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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팟캐스트를 비롯하여 인터넷에 시진핑에 대한 이야기가 봇물을 이루었다. 권력을 얻기 위한 중국 지도부의 처절한 암투! 그리고 그 중에서 최후의 승자가 된 자, 시진핑! 새로운 시대는 미국의 시대에서 중국의 시대로 무게 중심추가 옮겨갈 것이라고 많은 자들이 예견하고 있다.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에 조경란 교수가 중국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많은 사람들이 경청하는 이유도,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13억의 리더를 알아야,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갈길을 몰라하는 한국이 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시진핑! 그를 알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 책'13억분의 1의 남자'를 빼들엇다. 저자 미네무라 겐지는 탁월한 취재실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권력투쟁의 속살을 들어냈다. 그 속으로 빠져들아가 보자.

 

1. 부유한 일본의 속빈 민낮!

  이 책은 미국의 얼나이촌에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중국은 미국을 가상의 적대국으로 상정하고 군인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그런데, 그 미국에 많은 중국인들이 이민을 가고 있고, 그 중에서도 우리말로 '첩'으로 번역될 수 있는 '얼라이'들이 있다. 중국 부자의 약 64%정도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려하고 있다. 그들은 첩을 미국에 보내서 살도록하며 자신의 검은 돈을 미국에 보내고 있다. 혹은, 미국의 '월자촌'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미국시민권을 얻는다. 외국 유학은 물론, 가족을 미국에 보내고, 마지막 순간에는 자신이 미국으로 망명하는 '나관'들의 모습은 중국의 민낮이다. 일본을 제치고 중국이  G2로 올라섰다. 시진핑은 오마바와 만나서 '태평양은 미국가 중국이 나눠가질 수 있을 정도로 넓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중국 안에서 벌어지는 미낮은 너무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심지어는 시진핑의 외동딸도 미국 하버드대학의 심리학과를 나왔으며, 보시라이의 아들 보과과도 하버드대학의 케네디 스쿨에 다녔다. 아이러니가 아닌가? 가상의 적국에 중국의 지도층들은 자신의 아들을 유학보내고 있으며, 미국으로의 이민을 꿈꾸고 있다. 그것은 최고위층을 두고 권력다툼을 했던, 보시라이와 시진핑도 마찬가지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보시라이의 아들 보과과는 전형적인 권력층 황태자의 모습을 보였다면, 시진핑의 딸 시밍쩌는 자신의 화려함을 숨기고 학업에 매달리는 전형적인 모범생이었을 뿐이다.

 

2. 치열한 권력투쟁에서 최후의 승리를 하다.

  시진핑의 권력 상대자는 13억 중국인이었다. 그리고 그 13억 중국인은 그의 동반자가 될 수도 있고 그를 배척하는 세력이 될 수도 있었다. 13억 중국인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을 보시라이와 리커창이다.

  보시라이는 다롄시와 충칭 시 당서기를 역임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고 있었으며, 리커창은 후진타오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며 자신만의 탁월한 두뇌를 바탕으로 시진피을 저만치 앞서가고 있었다. 이들을 제치고 그는 권력 암투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리커창과 보시라이는 성공을 위해서 너무도 많은 적을 두었다. 너무도 탁월한 인재들이었고 그 성공을 위해서 보시라이는 쿠데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이것이 그들의 몰락을 가속화시켰다. 중국의 지도자는 탁월한 두뇌와 능력의 소유자보다는 분열될 수 있는 중국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화합의 리더를 원했다.

  시진핑이 중국공산당 중앙총서기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상황제로 군림하는 장쩌민을 어떻게 제압할 수 있을까? 그리고 상황제가 되고 싶어하는 후진타오는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이책에서는 이 해결책을 시진핑의 입을 통해서 간단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나는 세 단계로 권력을 잡을 거야. 먼저 장쩌민의 힘을 이용해서 후진타오를 '완전 은퇴'로 말아넣어야해. 그리고 그가 휘두르는 복수의 칼날이 장쩌민을 치게 만들어야지 마지막으로 우리 훙얼다이 동지들과 새로운 국가를 건설해 나가는 거야.(이유극강 차력타인 이정제동)"

 

  소시라이의 이 말은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꺾고, 상대의 힘을 빌려 상대를 치고, 정으로 동을 제압한다라는 태극권의 기본사상과 맥을 같이한다. 일본에서는 시진핑을 능력없는 지도자로 보았었다. 그럴 정도로 시진핑은 발톱을 숨기며 자신을 낮추었고, 결정적인 순간 권력을 차지하고 그 권력의 칼로 상대방을 제압했다. 마치 일본의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제 시진핑은 새로운 과제 앞에 놓여있다. 2014년 7월 통계에 의하면 중국 상위 1%의 부유한 가정이 중국의 전 자산 중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하층인 25%는 겨우 1%의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 이토록 엄청난 빈부격차를 어떻게 해결한 것인가? 모두가 평등한 빈부격차가 없어야하는 중국 공산주의 사회는 역설적이게도 너무도 불평등하다. 그리고 우리 생활속에서도 중국산 미세먼지로 고통받고 있듯이, 중국에서도 엄청난 환경오염에 봉착하고 있다. 시진핑은 누구도 가망성이 없어 보이는 중국 13억 인구의 최정점에 올라와있다. 우리에게 보여준 기적을 중국이라는 국가 개혁을 통해서 보여줄 수 있을까? 나는 깊은 사색에 빠져든다.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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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나 - 왕을 만든 사람들 그들을 읽는 열한 가지 코드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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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일의 책을 많이 보아왔다 10여권이 넘는 이덕일의 책들을 읽으면서, 강한 흡입력을 가진 그만의 문체를 배워보고 싶었다. 역사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덕일의 역사관이 이책에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물론 이책을 읽기 전에 나는 '조선의 왕을 논하다'라는 이덕일의 책을 읽었다. 이덕일의 사각으로 조선의 왕을 논한 점이 무척신선했다. 그와 대비되는 책이 바로 이 책 '왕과 나'였다. 왕을 만든 사람들의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신선한 구성이었다.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참모의 모습을 관통하는 코드였다. 11개의 코드로 각 참모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어젠다, 헌신, 시야, 사상, 시운, 정책, 기상, 악역, 실력, 맹목, 역린' 이들 참모의 모습은 사회를 변화시키고 자신의 주군을 만인지상의 자리에 올려 놓았다. 그러나, 족함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라는 격언을 지키지 않고 역린을 건드린 결과 울분속에서 삶을 마치는 비극을 맞기도 했다. 과거의 지금의 시대는 바뀌었다. 조기 대선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지금! 과연 '킹'을 만들기 위한 '킹메이커'들은 어떠한 모습을 보여야할까? 이덕일이 제시한 11개의 코드는 지금도 유효한 코드들이지만, 반드시 유효하지는 않다. 만인지상에 자신의 주군을 올려 놓고, 그 다음에 다시 자신이 만인지상에 오를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다. 5년 마다 푸른색 기와집의 주인이 바뀌는 지금! 참모였던 사람이 푸른 기와집의 주인에 도전하고 있다. 지방의 작은 기와집의 주인 둘이서 그 뒤를 쫓으며 서울의 큰 푸른색 기와집의 주인이 되려는 자도 있다. 세사람중에 한사람은 푸른색 기와집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선이 끝나고 선거일이 되면, 이들 중에는 대표주자의 참모가 되어 경쟁자를 주군으로 모실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5년 후에 다시 푸른색 기와집의 주인이 되려할 것이다. 그들에게 이 책의 코드를 들려주고 싶다. 새시대의 어젠다를 제시했는가?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자신의 사상을 담은 정책을 실력있는 참모들을 모아 실현할 수 있는가? 때로는 이 나라의 개혁을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맹목적이기까지한 악역을 할 수 있는가?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국민에게 헌신한다면 시운에 따라 푸른색 기와집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높은 기상을 펼치는 그런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기억하기 위해서이다. 잊지 않기 위해서이다. 왜? 기억하고 잊지 않아야할까? 그것은 앞으로 펼쳐질 높은 파고를 넘기 위한 교훈을 얻기 위해서 일 것이다. 지난 잃어버린 9년을 딛고 새로운 100년을 설계하기 위해서 지금의 주자들은 이 책을 읽어봐야한다.

 

ps. 이 책을 읽으며 대동법 실시가 얼마나 힘들었으며, 백성들이 얼마나 시행을 바랬는지를 알 수 있었다. 관련 사료를 보자.

 

각 고을에서 진상하는 공물이 각 관청의 방납인에게 막혀, 한 물건의 값이 서너 배에서 수십, 수백 배까지 되니 그 폐해가 이미 고질이 되었는데 경기도가 특히 심합니다. 지금 마땅히 따로 하나의 관처을 설치해서 매년 봄가을에 백성들에게서 쌀을 거두되, 농지 1결 당 두번에 8말을 거두어 본청에 보내면 본청에서는 그때의 물가를 보아 가격을 후하게 산정해서 거두어들인 쌀을 방납인에게 주어서 필요한 때에 물건을 사들이게 해서 간사한 꾀로 물가가 오르는 길을 끊으셔야 합니다. -광해군일기, 즉위년, 5월 7일

 

호서에 대동법을 실시하기로 처음 정했다. 우리나라의 공법은 심하게 무너져서 서울의 호활한 무리들이 경주인이라고 칭하면서 여러 도에서 바치는 공물을 못 바치게 막고는 그 값을 본읍에서 배로 징수했다. 그 물품 값이 단지 1필이나 1두에 불과하지만 교활한 방법을 써서 심지어 수십 필, 수십 석까지 이르렀다. 탐관오리들과 연줄을 타서 이익을 꾀하는데, 마치 바닷물을 빨아들이는 큰 구멍 같아서 그 폐단이 점점 불어났다.-효종실록, 2년 8월 24일

 

이러한 대동법은 조선왕조를 보존하는 큰 버팀목이 되었다. 관련 사료를 보면,

 

대소 사민이 서로 "우리가 비록 신해년(현종 12년)의 변을 겪었지만 지금까지 보존할 수 있었던 것은 대동법의 은혜입니다. 대동법 이전에는 농지 1결에 살을 60두씩 바쳐도 부족했지만 대동법 이후에는 1결에 10두씩 만 내어도 남습니다. 만약 대동법을 혁파한다면 백성이 굶주리고 흩어져도 구할 방도가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승정원일기, 현정 14년 1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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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역사, 숨겨진 비밀을 밝히다
장장년.장영진 지음, 김숙향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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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책들을 읽다가, 이제는 머리를 식히고 싶었다. 서가에서 나의 눈길을 끈 책이 바로 '세계 역사, 숨겨진 비밀을 발히다.'라는 책이었다. 전문적이지 않았으며, 매우 쉬운 문체와 주제로 세계사의 짤막한 사건들을 서술하고 있다. 책의 주제들은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주제도 많았으며, 때로는 생소한 주제들도 많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우리는 세계사를 우리가 서술해야하는가? 라는 생각을 했다. 외국의 유명한 작가들이 서술한 세계사 책들을 수입해서 읽으면 되지 않을까? BBC를 필두로한 세계의 유명한 다큐멘터리를 수입하면 되지, 불필요하게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누구나 해볼 수 있다. 그러나, 역사책과 다큐멘터리는 글쓴이와 제작자의 관점이 녹아있기 마련이며, 그 책을 읽는 사람과 다큐멘터리를 보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관점을 취하기 마련이다. '세계 역사, 숨겨진 비밀을 밝히다.'라는 책은 세계사에 대해서 깊이있는 서술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세계사의 짧막한 토막사건들 속에서 글쓴이의 조국! 중국과 관련된 서술을 놓치지 않고 제시하고 있다. 중국의 갑골문에서 부터 1973년 캐나다 대통령이 주은래에게 준 인디언 가면까지 그들과 관련된 세계사의 토막 사실들을 빼놓지 않고 서술하고있다. 특히 갑골문을 설명하면서 "세계 문자 역사에서 중국 갑골문자의 발견과 해독은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와 메소포타미아의 쐐기문자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라고 당당히 밝히고 있다. 만약 한국인이 세계사 서술을 한다면 어떠했을까? 세계의 토막 사실들을 설명하면서도 우리역사와 관련된 사실들을 깨알같이 넣지 않았을까?

 

  휴식을 위한 세계사 산책을 하면서 우리의 세계사 서술에 대한 성찰을 해보았다. 자국의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하는 나라는 21세기 문화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세계속의 한국을 바라보아야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눈으로 세계를 살펴볼 줄도 알아야한다. 이 책에서 나는 이를 목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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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 하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2
박지원 지음, 길진숙.고미숙.김풍기 옮김 / 그린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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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이 산해관 까지의 길고긴 여정이라면, 하권은 산해관에서 연경으로 다시 황제가 있는 열하까지의 길을 다녀오는 숨가쁜 여정이다. 상권에 비해서 하권은 여정이 바쁜 날들의 연속이다. 특히 연경에서 황제의 명령으로 열하까지오라는 전갈을 받고 사흘밤낮을 가리지 않고 9개의 강을 건너야하는 숨가쁜 여정은 이 책의 백미였다. 이러한 바쁜 여정속에서도 연암은 중국의 지식인들과 필담으로 날을 지셌다. 그리고 연암과 필담을 나누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연암과 헤어지는 것을 너무도 슬퍼했다. 마치 피를 나눈 친구와 같은 정경을 연출하며 그들은 연암을 떠나보냈다. 중국인과 한국인이라는 국경선이 그들에게는 존재하지 않은 듯했다. 그리고 한문이라는 소통의 도구는 그들과 생각을 나누고 밥을 먹다가 밥알이 튀어나오는 웃음을 던져주기도 했다. 언어라는 소통의 도구가 청나라사람들과 조선사람 연암을 하나로 묶어주었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된 사실은 우리나라의 특산물이 인삼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선의 부채와 청심환은 중국인들이 그 토록 원하는 조선의 보물이었다. 그중에서 조선의 청심환 중국인들이 그토록 탐내는 보물이있다. 심지어는 중국의 한 노파가 연암 일행이 참외값도 내지 않고 참외로 값을 달라는 자신을 먹던 참외를 던지는등의 무례를 저질렀다고 하소연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연암에게 청심환을 달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는 조선 사신일행에게 청심환을 얻고자하는 잔꾀였을 뿐이다. 그리고 조선의 사신을 만나면 중국인들은 끊임 없이 청심환을 달라고 하였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의문이 생겼다. 중국에도 청심환이 있고 청심환의 원조는 중국이아니던가? 그런데 왜? 조선 사신에게 청심환을 요구했을까?

 

  인터넷을 찾아보았다. 중국은 지금만 가짜기 많았던 것이 아니었다. 중국 청심환에는 가짜도 많았다. 그러나, 조선의 청심환은 궁제 즉, 나라에서 만들어 동짓날에 왕이 신하들에게 하사해주었다. 국가에서 청심환의 품질을 책임지고 관리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조선의 사신은 100~200개정도의 청심환을 가지고 중국에가서 여비로 사용했던 것이다. 그리고 조선의 청심환 한 환에 3돈 은에 거래되었다. 명품은 그져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끊임 없는 품질관리만이 명품을 탄생시키다. 얼마나 그 품질이 좋았으면, 조선의 청심환에는 바다 깊은 곳에 있는 녹지 않는 얼음 즉 고빙(古氷)이 있다는 소문까지 만들어졌을까? 

 

  한가지더! 조선의 금이 청나라에서 유명했다고 한다. 연암집에 피서산장에서 청나라 사람이 연암을 보고 금이 있느냐고 묻자, 연암은 조선에는 금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청나라 사람은 열하의 궁전의 금은 조선의 금이라고 되받아친다. 그렇다 조선후기 광산 개발의 붐이 일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금이 열하까지 흘러들어가서 조선사람을 보면 금이 있느냐고 물었던것이다. 열하일기를 살펴보자.

 

압록강을 건너기 전, 박천 땅에 이르러 길 옆에 말을 세우고 버드나무 밑에서 땀을 훔치고 있을 때였다. 한 떼거리의 사람들이 남부여대를하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모두 8~9세 되는 사내와 계집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품이 마치 흉년에 정처 없이 떠들면서 빌어 먹느라 유리걸식을하는 것 같았다. 내 이를 이상히 여겨서 이디로 가느냐고 물었더니, 성천 금광으로 가는 중이라고 한다. 손에 든 기구를 살펴보니 나무 바가지 하나, 포대 하나, 끌 하나분이다. 끌로 흙을 파낸 다음, 포대에 담아서 바가지로 이는 것이다. 온종일 흙 한포대만 파내면 별로 애쓰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단다. 조그만 계집아이들이 흙을 잘 파기도 하려니와, 원체 눈이 밝아서 금을 잘 찾아낸다고 하기에 하루 종일 일을 하면 금을 얼마나 얻느냐고 물었다.

  "그건 운에 달렸지요. 하루에 여남은 알을 얻는 때도 있고요. 운이 없으면 서너 알에 그치기도 하죠 뭐. 운수대통하면 단박에 부자가 되기도 하구요."

  "그럼, 그 알 모양은 얼마만 한고?"

  "거의 낟알만 합지요."

  금을 태는 것이 농사짓는 것보다 이익이 낫다한다. 한 사람이 하루에 얻는 금이 적어도 예닐곱 푼쭝은 되기 대문이다. 그걸 돈으로 바꾸면 두세 냥이나 된다. 그러다 보니 농장을 떠나 여기로 모여드는 농사꾼들뿐 아니라, 사방의 건달패와 놈패이들까지 가세하여 절로 부락을 이뤄 무려 십여만 명이 들끓게 되었다. 아울러 쌀이며 술과 밥, 떡과 엿 같은 것을 파는 장사치들이 산골에 그득하다 하는데, 나는 도무지 알지 못하겠노라. 그 많은 금들이 대체 어디로 가는지, 또 금을 그렇게 많이 캐내는데도 금값이 더욱 오르는 건 어인 연유인지.

 

  그렇다. 열하일기에 나오듯이 조선후기에는 역동적인 조선사회의 변화가 있었다. 그것을 연암은 알았을까?

 

이밖에도 호질을 비롯하여 허생전등과 같은 낮익은 소설들이 열하일기에 담겨있다. 과연 이 이야기를 연암이 직접 짓고 비판을 피하기 위한 장치로 베낀이야기 들은 이야기로 포장한 것일까? 아니면 진정 베끼고 들은 이야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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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 상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2
박지원 지음, 길진숙.고미숙.김풍기 옮김 / 그린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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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 그녀를 대중강연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세바시에서 자신있게 백수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설파하는 당당한 모습의 그녀!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주장에 웃으면서 그녀의 15분 강의에 빠져들었다. 그녀는 너무도 어이없는 내용을 당당하고도 조리있게 강의했다. 그리고 그녀의 진정한 주장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백수! 그것은 연암 박지원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녀의 삶은 박지원의 삶과 너무도 유사했다. 단지 연암이 남자였다면, 그녀는 여자였으며, 연암이 결혼을 했다면, 그녀는 씽글이라는 점이다.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 '열하일기'! 연암을 통해서 고미숙을 이해하고 싶었다. 그녀가 세계 최고의 여행기라고 칭찬하는 이 책! 과연 그러할까? 그리고 번역투의 문장들이 너무도 어렵게 풀이될 경우, 책의 내용을 이해못해서 읽는 것 자체가 고통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녀를 믿어보기로 했다.

 

  이 책은 그녀를 포함한 3명이 5년 동안 번역한 책이다. 3명의 피땀이 묻어나는 번역이다. 우선, 디자인 부터 마음에 든다. 풍부한 해설과 관련 사진과 지도를 곁들여 놓았기에 책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돌고 하였다. 그리고 책의 번역 내용도 요즘의 청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감칠맛 나는 번역이 마음에 들었다. 진정 번역을 한 다는 것은 힘든일이다. 번역을 제2의 창작이라고 한다. 이는 외국의 책을 우리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고전을 오늘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도 제2의 창작이며, 고전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행동이다. 이 책을 번역하는데 3명의 5년이라는 기나긴 시간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운 좋게 나는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잘 번역된 책이 이렇게 쉽게 절판이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도 비극적이다.

 

  이 책은 박지원이 의주를 출발해서 산해관에 이르는 부분을 담고 있다. 산해관에서 열하까지의 숨가뿐 여정은 하권에서 담아내고 있다. 고미숙이 대중강연에서 말했던 호곡장론은 참으로 명 문장이었다. 광활한 만주 벌판을 보면서 누군들 한번 울어보고 싶지 않았을까? 탁트인 공간을 마주하고, 더욱이 이제는 우리역사 무대에서 사라져버린 고토를 보았을때, 그 감격을 어찌 말로 표현할까?

 

  그리고 곳곳에 중국식 온돌과 벽돌 굽는 방법 등의 중국의 과학기술과 문화에 대한 연암의 날카로운 관찰을 볼 수 있는 내용들이 이어진다. 고미숙은 대중강연에서 연암이 처음보는 것들을 보고 적었으리라고 생각하면서 강연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열하일기 곳곳에 백탑파 실학자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적혀있다. 연암은 열하를 가기 전에 이미 그의 백탑파 실학자들과 함께 중국의 문물에 대한 깊이있는 토론을 하였으며, 그러한 공부를 통해서 중국에 대한 사전 조사 및 공부가 된 상태에서 중국의 문물을 직접 보게되었으며, 그것이 연암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중국의 문물을 제대로 꾀뚤어보게 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번역서를 본다는 것은 독자에게는 너무도 큰 행운이다. 이렇게 좋은 번역서를 다른 독자에게도 1독을 권하고 싶다. 그러나 이 책이 절판되었다는 것이 너무도 큰 아품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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