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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 2 - 일, 정치, 쫄지마 편 강신주의 다상담 2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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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캐스트 '철학흥신소'를 듣고 있다. 어려운 철학을 쉽게 우리 생활과 관련지어 설명해주는 것이 무척 좋다. '강신주의 다상담2'를 서가에서 나의 책상에으로 옳겨 놓은 것도 같은 이유이다. 철학이 우리의 현실과 관련이 없다면, 우리의 삶을 개선하는데 일조할 수 없다면, 철학은 더 이상 존재의 이유가 없다. 강신주가 마주한 다양한 '화두'를 대하며, 나도 현대인들이 던진 '화두'에 직면해 보았다.

 

1. 직면하라!

강신주표 상담의 가장 위대한 점은 '직면'하게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념에 파묻혀 현실을 직면하지 못하는 중생들을 과감하게 현실을 직면하라고 외친다. 강연장에서 '우리는 모두 노예예요.'라고 외치며 강자에게 약자일 수 밖에 없고, 사장에게 고용된 노동자일 수 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과 마주하게 한다. 문제해결은 문제점과 우리의 현실을 직면하는데에서 시작된다. 강신주의 상담은 직면에서 시작하여 직면에서 해답을 구하고 있다. 지눌스님이 '땅에 넘어진자, 땅을 딛고 일어서라'고 외친 고함소리가 강신주에게서 들리는 듯하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한다. 이러한 현실을 직면하고 뻔뻔하게 오늘을 살아야한다. 스스로 노예가 주인인 것 처럼 행동하고, 주인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인양 너스레를 떠는 불쌍한 노예들에게 강신주는 지금 현실을 직시하라 말한다.

 

2. 틀을 깨고 화엄의 세계로 나오라!

'상처받지 않고 피어난 꽃이 있는가?'라는 어느 시인의 시귀절 처럼 상담을 의뢰한 사람들은 가족으로부터 친구로 부터 사회로부터 상처를 받았다. 그리고 그 상처로부터 과감하게 벗어나고 싶어한다. 이때 강신주는 말한다. 그 틀을 깨고 나오라고! 가족에의해서, 친구와 사회에 의해서 규정된 틀을 깨고 나오지 않는다면 그 상처의 감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친구에게, 직장 동료에게, 부모에게 착하게 보여야한다는 강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그로부터 받은 상처는 치유될 수 없다. 알에서 깨어나야 독수리는 푸른 창공을 날아갈 수 있듯이, 주어진 틀을 깨고 다시 태아나야 주체로 세상에 나올 수 있다. 강신주는 뻔뻔해지라고 말한다. 우아하게 거짓말하며, 기꺼이 욕을 먹으라고 한다. 하나 하나의 개인이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화려하게 꽃피울 때에, 진정한 화엄의 세계가 열릴 수 있음을 강신주는 강조하고 있다.

 

3. 50보와 100보는 다른다!

맹자가 말한 50보 100보라는 고사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준다. 그리고 회의 주의에 빠져든다. 내가 저항해 봤자, 소용없어 50보 100보야 라는 패배주의에 빠져든다. 그러나 강신주는 말한다. 50보와 100보는 다르다고!! 똑똑한 현대인들이 쉽게 빠져드는 냉소주의! 정치적 무관심! 이렇한 100보는 우리사회를 추락의 나락으로 내몬다. 핼조선을 만드는데, 혹시 나의 100보가 한기여를 하지 않았는지 반문해 봐야할 것이다. 내가 100보를 후퇴하지 않고, 50보를 후퇴했다면, 나는 50보를 더 후퇴하는 위험을! 비열함을 줄인 것이다. 선거는 최선이 아니라, 차선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진리를 다시한번 가슴에 새겨야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한발짝씩 앞으로 나아간다면 그것이 진보가 될 것이다.

 

"자신이 욕망하는 것이 진실로 자신이 소망하는 것인지 혹은 소망하지 않는 것인지를 알기 위해서, 주체는 다시 태어날 수 있어야만 한다."라는 라캉의 말을 다시한번 되새겨본다. 우리사회는 부모 혹은 친구, 사회의 시선에 의해서 그들의 욕망을 욕망하며 살아가고 있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우리를 보며, 주체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가를 뼈속 깊이 느껴본다. 타인의 시선을 벗어던지고, 나만이 편한 나만의 삶으로 나를 꽃피우려 노력할 때만이 주체는 다시 태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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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 1 - 사랑, 몸, 고독 편 강신주의 다상담 1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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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시대의 화두에 강신주가 답하다.

 

  강신주를 '벙커1'이라는 팟캐스트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속시원하면서도 개성넘치는 상담에 매료되었다. 강신주의 책들을 읽으며 '무려 철학박사'라는 타이틀이 빈말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무문관'을 강신주식의 철학으로 풀어 놓은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라는 책을 읽고 불교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강신주의 다상담'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미 '벙커1'에서 접한 상담 내용이 대다수 일 것으로 추측되기에 다시 한번 읽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문득 '무문관'이 불교의 화두를 모아 놓은 책이라면, '다상담'은 우리 현실의 화두를 모아 놓은 새로운 화두집이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진정 이시대를 살아가면서 나는 이 시대와 얼마나 호흡하고 있는가?를 스스로 고민해 보았다.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를 읽었을 때, 화두를 풀기 위해서 고민하고 강신주의 풀이를 읽었듯이, 고민을 읽고, 나의 방식으로 해답을 얻으려 노력하고 강신주의 상담 내용을 읽어 보자는 생각을 했다.

 

2. 나의 마음에 솔직하라

 

강신주의 책을 읽으며, 공통으로 느끼는 점이, 강신주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내면을 억압하는 이성이라는 무게를 집어던지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라는 말이다. 그래야 노예의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처음 이러한 강신주의 주장을 들었을때,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애인이 떠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지금의 애인에게 충실할 수 있다는 강신주의 주장을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러나 무엇에 대한 집착을 집어 던져야만, 내가 주인으로 우뚝 설수 있음을 깨달은 후에, 강신주의 주장이 이해갔다. 사랑하고 싶은 감정에 충실하고, 축한 아이 컴플랙스에서 벗어나야만 한다는 강신주의 상담은 오늘을 사는 많은 이 들에게 강한 울림을 주고 있다.

 

3. 마음에 솔직하면 모두가 행복할까?

 

그러나, 강신주의 상담을 들으면서 다시 떠오르는 의문이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자는 말은, 그로 인해서 초래되는 결과도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에 충실하기 위해서 벗어 던져야할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상담 내용중에서 봄만 되면 연애를 하고 싶어하는 30대 가정이 있는 여성에게 강신주는 감정에 솔직하라는 내용의 상담을 했다. 그렇다면, 남편은 물론이고, 그 자녀들이 받게 되는 충격은 어떻게 해야할까? 결혼이라는 제도는 '가정'을 낳는다. 이 가정이 깨지면 많은 사람들이 가슴속 깊이 상처를 입는다. 가정의 파탄이 초래할 그 파장에 대해서 강신주는 말하지 않았다. 강신주의 대담한 주장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강신주의 대담하면서도 파격적인 상담은 우리의 억눌렸던 사회적 통념을 통쾌하게 벗어던질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그 사회적 통념을 통쾌하게 벗어던질 수 있는 것들 중에서는 벗어던져서는 안되는 것들이 있다. '가정'과 같은 통념을 벗어 던진다면 그 사회가 유지될 수 있을까? 강신주의 주장은 한편으로는 시원한 청량제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위를 망치는 탄산음료이기도 하다. 강신주를 뛰어 넘을 때라야, 자신의 삶에 주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불현듯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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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양장) - 제왕학의 영원한 성전 글항아리 동양고전 시리즈 2
한비 지음, 김원중 옮김 / 글항아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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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의 마키아벨리 한비자! 한비자를 읽을 것인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먼저 읽을 것인지를 두고, 고민했었다. 결론은 가장 유명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먼저 읽기로 결정했다. '군주론'을 통해서 지배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창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동양의 마키아벨리, '한비자'를 읽으려 결심했다. 마키아벨리와 한비자는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라나 '한비자'를 읽는 순간! 한비자를 마키에벨리에 비교하는 것은 한비자에 대한 모독이라는 생각이 나를 엄습했다. 마키아벨리에 비해서 한비자는 제왕이 가져야할 통치술을 광범위하고도 다양한 일화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한비자의 창을 통해서 지금의 정치를 새롭게 볼 수 있는 눈을 얻게 되었다.  한비자의 매력속으로 빠져들어가 보자!

 

1. 제12편 나라가 망할징조

  이 책에는 마흔일곱 가지 멸망의 조짐을 들고 있다. 그 중에 일부를 살펴보자.

'법에 의한 금력을 소홀히 하면서 음모와 계략에만 힘쓰며, 나라안의 저치는 어지럽게 하면서 나라 밖의 원조에만 의지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

  한비자가 나라가 망할 조짐중에서 제일 첫번째로 든 것은 놀랍게도 멀지않은 시기 대한민국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이승만이 미국의 원조경제에 의존하여 나라안을 어지럽힐 때와 503호가 무당에 현혹되어 수많은 학생들이 죽어가는 것도 모른체 안일에 빠졌던 일들을 생각해보면,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이다. 또한, '군주가 길한 날을 점치고 귀신을 섬기며, 점술을 믿고 제사지내기를 좋아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라는 글을 읽었을 때에는 진령군에 기대어 정치를 어지럽힌 명성황후와 무당의 말을 들으며 연설문 교정을 받은 503호가 떠오른다.

  한비자의 나라가 망할 조짐의 위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귀족의 자제들은 논쟁만 즐기며, 상인들은 재물을 나라 밖에 쌓아두고, 백성들은 개인적인 싸움만을 존중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이글에서 '상인들은 재물을 나라밖에 쌓아두고'라는 부분을 읽는 순간, 해외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서 나라의 부를 밖으로 유출시키는 일부 사회부유층들이 생각났다. 어찌 한비자가 말한 이 지적인 2천년 전의 일만의 것이랴? 아울러 한비는 '재물을 탐내는 데에 눈이 어두워 만족할 줄을 모르고, 이익을 가까이해 얻는 것을 좋아함녀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라고 했다. 승자독식의 시대! 골목상권까지 침해당하고, 개미투자자들은 깡통을 차는 세상을 이미 2천년 전에 한비는 나라가 망할 징조로 보고 걱정했다.

  '군주가 궁실과 누각이나 연못을 좋아하며, 수레나 옷이나 그릇과 노리개에만 관심을 기울여서 백성들을 피폐하게 하고 재물을 전부 써버리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이부분을 읽는 순간, 명박산성이 떠올랐다.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약 22조를 써버렸다. 자원외교를 통해서 많은 국부가 유출되었다는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다. 나라의 빚은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러면서도 대한민국호는 침몰하지 않았다.

  '군주의 성격이 고집이 세 화합할 줄 모르고, 간언을 듣지 않고 승부에 집착하며, 사직은 돌보지 않고 제멋대로 자신만을 위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라는 말은, 독재자와 그 독재자의 자식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비의 독설일 것이다.  

 

2. 우리안에 한비를 찾아서

  우리안에는 유교가 녹아있을까? 법가가 녹아있을까? 아마도 모두다일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꾸어보자. 우리안에 공자의 말이 많이 남아있을까? 한비의 말이 많이 남아있을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자의 말이 많이 내몸안에 녹아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도 '한비자'를 읽기 전까지는 공자의 말들이 나의 생활속에 많이 녹아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비자를 읽으면서 많은 이야기들이 '한비자'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이 우리 생활에 녹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수주대토'이다.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예전에 있었던 사실이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믿는 불쌍한 인간들을 가리키는 말!! '수주대토'!! 이것은 한비자에 있는 말이었다. 그밖에도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중국에 관한 서적들에서 소개된 다양한 이야기의 원전은 한비자였다.

  우리도 모르게 한비자는 우리의 말 속에 녹아들어 있었다. 그리고 한비자가 주장하는 말들은 지금 우리의 현실속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강한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법에 대해서, 강자와 약자에게 공평하고, 강자로부터 약자를 보호해 주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은 '올바른 법치주의'라는 것도, 이미 한비자에서 여러차례 강조하고 있다. 법치를 가장해서 약자를 짓밟는 세상에서는 '한비자'가 말하고 있는 법치의 세상이 차라리 유토피아일 것이다.

 

3. 공자와는 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한비의 눈!!

  한비는 순자에게서 배웠고, 순자는 공자의 학통을 계승한 대학자이다. 그런데, 한비는 공자보다 시대를 바라보는 눈이 현실적이었다. 공자는 요임금과 순임금을 이상군주로 생각하고 그 시대가 도래할 것을 갈망하고 있다. 그러나, 한비는 그렇지 않았다. 요임금과 순임금의 시대가 다스려질 수 있었던 것은 그시대의 시대적 배경속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생산력이 발전한 한비의 시대에서는 결코 이뤄질 수 없는 일이었다. 공자가 요임금과 순임금의 '선양'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데 반해서, 한비는 요임금과 순임금이 통치했을 때에는 그들에게 주어진 권력이 크지 않았기에 허유와 같은 은자에게 나라를 바치려했어도 그는 받으려 하지 않았으며, 굳지 아들에게 선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전국시대가 되면 군주의 권우와 힘을 매우 크다. 나라의 벼슬도 서로 가지려하는 시대에 군주의 자리는 신하들도 넘보며, 변변치 않은 군주는 신하에게 시해되기도 한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한 것을 알지 못하고, 시대에 따라서 대응양식도 달라져야한다는 지극히 상식과도 같은 지적을 한비는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자연스러운 상식적인 생각을 왜? 나는 하지 못했을까?

 

  한비자는 나에게 많은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었을 때! 마키아벨리를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합리화시키는 괴물로 보았던 나의 시각이 교정되었듯이, '한비자'를 읽고서는 '한비자'는 인생의 지혜를 담고 있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창을 제시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비자가 말한 마흔 일곱자기의 나라가 망할 징조도 불구하고 대한민국호가 침몰하지 않은 것은 깨어있는 시민들이라는 평형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깨어있는 시민들에게 독재자를 감시하고 독재자들의 속임수를 간파할 수 있는 새로운 눈을 제공하는 책이 바로 '한비자'이다. 비열한 정치가들에게 속지않고 깨어있는 시민으로 살고자하는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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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1211 2017-07-06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현실적이고 강한 메세지가 있네요.^*

강나루 2017-07-06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강한 인상을 준 책이죠
 
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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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 노, 애, 락, 애, 오, 욕!! 인간의 감정을 단순하게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밖에 알고 있지 못한 나에게 이 책은 48가지의 인간감정을 구분하고 이를 문학서적과 관련지어 스피노자의 권위에 의존해 서술하고 있다. 나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나의 감정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 인간의 감정을 알기 위해서 이 책을 서가에서 빼들었다. 강신주의 책을 좀 읽었기에 이 책도 나름 기대를 했다.

  그러나, 내가 '매달리 절벽에서 손을 뗄수있는가?'라는 책을 읽었을 때, 느꼈던 감동을 이 책에서는 얻지 못했다. 나의 기대가 너무 높았던 것일까? 아니면, 대학에 입하해서 전공서적을 주로 읽다 보니, 문학과 관련된 서적을 읽을 때는 예전의 감흥을 얻지 못하는 나의 매마름 때문일까?

  우선, 이 책에 나와있는 명작들을 읽지 않았기에 어떤 부분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작품의 내용을 먼저 파악해야했지만, 짧막한 글에서 작품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인용한 부분도 어렵긴 마찬가지 였다. 물론 강신주가 이를 설명해 주어 좀 이해가 가기도 했지만,....

  심리학 서적을 읽으며 나 자신의 감정을 탐구하려던 내가, 강신주의 책을 읽으며, 나의 또다른 감정을 찾으려 도전한책! 이 책의 핵심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나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자'라는 말이다. 인간의 감정을 얻압하려하지 말고, 나 자신에게 솔직하며, 나의 감정에 솔직하자. 그것이 감정의 쇠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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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일본 군사사 - 한 군인의 4박 5일 일본군사유적 답사기
이재우 지음 / 북랩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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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근현대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역사를 알아야한다. 그 중에서 일본의 군사사를 아는 것은 필수이다. 청나라와 싸워서 이기고, 러시아와도 싸워서 이긴 일본! 그 일본의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덕일은 일본군이 생각보다 잘싸우지 못해다고 대중강연에서 말을 했다. 세계를 보는 시야가 좁고 판을 읽는 눈을 가진자가 없다고 말한다.과연 그럴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그래서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현역 군인이 직접 일본의 군사유적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풍부한 군사지식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에쎄이!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1. 전문가의 시각이 담긴책!

  이 책을 읽으면서 첫날 오사카를 중심으로 답사를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내가 알고 있었던 군사지식을 뛰어넘는 설명이 많지 않았다.가볍게 읽어 내갈 수 있는 수준의 책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책이 중반을 넘어가기 시작하자 저자의 전문가로서의 글들이 속속 나의 눈에 들어와 박혔다. 저자는 일본의 군사만을 다루지 않았다. 일본의 군사와 유사한 한국의 군사를 비교하거나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손무의 '손자병법'등의 유명한 전략가의 책에서부터, 현대의 신군사사에 이르기까지 해박한 군사지식으로 일본의 군사사를 풀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저자의 설명은 군사를 이해하는 길을 나에게 알려주는 소중한 빛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 전문가가본 기존의 전쟁 재평가

  현역 육군대위는 기존의 전쟁사에 대해서 과감하게 재평가를 하고 있다. 특히 신립에 대한 평가는 기존의 평가와 너무도 상반되었다. 이어송이 조령을 버리고 배수진을 친 신립을 비판한 것을 예로들면서 신립을 비판하는 기존의 시각을 사대주의라고 당당히 비판한다. 한 곳만을 막는다고 우회기동을 통해서 뒤를 칠 수 있는 곳막을 수 없다고 주장하며, 탄금대 전설의 허구를 비판하고, 전투가 일어난 곳은 탄금대가 아니라, 달천평야 일대라고  주장한다. 수적 열세에서 측면과 후방을 지형지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달천평야를 선택할 수 밖에 없고 일본군은 산을 우회기동하여 포위당했다고 주장한다.

  일본의 도고제독의 T자 전술이 이순신의 학익진을 연구해서 만든 전법이라는 주장도 실날하게 비판한다. 학익진은 여러 전술중에 하나일뿐이라고 주장한다. 이순신은 학익진으로 숭리한 것이 아니라, 적 상황과 지형에 맞는, METT-TC(상황판단을 위한 임무, 적, 지형, 기상, 가용부대, 가용시간, 민간요소)를 고려하여 아군의 훈련된 여러 방책중 하나인 학익진을 택한 것일뿐이다. 반면 T자 전법은 일본해군의 독창적인 전법이라기보다는 화포의 등장 이후 모든 함대전투에서 추구하는 전투대형으로 적을 삼면으로 둘러싸는 학익진과는 다른 모습이라 주장한다. T자 전법은 학익진을 모방했다기 보다는 적에게 최대한 화력을 집중하기 위해 고심한 끝에 위험을 무릅쓰고 적 앞에서 과감한 방향전환을 성공시켰던 고급 기동으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역시 역사가의 눈으로 보는 것과 군사 전문가가보는 눈은 달랐다.진형의 유사성을 가지고 학익진과 T자 전법을 비슷한 것으로 본 것은 너무도 피상적인 이해였다.

 

  3. 죽기 위해서 싸우는 일본군과 승리하기 위해서 싸우는 이순신의 군대

  '여명의 눈동자'라는 드라마에서 일본군은 상식을 뛰어 넘을 정도로 용감했다. 죽을 것을 알면서도 죽으러 전쟁터로 나가는 일본군을 보면서 두려움까지 들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가미가제 특공대를 비롯해서 일본군은 일본천황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초개처럼 버렸다. 그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진정한 군인의 모습이 어떠해야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일본은 죽기위해서 싸우고 있었다. 전력의 열세를 정신력의 강조로 극복한 한두번의 전쟁을 토대로 그들이 만들어낸 황군은 일황을 위해서 죽는 것을 영광으로 묘사했고, 이에 일본국민이 호응했다. 그리고 2차대전 말기에는 광적으로 가미가제 특공대를 보내 자살하게 만들었다. 이덕일이 판을 보는 눈이 없다고 한 것이 이해가 갔다.  "무사도란 죽는 것이다."라는 하카쿠레이 구절! "모든 쪽바리들은 그들의 의무가 덴노를 위해 죽는 것이라 한다. 그 의무를 다하는 것을 보는 것이 미 해병대원의 의무이다."라는 미 해병대의 말은 일본의 생사관을 잘 말해준다.

  반면에 이순신은 '필사즉생 필생즉사'라고 했다. 죽으려하는 자는 살것이요 살려는 자는 죽을 것이다. 이겨놓고 싸우는 이순신! 그는 치밀한 전력을 짜놓고 이를 수행하려 죽기를 각오한다면 반드시 승리하도록 만들었다. 그러하기에 부산을 공격하라는 선조의 명령도 거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황군이라면 돌격하라면 죽는 골짜기라도 그들은 돌격했을 것이다. 과연 어느 것이 현명한 군인인가? 군은의 목숨은 소중하다. 군이 무너지면 국가의 안위도 위태롭다. 무모하게 선조의 진격명령에 따랐다가 조선수군을 친천량에서 수장시킨 원균보다 선조의 명령을 거부한 이순신이 위대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한다. 여기서 더 생각해보면, 무모하리 만치 죽음을 가벼이 여긴 일본군의 모습이 왜? 멍청한 짓인지를 우리는 알 수 있다.

 

  4. 현역군인의 한계

  우리군의 비극은 한국광복군계 뿐만 아니라, 일본군계와 만주군계가 대한민국 국군을 만드는데 참여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뿌리를 한국광복군에서 찾아야하지만, 일본군계와 만주군계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혈통적으로 게르만의 피가 많이 흐르는 프랑스인들이 자신의 뿌리를 '골족'에서 찾아 서술하듯이, 우리의 국군도 우리의 뿌리를 '한국광복군'에서 찾아야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군계와 만주군계에 대한 철저한 비판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나의 생각과 달랐다. 일본군계도 끌어안아야한다는 뉘앙스의 주장을 하고 있다 이것이 군에 몸담고 있는 현역군인의 한계가 아닐까/

 

  이 책은 전문 군사용어를 사용하면서도 쉽게 이를 풀이해주고, 생생하게 일본의 군사유적을 답사 모습을 그려내어, 마치 독자가 저자를 따라서 여행을 하는 느낌을 준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읽어보겠다는 생각도 하게 만드는 이 책을 전쟁 덕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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