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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밤과 화해하기 원한다 (알라딘 한정판 북커버 에디션) - 엘제 라스커 쉴러 시집
엘제 라스커 쉴러 지음, 배수아 옮김 / 아티초크 / 2023년 7월
평점 :
품절
슬프고 아프지만 사랑으로 가득 찬 시집을 만나다
<우리는 밤과 화해하기 원한다>는 독일 여성 시인 엘제 라스커 쉴러 시선집이다.
외국시집을 읽는 것도 오랜만이지만 시인도 이번에 처음 접했다.
지역 도서관에서 시 수업을 들으면서 시와 다시 친해지고 있다.
그 동안에도 시를 안 읽은 건 아니지만 새로 시인을 찾아보거나 알아보는 노력을 하진 않았는데 요즘 새로운 시인을 알고 시세계를 아는 재미에 빠졌다.
다 아는 얘기지만 책을 읽는 사람도 줄어들고 게다가 그 중에 시집을 읽는 사람들은 더 없고, 외국시라면 더 없을 거다. 시집 옮긴이 말에서도 배수아 작가의 고민이 보인다.
번역시를 읽는 의미는 무엇일까.
마침 이 시집과 함께 은유 작가의 시번역가들의 인터뷰집 #우리는순수한것을생각했다 를 읽었다. 그 책에도 시와 시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해서 읽는 내내 행복했다.
번역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읽으며 번역시를 읽을 수 있어 행복하단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시집을 읽으며 외롭고 막막했지만 그래도 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랑과 기쁨도 있었다.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나 비유도 나오고 실제 인물들에 대한 시도 있다.
배경을 알고 보는 것도 좋겠지만 난 모르고 보는 걸 좋아하고, 시를 쭉 다 읽은 다음에 옮긴이 말, 시인의 생애를 읽으며 또 다시 시를 읽으니 다른 감동과 좀 더 시인의 삶을 통해 이해하는 면도 있었다.
하지만 모르고 보는 것도 시이고, 꼭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 게 시의 매력이다.
어렸을 땐 나도 원서를 읽고 싶고 그 실력이 안되는게 아쉽고 부끄러울 때도 있었지만 요즘 생각이 달라졌다.
난 한국시도 읽고, 번역시도 읽을 수 있어.
이 시집도 그렇다. 원어로 읽는 독자들이 느끼는 재미도 있겠지만 번역시로 읽는 나의 감동은 또 다르고.
번역이란 정답이 없으니까.
어두운 밤, 쓸쓸해질 때 이 시집을 찾아 읽을 거다. 시인에게는 닿지 않아도 당신의 언어가 남아 여기 나를 위로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