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한 대원 제국은 탐관오리가 권력을 장악했구나, 황하가 범람하고 화폐를 대량으로 찍어내어 재앙의 근원이 되었고 천만 홍건군의 반란이 일어났다네. 관청의 법규는 넘치고 형법은 잔혹하니 백성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네.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고 돈으로 돈을 사는 세상인데,
언제 이런 일이 있었을까? 도적은 관리 노릇을 하며 관리는 도적 노릇을하고 현명한 사람과 우매한 사람이 뒤섞여 구분이 안 되는구나. 아! 참으로 슬프고 가련하구나."

‘취태명소령‘ 가사의 내용
- P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더는 하루에 백 번 싸운다 - 정답이 없는 혼돈의 시대를 돌파하기 위한 한비자의 내공 수업
조우성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조우성의 인생내공'이라는 팟캐스트를 처음 들었을 때, 감탄이 절로 나왔다. 돈과 법에만 밝을 것 같은 변호사가 고전을 말한다. 고전을 현실과 접목시켜 현대인들에게 인생의 내공을 쌓게해준다. 조우성 변호사의 팟캐스트를 들으며 인생의 내공을 쌓아갔다. 그런데, 그 내용을 책으로 묶어 냈다. '리더는 하루에 백번 싸운다.'라는 책이 바로 그 책이다. 책속의 내용들은 팟캐스트에서 대부분 조우성 변호사의 욱성으로 들었던 내용이다.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책장을 넘기면 조우성 변호사의 욱성이 다시 내 귓가를 맴돈다. 

 책을 읽으며 여러 인간 군상들을 떠올렸다. 첫번째로 떠오른 사람은 고종이다. 고종은 을미사변으로 자신의 부인이 일본 낭인들에 의해서 죽는 모습을 지켜봐야만했다. 고종은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자신의 신변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퇴역한 외국인 용병을 상하이에서 모아서 자신의 신변을 지키려했다. 한나라의 황제가 자신의 병사를 믿지 못해서 퇴역한 외국인 용병에게 자신의 안위를 맡기려하는 못난 모습을 보였다. 한비자는 '나라 밖에서만 인재를 구하려하면 나라가 망한다.'라고 했다. 자국의 군대를 강병으로 만들어 자신의 신변을 지키려하지 않고, 퇴역한 외국 용병을 고용하려하는 못난 모습의 고종을 떠올리면서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고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는 학자도 있다. 그러나, 한비자의 눈으로 고종을 바라본다면, 그에게 패망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두번째로 전두환과 이명박이라는 인물이 떠올랐다. 두사람은 보수를 대표하는 이 나라의 대통령이다. 전두환에게는 장세동이 있었다. 장세동은 전두환을 주군을 모시듯이 충성을 다해 모셨다. 그러나 이명박에게는 장세동과 같은 충신이 없었다. 왜? 이러한 차이가 발생했을까? 한비자는 은혜를 베푸는 것도 통치술이라했다. 이 책에 '크게 베풀면 직원은 충성으로 보답한다.'라고 적혀있다. 이명박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던 어느 정치인이 이명박 전 대통령은 돈을 신처럼 모신다고 지적했던 기억이 난다. 이명박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을 돈을 대하듯이하지 않았나보다.

  마지막으로 굥 통이 생각났다. 철저히 자신의 어리석은 치부를 여과없이 방영하는 언론을 탄압하고 국민을 호도한다. 자신의 밑에 있는 참모들은 예쓰맨들로만 가득채웠다. 한비자는 '간신은 반대의견을 없애다.'라고 말했다. 국민을 섬겨야할자가 간신이되어 간신들로 나라를 채우고 있다. '반대 의견을 듣지 못하는 군주는 그 절반을 잃는 것이다.'라는 한비자의 고언을 굥은 귀담아 들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고전을 읽으라말한다. 그러나, 고전을 고전만으로 기억할 뿐 이를 현실에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리더는 하루에 백번 싸운다'라는 책은 '한비자'라는 고전을 현대 리더들을 위해서 현실에 접목시켰다. 고전을 통해 현실의 지혜를 얻고자하는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가의 렌즈로 안중근을 만났다. 역사적 인물 안중근의 삶에 대해서는 학교 교육을 통해서, 위인 전기를 통해서, 다큐를 통해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제 소설가 김훈의 눈에 비친 안중근을 만났다. 김훈은 청년 시절부터 안중근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겠다는 포부를 갖았다. 오랜 기간 그의 어께를 짖눌렀던 짐을 이제 '하얼빈'이라는 작품으로 내려놓았다. 역사를 전공한 나로서는 소설책도 역사와 비교하며 읽는다. 그것이 나의 모습이니 어쩔 수 없다. '하얼빈'이라는 창문을 통해서 안중근을 만나보자.

 

1. 작가 김훈, 안중근을 그리다.

소설은 영친왕 이은과 메이지와의 대면으로 시작한다. 고종과 메이지는 동갑이다. 둘다 조선과 일본의 국왕이며 황제이다. 그러나 고종의 나라는 망국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했고, 메이지의 나라는 대륙으로 침략의 발톱을 길게 드러냈다. 아버지 고종과 나이가 같은 메이지를 만났을 때 영친왕 이은은 어떠한 심정이었을까? 조선의 현실을 김훈은 이 한장면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평생을 충실한 포로의 삶을 살아간 영친왕 이은!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한 독립 투쟁에 뛰어들지 못한 원망이 샘솟았다. 충량한 포로의 삶을 살아야 일제하의 안락함과 목숨을 보존할 수있다는 생각을 했을 그에게 나는 너무도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조선왕조를 대표하는 또 한명의 인물이 소설에 등장한다. 영친왕 이은의 배다른 형 순종이다. 순종 이척은 김홍륙 독차사건으로 여러개의 이가 빠졌다. 말을 하는 내내 그의 소리가 셀수밖에 없다. 영친왕 이은을 보호하지 못하고 일본에 볼모로 보내는 못난 대한제국의 황제 순종의 모습은, 백성을 보살피지 못하는 대한제국이라는 나라의 모습이기도했다. 촉의 마지막 황제 유선이 나라가 망했는데도 행복하게 천수를 누린 것 처럼 대한제국의 황손들은 일제에 맞서기 보다는 행복한 순응을 택했다.

이들 대한제국의 지배자들과 대비되는 인물이 있다. 젊은 그들의 이름은 안중근이다. 안중근과 우덕순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 작가 김훈은 작가의 말에서 "한국 청년 안중근은 (중략) 세계적 규모의 폭력과 야만성에 홀로 맞서있었다.'(305)라고 적고 있다. 김훈은 안중근과 우덕순의 젊음에 심취했다. '포수', '백수', '담배팔이'라는 그들의 직업을 언급하며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을 소설로' 그려내려 노력한다. 소설가 김훈이 청춘에 방점을 두었다면, 나는 역사에 방점을 두고 싶다. 안중근은 대한의군참모중장이라고 재판과정에서 분명히 말했다. 자신을 만국공법에서 규정한 포로로 대우해줄 것을 당당히 요구했다. 김훈이 청춘을 그리려 안중근 독립투쟁을 소략했다면, 나는 안중근을 바로 보려면 그의 독립투쟁을 바로 보아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독립운동을 하려면 자금이 필요하다. 김훈은 안중근이 권총으로 이석산을 위협하여 100루블을 빼앗았다고 서술하고 있다. 젊은 청춘이 의협심으로 이석산을 위협해서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했다는 김훈의 서술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묘사된 안중근의 삶과 너무도 맞지 않은 서술이다. 이토를 처단하고 나서도 천주교 신부 빌렘에게 자신을 의탁하고 싶다고 말했던 안중근이 아닌가! 사실 안중근의 독립운동 자금은 페치카 최재형의 손에서 나왔다.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인 최재형은 안중근이 국내 진공작전을 추진할 때 자금을 대주었던 인물이다. 대한의군참모중장인 안중근은 지속적인 독립운동을 위해서 최재형을 보호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일본 경찰의 심문과정에서 최재형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를 보호하려 노력했다. 이러한 학계의 연구결과를 인정해야 역사의 진실을 바로 알 수 있다. 독립운동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조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한다.

김훈의 작품 구성은 탁월하다. 하얼빈으로 향하는 안중근과 이토의 행로가 교차 편집되어 있다. 그러면서 작품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박진감 넘치도록 장면들을 배치한 노 작가의 탁월한 역량이 빛을 발한다. 그리고 하얼빈에서 안중근이 이토를 처단한다. 이후 이야기는 안중근의 법정투쟁과 안중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서술로 이어진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조마리아 여사가 아들 안중근에게 보낸 편지가 소개되지 않은 것이다. 감동적인 이 내용을 소설가 김훈은 왜? 소설속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일까? 대의를 먼저 생각하는 여장부 조마리아 여사의 풍모가 안중근을 가리지 않을까하는 걱정에서였을까?

 

2. 안중근과 주변인물들

이책을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인물들이 이책 속에는 등장한다. 그 첫번째 인물이 안중근이다.

안중근은 의병을 이끌고 국내진공작전을 전개한다. 소규모 전투에서 일본군 포로를 잡지만 만국공법에 따라서 그들을 풀어준다. 그 댓가는 혹독했다. 그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되고, 그를 따랐던 많은 사람들이 그를 떠났다. 포로를 풀어준 안중근의 선택은 옳았는가? 적이 반칙을 사용하며 우리의 상식에서 벗어난 만행을 저지르는데, 나는 규칙과 윤리에 따라서 적을 상대해야할까? 신이 적을 사랑하라했지만,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을 돌려대라'라고 하였지만, 용서받을 자격이 없는자를 용서하는 것은 만용이 아닐까? 춘추전국시대 송나라 양공이 강을 건너는 초나라 군사를 맞아, 강을 건너고 있는 적을 치는 것은 인의를 해치는 일이라며 공격하지 않았다. 결국 강을 건너 전열을 정비한 초나라 군대에게 송나라 양공은 목숨을 잃는다. 악을 상대할 때는 악이 사용하는 무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안중근이 위대한 인물이지만, 포로를 풀어준 그의 행동에 공감할 수 없다. 안중근 의사가 나를 소인배라고 몰아붙인다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안중근은 천주교 신자이다. 그의 세례명이 토마스 즉, 도마인 것도 그 때문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빌렘 신부는 뮈텔 주교와는 달리 안중근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가 뮈텔주교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안중근을 만나러 여순으로 출발한 것만 보더라도 그는 조선인을 이해하는 것 처럼 그려졌다. 그러나, 안중근의 사촌 안명근이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한다는 사실을 빌렘이 뮈텔에게 알리고, 뮈텔이 조선총독부 경무총장 아카시 모토지로에게 알린다. 바로 이것이 안악사건의 시초이다. 결국, 친일의 댓가로 진고개에서 명동성당에 이르는 구역을 일본인들이 무단 점거한 일이 순조롭게 해결된다. 명동성당에는 민주화의 역사뿐만 아니라, 친일의 역사도 담겨있다. 빌렘과 뮈텔을 믿고 따르는 조선의 천주교도들의 고통에 그들은 공감할 수 없었나보다. 안중근은 뮈텔 주교의 판단에 따라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범한 '죄인'으로 남아 있다. 강자의 폭력을 합리화하며 자신들의 어린양의 헌금을 걷는 그들의 모습에서 씁쓸함이 감돈다.

안중근의 의거에 유동하와 조도선도 함께했다. 유동하는 17세의 어린 나이에 의거에 참여하였고, 유동하는 러시아어 통역을 맡았다. 작품의 전개를 위해서 이 두 인물을 삭제했다. 그리고 우덕순을 의인으로 묘사했다. 우덕순이 친일파로 변절했다는 연구 결과를 알고 있는 나는 작품을 읽는 내내 불편했다. ‘이러한 인물을 비중 있게 그릴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후기에도 우덕순의 친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자료조사를 철저히했을 김훈이 우덕순의 친일을 모를리가 없다. 그래서 친일인명사전을 펼쳤다. 우덕순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자료조사를 하니, 우덕순의 친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1920년대 조선인문회 하얼빈 지회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그의 친일 논란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1930년대 조선총독부 경무국 자료에는 "농후한 배일사상을 갖고 있다."라고 적고 있다. 서로 다른 자료를 보면서, 혼란이 밀려왔다. 한 인물의 친일 여부를 판가름하기가 너무도 힘들다. 일단은 그를 친일파로 규정하는 것을 유보하자. 그의 전체 행적을 본다면, 친일파가 아니라 일본을 이용하려했던 시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안중근의 아들 안준생이다. 안중근의 막내아들이 그가 누나 안현생과 함께 친일의 길을 걸었다. 19391015일 안준생은 총독부 관리들과 함께 박문사를 참배하고 이토의 명복을 빌었다. 16일에는 조선호텔에서 이토의 차남 이토 분키치를 만나 아버지 안중근의 의거를 '사죄'했다. 그로부터 일년 오개월이 자난 1941326일 안현생은 남편 황일청과 함께 박문사를 참배했다. 326일은 아버지 안중근의 기일이었다. 백범 김구는 '호부견자(虎父犬子)'라며 안준생을 제거 대상으로 규정했다. 호랑이에게서 개같은 아들이 태어났다며 독립운동가들은 분노했다. 그러나, 안중근의 가족을 우리가 지켜주지 못한 죄는 없을까? 첫째 아들은 독이 묻은 과자를 먹고 죽었다. 상하이에서 안중근의 가족은 일제의 감시를 받으며 굶주려야했다. 그들에게 아버지는 고통의 유산을 만겨준 인물일 것이다. 그들이 굶어 죽어야했을까? 그들을 지켜주지 못한 우리의 잘못은 없었을까? 참으로 고통스러운 질문을 던져본다.

 

책장을 덮었다. 너무도 유명한 안중근의 일대기이기에 별로 새로울 것이 없으리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너무도 많은 생각들이 나를 짖누른다. 쉽지 않은 질문들이 나를 괴롭힌다. 조선의 한 청년이 시대의 아픔을 짊어지고 이토를 쏘았다. 그의 짊은 가족에게도 넘겨졌다. 그의 가족이 고통 속에서 굴복했다. 그리고 안중근의 유해조차도 광복이 된 조국에 묻지 못하고 있다. 한미일 연합훈련이라는 핑게로 우리 독도 인근에 일본 군함이 와서 작전을 했다. 한반도 유사시에 일본군이 올 수도 있다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 안중근을 생각하며 착잡한 심정을 가라앉혀본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22-11-18 18: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어느 교수가 이 작품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며 논문을 썼더라구요.
물론 역사와 소설이 다를수 있지만 이젠 어느 정도 일치시키는 작업을
해야한다며 자기는 드라마 슈룹도 잘 보고 있다고 말을 맺더군요.
독자나 시청자는 아무래도 알려고 하기 이전엔 무방비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으니 역사학자의 입장에선 걱정할 수 밖엔 없겠죠.
작가로선 좀 찔릴 것 같습니다.
전에 김훈 작가는 칼의 노래를 역사 소설로 보지 말라고 당부하더군요.
역사를 가장한 실존 소설이라나 뭐라나…

2022-11-18 1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종이달 2022-11-24 2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강나루 2022-11-25 04:40   좋아요 0 | URL
서평을 썼을 뿐인데 고맙다니
제가 감사할뿐입니다.
 
역행자 - 돈·시간·운명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는 7단계 인생 공략집
자청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자청은 사회의 루저였다. 학교에서 흔비 볼 수 있는 게임만 할 줄알며 미래에 대한 희망 보다는 절망을 안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좀비였다. 그런데, 그가 남들이 부러워하는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자가 되었다. 돈! 돈! 돈! 지겨운 단어이다. 하고 싶은 일도 돈이 없다는 이유로 그만두어야한다. 하기 싫은 일이 있어도 가장 좋은 핑게는 돈이 없다는 말이다. 자청은 가난이라는 지긋지긋한 늪을 자신만의 방식을 탈출했다. 그 탈출 방식 속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자청의 비결은 무엇일까?


  자청은 타고난 운명대로 사는 95%의 순리자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정해진 운명을 거역하는 자를 뜻하는 '역행자'라는 단어를 창조했다. 그리고 순리자에서 역행자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7단계를 거쳐야한다 주장한다. 역행자 1단계 자의식 해체, 2단계 정체성 만들기, 3단계 유전자 오작동 극복, 4단계 뇌 자동화, 5단계 행자의 지식, 6단계 경제적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 7단계 역행자의 쳇바퀴가 바로 그것이다. 

 자청이 제시한 7단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책읽기라고 말할 수 있다. 게임 오탁구였던 자청은 친구들과 게임을 할때 게임 공약집을 먼저 보았다. 그러면 자청은 항상 게임에서 승리했다. 자청은 이것을 현실에 적용했다. 게임을 잘하려면 게임 공약집을 먼저 보아야하듯이, 인생에서 승리하려면 이에 필요한 책들을 읽어야한다. 책은 자청의 인생에 특별한 공약집이었다. 철학과 심리학책들을 탐독한 자청은 점차 새로운 사람을 변해갔다. 마치 어리숙한 시골뜨기였던 내가, 대학에서 많은 책들을 읽고 대학 강의를 경청하면서,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이 서로 연결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확 트였던 경험을 자청도했던 것이다. 

  물론, 자청이 자기계발서로 독서를 확장하면서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한 지식을 얻어갔다면, 나는 역사관련 서적과 심리학, 철학 관련 서적을 읽으며 나의 내면으로 관심을 돌렸다. 자청이 가난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 투쟁했다면, 나는 가난이 싫어서 돈과는 담을 쌓고 싶었다. 돈을 떠올리면 가난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다. 

  자청과 나의 삶이 다른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청이 게임만 할 줄아는 오탁구였다면, 타인의 눈에 나는 어리숙하고 할줄 아는 것이 없는 불쌍한 존재였다. 그러나, 독서는 자청과 나를 새롭게 다시 태어나게 만들었다. 자청이 '경제적 자유'를 얻은 사람으로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의 우상이 되었다면, 나는 대화를 하면 아는 것이 많은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때로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주변인들이 나에게 궁금한점을 자주 물었다. 나의 한마디에 감탄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독서는 사람의 영혼을 다시 태어나게 만들었다. 

  자청은 뇌과학책을 자주 거론하며 자신이 순리자에서 역행자로 어떻게 변신했는가를 설명한다. '클루지'라는 책이 자청의 인생을 바꾼책이다. 인간의 뇌는 파충류의 뇌위에 포유의 뇌가 있고, 그위에 인간의 뇌가 있다. 결국 인간은 석기시대 수렵 채집하던 시기에 알맞은 뇌구조가 아직도 존재한다. 그 본능에 따라서 의사결정을 한다. 결국, 95%의 순리자는 원시 수렵 채집 시절에 살아 남기 위한 본능을 안은채 살아간다. 자청은 이를 거스르기로 결정했다. 뇌과학책을 몇권 읽은 나로서는 뇌과학을 자신의 삶에 적용시켜 삶을 바꾼 그의 모습이 놀랍다. 배운것을 삶을 인생을 살아가는 도구로 활용하는 지혜는 배워야한다. 

  '더닝-크루거 효과'를 아는가?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소 평가한다는 이론이다. 이말은 공자가 말한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것이야말로 참된 앎이다.' 라는 격언과 일맥상통한다. 조금 아는자가 자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자칫 오만해진다. 반면에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앎에 대해서 메타인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은 앎의 바다의 조그만 조약돌 정도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니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 나도 뇌과학책을 1년에 1권 이상은 읽자. 뇌과학책 몇권을 읽었다고, 뇌과학에 대해서 잘안다는 오만을 가지말자!

  역행자, 자청은 정체성을 쉽게 바꾼다. 자신의 정체성을 사업가로 설정했을 때는 모든것을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식당에 들어가면 테이블 수와 직원수 그리고 회전율을 계산했다. 그러던 그가 아마추어 운동가로 정체성을 바꾸었다. 스포츠 영상을 시청하고, 골프와 테니스에 매진한다. 아마추어 운동가 모임에도 나가서 그들과 어울린다. 스스로 정체성을 자유롭게 바꾸는 그의 모습에 놀라면서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든다.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쉽게 바꿀 수 있는 비결은 독서와 글쓰기이다. 자청은 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제시한다. 그의 표현대로 독서와 글쓰기는 우리 인생을 레벨업 시킬 수 있는 첩경이다. 

  

  실패를 경험했을 때, 순리자와 역행자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순리자가 외부의 탓으로 책임을 회피하며 자신을 보호하려한다면, 역행자는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하지 않는다. 자기계발을 위해서는 순리자의 태도보단느 역행자의 태도가 좋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잘못을 내부에서 찾는다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헬조선을 고치기 위해서는 헬조선 속에서도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연꽃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하지만, 우리 사회를 헬조선이 아닌,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순리자에서 역행자로 다시 태어났다면, 그 다음 목적지는 통합자가 되어야한다. 순리와 역행을 고루 살피며, 개인과 구조의 모순을 함께 살펴 인간이 인간답게 살수있는 대동세상을 만드는 통합자가 되어야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이달 2022-11-24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강나루 2022-11-25 04:41   좋아요 0 | URL
제가 감사합니다.
 
눈물 한 방울 - 이어령의 마지막 노트 2019~2022
이어령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이 죽음을 대면할 때 숙연해진다. 아무리 커다른 권력을 가진자라도, 아무리 어마어마한 부를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죽음 앞에서는 인간의 나약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시대의 지성인으로서 한 평생을 살아왔던 이어령도 죽음을 대면하며 한들자 한글자 메모를 남겼다.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라고 장 폴 사르트르가 말했던가!(Life is C between B and D) 즉, 인생이란 '삶,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에서 선택(Choice)'이라는 뜻이다. 삶과 죽음의 선택 속에서 이어령은 메모지와 펜을 들고 자신의 생각을 적는 길을 선택했다. 자신의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며 죽음을 묵묵히 대면하는 길을 선택했다. 암과 싸우기 보다는 암을 친구로 대하기로 선택한 그의 마지막을 드려다보자.


  '눈물 한 방울'이라는 책 제목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어령은 제목을 '눈물 한 방울'이라 정한 이유를 "우리는 피 흘린 혁명도 경험해봤고, 땀 흘려 경제도 부흥해봤다. 딱 하나,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 바로 눈물, 즉 박애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자신을 위한 눈물이 아닌, 이웃을 위해서 흘릴 수 있는 사랑의 눈물이 필요한 시기임을 이어령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의 실천으로서의 '눈물 한 방울'이 필요함에 동의하지만, 이어령이 '눈물 한 방울'이라는 제목을 자신의 마지막 노트의 제목으로 정한 것은 지난날의 회한과 대면할 수 밖에 없는 죽음의 공포 때문이 아닐까? 

 이어령은 다양한 사물을 통해서 사유를 하고 이를 기록했다. 이책의 초반부에는 '늙다와 낡다'라는 글이 있다. "늙은이여! 쫄지마. 이가 빠지고 머리카락이 빠져도 손톱 발톱이 부서져도 두 손만 있으면 만세를 부를 수 있으면 천세 만세 살 수 있다."라며 늙은 자신에게 '천세 만세 살 수 있다.'며 희망의 말을 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글은 늙고 병들었기에 천천히 죽음에 다가갈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내면에 대한 위로의 말로 해석할 수 있다. 


  "밤길에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뒤쫓아 온다."-33쪽


  이어령은 '밤'과 '검은 그림자'를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저승 사자가 찾아올 듯한 '밤길'과 검은 옷을 입은 저승사자의 '검은 그림자'가 두려웠던 것 같다. 심지어는 불을 켜 놓고 잠을 자기까지 한다.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에 대해서 의연히 맞서려 몸부림치는 이어령의 내면이 읽혀진다. 


  "죽음은 무지개인가 보다.  ..... 하늘로 들어가는 문 찬란한 오색 무지개"-39쪽


  무지개를 보며 어떤이는 희망을 본다. 또 어떤이는 현실에 뿌리 두지 못한 허황된 생각을 본다. 그런데, 이어령은 '하늘로 들어가는 찬란한 문'을 본다. 누구나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죽음이라는 길을 보면서 어떠한 길에 들어설지 두려움이 밀려온다. 죽음에 들어가는 문이 찬란한 오색 무지개라 말한 이어령은 죽음에 임해서도 희망을 놓치지 않으려 했던 것일까?

  이 책의 곳곳에 죽음에 관한 말들이 흩어져 있다. 바람 한점 없는 날에도 저자의 마음은 흔들린다. 살고 싶어서..... 그러면서 신에게 일말의 시간을 달라며 애원한다. 


  "하나님 제가 죽음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까닭은 저에게는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169쪽


  책을 꺼낼 힘도 없어 전자 책으로 글을 읽는 이어령! 조금 늦게 신의 곁에 가더라도 용서해 달라는 그의 글에서 책을 사랑하는 한 남자의 향기가 난다. 책을 읽을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는 새책을 주문한다. 그리고 다 읽은 책이라 할지라도 새롭게 읽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도 사랑하는 책과 이별해야할 시간이 다가온다. 


  "책들과도 이별을 해야할 시간이 되어서 최고 사령관이 부대의 사열을 하듯 서가의 구석구석을 돌았다."-195쪽


  즉음을 맞이하는 2022년! 그는 "여기에 남은 여백 만큼만 살게하소서"라며 절대자에게 부탁했다. 이제는 여백이 남지 않았는지 절대자의 허락을 받지 못했는지. 책을 사열하며 이별을 고한다. 그에게는 읽어야할 책들이 너무도 많았다. 그래서 그 책들을 읽기 위해서라도 더 살고 싶었다. 그러나 절대자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의 몸무게는 쭉쭉 빠져나갔다. 그리고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다. 그리고 2022년 1월 23일 밤에 마지막 글을 남긴다. 


  "나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말은 무엇인가?"


  라는 글을 남기고 펜을 내려 놓는다. 죽음에 앞서 한마디 말을 남기고 싶었던 이어령은 그렇게 쓰러져갔다. 그로부터 한달 후인, 2022년 2월 26일 절대자의 곁으로 간다.


 깊은 사유의 내공을 가진 그의 지혜를 더 이상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서글프지만, 죽음을 담담하게 직면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글로 남기고, 마지막까지 책을 사랑한 그의 모습은 나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일평생 독서를 해도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을 수 없다. 더 많은 책을 읽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이어령 선생 처럼 길을 떠나야한다. 그 길을 담담하면서도 꿋꿋하게 걸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을 통해서 확인했다. 이어령 선생이 편안히 영면하시길 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