태 씨와 이사>를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아, 난 잘 헤어진 건 아니구나. 

지금도 마음 깊이 남은 미련이 있고, 가끔 왜 그랬을까 후회도 한다. 

하지만 책 마지막에 바람 길을 내는 것처럼, 나도 내 마음의 창문을 열고 여러 감정도, 이별, 만남도 드나들게 길을 내어야지 생각했다. 


지금 계획대로 된다면, 2년 후 지금 살던 곳을 떠난다. 아이는 벌써부터 가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한다. 

그렇게 멀리 가는 게 아닌데도 말이다. 그때  꼭 같이 이 책을 읽을 생각이다. 

이 친구들과 함께 우리가 어떻게 이별할지, 또 만날 수 있을지 얘기해 볼 거다. 


우리나라에는 참 좋은 작가분들이 많다는 걸 새삼 느낀다.  작가님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야지.

아이들과 어른도 같이 읽고 얘기 나누기 좋은 책이다. 

작가의 말대로 ‘다섯 편의 이야기와 울고 웃으며 과거의 나와 헤어지고 오늘의 나를 만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F와 함께라면 어디든 - 키워드로 여행하는 SF 세계
심완선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SF 뷔페로 초대합니다.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요. 


심완선 평론가는 우리나라 SF 작가들 인터뷰집 #우리는SF를좋아해 로 처음 알았다. 

그 인터뷰집도 좋아서 이 책도 기대했는데, 읽는 내내 공감도 하고 읽고 싶은 책들이 쏟아져서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완벽한 SF 가이드다. SF가 뭐길래? 라고 궁금한 초급자부터 나 좀 읽었는데 다른 책 없을까 하는 중급자에게도. 

모든 독자들을 만족할 책이 쉽지 않은데, 이 책을 읽으며, 12가지 키워드로 분류한 책 목록을 정리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지. (다 읽어야 하므로)

또 분류하고 설명하고 의의를 찾기까지. 그 노력을 생각하면 책값이 전혀 아깝지 않다. 감사할 뿐이다. 


이 책은 어때, 이건 읽어봤니? 이런 것도 있어. 라고 말하는 저자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하다.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으니 배가 부르다. 

책 쌓아 놓는 것만 봐도 배부른 것처럼. 아마 다 읽지 못할 책들이 또 쌓였지만, 누구라도 이 리스트에서 마음에 들 책을 찾을 수 있을 거다. 


그리고 내가 왜 SF를 좋아하는지 이 책에서 답을 찾기도 했다. 

비평가 새뮤얼 디레이니가 정리한 바로 판타지는 일어날 수 없는 일 이지만 SF는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난 현실에 기반한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SF는 현실과 가능성 사이에 존재하는 이야기다. 

그래서 현실을 비꼬고, 생소해 보여도 이런 현실도 있지 않을까? 상상하게 하는 이야기. 

이 책이 더 많은 사람들을 SF의 세계로 이끌어주길. 

나는 저자가 말한 계속 책을 읽고 사는출판계의 빛과 소금 되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