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읽은 책도 뭔가 떠들고 싶은데 도무지 시간이 없어서 쓸 수가 없다, 11월 12월 내내 이렇게 바쁠 줄 몰랐는데…

하지만 폭풍의 언덕 파트까지 읽었다.

어릴 때 폭풍의 언덕보다 제인 에어를 더 좋아해서 제인 에어는 정말 읽고 또 읽었는데 생각보다 폭풍의 언덕도 많이 기억하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캐서린 언쇼가 나는 진짜 이해가 안되었는데…
히스클리프가 캐서린의 채찍이라는 해석이라면 너무 당연한 것…


폭풍의 언덕 하면 역시 유리가면을 빼놓을 수 없고…

다음 챕터로 진출하다가 조지 엘리엇에서 잠시 독서 멈춤.
엘리엇을 하나도 읽지 않아서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을 읽어놨어야하는데… 후회하며 뒤늦게 벗겨진 베일 주문.

벗겨진 베일 읽고 다시 재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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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12-19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고민입니다 ㅠㅜ 조지 앨리엇..ㅋㅋㅋ 그치만 질러놓은 것들이 있어 이번엔 그냥 글씨만 읽자 ㅋㅋㅋㅋ 꼴등 제가 꼴등이네요 ㅋㅋㅋㅋ 오늘 부턴 일하는 시간 빼곤 모두 다미여 몰빵하겠숴여 ㅠㅠ

등롱 2022-12-19 23:35   좋아요 0 | URL
제가 벗겨진 베일 읽고 재개하면 꼴찌가 될 수도 있어요! ㅋㅋㅋ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것이죠 화이팅!!! ㅋㅋㅋ 아 전 미들마치 번역 먼저 나올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넘나 슬픈 것입니다 ㅠ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다룬 챕터가 너무 재밌네… 프랑켄슈타인을 아담에서 이브로, 괴물을 이브로 끌고가는 독해가 눈을 뗄 수가 없네. 그런데 내가 독서 준비하며 읽은 게 프랑켄슈타인과 교수 절반 뿐이라 곧 밑천 바닥…

출간 예고된 반년간 브론테 자매 더 읽지 않고 뭐했는지 너무 후회된다 흑흑 빌레뜨 읽었어야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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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섹스 비디오 유출로 수군거리던 어린 시절의 소문들 때부터, 야동에 대한 이야기가 은근히 돌아다녔던 걸 기억한다. 

야동이라는 것이 언젠가부터 야동순재라는 유행어가 돌면서 남자라면 당연히 보는 것처럼 언급되었지만 예전엔 그렇지도 않았던 것 같다. 야한 잡지를 갖고만 있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워하던 시절이 있기는 했었다. 

그게 언제부터 이렇게 바뀌었는지, 나는 제대로 기억해보지 않았는데, 연구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게 너무나 놀랍다. 


N번방이 너무 혐오스러워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지만 포르노 역시 하나의 문화현상 중 하나고, 포르노라는 것이 처음부터 이런 형태는 아니었다는 것부터 다뤄지면서 뭔가 깨닫는 게 있었다. 포르노의 탄생 배경 역시 사회적 맥락이 있었고, 어떠한 맥락과 어떤 현상들을 통해 이렇게 변해왔는지 짚어가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N번방 이후 뭔가 갈곳없던 울분이 방향을 찾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원래 이런 거고, 원래 이렇게 태어난 거고, 원래 이렇게 여자를 그저 물건화하기만 하는 것이 남자의 목적이라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지만 그게 아니라 이 또한 사회문화적인 현상이고 학습과 전이를 거쳐 형성된다면 바꿀 여지가 있는 것이니까. 



섹스앤더시티가 한창 열렬한 숭배를 받고, 그걸 보는 게 쿨하게 여겨지던 때가 있었는데, 나는 그게 정말 보기 싫었다. 그 때는 왜 그런지 정확히 이해할 수 없어서 사람들이 열광할 때마다... 캐리의 수많은 구두와 웨딩드레스와 보석들이 화제에 오를 때마다, 그저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자 내가 왜 그걸 불쾌하게 여겼는지 잊어버렸다. 유행이란 게 흔히 그렇지 않나. 시간이 흐르면 그 유행에 대해 언급하는 게 또 구질구질하게 여겨지니까.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옛날의 그 감정들이 떠올랐다. 

나는 그렇게 여자들끼리 서로를 재어보고 신체를 조각조각 분절하고 태도도 분절해서 평가하는 게 싫었고, 어떤 물건을 소비했느냐로 우위를 논하는 것도, 얼마나 핫한 가게에 가서 먹어봤느냐로 우위를 점하는 것도 싫었지만, 섹스에 대해 쿨한 태도를 유지해야만 멋진 여자인 것 같은 태도가 특히 더 싫었다. 



성인용 컨텐츠에 대한 필요성과 포르노에 대한 필요성은 이제 같은 선상에서 논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아동 포르노만이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여자의 신체에 대한 철저한 대상화에 대한 용납의 문제다. 

소프트한 포르노는 허용한다는 건 신체를 조각내는 대상화를 허용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니까. 

한 번 허용하면 속도가 관건일 뿐, 결국은 자본과 결합된 포르노는 브레이크없이 계속 치달을 뿐이다. 


"우리 문화의 포르노화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내게 마법 같은 해결책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건 없다. 우리는 거대한 경제구조와 맞닥뜨리고 있다. 포르노 산업과 싸우려면 개인으로서, 그리고 집단적 운동으로써 저항해야 한다. -p.320"


"포르노 문화에서 주어지는 가소화, 일반화, 정형화된 섹스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도 성적인 존재로 살아갈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그러한 섹슈얼리티는 사회 운동이 정해줄 수는 없다. 그것은 개인에게 귀속된 것이고 우리 각자가 어떤 사람인지,우리가 성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에 달렸기 때문이다. -p.322"


포르노를 용납하지 않는 것은, 그리고 이 거대한 성산업에 대해서 반대하는 실질적인 행동은, 운동이 아니라 개개인의 층위에서도 해나갈 수 있다. 

혐오만 말하는 게 아니라, 대안을 계속 생각해야하는 것. 

개개인이 포르노 문화에서 정해주는 성문화를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섹슈얼리티를 정하는 것. 포르노 문화는 섹슈얼리티가 아니고, 섹시하지 않다고 잘라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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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0-31 09: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소프트한 포르노는 허용한다, 그건 괜찮다고 한다면 그 소프트함의 경계는 어디까지인지 누가 정할것이며 그것을 넘어가는 일은 아주 쉬울거예요. 너무나 폭력적인 포르노 문화와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어떻게든 저항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남자들은 포르노라 말하고 여자들은 폭력이라 말하는 그런 세상인 것 같아요. 왜 한쪽에게 폭력으로 느껴지는 게 다른 한쪽에겐 재미여야 할까요.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등롱 님. 우리는 11월에도 만납시다!

공쟝쟝 2022-10-31 09:13   좋아요 1 | URL
언제 오셨어요? 부장님? 내가 1빠로 달고 있었는뎈ㅋㅋㅋ

등롱 2022-10-31 20:38   좋아요 0 | URL
처음에는 욕망이 아니라 폭력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조차도 욕망이라고 길들여버리는 문화인 게 너무 어이 없지만, 아닌 건 아니라고 분연히 말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11월 12월은... 다락방의 미친 여자! 와와 제가 고대했던 것에 비해 미처 언급되는 책을 다 읽지 못했지만... 그래도 연말을 마무리하는 아주 멋진 책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너무 설렙니다~!

공쟝쟝 2022-10-31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합니다! 저도 이 책 읽고 되려 남자들이 좀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였는 데 (조만간 시간나면 남아걱정도 좀 하는 페이퍼를 써보려고 합니다) 일단은 내가 여자로서 특히 20대에 사회화되던 과정들이 포르노 문화 속 여자들을 선망하면서 따라하려고 했다는 게 소름끼치고 너무 싫더라고요. 남자들이 잘못했네 남자 탓 하는 것보다 여성으로서 내 기준을 다시 잘 세워 단호하게 말로 해 보는 것이 개인차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란 생각도 많이 들고요.
그건 섹시하지 않습니다. 잘라 말하는 것. ㅋㅋ 좋네요. 좋으네요~

등롱 2022-10-31 20:45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그건 섹시하지도 않고 야하지도 않고 그저 폭력일 뿐인걸요!!
옛날에는... 정말로 따라하는 게... 따라해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ㅎㅎㅎㅎ 그 때도 이게 맞나라는 느낌은 있었는데, 내게 맞지 않는 옷이란 생각은 있었지만... 부끄럽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과거죠 ㅎㅎㅎ ...

공쟝쟝님의 남아걱정 페이퍼 아주 기대됩니다! 자주 북플 들어와야겠어요~~
 
레버리지 (양장) - 자본주의 속에 숨겨진 부의 비밀
롭 무어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부의 추월차선에 이어 나는 4시간만 일한다를 보고, 이후 이런저런 계발서를 읽으면서 레버리지까지 왔는데 이런 류의 책에서 등장하는 정직한 노동의 아웃소싱을 읽을 때마다 매번 똑같은 생각이 든다. 일한만큼만 대가가 나오는 옷 만들기 음식 만들기 청소 등등의 그 일들은 가치를 더 만들어낼 수 없으니 아웃소싱을 해야함다는 게 그 골조인데 결국 인간은 먹고 입고 눈비바람 가려주는 집 속에 누워야 한다. 그 가치가 안 나오는 일들이 바로 생존의 기본인데…
그래도 롭 무어는 자기가 싫어하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좋아하는 일일 수 있다고, 실례를 창업 동료로 들어서 납득이 가능했다. 비서로 동료의 어머니나 자기 어머니를 채용한 것도 흥미로웠다.

그외에는 감정 관리 파트에서 우울감 좌절감 등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일 적인 측면에서의 관리 및 대처방안을 이야기한 게 흥미로웠고, 핵심 결과 영역을 정의한 게 인상깊어서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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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10-31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등롱님 이 책 좋아요? 저도 요즘 자계서 하나씩 뽀개는 중인데 친구한테 레버리지 귀에 피딱지 얹게 듣고 있어요... (그래서 읽기 싫..) 근데 자기가 싫어하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좋아하는 일이라면서 비서는 왜 여자? (그 어머니들이 정말로 좋아서 그 일을 하는 걸까요?) 이런 책들이 돌봄이라던지 정서적 노동에 대한 사회적인 해결책 그런 답안지(?)까지 줄거라는 기대는 안하지만, 참 원래 자기가 안하던 거 하기 싫으니까 돈 주고 사겠다고 하는 말들 보고 있으면 착잡해져요. (무상으로 제공해온 사람은 뭐가 되는 것이며 제 값을 안쳐주는 것은 어떻게 할 것이며... 결국에는 돈이 가장 쉬운 것인가? 내가 원하는 세상은 그런 방향은 아닌 것도 같은데...)

등롱 2022-10-31 20:56   좋아요 1 | URL
이런 종류의 자기계발서는 저도 몇달째 계속 읽어보는 중인데요,
첫번째로는 책에서 건질만한 내용이 전혀 없지는 않고 두번째로는 시대의 흐름이 이런 거구나, 일론 머스크를 추종하는 심리가 이런 거구나 알게 되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만.

저는 레버리지가 부의 추월차선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는데요,
일단 레버리지는 다른 이들에게 넘기는 일의 개념을 하청보다는 적성의 개념으로 설명하는 쪽에 가깝고 (진실은 하청 같지만...) 비서로서 동료와 자신의 어머니를 고용한 자세한 내막에 대해서 길게 설명하진 않고 아주 짧게 언급하고 지나가지만, 저는 일단 다양한 연령대와의 근무를 거리껴하지 않는다는 느낌과 가족과의 근무도 소화해낸다는 느낌으로 읽긴 했습니다.

레버리지는 자기가 안하던 거 하기 싫으니까, 라는 맥락보다는 영업이 정말 성격에 안맞지만 꾸역꾸역했는데 세상에는 영업이 잘 맞는 사람도 있네? 바로 내 옆에 있었네? 맡겨야겠다에 가까운 입장이라 그나마 읽는 게 나았어요.

하지만 부를 다루는 자기계발서를 읽다보면 역시 그런 부분은 있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의 본질이란 뭘까 고민하게 만드는 지점이 있어요.

공쟝쟝 2022-10-31 21:53   좋아요 0 | URL
저와 비슷한 이유로 읽으시는 군요 ㅋㅋㅋ 저는 이런 걸 읽는 사람들의 심리가 정말로 독서인구의 주류라면, 나는 사회에서 어떤포지션으로 살아야 한단 말인가?를 걱정하며 ㅠㅠ 세상에 당하지 않으려고 읽어요ㅎㅎㅎㅎ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제가 가진 편견을 완화시키고요 ㅋㅋㅋㅋ (엠제이 의 경우 글을 너무 잘쓴다는 걸 알게됨) 오호 그렇다면 다음은 레버리지다!!! (돈의 심리학이 넘 재미가 없네요 ㅋㅋㅋ) 책 추천 감사합니다!! 😃
 
[eBook]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 - 건강하게 살다 가장 편안하게 죽는 법
우에노 지즈코 지음, 이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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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지즈코 정말 좋아한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너무 감탄스럽다.

이 책은 읽기 전부터 마음에 들 거라고 생각했고, 역시 읽으면서 마음에 들었다.
집에서 왜 혼자 죽을 수 없는지 하나하나 일본 사회의 제도와 시스템을 파헤치고 질문을 던지고 또 던지고.
사회학자 답게 다른 연구들을 빈틈없이 인용해서 근거도 확실하다.
챕터 별로 질문, 조사, 가설, 근거 확보, 주장 정립의 구조가 깔끔해서 글 구조의 좋은 교보재이기도 하다.
고민이란 밖에서 오는 것, '웰다잉'을 위해서는 먼저 죽지 않으면 안된다는 단언, 고독사의 문제는 고립이라는 단언 등에서 보여지는 통찰 역시 훌륭하다.

노인이 혼자 생활한다고 했을 때 떠오르는 이런저런 문제점들을 차곡차곡 제시하고 타파해나가는데 역시 가장 외면하고 싶고, 가장 두려워하며,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포기하는 치매 문제 역시 다뤘는데 다른 챕터들과는 다르게 약간 폭행과 성추행 등의 피해를 불러오는 양상의 치매는 피해간 느낌이 있다. 그런데 이 부분이 국가적인 특징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전에 언뜻 국가마다 치매의 양상이 저마다 다르다는 이야기를 봤었다. 한국의 치매 증상과 호주의 치매 증상이 다르고, 국가마다 다르다는 이야기를 소스는 기억하지 못한 채 내용만 기억해서 일본도 그런 건지 잘 모르겠어서 일단 기억 한 구석으로 슥슥 밀어넣어두고 나중에 꺼내어 찾아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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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10-31 0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책은... 어디서 읽을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비혼 다짐 여성에게 너무 필요한 책이네요!!

등롱 2022-10-31 21:00   좋아요 2 | URL
저도 추천을 통해서 읽었는데요, 우에노 지즈코는 정말 좋아요~.
우리나라에선 혼자만의 죽음이 없고 무조건 병원 응급실과 경찰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상황이 좀 다르지만, 고독사란 없다는 저자의 통찰이 정말 뛰어나요. 바로 앞에 닥쳐온 일이라 성찰의 절박함 자체가 압도적으로 다를 수도 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