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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전2권 세트
에쿠니 가오리.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난주.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두권의 책, .다른 작가, 두명의 주인공...
조금은 특이한 모티브를 갖고 출발한 이 사랑의 여정을 방금 끝냈다.
원래 유명했던 책이라 다른 사람의 리뷰를 많이 읽어보았다.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 틀리다. 공감이 안된다는 사람,
떨려서 잠을 못잤다는사람,
이도저도 다필요없으니 주인공처럼 이탈리아에서 살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사람...
Blue를 읽는 동안, 남자의 심리를 중점적으로 염두해 두면서 읽어나갔는데 아직도 모르겠다.
지금 자신의 품에 안긴 여자를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과거의 여자 아오이에 대한 환상을 품는 것..
비록 어이없게 이별하게 된 후 8년의 세월이 흘러가는 중에도
항상 그의 가슴에는 그 여자 뿐이라니...
까마득한 옛날의 맹목적인 사랑이 아무리 특별하다고 해도
과거의 아오이에 의해 살아가고,
그녀의 30세 생일이 되는 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을 위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그를
난 이해를 못하겠다. 그는 항상 과거에만 머물러 있다.
그렇게 항상 그리워하고 생각하면서도 행동으로는 옮기지 못하는 그의 사랑의 방식이
나는 맘에 들지 않았다.
사람은 다르니까 사랑하는 방식도 다르겠지만
현재 그의 품에있는 여자, 메미를 모욕하는일이고,
여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너무도 잔혹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기 전에,
정말 기억의 끈에서 놓지 못하는 그녀를 찾아 달려갔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
이 책에서 말하는 열정만 넘치고 냉정치 못한 나를 탓해야 하나?
사랑의 열정과 현실이라는 냉정 사이의 적절한 온도를 맞추어야 하는게 옳다는 말인가?
쥰세이의 직업이 중세미술을 복원하는 전문직인 만큼 그의 생활에 묻어서
라파엘의 성모상이라든가 코사의 작품, 그리고 아직도 과거에서 멈춰버린 피렌체의 예술의 거리를 만나 볼
수 있다. 물론 상상속에서만 가능하지만,,
또 다른 아오이의 이야기 Rosso 에서는
활동적인 쥰세이와는 달리 무미건조한, 어쩌면 폐쇄적인 아오이를 만날 수 있다.
원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다는 것을 1편에서 쥰세이를 통해 알았지만
그녀의 삶은 보석상 아르바이트, 멍하게 목욕하는 것, 좋아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마음속까지는 허락하지 않은 마빈을 상대하는 것...
비교적 안정적이고 별탈 없는 삶을 살지만 그녀는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쥰세이나 아오이 둘다 서로 때문에 현재의 애인과 결별 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완전하지 못한 삶으로 부터의 탈출을 위해 서로를 사용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8년만의 재회를 맞고 그동안의 상상과는 달리 8년간의 공백을 인식하는데 현기증을 느낀 그들은
또다시 헤어졌을 때 서로 잡지 않는다.
마음속으로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도 말이다.
열정으로만 살아도 부족한 인생에 그런 쓸데없는 냉정따위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좀 더 솔직하고, 좀더 적극적이었다면 그 둘은
그렇게 긴 이별동안 서로를 그리워하고 고통스러워 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메미나 마빈처럼 사랑했기에 최선을 다한 그들에게 상처 또한 입히지 않았을텐데,,
모르겠다.
둘은 주인공이고 언젠가는 만날 운명적인 관계였기 때문에
그리워 했던 나날들이 아름답고 또 그렇게 그리워 할 대상이 있다는 것이
멋진일 일 수도 있지만,
현실에 사는 우리가 그렇게 과거에 집착하다 보면,
진짜 운명을 놓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