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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라이브 -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33년간의 Q&A 지상 중계
대니얼 피컷.코리 렌 지음, 이건 옮김, 신진오 감수 / 에프엔미디어 / 2019년 2월
평점 :
워런 버핏을 처음 알게된 것은 딸아이가 읽는 만화 '워런 버핏'을 통해서였다. 세계적 투자자인 그에게는 세상을 바라보는 탁월한 안목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막상 그의 지혜를 담고있는 책을 찾기는 힘들었다. 팟캐스트 '신과함께'시간에 '워런버핏 라이브'라는 책을 어느 투자자가 추천해주었다. 단순한 투자에 대한 안내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이라는 추천사에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600페이지가 넘는 책의 두께를 보며 쉽게 도전하지 못했다. 딸아이가 투자에 관심이 있어하기에, '옆에 두고 하루 한줄이라도 읽지 않겠냐?'고 물어보았다. 딸아이는 어떠한 책인지 보여주고, 정식으로 책을 사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초등학생이 딸은 이해안되는 내용이 많아 읽지 못하겠다며 나에게 책을 돌려주었다. 하는수 없이 나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통회 33년간의 Q&A에는 어떠한 인생의 지혜가 담겨있을까?
1. 훌륭한 삶이란 무엇인가?
한주주의 질문에 찰리 멍거가 답한다. "훌륭한 삶이란 항상 배우고 또 배우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생을 투자자로 살아왔으며, 남들이 뛰어 넘기 힘든 성과를 이룬 그의 말이라기 보다는 어느 노학자의 말이라고 믿고 싶을 정도의 대답이다. 바꾸어 생각해보면, 그가 탁월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항상 배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워런 버핏에게서도 드러난다. '새로운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부탁합니다.'라는 질문에 대해서, 워런 버핏은 "읽을 수 있는 책을 모두 읽어야합니다."라고 조언한다. 그는 10살에 오마하 시립도서관에 있는 투자 서적을 모두 읽었고, 일부는 두번 읽기도 했다고 밝힌다. '10세 소년이 돈을 버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찰리 멍거는 "지능도 복리로 늘려야겠다고 생각하고 하루 중 가장 좋은 시간을 내 지능 개발에 투자했"다라는 경험담을 들려준다. 사람들은 돈을 복리로 늘릴 생각을 하면서도 지능을 복리로 늘리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할까? 워런 버핏은 투자에 관한 읽을 수 있는 모든 책을 읽고나서 '소액투자'를 시작했다. 실전경험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존경하는 위인을 만나 대화를 한다. 존경하는 인물과 한시간 대화가 대학원 과정보다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한다. 그는 배우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전과 먼저 삶을 살아간 선배들의 조언에서 지식을 또 쌓았다. 논어 위정편에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라는 말이 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망령되고, 생각만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라는 말을 버핏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버핏은 구순의 나이에도 책을 읽는다.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얻으며 자신을 갈고 닦고 있다. '정관정요'에 당태종이 '창업과 수성중에서 어느 것이 어려운가?'라는 질문을 하자, 위징이 '수성이 힘들다.'라는 답을 했다. 부를 많이 축적하는 사람은 많으나, 그 부를 오래도록 지키는 사람은 적다. 롯또에 당첨되어 행복한 삶을 살기보다는 불행한 삶을 살아간다는 조사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를 지키는 것은 너무도 힘들다. 그 부를 지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끊임 없이 책을 읽으며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책을 읽어야할까? 찰리 멍거는 "나는 위인전 마니아 입니다. 위인전을 통해서 역사적 인물과 친구가 되십시오"라고 답한다. 위인을 영웅화하고 심지어는 신격화하는 우리의 위인전을 나는 경멸한다. 그런데, 찰리 멍거는 위인전을 추천하고 있다. 아마도 초등학생을 위한 과장이 심한 위인전보다는 어른을 위한 평전류를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 한인물에 대한 비평이 녹아있는 평전류를 통해서 나의 지능을 복리로 늘려보자.
2. 책만 읽으면 탁월한 투자자가 될 수 있을까?
독서를 통해서 새로운 지식을 얻으면, 자신의 부를 지킬 수 있을까? 워런 버핏은 "과거만 공부해서 투자해도 부자가 될 수 있다면, 대부호 명단은 사서들이 차지할 것입니다."라고 답한다. 책속의 모든 정보를 그대로 믿기만 할뿐,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없다. 자신만의 철학으로 잘못된 과거의 지식과 선입견에 워런 버핏은 과감히 도전한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워런 버핏은 과거에 정크 펀드에 투자해서 돈을 벌었다고 미래에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고 버핏은 단언한다. 과거의 지식에만 근거한다면 시대조건의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 과거의 지식에 창의성과 투자자로서의 기본을 함께 가져야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일치해야 내 판단이 옳은 것은 아니다. 내 데이터와 추론이 옳다면, 내 판단이 옳은 것이다."-버핏, 192쪽
군중심리에 휘둘리지 말며, 과거의 잘못된 지식에 속지말라고 버핏은 당부한다. 버핏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그레이엄의 책을 한구절 인용한다. "시장은 스승이 아니라 하인이다. 시장이 멍청한 짓을 벌일 때가 시장을 이용할 기회이다."라는 말은 과거에 얼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투자 정도를 걷는 버핏의 당당함을 대변한다.
버핏은 대학원에서 가르치는 경영이론과 경제 이론에도 마음껏 하이킥을 날린다. '블랙 숄즈 공식'은 100번 중에 99번은 정확하지만, 한번은 부정확하며, 워런 버핏은 그 1번을 통해서 돈을 번다고 당당히 말한다. 그뿐이 아니다.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을 완전히 무시하기도 한다. 현실과 맞지 않으며, 현실을 완벽하게 설명하지도 못하는 현대의 경제, 경영 이론을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현대인들에게 그는 과감히 말한다. 당신들이 믿는 신주단지가 실수할 때, 나는 투자하고 이익을 얻는다.!! 그 어떠한 이론도 현실을 100%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는 꿰뚤어보고 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내가 고등학교만 졸업하고서 대학 진학은 포기한 채 독서를 했다면 내 실적은 더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버핏, 656쪽
"교수가 가르치는 내용 중 50% 이상이 헛소리입니다.-멍거, 252쪽
"변동성은 위험이 아니다."-버핏, 252쪽
변화와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으려는 그의 긍정적 투자 마인드로 시장을 지배했다. 투자로 많은 돈을 벌기보다는 안정적인 투자를 통해서 착실히 부를 축적한다. 권위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하면서도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있기에 그는 엄청난 투자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끊임없이 공부하지만, 과거의 지식에 얽매이지 말자, 심지어는 대학 교수의 말과 시장의 소문에도 흔들리지말자.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의 말을 읽다보면, '숫타니 파타'의 한 귀절이 생각난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파타' -
3. 나의 성공비결은 행운인가? 나의 노력 때문인가?
워런 버핏은 재산 상속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능력주의가 옳다고 확신합니다. 단지 부모를 잘 만났다는 이유로 인생이 훨씬 유리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버핏, 116쪽
대기업의 총수가 불법 상속으로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한국의 현실과 비교한다면, 워런 버핏의 말은 과히 충격적이다. 그는 모든 사람은 행운에 의해서가 아닌, 자신의 능력에 의해서 부를 이루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자본이득세율에 대해서도 찰리 멍거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거론하며 '자본이득세 부과에 대찬성'하지만, 지금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 공정하고 말한다. 자본이득세율 자체를 찬성하지만, 세율은 조금 낮았으면 좋겠다는 찰리 멍거에 반해서, 워런 버핏은 "난소복권"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면서 "당신이 난소 복권에 당첨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대우를 받는 시스템을 원할 것"이라면서, '현행 자본이득세율이 거의 적정 수준(자본이득세율 28%)'이라고 주장한다. 역시, 워런 버핏은 부자이다. 보통 부자가 아니라 존경받는 부자이다. 자신이 가진 부를 대물림하고, 한푼이라도 세금으로 내지 않기를 바라는 천민자본가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렇다고, 워런 버핏이 능력 만능주의자는 아니다. 워런 버핏은 자신이 행운아라고 말한다. 미국에 남자로 태어났으며, 수많은 성공 기회가 주어진 것도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자신의 기득권을 '특권'으로 인식하지 않고, '행운'으로 얻은 댓가로 여기고 있다. 워런 버핏이 '1942년 1만달러를 인덱스 펀드에 묻어두었다면 지금쯤 5,100만 달러가 되었'다는 말을 하면서 좋은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도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워런 버핏이 미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났다는 전제에서만 참일 수 있다. 국가 부도위기인 베네수엘라나 아프리카의 오지에서 태어났다면 그는 그러한 부를 축적할 수 없었다. 워런 버핏의 성공은 워런 버핏 혼자만이 이룬 결과가 아니라, 미국 사회라는 시스템 덕분에 얻은 행운이었다.
미국이라는 땅에 태어난 행운덕분에 워런 버핏은 성공을 할 수 있었다. 행운이 자신의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셈이다. 그러나, 같은 미국이라는 땅에 태어난 행운을 얻었다면, 그 기회를 살리는 노력은 각자에게 달려 있어야한다는 것이 버핏의 생각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한국의 일부 부자들이 편법 증여와 탈세를 하는 반면, 버핏은 자선 단체에 자신의 재산 상당수를 기부했다. "난소복권"에 당첨되는 것만으로 부가 세습된다면, 이는 불공평하다는 버핏의 생각을 한국의 부자들도 알아야한다. 그럴 때만이 그들도 버핏처럼 존경받을 수 있을 것이다.
4. 투자에 성공하는데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성공에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를 묻는 주주에게, 찰리 멍거는 '겸손함'이라고 말한다. 자만하지 않고 겸손한 사람과 동업한다면 심각한 곤경에 빠지지 않는다고 찰리 멍거는 말한다. 갖종 특수 효과로 무장한 프레젠테이션에 현혹되어 알맹이 없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위험에 빠지지 말라고 찰리 멍거는 조언한다.
"최악의 실수는 근사한 그래프 때문에 발생합니다. 정말로 필요한 것은 건전한 상식입니다."-멍거, 31쪽
컴퓨터로 산출된 정보는 정확하다는 선입견에 빠져서 잘못된 투자를 하는 요즘의 펀드 매니저에게 날카로운 일침을 가하고 있다. 찰리 멍거가 말하는 겸손함은 단순히 자신만을 낮추는 겸손함이 아니다. 첨단 컴퓨터 산출물도 시장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겸손함을 찰리 멍거는 요구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가 '겸손함'이라는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외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투자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분야에 오만이 쌓이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함정에 빠질 수 있음을 찰리 멍거는 말하고 있다.
두번째 덕목은 무엇일까? 찰리 멍고와 워런 버핏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보고 교훈을 얻으라 말한다. 워런 버핏은 9.11 테러를 통해서 "투자와 보험 영업의 핵심은 현실을 직시하며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석면 채무문제 때문에 회사들이 파산했지만, 버핏은 석면 채무가 없는 기업을 인수할 기회를 얻었다. 실패와 위기를 통해서 교훈을 얻고 기회를 발견하는 것!! 그것이 탁월한 투자자의 덕목이다. 찰리 멍거와 워런 버핏은 위기에서 교훈을 배우고, 기회를 얻었다. 그래서 지금의 탁월한 투자자가 될 수 있었다.
세번째 덕목은 무엇일까? "영구 보유 종목의 기준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워런 버핏은 다음의 세가지 특성을 제시했다.
"1)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높고, 2) 경영진이 유능하고 정직하며 3) 우리가 좋아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버핏, 43쪽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탁월한 안목이 돋보인다. '경영진이 유능하고 정직'해야한다는 조건은 '오너 리스크'가 높은 한국의 상황에서 너무도 탁월한 영구 보유 종목의 특성이다. 그런데, 버핏은 답변의 말미에 "좋은 사람과 어울릴 수 없다면 부자가 된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라는 말을 덧붙인다. 돈에 노예가 되어 돈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돈을 벌어 들이는 워런 버핏의 인간관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한 세번째 덕목은 돈만을 쫓기 보다는 좋은 사람(좋은 경영진)과 행복한 삶을 살아가라고 말할 수 있다.
네번째 덕목은 무엇일까? 단기적 시야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결정하라. 라고 말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전망을 묻는 주주의 질문에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며, 말미에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시즈캔디는 1년 중 8개월은 적자를 기록합니다. 그러나 버크셔는 크리스마스 대목이 사라질까 봐 걱정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기업의 향후 20년 실적을 생각합니다."-워런 버핏, 362쪽
단타 주식 매매를 하며,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한국의 일부투자자와는 달리 워런 버핏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을 바라본다. 가치있는 기업의 주식을 장기보유하고, 단기 실적에 연연해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을 바라본다. 이러한 거시적 관점은 경영진을 평가할 때도 적용된다. 계열사 CEO에게 자율권을 주고, 단순히 수익만으로 업무를 평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단기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 회사에 피해를 주는 거래를 하는 사원도 자연히 없어지게된다. 거시적,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과 시장을 바라보지 못한다면, 그는 보통의 투자자밖에 되지 않는다. 워런 버핏의 거시적, 장기적 관점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갈 때도 적용된다. 지금 당장의 이익보다는 10년 20년 후의 미래를 머릿속에 그리며, 지금의 일이 미래를 위해서 유익한지를 판단해야한다는 교훈을 준다.
겸손하라, 위기에서 기회를 찾아라, 좋은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살아라, 거시적 관점을 갖아라 라는 워런 버핏의 투자 덕목은 투자의 세계를 뛰어 넘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도 많은 지혜를 제공해 준다. 이것이 '워런 버핏 라이브'를 읽는 이유일 것이다.
5. 투자시에 유의해야할 점은 무엇인가?
한때 잘 알고 지냈던 체육쌤이 있었다. 그 선생님이 주식에 자신의 재산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주식이 2천을 넘어 3천을 바라보고 있던 시절이라 모두가 주식을 하면 성공할 것 같은 신기루를 보고 있었다. 그 체육쌤은 자신의 전세를 주식에 투자했다. 주변 사람들이 '기어들어가 잠잘 집은 있어야한다'라고 말렸지만, '분산투자하면 돈을 못번다. 한방에 몰빵해야만 돈을 벌 수 있다.'라고 항변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조언에도 체육쌤은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체육쌤은 주식을 돈을 날렸다. 운동부 학생들의 합숙소에 들어가 잠을 자야하는 처지에 처해졌다. 여름에 너무도 더워서 자신의 돈으로 합숙소에 에어콘을 달기도 했다. 그 체육쌤에게 들려주고 싶은 워런 버핏의 조언이 있다.
"잘 모르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으면 그만입니다."-워런 버핏, 102쪽
잘 모르면, 투자하지 말라는 워런 버핏의 조언은 묻지마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준다. 투자의 기본은 그 분야에 대해서 잘 알아야한다. 만약 이해되지 않는다면, 자신이 알 때까지, 이해할 때까지 투자를 미루면 된다. 이 기본을 지키지 않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 그래서 워런 버핏은 기술주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기술발전에 의해 비즈니스 모델이 바뀔 위험이 있는 기업은 피하려고 노력합니다."-워런 버핏, 114쪽
'이해하지 못한 회사에 투자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의 연장선에서 신중한 투자를 하고 있다. 신기술을 파악하고 신기술이 사회에 미칠 영향까지 예측하기란 힘들다. 그러하기에 워런 버핏은 기술주에 쉽게 투자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빌 게이츠가 추천해준 주식도 사지 않았다. 물론, 검증된 IBM, 아마존, 아이폰에만 최근 투자를 시작했다. 워런 버핏은 보수적 투자자였다. 세간에, 워런 버핏의 투자 1원칙은 '원금을 일치마라'이고 '2원칙은 1원칙을 잊지 마라'라고 말한다. 자신이 사는 주식과 회사를 잘 알 때까지 투자를 유보하자. 수영을 하지 못하면서 물에 뛰어든다면, 불행한 결과만을 얻을 것이기 때문에 먼저 수영을 배우자.
그렇다면, 투자를 하고 싶은데,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찰리 멍거는 이에 대한 조언을 다음과 같이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투자자라면 분산 투자를 해야 하지만, 전문가가 분산 투자를 한다면 미친짓입니다."찰리 멍거, 281쪽
'투자의 목적은 분산 투자를 하지 않아도 안전한 투자 기회를 찾아 내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다면, 인덱스 펀드처럼 수익을 낼 수 있는 비교적 안전한 곳에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 "계란은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라는 투자 겪언을 리셋해야한다. 투자자의 전문서에 따라 분산투자와 집중 투자가 달라질 수 있으니 말이다.
6. 현대 경제에는 부정한 방법이 난무하지 안나요?
월가를 점령하라! 라는 시위가 전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적이 있다. 탐욕스러운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전세계를 위기에 빠뜨렸다. 미국 금융위기의 핵심 고리는 '파생상품'이다. 워런 버핏은 팟생상품의 위험성을 일찍부터 경고하고 있다.
"파생 상품 거래량이 걱정스러울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폭발적인 연쇄 반응이 일어나면서 금융시장이 커다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생 상품 시장 붕괴 위험을 피해 갈 방법은 없습니다."-워런 버핏, 1993년, 57쪽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정도를 지키지 않은 월가의 탐욕이 만든 비극이다.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는 오바마 행정보의 대책은 월가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고 월가에게 돈을 쏟아 부었다. 월가는 그 돈으로 많은 상여금을 주었다. 도덕적 해이가 심해진 그들의 탐욕스런 모습을 워런 버핏은 경고했다.
월가의 악행은 그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진행되었다.
"대부분 악행은 악의가 아니라 잠재의식에서 비롯됩니다."-워런 버핏, 336쪽
"남들이 모두 그렇게 했기"때문에 해도 된다는 관행이 악행에 무감각하게 만든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우리는 '관행'이라는 말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관행'에 시비를 걸어야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있다. '파생상품'을 팔면서 이를 부도덕한 일이라고 인식하지 않는 그들의 탐욕은, '기존 회계 시스템'에도 나타난다.
상여금을 비용으로 처리 하지 않고, '옵션'은 주석에 밝혔다고 변명한다. 감가상각 비용을 회계에서 제외하는 "속임수에 가까"운 처리를 하며, "EBITDA 이익(이자비용(Interest), 세금(Tax), 감가상각비용(Depreciation&Amortization) 등을 빼기 전 순이익을)"을 기업의 이익이라 고 "뻥튀기"한다. 찰리 멍거와 워런 버핏은 관행으로 굳어져 '문제 없다.'라고 인식되는 문제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다. 기존 시스템의 오류를 정확해 꿰뚫어보는 그의 혜안에 존경심이 든다.
워런 버핏은 버크셔에서 성과보수를 받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미 돈이 많은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보수를 받을 이유가 있난요"-버핏, 160쪽
"(빌게이츠, 스티브 발머) 이들은 주주를 이용해서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주주와 함께 부자가 되었습니다." 버핏, 160쪽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열정들여하는 버핏은 다시 태어난다 할지라도 '플레이보이'보다는 투자 서적에 더 흥분할 것이라며, 투자자로서의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있다. 사랑과 열정으로 자신의 삶을 살았기에 그는 훌륭한 투자자를 넘어서 위대한 투자자가 되었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타인을 수단으로 이용하기 보다는 타인과 함께 성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더욱 위대해 보인다. 그러면서 '동경하는 조직에서 근무하거나 존경하는 사람 밑에서 일하라.', '배우자를 올바르게 선택하라(완벽한 여성을 찾는 남성이 완벽한 여성을 만났으나, 그녀도 완벽한 남자를 착고 있음을 알아라)', '열정적으로 살아가라'라는 조언을 첨부한다. 주변 사람과 조직을 자신이 사랑하고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관계로 만들라는 조언이다. 그래, 세상을 사랑하며, 열정적으로 그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자. 이것이 워런 버핏이 우리에게 던져준 지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