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란 무엇인가 - 2017 개정신판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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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1월 대전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 온 가족이 나와 촛불을 들었다. '이게 국가인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더 이상 국가가 망가지도록 방조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박근혜 하야'를 외첬다. 과거 역사를 배우고 가르치고 있는 나로서는 적폐세력이 촛불 참여자들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그러나 아내는 용감했다. '당신이 안가면 나혼자라도 나가겠다.'라는 강경한 말을 했다. 계엄을 검토했다는 문건이 발견되고 나서야 나의 우려가 기우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다시 5.18 광주에서 벌어졌던 비극이 연출될 수도 있었다. 엄연히 과거 독재국가의 향수에 빠져 있는 적폐세력이 엄존한 상황에서 우리 시민들을 광장으로 촛불을 들고 나오도록 인도한 힘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토록 광장에서 '적폐 청산', '박근혜 하야', '재벌 개혁'을 외치면서 우리들이 만들고 싶었던 국가는 무엇일까? 이 물음에 답하고 싶어서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펴들었다.

 

1.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유시민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라는 질문을 풀어가는 것으로 엉클어진 실타래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폭력이 난무하는 자연상태에서 개인들이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 군주와 사회계약을 맺었다는 홉스의 주장을 첫머리에서 소개하고 있다. 사회계약론 중에서 홉스의 사회계약론과 루소의 사회계약론은 확실히 다르다. 홉스가 자연상태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상태로 보았다면, 루소는 평등하고 자유로운 상태로 보았다. 자연상태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서 그들이 만들려고 하는 국가의 형태와 국가를 유지하는 방법은 달라진다. 유시민은 폭력을 독점한 국가라는 점에서 홉스의 주장을 지지한다. 국가는 폭력을 독점하고 국가라는 '리바이던'은 폭력을 합리화하고 합법화한다. 국가는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견제의 대상이다. 폭력을 독점한 국가는 언제나 괴물로 변할 수 있다. 과거 이승만 독재정권, 박정희 독재정권, 전두환 폭력정권을 통해서 국가 폭력으로 수 많은 시민들이 생명과 자유를 잃는 처절한 모습을 우리는 보아왔다. 시민의 감시와 견제가 없다면, 국가라는 괴물은 언제나 본래의 폭력적 모습을 다시 드러낼 수 있다.

  그랬다. 나보다 세대가 앞선 분들과 대화를 하면, 그분들의 입에서는 "국가가 하는 건데, 설마 국민에게 나쁜 것을 하겠어?"라고 반문한다. 국가를 견제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유시민의 표현을 빌린다면, 그들은 '국가주의형 이념보수'이다. 국가를 비판하는 것 자체를 못견뎌하는 '열열한 애국자'이다. 국가는 믿음의 대상이라는 신화는 JTBC의 박근혜-최순실 특종보도를 통해서 산산조각났다.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존재를 대통령감으로 생각하며 투표했던 많은 사람들!! 자식이 없기에 절대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그녀에게 투표했던 많은 사람들이 공황상태에 빠져들었다. 미르재단, K-스포츠 재단을 만들면서 많은 돈을 끌어 모으려했던 모습들을 보면서 국가라는 '리바이던'은 견재의 대상이며 감시를 해야만 국민이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추운 겨울을 따사로운 촛불로 밝히며 난생 처음으로 대전 탄방동 일대를 행진했다. 같이 나왔던 막내가 걷기 힘들다고 해서 아내가 업고 행진했다. 몸이 약한 아내에게 막내를 넘겨 받아 막내를 업고 외쳤다. "박근혜는 하야하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구호를 외치며 나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국가가 '리바이던'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맴돌았다.

 

2. 국가의 속성!! 애국심의 두얼굴

  "집단에는 양심이 없다."라고 니버가 말했다.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과 밀그램의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악은 평범'하다. 누구라도 생각하지 않는다면, 부당한 지시에 '아니오'를 하지 않는다면, 악마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수 많은 사람들이 '국가'라는 이름의 불법적 명령에 '아니오'라고 말하지 않았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4대강 사업, 연예계 블랙리스트를 수행했다. 남일동 빌딩에 전투경찰이 투입될 때도 전투경찰들은 '아니오, 해서는 안됩니다. 시민과 경찰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유시민이 말하듯이 국가는 폭력을 독점하며 폭력을 합리화한다. 그리고 인간은 부당한 지시에 저항하기보다는 순응이라는 편리한 방법을 사용한다.

  과거 정권의 가장 심각한 폐악은 인간을 그자체로 보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본다는 점이다. 칸트의 두번째 정언명령은 "나 자신이든 다른 어떤 사람이든, 인간을 절대로 단순한 수단으로 다루지 말고, 언제나 한결같이 목적으로 다루도록 행동하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슬프게도 인간을 그 자체의 고귀한 인간으로 보지 않고 어떠한 목적을 위해서 존재하는 수단으로 보는 사고방식은 우리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남일동 빌딩에 올라가 절규하는 시민들을 '도시 게릴라'로 묘사하는 세력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다. 인간을 수단화하고,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부당한 지시를 내리는데도 이를 양심에 따라 '아니오'라고 거부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사회에 존재한다. '아니오', '안됩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을때, 국가가 저지를 수 있는 '리바이던' 적인 모습들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국가에게 '안된다.'라고 말하려 광장으로 나온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부터 나이든 할아버지까지! 촛불을 든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그들이 바랬던 국가는 헌법에 나와있는 국민이 주인이된 국가였다. 국민을 수단이 아닌 고귀한 존재로 여기는 그러한 국가였다.

 

3. 국가를 바꾸는 방법은 무엇인가?

  국가를 바꾸는 방법!!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혁명을 떠올릴 것이다. 혁명을 하려면 많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아니면 소로가 말했던 '시민 불복종'이라는 방법이 있다. 이두 방법 중에서 어느 것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까?

  우선 소로의 '시민 불복종'이라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시민 불복종'이라는 방법은 소극적 저항이다. '적극적 저항'에 비해서 소극적 저항은 사회를 바꿀 수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다. 그러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직접적인 혁명을 현실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간디, 마틴 루터 킹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이 전개했던 '시민 불복종'운동은 인도를 영국에서 독립하게 만들었으며, 미국 사회에서 흑인의 인권을 강화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여기에는 전제가 뒤따른다. 모두가 함께 해야한다!! 사회의 다수를 평화적인 '시민 불복종' 운동으로 움직일 수 있다면 가장 위력이 약한 방법이라 생각되는 이 방법이 가장 위대한 결과를 가져온다. 200년의 식민지배에도 불구하고 영국과 인도가 서로 웃으며 헤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마하트마 간디의 '시민 불복종'운동이라는 평화적 방법덕분이다. 물론, 3.1 운동에서 볼 수 있듯이 평화적 방법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상대가 최소한의 양심이 있는 존재라는 전재가 없는 상태에서 '천황제'라는 '전체주의'에 물든 일제에게는 조선의 평화적 방법은 쉽게 진압할 수 있는 소요일 뿐이었다.

  포퍼는 '불복종 운동'에서 더 나가서, '점진적 공학'이라는 방법을 제시했다. 어떤 경우에도 최대의 궁극적 선을 추구하고 그 선을 위해 투쟁하기 보다는 최대의 악과 긴급한 악에 대항해서 투쟁한다는 포퍼의 주장은 우리 사회에 적합한 이론일까?  혁명은 모순이 극에 달하고 시민의 각성과 압제자가 썩어 빠진 상태에서 성공할 수 있다. 그러하기에 우리 현실에서는 '비타협적 급진주의'보다는 포퍼가 말한 점진적 공학이 더 유용하다. 민주적 방법으로 합리적인 타협안에 도달할 수 있는 포퍼의 '점진적 공학'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포퍼는 '사회혁명'에 반대했다. 왜일까? 혁명이 폭력을 수반하며 독재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질문을 던진다. 모든 혁명이 '폭력'을 수반하는가? 그렇지 않다. 2006년 11월부터 2017년 초까지 '촛불혁명'을 일으키면서 우리는 폭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비폭력을 강요하는 것에 문제있다.'라고 말하는 자도 있으나, 그의 주장을 귀담아 듣는 사람은 없었다. 촛불혁명의 현장은 폭력보다는 온정과 따스함이 자리잡았다. 촛불집회에 돈이 필요하다고 하여, 나와 아내는 만원을 모금함에 넣었다. 딸들도 모금함에 돈을 넣겠다고 하여 급히 지갑에서 돈을 떠내어 딸아이 손에 쥐어주었다. 모금함이 자신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다음 줄로 넘어가려하자, 막내는 달려가서 자신이 쥐고 있던 돈을 모금함에 넣었다. 그리고는 환하게 웃었다. 스스로 대한민국의 주인이며, 대한민국을 위해서 자신도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행복함을 딸아이는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가져온 손난로를 우리 아이에게 쥐어주며 '예쁘다'고 말하는 이웃도 있었다.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는 보수 정치인의 말에, '박근혜가 하야하지 않으면 병석에 누워있는 어머니께서 다음주에는 나오신답니다.'라고 자유발언을 하는 시민도 있었다. 먹을 것을 나눠주는 따스한 이웃도 있었다. 촛불혁명의 장소는 포퍼나 하이에크가 우려했던 '폭력'이 난무하는 장소가 아닌, '사랑'과 '나눔'이 있는 민주주의 학습의 장소였다. 촛불집회 이후, 우리 딸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태극기였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기를 보면서 스스로 대한민국을 바른길로 인도했다는 자부심을 느낀단다. 

  추운 겨울에 따스한 촛불을 밝히며 새해를 맞이했다. 나에게는 또 하나의 의문이 들었다. 이 세상에서 인간이 만든 가장 완벽한 정치제도인 '민주주의'가 왜? 이리도 취약할까? 두번씩이나 함량 미달의 정치인을 대통령을 뽑았고, 그 정치인을 끌어내리려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여 목청껏 '박근혜는 하야하라.', '재벌 개혁하라.'를 외쳤다. 민주주의라는 제도는 왜이리 불완전할까?

 

4. 민주주의는 최악을 막는 제도이다.

  '핼 조선'이라는 단어가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 시기에 유행하기 시작했다. 많은 젊은 이들이 이땅을 떠나 새로운 '유토피아'를 꿈꾸며 이민을 꿈꿨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우리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민'을 선택하는 방법과 대한민국을 바꾸는 방법이 있다. '두려워서 도망친 곳에 천국이란 없다.'라는 말이 있다. 돈이 아주 많아 투자 이민을 가지 않는 이상, 낯선 외국에서 새로운 삶의 뿌리를 내리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새롭게 선택한 '국가'가 나의 마음에 쏙든다는 보장도 없다. 그리고 새롭게 선택한 국가가 마음에 안들게 된다면, 그때 나는 또다른 나라를 찾아헤멜 것인가?

  죽어서 천국을 찾기 보다는 살아서 이땅을 천국으로 만들자! 파랑새를 찾아 헤매지 말고 이 땅을, 대한민국을 파랑새가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존재하기 위해서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피와 민주투사들의 희생이 있었다. 거져 주어지는 것은 없다. 민주국가 대한민국에 무임승차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온 것이다.

  민주주의는 너무도 취약했다. 시민들의 선택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두번씩이나 잘못된 선택을 했고, 그 대통령들은 지금 감옥에 있다. 유시민은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잡아도 마음대로 악을 저지르지 못하게'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이를 달리 말하면,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플라톤의 현자가 대통령이 된다할지라도 자신이 선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마음껏하지는 못한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다른 독재국가에 비해서 마음껏 국가를 유린하지 못한 것도, 노무현 정권과 지금의 문재인 정권이 그들이 생각하는 올바른 길을 마음껏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민주주의의 장점이자 한계이다. 민주주의는 급격한 진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느리지만 꾸준히 진보가 이뤄진다. 느리지만 꾸준한 진보가 있기 위해서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그것을 우리는 촛불혁명을 통해서 몸으로 깨달았다. 한동안 우리집의 유행가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였다. 집안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딸들이 부르기 시작했다. 나도 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학교에서는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를 부르는 학생이 늘어났다. 야간 자율학습에 빠지고, 학원에 갔다가 귀가 길에 촛불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이 나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 학생들이 행진을 하기 전에 반드시 불렀던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를 잊지 않은 것이다. 집에 와서 다시한번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를 들으며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민주주의는 시민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자란다. 민주주의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지 않는다면, 꽃이 물을 먹지 못해 시들듯이, 민주주의도 죽어버린다.

 

5. 한국의 진보정치는 가능한가?

  촛불집회 현장에서 시민들의 자유발언 중에서 한 여성이, 조국교수의 '법학강의'를 인터넷을 통해 듣고 왔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엉망이 되어버린 대한민국호를 살리기 위해서 '법학강의'를 찾아들을 정도로 절실했다. 이러한 절실함이 결실을 맺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그렇다면 대한민국호는 어떠한 정치인들에게 키를 넘겨야할까? 유시민은 대한민국의 진보정치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지면을 할애하며 진보정치인이 지켜야할 도덕과 진보정치의 방향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베른슈타인은 "노동운동이 필요로하는 사람은 자기 모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란 식물도 감싸안을 수 있을 만큼 생각이 넓어야"한다고 말했다. 생각이 교조적으로 흐를수록 정통성 논쟁! 이념논쟁에 빠진다. 중국 공산당의 정풍운동, 1930년대 만주의 민생단 사건, 일본의 적군파에서 '다른 모판에서 자란 식물을 감싸 안을 수' 없는 자들이 벌이는 비극을 볼 수 있다. 그곳은 죽음의 공간이다. 유시민은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의 비극을 예로든다. 교조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결국은 현실을 개혁하지 못하고 히틀러에게 권력을 넘겨주고 모두 죽어갔다.

  '변질'의 위험을 안고 신념윤리와 책임 윤리사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것, 그것이 정치를 통해서 선을 추구하는 자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유시민은 절규한다. 정치인은 일반이들과 다른 윤리적 규범이 적용되어야한다. 자신의 신념과 대척점에 있지 않다면 최악이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서 진보정당들은 연합해야한다. 유시민은 이를 진보정치인들에게 절실히 말하고 있다.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이승만이 권력을 잡고 수 많은 민주투사들이 희생되어야했다. 김구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통일국가 수립이라는 대의를 위해서라도 현실을 받아들이고 남한에서 김구가 권력을 잡았어야했다고 주장한다. 그랬다면, 최소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발전했으며, 어쩌면 더 큰 민족의 비극을 막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신념윤리와 결과에까지 책임을 져야한다는 책임윤리 사이의 딜레마에서 진보정치인들은 현명한 판단을 해야한다. 현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유시민은'진보는 본능을 거슬러 간다.'라고 말한다. '작은 오류만으로도 쉽게 무너진다. 한번 무너지면 복구하기 어렵다. 진보는 바람을 거슬러 나는 새,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는 물고기와 같다.'라고 말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기존에 익숙한 생각, 체제를 선호한다. 그러하기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고, 나이들면 보수 정당에 투표하기도 한다. 유시민의 이말 중에서 '한번 무너지면 복구하기 어렵다.'라는 말이 나의 가슴을 파고든다. 언제나 웃는 모습으로 살아있을 것 같던, 노회찬이 너무도 쉽게 세상을 등진 사건이 떠올랐다. 대기업 삼성을 노회찬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약간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잘못을 '신념윤리'에 위배된다고 괴로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민주주의가 관심과 사랑이 없으면 쉽게 취약해지듯, 진보 정치도 현실이라는 벽앞에 너무도 취약했다.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하려하는 공자처럼, 현실이 쉽게 바뀌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진보정치인들은 현실을 바꾸려 오늘도 바람을 거슬러 날아간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진보를 위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시민의 한사람으로 사랑과 관심을 주자.

 

 

  촛불혁명이 일어나고 이제 2년여가 지나간다. 촛불혁명 이후, 우리 현실도 많이 달라졌다. 보수정권이 들어섰을 때는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관리자들의 행정에 말없이 묵묵히 따르던 사람들이, 이제는 '안된다.'며 당당히 자신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 모두들 촛불혁명 이후 삶이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주변에서 시작된 촛불혁명의 여파는 사회에까지 이어졌다.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운동'이 한국에서만 조용하다고 의아해하던 시사평론가는, 촛불혁명이후 거세게 일어나는 한국의 '미투운동'에 놀란다.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자신들의 힘과 능력, 이땅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각성한 시민들이 깨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꼰대들의 부당한 갑질에 대해서도 당당히 자신의 주장을 하는 깨어있는 시민들을 보며, 촛불혁명의 위력을 다시한번 실감한다. '국가란 무엇인가'라고 나에게 묻는다면, '리바이던'이라는 괴물을 깨어있는 시민들이 길들이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 시민의 관심과 사랑이 없다면, '리바이던'은 시민을 헤칠지도 모른다. 자! 깨어있자! 부당한 지시에 '아니오'라고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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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습작 - 김탁환의 따듯한 글쓰기 특강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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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글을 잘쓰고 싶어한다. 최근에 다양한 글쓰기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으며, 나 또한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 솟구치고 있다. 시중에 많은 글쓰기 책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신뢰가 가지 않은 책들이 많다. 김택환!! 그 이름으로 충분히 글쓰기의 정도를 알려줄 것만 같다. 그의 책 '천년습작'을 읽기 시작했다. 글을 쓰기 위한 비법을 얻기 위해서....

 

1. 글쓸 시간이 없다는 핑계!!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의 가장 많은 핑계는 '시간이 없다.'이다. 하루 중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바쁘게 보내는데 한가하게 책을 읽느냐는 하소연이자 핑게를 들이댄다. 그러나 책은 시간이 남아돌아서 읽는 것이 아니라, 지하철이나 버스를 기다리며, 친구를 기다리며, 텔레비젼 볼 시간을 줄여가며 읽는 것이다. 책읽기의 비법은 글쓰기의 비법과 상통했다.

 

"문제는 외부적 시간의 조건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삶은 사는 이상 글을 쓰는이에게 유리한 시간은 없다."

 

  시간이 많이 주어지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주어진다하더라도 좋은 글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김탁환은 말하고 있다. '시간이 상실되는 지점, 미혹과 시간의 부재가 주는 고독' 속으로 돌입하는 것!! 그 속에서 글쓰기가 이루어진다. 글을 쓰는데 시간이 없다고 투덜대는 존재는 시간이 주어져도 글을 쓰지 않고 새로운 핑계를 찾는다. 글을 쓰기 싫은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그리고 나 자신을 반성해본다. 나는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은 많았지만, 진정으로 핑계만을 찾으며 자신을 합리화하지는 않았는지... 오늘 부터, 지금부터 글을 쓰자.

 

2. 글쓰기의 특별한 비법 하나!!

  많은 글쓰기 비법서를 읽으며,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특별한 비법을 가르쳐달라한다. 그러나 특효약을 달라고 매달리는 사람들에게 대가의 대답은 '글을 써라!, 무조건 써라.'이다. 책상에 앉아서 열심히 쓰면 글을 잘 쓰게 된다는 진리이다. 나는 감탄을 했다. 글쓰기의 특별한 비법을 바라며 노력하지 않고서 자신의 글쓰기 실력이 탁월해지기를 바라지 않았는지, 나 자신을 반성해본다.

  김탁환은 발자크의 일과를 사례로 든다. 밤 12시부터 아침 8시까지 집필을 한다. 이 시간을 그는 평생 5만잔의 커피를 마시며 버티었다. 그리고 오후 시간은 퇴고와 산책으로 보냈다. 어찌보면 단조롭고 어찌보면 지독히도 노력하며 글을 쓰고 있는 발자크!! 탁월한 글을 쓰고 싶다면, 발자크와 같은 대가처럼 꾸준히 글을 써야하지 않을까? 내가 특별한 능력을 얻고 싶다면, 나는 특별한 노력을 해야한다.

 

3. 글쓰기 소재를 얻는 비법

  '책쓰기 연수'를 여름방학 기간 동안 들었다. 학생들에게 시를 쓰도록 하기 위해서, 그 선생님은 학생들과 운동장으로 나가서 드러눕는다. 그리고 하늘과 대화하고, 나무와 대화하고, 쓰레기 통과 대화하도록 한다. 그리고 글을 쓴다. 김탁환도 비슷한 행동을 했다. 어항에 귀를 대고 그들의 대화를 들으려 노력한다. 그러면서 남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대화를 듣는다. 그렇다. 남들이 대화할 수 없는 사물들과 대화하고, 사람들이 들을 수 없는 자연과 대화하면서 글쓰기는 시작된다. 타인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에서 머무르지 말고, 자연과 대화하자!

 

4. 따뜻한 글쓰기, 치유로서 글쓰기

  책을 읽다보면, 책의 오류를 종종 발견한다. 때로는 날카롭게 책에 대해서 비판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김탁환은 '따뜻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따뜻하게 타인의 작품을 품을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따뜻한 시선으로 글을 읽어야한다!! 그러면서 그 글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을 찾아야한다는 대가의 조언이다. 글쓰기 초보와 완숙한 작가의 차이가 느껴지는 지점이다. 상대가 나보다 못한 점을 찾기 보다는 상대가 나보다 나은 점을 찾으려할때, 나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 그래,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책을 바라보자.

  이러한 따뜻한 눈길은 '나' 자신에게로 이어져야한다. 자신의 슬픔을, 자신의 고통을 따뜻한 눈길로 보듬어 줄수 있어야, 진정한 치유의 글쓰기가 이뤄질 수 있다. '책쓰기 연수'에서 강의를 해주신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책을 쓰도록 지도하면서 학생들과 교사가 치유의 과정을 거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자신의 아픈 고통의 지점을 드러낼때, 비로소 치유는 시작되기에 책쓰기를 학생들과 그칠 수가 없다는 선생님들의 강의를 들으며, 자신에 대한 글쓰기 자체가 얼마나 아픈 고통의 과정이며, 상처받은 존재들에게 필요한 비타민인지를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작가는 왜 이런 온갖 위험을 무릎쓰고 글을 쓰는 걸까요'라는 김탁환의 질문이 이해되었다. 작품을 통해서 작가는 자신의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치유를 시작한다. 그리고 독자는 그 상처의 흔적을 보면서 상처받은 자신을 치유한다. 글쓰기는 치유의 과정인 것이다.

 

 

  '불멸의 이순신'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김탁환!! 그의 글쓰기 강의는 평범하면서도 우리가 왜 정도를 걸어야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각종 핑계를 대고 있는 나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해주었다. 상처받은 나 자신과 마주하며 용기를 내어 글을 써야겠다.

  한편, 김탁환은 '소설이 꼭 텍스트의 영역에만 머물 필요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구비-필사-활자를 거쳐 디지털 시대로'접어든 오늘, 소설은 텍스트에서 디지털로 변화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마치 종이 만화에서 웹툰으로 만화가 발전했고, 이 과정에서 웹툰에 에니메이션이 추가 되기도 하는 것 처럼, 소설도 이러한 진화의 과정을 거쳐야하지 않겠냐는 김탁환의 제언을 소설가들은 귀기울여야할 것이다. 소설이 디지털 시대에도 살아남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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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9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8-19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말 절대지식 - 천만년을 버텨갈 우리 속담의 품격
김승용 지음 / 동아시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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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우리 속담을 얼마나 아는가? 아마 30여개를 넘기가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속담을 모아 놓은 백과사전이 있지도 않아 속담을 제대로 공부하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팟캐스트 '떡국열차'에서 김승용씨가 나와서 우리말과 우리 속담을 풀어 냈다. 내가 한국인이고, 고등교육도 받은 사람이기에 우리말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현실은 그러하지 않았다. 김승룡의 현란한 우리말 속담 풀이에 푹빠져들면서, 우리의 말과 속담에 대해서 그 흥미 진진한 이야기를 좀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우리말 절대지식'을 주문했다. 이 책을 다읽는데 1년여의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쉽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이 책을 한꺼번에 다 읽는다면 우리말 속담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의 생활에 활용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하루에 1장 ~ 5장씩 읽어 내려갔다. 그 꾸준히 읽어 내려가서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과연 '우리말 절대지식'에는 어떠한 보물이 숨겨져있었을까?

 

1. 잃어버린 우리의 보석들

  군대에서 점심 식사를하기 전에 중대단위로 인원채크를 했다. 일단은 식당으로 이동하기 전에 번호를 외쳤다. '하나!', '둘'..... 그런데, 갑자기 숫자가 끊겼다.  '마흔 아홉!' 그 다음 순서의 병사가 자신이 외쳐야할 '쉰'이라는 단어를 몰라 당황하고 있었다. '오십'은 알아도 '쉰'은 알지 못했다. 이런일이 종종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이 나에게도 존재함을 이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개호주', '능소니', '초고리', '풀치', '발강이', '모쟁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았는가? 그 뜻을 아는가? 이 단어들은 특정 동물의 새끼를 달리부르는 이름이다. '개호주'는 호랑이 새끼를, '능소니'는 곰을, '초고리'는 매를, '풀치'는 갈치를, '발강이'는 잉어를, '모쟁이'는 숭어 새끼를 부르는 명칭이다. 이러한 단어를 사용하는 예를 이책을 읽기 전까지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이중에서 갈치와 잉어는 우리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생선들이다. 우리는 우리 식탁에 오르는 생선들 새끼들의 명칭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동짓달'과 '섣달'이 몇월인지 아는가? 그럼, 그믐이 몇일인가? 물론 이를 쉽게 답하는 분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를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동짓달'은 11월이고, '섣달'은 12월이다. '그믐'은 그달의 마지막 날로써, 29일이 될 수도 있으며, 30일이 될 수도 있다. 단순히 단어의 뜻풀이만 한다면 이책의 가치는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왜? 섣달이 섣달이지 아는가? 예전에는 12월이 1월이고, 동짓날이 마지막 달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새로운 해가 시작된다하여 12월을 섣달이라했다. 재미있지 않은가? 주옥 같은 우리 말들을 재미있는 어원풀이를 곁들여 소개한다.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이러한 우릿말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2. 맛깔나는 보석!! 우리말 속담들

  '제 똥 구린 줄 모른다.'라는 속담을 아는가? 그렇다면 이와 비슷한 현대 만들어진 속담을 아는가? 모 국회의원이 최초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내로남불'이라는 말을 알 것이다. '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하면 불륜!!'. 이와 비슷한 말이 '남이 하면 에로 내가 하면 멜로', '남이 하면 간섭 내가 하면 관심', '니가 하면 비리 내가 하면 의리', '나는 팬이고 너는 빠다'라는 말이 있다. 속담이라면 보통 늦어도 조선시대 쯤 만들어져서 지금까지 사용될 것이라 추측한다. 그런데, 김승용은 현대에 새로 만들어져 사용되는 속담들까지 수집 정리했다. 언어는 사용되고 있을때, 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많은 속담들이 사라지고 있지만, 많은 속담들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새로운 속담들이 만들어져 쓰인다면, 우리의 언어 생활은 보다 풍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나도 하나 만들어 보았다.

  '내가하면 장난, 남이하면 괴롭힘!!' 우리 교육 현장에서 친구들을 괴롭히는 학생들이 흔히 '장난이었어요.'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내로남불'의 학교판!! 이 속담으로 학교에서 벌어지는 '괴롭힘'을 예방해보아야겠다!!

 

3. 삶을 들여다보는 보석!! 속담에 숨어있는 조상의 삶과 지혜

  어려서 아버지께서 '구운 게도 다리 떼고 먹어라.'라는 말의 풀이를 해주었던 것이 생각난다. 부모의 시묘살이를 하던 사람이 있었다. 물가에 씻으러 갔다가 게를 보고는, 시묘살이가 끝나면 저 게를 잡아먹어야겠다고 입맛을 다셨단다. 그런데 시묘살이 끝나기를 하루 앞두고 이를 못참고서는 게를 잡아 구워먹었다. 지나가던 사람이 이를 보고서 그 사람을 나무랐단다. 그래서 시묘살이하던자가 게를 구워먹기 전에 나무다리를 떼어 놓고 먹었다면 효자소리를 들었을 것이라며, 사람들이 '구운 게도 다리 떼고 먹어라.'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속담 하나에 '시묘살이' 풍습이 녹아있다. 조상의 삶이 녹아있다. 이렇게 조상의 삶이 녹아 있는 보석들이 이책에는 많이 소개되어 있다.

  '가재 물 짐작하듯'이라는 속담을 들어 보았는가? 무엇이든 미리 짐작을 잘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속담은 가재를 잘 관찰한 조상들의 세심한 관찰력이 숨어있다. 가재는 허파로 호흡하지 않는다. 물고기 처럼 아가미로 호흡한다. 가재는 커다란 머리 투구 안쪽 공간 사이에 물을 저장하여 그것으로 아가미 호흡을 하며 물 바깥에서도 일정 시간동안 버틸 수있다. 상류의 얕은 물에서 사는 가재가 상류의 물이 줄어들 경우 이사를 가야하는데, 그럴 경우 물바깥에서도 호흡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 가재의 호흡법이 빛을 발한다. 가재의 생태를 관찰하고 이를 속담으로 만든 조상의 지혜도 감탄을 자아내지만, 이를 글로 자세히 표현한 저자 김승용의 노력은 더욱 감탄을 자아낸다.

 '갓 사러 갔다 망건 사온다.'라는 말을 들어 보았는가? 많이 들어보지는 않았어도 들어는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러한 속담이 만들어 졌는지는 아는가? 엣날에 갓과 망건은 매우 비싼 물건이었다. 그런데, 둘의 값이 거의 같았으며, 같은 곳에서 팔았다한다. 자기가 원래 사려던 것을 장사꾼의 말에 흔들려 갓을 사지 않고 망건을 사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한다.

  '칠성판에서 뛰어 났다.'라는 속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칠성판이 관 바닥에 까는 얇은 널조각이며, 여기에 북두칠성을 본떠서 일곱게의 구멍을 뚫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산 김가 셋이 죽은 최가 하나를 못당한다.'라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가'가 '최씨'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저승에서 가장 높은 판관인 '최판관'을 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홍치마'를 입는 사람을 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나이 많은 남자 혹은 홀아비가 돈을 주고 신붓감을 데려 올때 어린 여자나 처녀와 결혼하겠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속담이다.

  속담을 알면 조상들의 삶이 보이고, 속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상의 삶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용하지만, 속담이 만들어진 이유를 알면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속담이 있고, 너무도 친근함이 느껴지는 속담이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조상의 삶을 말해주고 있다.  

 

4. 잘못 알고 있었던 보석들! 그 참의미를 알게 되다.

  "아빠 까마귀 고기 맛있어요?"라는 나의 질문에 아버지께서는 "먹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그런데 까마귀 고기를 먹으면 잘 까먹는단다."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다시 "먹어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아요?"라고 묻자, "잘 까먹는 사람에게 '까마귀 고기 먹었냐?'라고 하잔니"라고 말씀하셨다. 한방에서는 자연의 동식물이 약재로 사용되기도 하고, 특정 동식물을 먹으면 다양한 효능이 나타나기에 아버지의 말씀을 그때는 그대로 믿었다. 그런데, '까먹다'를 까마귀와 연관시켜 만들어진 속담이라는 사실을 이책을 통해서 알고서는, 무릎을 탁치며 웃었다.

  '계란유골(鷄卵有骨)'이라는 고사성어를 아는가? 이 고사성어를 두가지로 풀이할 수 있다는 것도 아는가? '계란유골(鷄卵有骨)'이라는 고사를 유정난의 경우 병아리가 되다 말 경우도 있기에 실제로 '뼈가 있다.'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有骨을 '곯아 있다.'의 이두식 표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중학교 한자시간에는 '뼈가 있다.'라는 해석으로만 배웠다. 당연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고사성어를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할 수도 있는 사실이 재미있다.

 '일석이조(一石二鳥)'라는 고사성어를 아는가? 중학교 '한자' 수업시간에 배웠던 이 고사성어가, 사실은 순수한 고사성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가? 영어속담 "To kill two birds with one stone"을 일본 메이지시대에 '돌 하나 새둘'로 직역한 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란다. 그 이전에는 '일거양득'만이 사용되었단다.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일본으로부터 많은 말들이 들어왔다. 우리가 잘아는 '혹부리 영감' 동화도 일본의 민담이 일제 강점기 교과서를 통해서 전해진 이야기이다. 우리 문화 속에 일제의 영향력을 지금도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알고 쓰는 속담과 모르고 쓰는 속담에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5. 옥의 티를 찾아라!

  옥에도 티가 있듯이, '우리말 절대지식'에도 약간의 오류가 있다. 우선 명백한 오류로 보이는 몇가지를 찾아보자.

  첫째, ‘자두연두기(煮豆燃豆萁)’와 '자두연두기(煮豆燃豆箕)' 중에서 어느 것이 맞을까? 萁는 '콩깍지기'이고, 箕는 '키기'이다. '콩대를 태워 콩을 삶'는다는 표현을 할 때는 '콩깍지 기'자를 써야 맞다.

  둘째, '성동격서'를 설명하면서 ''손자병법' 36가지 계책 중 여섯 번째 계책으로'라고 설명했다.무엇이 오류일까? '손자병법'과 '36계'는 별도의 책이다. '손자병법'안에 '36계'가 있는 것으로 착각한 듯하다.

  셋째, 131쪽 주에 '나폴레옹도 감옥에서 돈에 매수된 주방장이 음식에 조금씩 넣은 비소에 의해 암살되었다.'라고 서술했다. 여러분도 잘알 듯이, 나폴레옹은 감옥에 갖혀 죽은 것이 아니라, 세인트 헬레나 섬에서 일생을 마쳤다.

  저자 김승용은 치밀한 자료조사를 통해서 훌륭한 속담사전을 완성했다. 나는 그의 노력을 존중한다. 그러나 그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따르지는 않는다. 그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을 소개해보자.

  첫째,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라는 말의 어원을 아는가? 이책에는 '송남잡지'를 인용하여, '지금 남녀가 하룻밤의 인연을 맺음을 일컫는다. 왜구가 우리나라를 쳐들어 왔을 때 단 하룻밤을 머물러 자고 가더라도 적을 막기 위해서 반드시 성을 쌓았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고등학교 시절, 일본어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는 이와는 다르다. 노총각으로 늙어가는 사람이, 옆집 여성에게 자신이 당신의 남편대신 만리장성을 쌓으러 가겠으니, 자신과 하룻밤을 자자고 했단다. 결국 그 여성과 하룻밤을 자고 만리장성을 쌓으러 그녀의 남편대신 갔다고 한다. 여기에서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라는 속담이 나왔다고 한다. 설득력으로 치자면, '송남잡지'보다는 일본어 선생님의 설명이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고 일본어 선생님이 들려준 설명이 100% 확실하다고 단정은 못하겠다. 호사가들이 지어낸, 민간어원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둘째, '만만한 놈은 성도 없나'라는 속담의 어원이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누구나 성과 이름이 존재하니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내용이라는 주장과 '성'을 성질로 풀이해서 만만한 상대도 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성낼 때도 있음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어느 설명이 옳을까? 나는 두번째 설명이 타당하다고 본다. 우리가 잘 알듯이 우리나라 사람들 누구나 성을 갖게 된 것은, 갑오개혁 이후이다. 신분제도가 폐지되면서 해방된 노비들도 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도 나의 추정이다.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하는 고리타분한 사전이 아니다. 맛깔나는 설명과 다양한 사진자료까지 첨부되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고금을 넘나드는 다양한 우리의 속담을 풀이하고, 속담과 관련있는 고사성어, 현대속담, 생태학적 지식을 소개하고 있다. 토마토가 채소로 분류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채소로 분류되고 있으나, 유럽에서는 과일로 분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렇게 다양하고도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이책에 가득하다. 한국어를 사랑하는 모두가 이책을 소장하고, 틈틈이 옆에두고 읽었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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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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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틴어 수업'!!이라는 제목을 보고서, 무척이나 어려운 책이라는 선입관이 생겼다. 라틴어에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읽을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팟캐스트 '최영아의 책하고 놀자'를 통해서 저자 한동일의 '라틴어 수업'에 대해서 새롭게 알았다. '라틴어 수업'을 단순히 라틴어 문법과 단어를 배우는 수업이 아니라, 유럽의 문화와 역사를 배우는 인문교양수업으로 꾸며갔으며, 인생의 깊이를 더해주는 수업으로 20명으로 시작한 수업이 200명의 수강생과 수 많은 청강생들로 채워졌다. 감동이 있는 수업을 꿈꾸는 나에게, 한동일의 '라틴어 수업'은 그 열쇄를 줄 것만 같은 기대감을 주었다. 어느덧, 그의 책을 형광펜을 들고 밑줄 그으며 읽기 시작했다.

 

1. Non scholae, sed vitae discimus.(논 스콜래, 세드 비때 디쉬무스, 우리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공부한다.)

  내가 00고등학교에 재직하고 있던 그해에, MB 정권에서는 일제고사를 밀어붙였다. 보수적인 학교분위기와 시대분위기 속에서 공부잘하는 학생들을 주말에도 나와서 공부하도록 했다. 명분은 "학교의 명예를 위해서..."였다. 일제고사에서 학교의 성적이 낮게 나오면 안된다는 것이다. 중간고사 시기가 눈앞에 다가오자, 한학생이 "중간고사 준비를 위해서 학교에 나와 공부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년퇴임한 학년부장님과 그 학생의 담임교사는 "학교의 명예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며 나무랐다. 과연 그 학생의 선택은 잘못된 것일까? 학교의 명예와 개인의 이익이 충돌할때, 학교의 명예를 우선시해야할까?

  Non scholae, sed vitae discimus.(우리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공부한다.)라는 라틴어 경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공부는 학교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인생을 위해서 해야한다. 그리고 우리는 시험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꿈을 위해서 공부한다.!! 나는 이 아름다운 말을 학급 게시판에 붙여 놓았다. 그리고 종례시간에 이 명문을 읽어주며, 진정한 공부 이유를 생각해보도록 했다. 철저히 국가와 가문, 학교를 위해서 공부하도록 강요받았던 지난날의 학생들이 이제는 자신의 꿈을 위해서,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공부해야하지 않을까?

 

2. Postquam nave flumen transiit, navis relinquenda est in flumine.(포스트쾀 나베 플루멘 트란시이트, 나비스 렐린쿠엔다 에스트 인 플루미네. 강을 건너고 나면 배는 강에 두고 가야한다.)

  고 신영복 교수의 '강의'라는 책에, 득어망전(得魚忘筌, 得鱼忘筌)이라는 말이 있다. 물고기를 얻었으면 통발은 잊어버리라는 말이다. 그런데, 고 신영복 교수는 고기는 잃어버려도 통발은 버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통발이 있으면 얼마든지 고기를 잡을 수 있으니, 물고기 보다는 통발이 중요하는 주장이다. 고 신영복 교수의 주장이 일면 타당하기도 했지만, 그의 주장에 100% 공감할 수 없었다. 이러한 나의 생각을 한동일은 라틴어 경구로 설명해주었다. 강을 건너고 나면 배는 강에 두고 가야한다. 아주 좋은 배라서 그 배를 짊어지고 길을 떠난다면, 그 배는 인생을 도와주는 도구가 아니라, 인생을 방해하는 짊덩어리일 뿐이다. 물고기를 잡으면 물고기를 맛있게 요리해서 먹을 준비를 해야한다. 그런데, 통발에 집착한 나머지 물고기를 내팽겨친다면 그사람은 물고기의 참맛을 볼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통발'과 '배'에 집착한다. 수업에 쓰이는 '협동학습 모형', '토론학습 모형' 등등의 모형들은 수업을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수업을 얻으려면, 과감해 그 모형들을 버려야한다. 모형에 집착해서 수업을 망칠수는 없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다. 각종 모형들의 무게이 짖눌려 수업을 망치는 선생님들이 얼마나 많은가?

  결혼하기 전에, 활발한 성격과 친화적인 모습은 그사람의 장점일 수 있다. 그러나 결혼하면 대외적인 활동을 많이하느라, 가정에 소홀히 한다면, 그의 활발하면서도 친화적인 모습은 버려야할 '통발'이요. '배'이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말이 한때 유행이었을 때가 있다. 그러나 사랑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사랑은 끊임없이 변해야한다. 애인 사이의 불꽃 튀는 사랑에서, 부부사이의 애틋한 사랑으로 사랑은 변해야한다. 과거의 '통발'에 갖혀서 새롭게 변하지 않는다면, 그 사랑은 영원할 수 없다. 동서양의 지혜가 이렇게 만날 수 있다니, 참으로 놀랍다.

 

3. Do ut des.(도 우트 데스. 네가 주기 때문에 나도 준다.)

 Give and take라는 말을 알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믿음과 신뢰를 쌓기 위해서 아낌없이 이웃들에게 나눠주어야 한다는 착한사람 컴플랙스를 가지고 있다. 그러서인지, Give and take를 좋지 않은 뜻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Do ut des."라는 경구를 설명하면서, 로마가 주변 도시국가 주민들에게 로마 시민과 동등한 여러 권리를 주었기 때문에 그 국가들이 로마의 정치적 동맹국이 되었다는 한동일의 역사 설명이 뒤따르자, Give and take에 대한 나의 기존관념은 새롭게 업그래이드 되었다. '상호주의'!! 공짜를 바라지 말고 서로의 약속을! 계약을 주고 받으며 정당한 댓가를 서로에게 지불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깊은 성찰의 시간이 나에게 다가왔다. 과연, 나는 타인의 유형 혹은 무형의 노력의 산물에 대해서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며 살아왔는가? 그들의 유형, 무형의 산물들을 친하다는 이유 하나로, 공짜로 얻으려하지 않았는가? 부모 자식 사이에라도,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면, 받지 말아야하고, 혹여 받았더라도 반드시 다른 어떠한 형태로라도 정당한 댓가를 지불해야한다. 아침 산책을 하면서 'Do ut des.'를 되뇌이며, 나 자신을 반성해 보았다.

  한편으로는, '네가 주기 때문에 나도 준다.'라는 말이 '네가 안주기에 나도 안준다.'라는 삭막함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라는 걱정도 들었다. 그리고 '내가 줄테니, 당신도 달라'는 폭력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머릿속에 떠올랐다. 같은 명언이라도,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 지혜로운 해석을 해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4. Dilige et fac quod vis.(딜리제 에트 팍 쿼드 비스.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

  '문제아는 없다! 단지 문제 부모가 있을 뿐이다.!! '라는 명언이 있다. 문제아의 부모를 만나보면, 문제학생이 이해가 될 때가 있다. 때로는 이러한 부모 밑에서 살아가는 학생이 대견해 보일때도 있다. 자식을 망치는 부모들 중에서 가장 많이 보아온 종류의 부모는 자신의 자녀를 아바타로 생각하는 부류이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녀가 대신 이뤄주기를 바라며, 자신의 뜻대로 자라지 않는 자녀를 윽박지른다. 자신의 꿈이 아니기에, 이에 저항하며 학교에서 퇴학당하기 위해서 갖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라는 명언울 문제 부모를 둔,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학생 인생의 주인은 부모가 아니라, 학생이다. 자녀는 부모의 아바타가 아니다! 하나의 인격체일 뿐이다. 실업계를 가고 싶어하는 학생에게 강제로 인문계로 진학하도록 하고, 법대에 진학해서 자신이 못이룬 법관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못난 부모가 결국은 자녀가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하고 퇴학당하게 만들었다. 그 학생의 인생은 누구에게 보상받아야할까? 상담이 필요하고, 정신과 진료가 필요한 것은, 문제아가 아니라, 그 문제아의 부모였다.

  Dilige et fac quod vis!! 삶은 유한하다. 사랑하며,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하자! 그것이 내 자신이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조건이니까....

 

5. Dum vita est, spes est.(둠 비타 에슽, 스페스 에스트.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희망이 있기에 삶이 있고, 살아 있기에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이명박근혜 정권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서,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희망을 보라고 말했다. 헬조선을 말하며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두려워서 도망친 곳에 천국이란 없다.'며, 천국을 찾아 떠나지 말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을 천국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현실이 아무리 절망적이라도 우리는 희망을 보아야한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보이는 한줄기 빛이 바로 희망이다. 희망은 현실이 절망적이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그 희망을 잃지 않았기에 우리는 '촛불 혁명'을 이뤄냈다. 삶이 있는 한, 희망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는 살아간다.

  절망을 노래하는 삶이, 희망을 노래하는 삶으로 바뀌었을때, 우리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까? 한동일은 '인간은 죽어서 그 육신으로 향기를 내지 못하는 대신 타인에 간직된 기억으로 향기를 낸다.'라는 말을 한다. 나는 남에게 얼마나 향기로운 기억을 남기며 살고 있는가? 가장 가까운 부모에게 얼마나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려 노력했는가? 그래! 살아가며 희망을 노래하고, 나의 주변에 가까운 사람들부터 향기로운 기억을 선사하자! 그것이 인생인 것을....

 

6. 옥의 티

  '라틴어 수업'에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동일은 이슬람교에 대해서 부정적인 서술이 눈에 거슬리는 면도 있다. 그래, 한동일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을 말하고 있다. 이슬람교 국가들이 자국민에게 이슬람교를 강요하는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타국에서도 강도는 약하지만 있는 일이다. 미국 대통령이 성경에 손을 대고 맹세한다. 이는 묵시적으로 그리스크교를 국민들에게 인정하기를 강요하는 미쟝센이다. 호주에서는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교회에가서 목사님의 변호서를 받아오라고 한다. 이 또한 크리스트교를 믿으라는 압력이 아닐까? 이슬람교 국가보다 약하긴하더라도 묵시적으로 존재하는 압력을 행사하는 나라들이 있는데, 유독 이슬람교 국가만 더 비판할 필요가 있을까?

  한 쳅터당 하나의 라틴어 명언이 제시되어 있다. 이 책의 장점을 더 살리려면, 그 라틴어 명언을 한 사람을 적어두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Tantum videms quantum scimus.(탄툼 비데무스 콴툼 쉬무스. 우리가 아는 만큼, 그만큼 본다.) 즉,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이 문장은 유홍준 교수가 그의 책에서 한말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혹시 유홍준 교수는 라틴어 명언을 옮긴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든다. 그러나, 이를 확인할 길이 없다. 한동일이 각각의 라틴어 명언에 대한 출처를 제시했다면, 나의 지적 호기심을 더 많이 충족해 주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신영복 교수의 '강의'가 떠올랐다. 감옥이라는 작은 세상을 통해서 인생의 진리를 깨닫고 이를 '강의'를 통해서 우리를 깨우쳐 주신, 시대의 스승 신영복! 쉽지만은 않은 '강의'라는 책을 읽고 받았던 감동을 이책에서 다시 느꼈다. 저자 한동일은 자신의 삶 속에서 우러나온 인생의 지혜를 라틴어를 통해서 표현하고 우리의 가슴에 감동의 울림을 주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강의를 듣고 삶의 자세를 배웠다는 감사함을 전하는 학생있고, 그를 존경한다는 제자들고 많다. 그는 단순히 라틴어 문법을 가르치지 않고, 삶을 가르치려했다. 삶을! 사랑을! 가르치며, 자신의 인생 내공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우렸다. '라틴어 수업'이 단순히 라틴어를 가르치는데 머무르지 않고 유럽문화! 더 나아가서 인생을 곱씹을 수 있는 화두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오늘도 삶을 살아가야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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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drailmin 2018-09-22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가 이상으로 생각의 폭이 넓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서평, 잘 읽었습니다

2018-09-23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괴짜 심리학 - 생각의 오류를 파헤치는 심리학의 유쾌한 반란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한창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괴짜 심리학'이라! 얼마나 재미있는 제목인가! 즐거운 책읽기를 원하는 독자로서는 이책의 제목에 끌리지 않을 수 없다. 일상의 괴롭고 무거움에서 해방되어 유쾌한 책읽기로 그 스트레스를 벗어던지고 싶던 마음에서 이 책을 선택해서 읽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은 너무도 유쾌, 상쾌, 명쾌했다.

 

1. 행복하고 싶은가? 행운을 잡고 싶은가? 그럼 웃어라!!

  괴짜 심리학이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이 책에는 약간은 의아스러운 주제에 대해서 실험을 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행운아는 여름에 태어나는 것이 맞을까?'라는 질문 아래 시행된 수많은 실험이다. 자신이 불운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자와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하는 자에게 갖가지 실험을 했다. 행운이 있는자는 여유있게 신문을 살펴보다가 신문속의 행운을 찾았으나, 불행한 자는 신문속의 행운을 읽지 못했다. 상황은 똑 같았다. 그러나 그것을 발견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개인의 그사람의 심리상태에 달려 있었다. 행운아는 낙관적이며 정력적이고 개방적인 반면에, 불행아는 수줍고, 재치가 없으며, 걱정이 많다. 또한 폐쇄적이다. 자신이 어떠한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운명이 달라지는 것이다. 보통 우리가 운명은 개척하는 것이라는 말을 많이한다. 심리학적 연구결과가 말해주듯이, 운명은 우리가 어떻한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삶을 살아가는지에 따라서 달리 결정되는 것이었다.

  우리의 운명을 바꾸는 우리의 행동중에 하나가 바로 '웃음'이다. 재미있는 것은 웃음도 전염된다는 사실이다. 이를 이 책에서는 인간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얻게된 결과로 설명한다. 생존을 위해서 인간은 타인의 표정을 따라하며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타인의 표정을 따라한다. 우리가 웃는다면 타인도 웃을 것이다. 그 웃음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우리 사회는 보다 밝아질 것이다. 아내의 웃는 얼굴을 보면, 나의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래 웃자!! 내가 웃는다면 그 웃음 바이러스는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운명도 바꾸어 놓을 것이다. 왜냐고? '노인' 혹은 '교수'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노인처럼 행동하거나 교수처럼 똑똑해진다는 실험 결과 때문이다. 또한 이름과 관련된 직업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는 연구결과도, 인간이 얼마나 무의식에 지배되는 인간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래 그래서 우리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우리 주변의 이웃을 좋은 이름으로 부르며, 함께 웃으며 살자! 그럼 진실로 운명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유의할 일이 있다. 우리가 웃기 위해서 '유머'를 던진다. 그런데, 어떠한 유머를 즐기는가에 따라서 타인에게 편견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유머라도 특정 상대를 비하하고 편견을 심어주는 유머보다는 모두를 유쾌하게하는 유머를 즐기자!!

  물론, 유머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바로 한국사회의 정치인들과 종교인들이다. 그들은 금기의 유머의 금기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과거 보수정권의 국회의원이 특정 코미디 프로그램의 특정 꽁트를 문제삼아서 비난하자, 그 콩트가 폐지된 일이 있었다. 정치인들은 웃음의 위력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이 책의 연구결과 근본주의적인 사람일수록 농담이 사라진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유머가 신성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어질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정확한 것은, 우리가 부패한 정치인들과 유연성을 잃은 종교인들을 상대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는 유머라는 점이다.

 

2. 나약한 인간이라는 존재!

  사주팔자를 믿는가?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토정비결을 본다. 올해는 무슨 좋은 일이 있을까? 나에게도 행운이 올까? 라는 기대심은 인터넷 토정비결을 보면서 일희 일비하게 만든다. 결혼에 대해서, 직업에 대해서 불안감이 들때, 사주카페에가서 사주를 보며 불확실한 미래를 점쳐본다. 이 책에서는 사주팔자 부터, 점성술 등에 관한 흥미 있는 다양한 실험이 소개되어 있다.

  운동선수 중에서 특정월에 태어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통계로 확인된다면 당신은 별점을 믿을 것인가? 이 책은 경기 시즌 처음 몇달 안에 생일이 있는 선수가 그렇지 않은 선수보다 많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같은 나이의 선수라할지라도 그가 어느 월에 태어났느냐에 따라서 스카우터들로부터 피지컬이 좋은 선수로, 혹은 그렇지 않은 선수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특정 종목에 특정 월에 태어난 선수가 많은 것은 별의 기운 때문이 아니라, 경기 시즌의 시작월 때문이었다. 그래서 한국의 부모들이 자녀를 초등학교에 조기 입학 시키려고 노력하다가, 이제는 일년 정도 늦게 입학시키려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주팔자는 믿는가? 이 책에 소개된, 제프리는 2천명의 기록을 분석해서, 같은 날 비슷한 시간에 태어난 사람들의 유사성 검사를 했으나, 유사성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주팔자가 통계학적 검토를 한 결과 전혀 신빙성을 얻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명리학자들은 그들을 둘러싼 부모와 친구들의 사주도 봐야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사람이 태어난 사주팔자만가지고 그 사람의 운명을 파악할 수 없는 것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영향이 많기 때문이라는 반론이다. 만약 그 명리학자의 반론이 맞는 말이라면, 우리 주변의 인물들을 선택해서 만난다면,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여기서 한발자국 더 나가보자. 당신은 영매를 믿는가? 이 책에는 재미 있는 실험이 있다. 골동품 가게에서 싼값에 산 골동품을, 권위와 시간적 암시만으로 비싼 값에 사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강령회'에서 영매가 간단한 암시를 주자, 사람들이 그 분위기와 영매의 암시만으로 움직이지 않은 탁자가 움직였다고 주장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이 얼마나 쉽게 속는 존재인가?

  인간이 타인의 암시에 의해서 쉽게 속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자신의 기억도 조작한다. 어린 시절의 사진을 조작하여 열기구를 타고 있는 사진을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타지도 않은 열기구를 어린시절에 탔다고 강변한다. 자신의 기억을 조작한 것이다. 박정희 시대를 살았던 많은 노인분들이 자신의 과거가 행복했다고 믿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인간은 자신에 의해서이든 타인에 의해서이든 속기 쉬운 존재이며, 그 거짓을 진실이라 믿는다.

  사주팔자, 별점에 대한 다양한 실험은 운명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인간이 운명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경제적 상황이 나쁠수록 미신과 관련된 글이 많아지며, 위험한 지역에 살수록 미신적 행동을 한다고 한다. 불안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인간을 미신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미신에서 벗어나, 우리의 운명을 개척해 나갈 수 있을까? '화성효과'의 진실이 우리가 보다 현명해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생일을 바꾼 사람들이 많이 있다. 즉, 태어난 날짜가 위대한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서로운 날짜에 태어났다.'라는 믿음이 위대한 인물을 만든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한다. 신념과 믿음이 위대한 인물을 만든 것이다. 우리가 미신과 무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자신의 강인한 신념을 가지고 인생이라는 불확실하고 매몰찬 현실을 웃으면서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3. 친절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본언론에서 한국과 일본의 사기범죄 통계를 근거로 한국사람들은 사람을 잘 속인다는 기사를 쏟아냈던 적이 있다. 물론, 법률체계가 다른데 이를 단순비교하는 것이 무리라는 반론이 있었다. 이때 내가 알게된 사실은 일본언론은 한국을 무척 싫어한다는 점이다. 암튼, 지구상에서 가장 친절한 도시는 어디일까? 이에 대해서 연구한 심리학자가 있다. 편지봉투를 바닥에 던져, 이것이 우체통에 넣어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바탕으로 세계 여러나라의 친절도를 조사한 실험이다. 그런데, 이 실험은 단순히 세계 여러나라 친절도를 줄세우기 하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왜? 그러한 결과가 나왔는지를 연구했다. 인구밀도가 높을 수록 불친절했으며, 삶의 속도가 빠를 수록 타인에 대한 배려심은 낮아지고, 생명도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실험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물론, 이 책에 서울의 친절도는 나와 있지 않다. 아직까지 한국의 위상이 크지 않아서, 심리학자들이 한국에서는 실험을 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는 한국의 삶의 속도가 매우 빠르며, 서울의 인구밀도는 과히 살인적이라고 할만하다는 사실을 안다. 국가 정책상으로는 도시집중화를 완화시키는 다양한 정책을 실시해야하며, 도시를 설계할 때도 삶의 속도가 너무 빠르지 않도록, 인구밀도가 높지 않도록 설계해야한다. 한편, 우리는 삶의 여유를 잃지 않는 마음가짐을 갖아야한다. 그러나 이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도시개발에 자본의 논리가 앞서며, 국가 정책은 5년 마다 청와대의 주인이 바뀌기에 장기적으로 세울 수 없다. 빨리빨리를 중요시하는 한국문화에서 개인이 삶의 속도를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다. 친절도를 높이는 사회를 마들 수있는 방법은 알았지만, 현실에서 이를 실천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당신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혹시 대책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길 바란다.

 

4. 인생의 팁!!

  빅터 프랭크의 '의미치료'를 아는가? 빅터 프랭크가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에서 자신의 수용소 생활을 토대로, 인간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에 따라서 죽을 수도, 극한상황에서 살아남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있다. 빅터 프랭크의 결론은 이 책에서도 실험적으로 증명되었다. '사회적 행위로서의 죽음'이라는 연구에서 중국 '중추절' 전에 사망율이 35% 떨어지지만, 중추절 이후에는 사망율이 올라간다고 한다.  빅터 프랭크의 '의미 치료'는 죽음의 수용소에서만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우리 현실에서 뚜렷히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하수는 상대를 쫓아다니지만, 고수는 상대가 따라오도록 한다. 연인을 만날 때도, 하수는 연인을 쫒아다니지만, 고수는 연인이 따라오도록 한다. 이성을 유혹하는 데 뛰어난 사람은 상대가 스스로 특이하고 재미있고, 기상천외한 발언을 하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피자 토핑이라면 어떤게 되고 싶으세요?"라고 묻는다. 내가 움직이지 말고 나를 중심으로 상대가 움직이게 하라! 북극성은 가만있지만, 별들은 북극성 주변을 돌고 있다. 연인을 만들때 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갈 때도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도록 하자!!

 

  괴짜 심리학이라는 제목은 쓸모는 없지만, 재미있는 심리학 이라는 선입관을 갖게 했다. 그러나 책을 읽고난 지금, 괴짜 심리학은 우리가 연구가치가 없는 주제라며 무시하는 분야를 연구해서 사회에서 꼭 필요한 진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는 결론을 내렸다. 무심코 지나쳐 버리는 해변에서 진주를 주워 올리는 학문이 '괴짜 심리학'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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