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 - 부정적 생각 싹 날려버리는 도구 왓칭 시리즈
김상운 지음 / 정신세계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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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맞장구'와 '상상력'의 힘

김상운/정신세계사

원하는 주파수(리듬)에 맞춰라

와인가게에서 독일음악 틀어놓으면 독일산 와인이 잘 팔리고 손님 말에 리듬(맞장구)을 맞춰주면 팁을 두 배로 받는단다. 왜일까.

우주는 물질이 아니라 음악으로 만들어져 있다” -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하이젠베르크

나의 99.9999% 몸 밖에 있고 0.0001 퍼센트만 몸 안에 있다양자물리학자 울프 박사

리듬, 진동이 물질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실제 영국의 한 다리 위에서 통일된 구보를 하며 지나가던 군인들로 다리가 무너지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원하는 라디오를 들으려면 주파수를 맞춰야 하듯, 인생도 원하는 바대로 주파수를 맞춰야 한다. 주파수를 여기서는 리듬이라고 표현하는 듯. 우주, 심지어 생각도 진동에 반응하고 이끌려 다닌다는 것. 누군가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나의 부정적 생각, 그리고 꿈을 이루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책 <시크릿>과 위빠사나, 마음챙김의 이론과 비슷한 내용을 담겨있다. 다소 산만한 감은 있지만, 어두운 생각에 휩싸여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인간관계의 갈등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그 이유를 파악할 수 있을 듯 하다. 특히, 일상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부정적 일에 적용한 풍부한 성공사례가 가장 큰 장점이다.

생각도 물질이다

생각은 물결처럼 퍼져나가는 에너지 덩어리다. 막으면 휩쓸리고, 비켜서면 흘러간다.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을 때는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의 감정을 살피고 맞장구를 쳐준다.(~구나) YES를 이끌어 내기위해 YES가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을 초반에 던져 원하는 YES를 얻을 수도 있고 상대방에게 두 가지 선택사항을 줘서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기도 하다.

힘 빠지는 단어를 보면 실제로 몸의 힘이 빠진다.” 존 바그 박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어두운 생각 털어내기

생존을 판단하는 아미그달라(편도체)는 생존이 유일한 관심사다. 0.01초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인지 불리한 상황인지 판단하며 대부분의 원시적 감정인 분노, 증오, 슬픔, 절망, 욕망이 이 편도체에서 나오는데 정신연령 5세로 성장을 멈춘다고 한다. 부정적 생각은 바로 이런 어린아이가 생긴 것, 그러니 달래서 잠재워야 한다. 부정적 생각의 원인, 생존의 두려움을 파악하고 해소해줘야 한다. 막무가내로 화내는 상대를 만난 경우, 그의 입장에서 마음을 이해해주면 부정적 생각이 털려나온다.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 부정적 생각의 원인을 자세히 쪼깨서 봐 부서지게 할 수도 있다.

글쓰기도 도움이 된다. 감정을 적어가다보면 부정적 원인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게 되는 듯. 그게 근거없는 것일 수도 있고 원인만 알게되어도 사라진다고.

선명한 이미지 상상이, 현실을 이끈다

현실로 끌어당기는 것은 '상상'이 먼저 본다 - 아인슈타인

목소리를 높여 얘기하다 보면 자연히 화가 난다.

나는 전투조종사 라는 이미지만 떠올려도 시력이 좋아졌다

이미지가 세부적이고 선명할수록 그 이미지가 현실로 나타날 확률이 높단다. 거울상자 치료법은 그 원리를 이용한 것인데 마비된 한쪽 손의 기능을 정상손이 움직이는 거울을 비춰보게 함으로서 마비된 손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법이다.

목표를 자세히 바라볼수록 성공할 확률은 극적으로 높아진다. 마약중독자들에게 '오늘 오후 5시까지 간단한 이력서를 써서 제출해 주세요'하기 보다는 여기에다 '이력서를 언제, 어디서 쓸 건지도 알려주세요'라고 덧붙이기만해도 제출율을 80%나 높였다고. 자세히 상상하는 것이 현실을 이끈다.

무조건적인 낙천성보다 난관 자세히, 객관적으로 보는 것 필요

문제가 이미 풀렸다고 상상한 뒤, 현실의 부정적인 면도 생각한다. 무조건 부정적 생각을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다. 관찰자의 눈으로 선명하게 바라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부정적 생각이다. 목표 달성됐다고 상상한 뒤, 걸림돌은 없는지 자세히 살펴보면 현실로 나타난다. 털어내는 방법은 덮지 않고 자세히 보는 것이다. 내 안 실패를 끌어당기는 부정적 생각의 원인을 생각하고 꿈을 이뤄진 순간을 자세히 본다. 그리고 다시 꿈을 막고 있는 걸림돌을 극복하는 장면을 상상한다. 이것은 '정신적 대조법'으로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되풀이 대조시킴으로써 부정을 걸려내고 긍정을 낳게하는 방법이다.

또한, 목표를 쉽게 생각하는 사람은 성공이 어려웠단다. 난관을 자세히 보지 않고 마음 속에 짓눌러놓았기 때문이라고. 특히, 자존감 낮은 사람은 긍정적 강요가 어두운 생각 더 반발시킨다고 한다.

감정과 생각에 저항하지 말고 흘러라(맞춰주는 것, 관찰하는 것이 흘러가는 것)

아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주저앉고 싶을 땐 저항 멈추고 주저앉아 아픔이 온몸을 타고 마음껏 흘러가도록 길을 비켜주는 것도 필요하다. 모든 감정과 생각은 흘러가는 물결이다. 저항하면 휩쓸리고 저항치 않고 물결처럼 리듬타고 흐르면 사라지는 오묘한 이치를 가졌다.

실제 사례를 통해 순간의 분노와 화, 그리고 내 입장에서만 바라보는 사고방식 때문에 발생되는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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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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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이 아닌, 드 보통이 들려주는 진부한 사랑에 대한 놀라운 발견

보통사람이 늘 빠지는 사랑, 보통 사람이 아닌 알랭 드 보통을 만나면 놀라운 발견이 된다. 일상을 남다른 눈으로 해석하는 비상한 재주를 가진 드 보통이 지극히 평범하고 진부한 스토리에 도전했다. 우리나라 나이 25살에 쓴 처녀작이란다. 생각 많은 어느날 새벽, 잠을 깨서 다시 든 책.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다. 보통의 통찰력을 빌어, 사랑의 본질을 바라보길. 또한, 내가 겪거나 했던 사랑이란 이름하의 행동들.. 그 은밀한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 과거란 이름에 묻힌 실수가 앞으로 나가는 지혜가 되길 바라며.


사랑에 있어 한번쯤 겪었을 24가지 담론

1인칭 화자 주인공과 연인 클로이와의 만남부터 사랑하고 헤어지는 과정을 일련의 사건과 사건에 대한 철학적 고찰로 풀어헤쳤다. 아리스토텔레스, 파스칼 등의 생각을 인용하고 분석했는데... 미스터리한 건, 사랑하면서 저런 생각들을 하지 않았다면 쓸 수 없는 사소하고 낯간지러운 이야기들인데... 직접 경험하면서 이야기를 써내려갔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 냉철하다.

* 밑줄친 단어들은 24가지 담론의 제목들이다.

운명론에서 편집적 의미찾기

‘사랑에 빠진다. 만날 확률이 없었는데.. 이건 운명이다.’ 첫만남은 낭만적 운명론으로 사랑을, 만남을 정당화한다. 아이러니한 건, 필연이라고 느끼지 않게 된 순간, 사랑 또한 끝난다는 것. 우리의 실수는 사랑하게 될 운명을 어떤 주어진 사람과 사랑할 운명과 혼동한다는 것이다. 운명론에 힘이 실린 사랑이란 놈은 필연적 무지를 배경으로 이상화된다. 이후 사전에도 나와있지 않는 의미찾기가 시작된다. 악착같이 실마리를 찾는 사냥꾼이 되어 의미를 읽는 편집증 환자가 된다.


사랑의 덫, ‘친밀감’이 ‘소유권’이 되면

어긋나기 시작하는 건, 사랑의 그 본질적 특성. 마르크스주의(희극인)때문. 줄기차게 구애했는데 정작 상대가 넘어오면 매력이 사라진다는 것. 이뿐 아니다. 온통 그녀뿐인 시간이 지나 언젠가 ‘나’가 등장하면서 취향과 의견의 사소한 차이로 위협 당한다는 것(틀린 음정). 상대를 자신의 이상형에 더 끌어들이려는 일상적 시도는 친밀감을 얻지만, 친밀감이 소유권으로 전락하면 자유를 방해(사랑이냐 자유주의냐)하는 방해꾼이 된다.

흔들리는 사랑이 그 끝나갈 때

이밖에 사랑이 흔들리는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드 보통이 얘기한 담론에서 몇 가지 원인을 찾아본다. 사랑의 요구가 해결되었다고 갈망의 요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므로 “마음의 동요”가 인다. 일상의 시간을 벗어난 여자 혹은 남자가 갈망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 사랑이 흔들릴 땐 다른 사람들(특히 친구)이 있으므로 해서 동요가 완화된다. 연속성만 인지하는 사람들에게 공동의 운명에 호소함으로써 현재는 강화되기 때문이다. 갈망뿐만 아니다. 어처구니없게도 행복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갑작스런 공포감안헤도니아라는 병까지 일으킨다. 내 삶에서 행복을 빚어낸 요소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비극을 무하마드 2세 이야기를 통해 보자. “하렘의 한 아내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자 즉시 그녀를 죽이게 했다. 다른 사람에게 영적으로 종속되어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인간에게 기초하여 자신의 삶을 구축한다면 위험은 피할 수 없다. 사랑하면서 생기는 불안은 사랑이 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오는 불안을 끝낼 수 없기 때문이다. 연애에 있어 우리가 의식적인 통제를 할 수 없단 사실. 사랑의 종말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인 충돌 사이의 충돌(선악을 넘어)임에도 불구하고 윤리적인 잣대로 재단되며 사랑과 배신을 함께 겪어야 하는 예수콤플렉스에 빠진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에 대한 응답을 강요하는 낭만적 테러리스트 되고 왜 나에게만 하면 이런 아픈 일이 생기나 하며 세상을 놓아버리는 낭만적 운명론에 빠지기도 한다. 극단적 운명론은 내 죽음에 대한 타인의 반응을 보자고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이후 '영혼은 낙타의 속도로 움직인다'는 아랍 속담처럼 노스탤지어에 젖어 느릿느릿 따라오던 영혼도 뒤따라오지만 어느 순간 생략(지우기)에 들어간다. 그리고 다시 우린 그 일을 반복한다...


사랑에 대한 냉정하지만 아픈 교훈

다른 사람을 험담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충성을 지키지 않아야 서로에게 충성해지는 사랑. 사랑의 이름으로 상대의 자유를 뺏으려거나 방해하기도 한다. 자기혐오에 빠진 사람은 어떤 상대를 만나게 되더라도 만족하지 못하고 또 다른 누군가를 찾아 헤맨다. 사랑하는 사람은 객관적 실재와 관련 없는 내적 환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원했던 것은 사랑이 아니라, 그저 믿을 수 있는 어떤 사람일지도.


사랑에 대해 ‘왜’로 질문해, ‘어떻게’로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을 비유하자면, 주황색 표지를 벗겨내고 마주한 양장본 본연의 모습이랄까. 한 쌍의 남녀가 판타지의 한장면처럼 허공에 떠 서로에게 잇닿기 위해 손을 내미는 표지를 벗겨내니 하얀색에 가까운 단단한 양장의 모습이 드러난다. 멀어져간 사랑이 아니라 좀 떨어져서 바라본 사랑, 평온함마저 느껴진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대책 없는 질문으로 시작된 사랑 이야기가 끝났다. 문제를 파악하는 것과 문제를 해결하는 것. 지혜와 지혜로운 인생은 크게 다르다. 사랑이 미친 짓임을 안다고 해서 그 병으로부터 구원을 얻을 수는 없다. 그래서 금욕주의가 되기도 하고 프로이드의 이름으로 자기자신을 분석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은 비합리적인 만큼 불가피한 것이다. 그래서 유치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깊은 고찰이 어떤 결과를 낳을까. 사랑도 기술이라면 그 본질을 보는 것이 공부의 첫걸음 아닐까. 보이면 깨닫나니, 판타지는 깨지더라도, 반복되는 실수와 후회되는 사랑은 멈출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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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7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난국 미생 7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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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가 빈번한 직장인 일상 <미생 7:난국>

 

이런 게 일상이지

 

보기 싫은 넘 매일 봐야하는 스트레스

신입들의 고전분투기는 계속된다. 일상처럼. 입사 PT 파트너 한석율은 흡혈귀같은 선임 때문에 하루하루가 괴롭다. 일명 “잘한 일은 내꺼, 못한 일은 니꺼”라는 처세술. 상사가 시킨 일은 밑에 직원 시키고 자기는 뺀질대며 놀다 일이 틀어지기라도 하면, 후임을 탓하는.. 그러면서도 상사 앞에선 “자기탓이네, 자기가 책임지고 어쩌겠네 저쩌겠네” 빈말을 넙죽 던져대는, 게다가 협력업체에는 그것도 지위라고 떵떵거리며 이벤트 당첨용 영화티켓을 뻔뻔스럽게 요구하는, 조직 내에 꼭 이런 사람 하나 있다. 문제는 이런 보기 싫은 넘을 매일 봐야하고 그런 넘은 회사에서도 잘 나가며, 억울하면 입사 먼저하라는 식의 만연한 조직문화. 이에 대한 한석율의 한수는 “똥 묻은 놈하고 싸우려면 똥 묻을 각오 정도”하고 우연을 가장한 고자질 꼼수. 그런데 웬걸 꼼수 쓰고 오물은 자기가 뒤집어 쓴 꼴.

 

“싸움은 기다리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상대가 강할(위에 있을) 때에는”

 

위계질서란 불합리성에 매번 좌절하는
한 점의 흐트러짐도 없는 안영이는 출중한 아이디어로 본사 회의에서 아이템이 채택되지만.. 부장의 강압과 선임 진급심사 때라는 이유로 스스로 포기하기에 이르는데... 조직은 기본적으로 위계질서 위에 굴러간다. 아무리 능력위주라 하더라도 기득권들은 새파란 신입의 아이디어가 채택 받고 주목받고 자신과 동등한 반열에 오르는 걸 기피한다. 기득권이 위협받을 때는 모래알 같았던 그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뭉치는 게 그 반증이다.

 

“자신을 잃을 바에는, 아빠와 불화하겠어요.”

 

미생 7. 주인공은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안영이”다. 만화는 안영이 성장과정을 자세히 묘사해 준다. 그녀가 완벽주의자로 클 수밖에 없었던 성장배경.

 

헛똑똑이 장그래, 바둑판이 아닌 세상 속에서 배운다
핵심은 없이 어려운 용어만 늘어놓다가 ‘헛똑똑이’ 소리를 듣고 만 장그래. 신규사업 개발에 나서는데... 쌀수출이었다가 현미수출이었다가 쌀가공품이었다가 우리네 쌀을 강조한 ‘애국’에 빠졌다가...갈 길 못찾고 헤매다, 어머니와 어물시장에 나서 수요와 공급의 교차지점, 균형가격, 균형수량을 배운다.

 

“실체적으로 알고 싶으면 몸과 머리가 따라올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자신의 리듬을 찾는다는 것
숙련된 직장인은 불필요한 일을 삼간다. 책상 위에 문서 위치, 필기구 위치. 어떤 일을 처리하는 프로세스.. 그게 미생에서 말하는 ‘리듬’인 것 같다. 직장내 일을 함에 있어서 자기만의 리듬을 만들어 내는 것, 내가 해야 할 일의 명분을 잊지 않는 것. 일의 상투를 쥐는 것. 그래야 온전한 직장인으로서 한 명의 팀원으로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직장생활, 아픔이나 스트레스가 없을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조직문화에 '왜'라고 대들기 보다는 '어떻게'를 찾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E. 허버트의 말대로 잊는 능력도 위대하다. 그러나 직장인에게는 이미 주어진 상처를 마주하고 거기서 뭔가 나름의 교훈과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원칙, 태도를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게 자기를 잃지 않으면서 직장내 살아남는 나름의 방법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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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정호승 시집 창비시선 362
정호승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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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의 인생 <여행>,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으므로...

 

시인은 있는 눈으로도 보지 못하는 우리의 눈이 되어준다. 더 많이 보기보다 제대로 보려는 노력, 타고나지 않았다면 시인의 눈을 빌려봄도 좋을 듯하다.

 

시인의 “시”를 통해 동시대를 사는 한 사람의 마음을, 인생을 여행하고 더불어 내 영혼을 울린 시구에서 나를 반추해 본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의 정호승 시인이 등단 40주년을 스스로 기념하며 낸 11번째 시집 「여행」이다. ‘시’가 자신 인생 여행의 동반자라는 그의 시집은 시집 제목과 동일한 시 “여행”으로 말문을 연다.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오지뿐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여 떠나라
...
설산의 창공을 나는 독수리들이
유유히 나의 심장을 쪼아 먹을 때까지.."

 

아흔넷의 아버지 죽음을 앞둬서 일까, 시인의 시는 어느 때보다 죽음과 이별에 관한 시가 많다.

 

“잘 있어라 눈빛은 차마 너를 보지 못하고 잘 가거라 마른침을 삼키며 손을 흔든다는 것..

그래도 어디에서든 그 어느 때든 다시 만나자는 것”

<손을 흔든다는 것>

 

“당신이 떠난 지 언제인데 아직 신발 정리를 못했구나..

산 자의 신발을 정리하는 것과 죽은 자의 신발을 정리하는 일이 무엇이 다르랴”

<신발정리>

 

“토요일이 되면 모자를 벗는다. 구두를 벗는다.

호주머니를 뒤져 지갑을 버린다...

인생이란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

잠들다 일어나 잠들지 못한다”

<토요일>

 

“면도를 더 정성껏 해드려야지 손톱도 발톱도 깎아드리고 내가 누구냐고 자꾸 물어보아야지.

웃지는 말아야지.. 가시다가 뒤돌아보지 않으셔도 된다고..

텅빈 아버지의 입속에 마지막으로

귤 향기가 가득 아버지의 일생 채우도록 귤 한 조각 넣어드리면서..”

<아버지의 마지막 하루>

 

유독, 손과 발에 관한 시가 많다.

 

언젠가 사라질 존재와 돌아오지 않을 여행에 대한 고찰이, 살아있는 동안 해야 할 일들로 이끈 것인가. 손과 발의 행위, 묵상과 예의로 이어진다. 손과 발에 대한 이야기는 ‘신’과 ‘이웃’에 대한 감사와 자신의 무관심에 대한 후회로도 비쳐진다.

 

“가장 먼저 어머니의 손등에 입을 맞출 것

일년에 한번쯤은 흰 눈송이를 두 손에 고이 받을 것

들녘에 어리는 봄의 햇살은 손안에 살며시 쥐어볼 것..

손에 쥔 칼은 항상 바다에 버릴 것

손에 많은 것을 쥐고 있어도 한 손은 늘 비워둘 것

내 손이 먼저 빈손이 되어 다른 사람의 손을 자주 잡을 것..

노동의 굳은살이 박인 두 손을 모아 홀로 기도할 것”

<손에 대한 예의>

 

“인생을 돌아다닌 내 더러운 발을 씻을 때 나는 손의 수고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배가 고파 허겁지겁 밥을 먹을 때에도 손의 고마움을 고마워하지 못하고...

발을 씻을 때 손은 발을 사랑했습니다”

<손에 대한 묵상>

 

“굵은 핏줄이 툭 불거진 고단한 발등과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 같은 발바닥을 쓰다듬으며

깊숙이 허리 굽혀 입을 맞춥니다.

그동안 다른 사람의 가슴을 짓밟지 않도록 해 주셔서

결코 가서는 안되는 길을 혼자 걸어가도

언제나 아버지처럼 함께 걸어가 주셔서 감사합니다”

<발에 대한 묵상>

 

죽음을 목전에 둔 아버지로 인해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다는 자연의 섭리를 깨닫은 시인은, 지나간 인생을 반추하는 자기반성적이고 때론 혹독한 비판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시로써 토해낸다. 시인 덕분에 나의 손과 발을 성찰한다. 가족의 죽음을 앞둔 이에게 선물하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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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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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내 안의 별을 찾아 내 답을 만드는 과정 <여덟단어>
박웅현/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광고인 박웅현의 <여덟단어>를 읽는데, 법륜스님과 도법스님의 법문이 떠오른다. 여덟단어 중, 자존과 현재, 본질과 견은 불교에서도 말하는 주체적 삶, 전도망상, 붓다로 살자의 다른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박웅현, 머리카락이 없다. 옷만 바꿔입었을 뿐, 진리는 통하는 것일까. 이 책과의 만남이 더욱 기뻣던 이유다.

 

박웅현의 다른 책 <책은 도끼다> 리뷰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좀 더 올바른 시각으로 삶을 풍성(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다. 그런 점에서 광고인 박웅현의 신간 <여덟단어>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읽어봄직하다. 삶의 방향, 태도에 관한 <여덟단어>는 “자존, 본질, 고전, 견(見), 현재, 소통, 권위, 인생”이다. 강좌를 책으로 엮었으며 문학, 그림, 음악 등을 예로 들며 쉽게 설명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책을 읽다 만나는 작품과 글과 음악을 제대로 경험하고 見하는 기회는 덤이라고 하기엔 너무 과분하고 행복했다. 그래서 좀 길지만, 인용된 내용까지 덧붙였다.

 

1. 자존 : 내 안의 점을 연결하면 별이 된다
나의 ‘자존’보다 바깥의 ‘눈치’를 보는 습관과 교육의 문제를 지적한다. 미국과 한국교육의 교육 차이는 뭘까. 미국은 ‘네 안에 있는 것 무엇인가’를 한국은 ‘네 안에 무엇을 넣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내 안에 있는 걸 존중하게 해 주는 교육이어야 한다. 그게 바로 내 안의 별 찾기다.

 

<인용> 브리트니 스피어스 , 아모르 파티(네 운명을 사랑하라)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 바니타스(짧은 생의 덧없음을 주제로 한 그림 바나타스, 정물화에 시계, 해골 등이 등장하는 그림),

 

2. 본질: 변치 않는 법칙, 본질을 보려는 노력 필요
본질을 봐야 제대로 살 수 있다. 교육의 본질은 무엇일까?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소속 칼리지 주요 목표는 육체, 정신, 심리가 고루 단련된 완벽한 인간이 목표다. 본질을 탄탄히 만들어 사람이 먼저 되라는 것. 교육의 본질은 교양과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전인교육에 있다. 본질을 발견하려는 노력과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포기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인용> 피카소 추상화되어가는 과정. 피카고의 연작은 빼고 또 빼서 본질만 남기는 과정.

 

고전: 본질에 가까운 것, 영혼의 성
인간은 인생의 덧없는 ‘길손’이다. 시간 속에 풍화되기는커녕. 시간이 견고한 성이 되는 고전은 ‘본질’에 가까운 것이다. 더불어 전혀 다른 시대 사람과의 본질적 교감이 있다면 우리 인생은 더 풍요로워진다. 이에 예술교육의 효율을 포기하고 제대로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대로 느낀다면 이후는 스스로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용> 스메타니 <나의조국>,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견(見) : 많이 보려 말고 제대로 보려해라
우리는 더 많이 보려할 뿐,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는다. 창의력 기를 수 있는 단 하나의 교실은 현장이다. 아이디어의 시작은 경험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흘러간 것 잡히지 않는다. 깊이 새겨진 것만 잡을 수 있다. 창의력은 흘려 보고 듣느냐, 깊이 보고 듣느냐의 차이다. 3일 후면 떠날 여행지 대하듯, 50% 확률로 다시 볼 수 없는 거리를 거닐 듯 제대로 보고 본 것을 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용>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중 “시인의 재능은 자두를 보고도 감동할 줄 아는 재능. <생각의 탄생> ‘발견은 모든 사람들이 보는 것을 보고(시청)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으로 이뤄져 있다(견문)’ 천재의 공통점. 안도현의 <스며드는 것> 게장에 관한 시, 데이브 브루벡 쿼텟 , 조은 <언젠가는> 시

 

현재 : 개처럼 산다는 것

개처럼 살라는 건 현재에 집중하란 말이다. 배고프면 먹고 잠잘 때는 죽은 듯이 살고. 어떤 선택을 하던 간에 선택을 하고 나면 답은 그 자리에 있다. 선택을 했다면 뒤돌아보지 말아야 한다. 현재에 집중해야 할 이유는 삶은 순간의 합이기 때문이다.

 

<인용>
밀란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개들은 원형의 시간을 살고 있다. 행복은 원형의 시간 속에 있다’ 사람들은 직선의 시간을 산다. 만물은 준비되어 있으니 나만 성의를 다하면 즐거움이 더 없이 클 것 <맹자>

 

권위 : 동의된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권력에 복종하지 말자
우린 왜 ‘권위’ 앞에 주눅 드는가. 이른바 문턱증후군. 그 문턱만 들어서면 인생이 달라질 거라는 잘못된 근거 때문. 판사가 되면, 저 대학만 들어가면 될 거라는 믿음. 강요되는 권위, 복잡한 의전, 껍데기뿐인 직업과 직함에 저항하라. 정말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그 권위에 굴복해야 한다

 

 

권위에 굴복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이 먹어 윗 것이 되었을 때 권위를 부리지 않는 태도도 중요하다. 인생을 멋지게 사는 법은 바깥에 있는 권위는 내 안의 입법자로부터 비준을 받도록 하는 것.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한테 약해져라.

 

소통 : 마음을 움직이는 말
소통 안되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다. 하고픈 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소통을 위한 자세에는 다름을 인정한다. 문맥을 생각한다. 생각을 디자인한다. 특히, 하고픈 말 딱 한 줄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라.

 

<인용> 남녀 간 소통 쉽게 해주는 책 <오래된 연장통>/전중환

 

인생 : 급한 물에 떠내려가다 닿은 곳에 싹틔우는 땅버들 씨앗처럼
가장 무서운 단어 ‘인생’. 일곱 가지 키워드들을 담아낼 아름다운 그릇이다. 인생을 잘 사는 방법은 우리의 불안전함을 받아들이고 실수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인생은 개인의 노력과 재능이라는 씨줄, 시대의 흐름과 시대정신, 그리고 운이라는 날줄이 합쳐서 직조된다. 영웅이 쓴 무기는 이미 없거나.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내 안의 무기로 발견해 내 삶을 살아야 한다.

 

인생의 세 가지 팁. 인생에 공짜는 없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판단을 신중하게 하고 그 다음 셔터를 내리고 그 셔텨는 벽이라 생각하며, 옆을 보지 않아야 한다. (법륜스님은 선택 후, 그 책임을 지라고 말씀하시곤 한다.) 선택한 답은 내 길이고 선택하지 않은 길은 내 길(답)이 아니다. (고민이 없어졌다.) 인생에는 정답은 없다. 다만 정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만 있을 뿐이다. 남의 답을 쫓지 말고 이제 당신만의 답을 만들어라.

 

책을 읽고 나니, 힘이 생긴다. 내 인생, 나만의 답을 만들어 가는 과정, 어렴풋이 방법도 배우니 설레기까지 한다. 이제, 내 인생 답을 만들어 가는 여행을 떠나보련다. 내가 만들어가는 길이, 내 인생의 길이고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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