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발자국 - 생각의 모험으로 지성의 숲으로 지도 밖의 세계로 이끄는 열두 번의 강의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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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과학자! 정재승! 역사의 대중화에 이덕일이 있고, 철학의 대중화에 강신주가 있다면, 과학의 대중화에는 정재승이 있다. '차이나는 클라스'를 비롯해서, 각종 대중 강연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과학자! 정재승을 12발자국으로 만났다. 과학에는 문외한이라 자칫 어렵지 않을지 걱정부터 생겼다. 그러나 이는 나의 기우였다. 정재승의 글에는 정재승만의 매력이 있었다. 그는 단순히 딱딱한 과학지식만을 전달하려하지 않았다. 과학지식을 통해서 인문학적 통찰을 이끌어내는 것이 그의 글이 다른 과학자와의 차이점이었다. 미신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생겨난다는 과학적 지식을 소개한다. 보통의 과학책은 여기에서 끝마칠 것이다. 그러나 정재승은 우리가 미래 일을 예측한다면 행복이 없어질 것이라는 과학지식을 알려주고, 과연 우리의 삶의 태도는 어떠해야하는지를 반문한다. 그리고 우리 인생을 성찰하게 한다. 12발 자국은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인생을 성찰하게 하는 책이다. 12발자국을 따라가 보자.

 

1. 젊은이여 방황하라!

터키의 작은 도시 테키르다라는 도시에서 학회가 열리는 장소를 찾아해매었지만, 정재승은 목적지를 찾지 못했다. 그런데, 정재승은 그 방황덕분에 테키르다라는 도시의 곳곳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우리 인생에 대입시키다. 방황하지 않고 삶을 살아가다보니,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머릿속에 인생지도를 그리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정재승은 '장황하라!'라고 말한다. 학회 장소에 대한 정확한 장소를 확인하지 않고 출발한 실수로 빚어진 방황을 통해서 정재승은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은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꿈이 없어요.', '좋아하게 없어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이다. 자기 자신을 자신이 모른다고 하소연한다. 고등학교에 올 때까지 부모의 명령과 안내대로 삶을 살아온 학생들에게, 고등학교 1학년 시기부터 학생부 종합전형을 하는 첫걸음은 진로를 정하는 것이다. 한 번도 고민하지 않았던 학생들에게는 자신을 아는 일은 커다란 짐덩어리 일 것이다. 이때 나의 답변은, '진로체험을 해보세요.', '여러 책들을 읽어보세요.'라고 조언한다. 여러 체험을 하고, 책을 통해서 간접체험을 통해서 자신이 진정 무엇을 좋아하는지 스스로 찾아한다고 말하지만, 언제나 2%가 부족한 조언으로 느끼고 있었다. 여기에 정재승은 방황을 통해서 인생의 지도를 그리라고 조언한다. 그렇다. 지금의 학생들에게 부족한 것은 '방황'이 없다는 것이다. 방황하지 않고, 부모의 조언 데로 인생을 살다보니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혼란스러워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터널비젼현상(Tunnel vision)에 빠져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내달려 왔다. 이제 나도 정재승을 따라 외치고 싶다. '젊은이여 방황하라!, 스스로 인생의 지도를 그려라!'

2.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은?

창의력을 길러라! 이 말은 우리 교육의 과제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라도 창의력을 길러야한다. 그렇다면 창의적인 인재는 어떻게 길러야할까? 정재승은 창의적인 사람의 특징을 친전하게 알려준다. 첫째 운동을 하고, 둘째 충분한 수면, 셋째, 여행과 독서, 자신과 관심분야가 다른 사람만나기 다섯째, 3.3미터의 천장 높이, 여섯째, 상관없어 보이는 두 분야의 만남, 일곱째 다르게 보기이다. 3.3미터의 천장 높이라는 것 외에는 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었던 창의력을 높이는 비법들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우리는 생각과 운동을 하지 않으려한다.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하기에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생각과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이다. 생각과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힘들다. 현대사회는 에너지 과잉의 시대이다. 각종 성인병으로 병원신세를 지고, 헬스클럽이 번성하고, 지방흡입을 통해서 운동하지 않고 살을 빼려는 사람도 있다. 이제 생존을 위해서라도 에너지를 소비해야한다. 열심히 운동하고, 끊임없이 생각해야한다. 그래야 생존 가능성이 상승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중년이여! 운동하자! 생각하자! 그것이 생존확률을 높이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비법이다.

 

이 책에는 창의적인 글쓰기 비법도 제시되어 있다. 전혀 상관없는 단어를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도록 하는 방법이다. 실패할 확률도 많지만, 성공한다면 창의적인 글이 완성된다. 정재승도 DNA 글을 쓸 때, 문학서적을 뒤적였다고 한다. 정재승의 글에는 인문학적 성찰의 냄새가 난다. 딱딱한 과학지식을 인문학으로 승화시키는 정재승의 비법이 여기에 있었다. 상관없는 것에 인과성을 부여하라! 위트와 웃음도 상관없는 것에 인과성을 부여하여 만들어지지 않는가! 정재승이 창의적 글쓰기의 비법을 나에게 전수해주었다. 감사해요 정재승!!

 

3. 반항하라! 도전하라!

정재승은 재미있는 실험하나를 소개한다. 마시멜로 챌린지라 이름 붙여진 이 실험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MBA학생과 변호사, CEO그룹보다 유치원생들이 마시멜로 탑을 높이 쌓는다. 계획만 세우기보다는 도전하고, 실행하면서 배우는 것이 보다 좋은 성과를 얻는다는 점을 정재승은 말하고 있다. 정재승의 이 말은 이미 미국의 듀이의 '행함으로써 배운다.(Learning by doing)'로 명명한 교육방법이다. 행함으로써 배운다는 너무도 유명한 교육방법을 우리 교실에서는 외면하고 있었다. 가장 쉽게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면서, 공식이 유도된 과정을 배우기보다는 공식을 외워서 문제를 빨리 풀도록 교육받았다. 실패도 자신이다. 실패를 통해서 성공으로 가는 길을 배운다. 우리 교육 현장은 이것을 외면하고 있었다.

 

정재승은 미국 해병대의 '70퍼센트 룰'을 소개한다. 70퍼센트 정도 확신이 들면 95퍼센트 확신이 들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실행에 옮기라는 규칙이다. 죽을 때 우리가 하는 후회는 대부분 '~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라 한다. 나의 인생을 돌이켜 생각해 보아도, 그때 하지 않은 것에 후회를 많이 한다. 그때 지금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하지 않은 많은 일들을 후회한다. 결국 지금 하지 않으면 그 일을 다시 할 기회는 다시는 오지 않는다. '저질러 놓고 보자!'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외쳤다. 일을 저질러 놓고 보면, 수습책이 마련된다. 못할 것 같은 일도 하다보면 해결책이 보인다. 이것이 내가 살아온 인생에서 얻은 교훈이다. 도전하지 않아서 이루지 못하는 것들을 후회하기 보다는 실패하더라도 도전하자!

 

우리 학교 현장은 어떠할까? 상위권학생들은 자신의 스펙을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각종 교내 대회에 참가한다. 그러나 하위권 학생 중에는 너무도 무기력한 학생이 많다.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데, 사회과 부도를 펴놓는다. 그리고 책장을 넘기지 않는다. 2시간을 잠자지 않고 사회과 부도의 같은 페이지만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너무나도 무기력한 학생! 부모가 야간 자율학습을 하라고 하니, 반항하지 않고 하지만, 전혀 자율학습을 하지 않는다. 정재승은 과잉 순응하는 학생의 경우 우울증이 있을 수 있고, 자존감도 낮다고 한다. 문제 학생으로 보일 정도로 자기주장이 과잉인 학생이 순응학생보다 났다는 생각이든 다. 학습화된 무기력에 빠져있으며, 과잉 순응의 덧에 걸린 학생들을 보며, 차라리 반항하라고 외치고 싶다!! 반항한다면, 최소한 자아가 살아있다는 반증이니까!!

 

4. 4차 산업혁명! 막아야할 것인가? 다가가야 할 것인가?

카카오 택시의 도입을 두고 정부와 택시업계가 날선 대립을 하고 있다. 택시 업계는 생존권이 달렸기에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으려한다. 택시업계와 정부의 대립을 바라보면서, 4차 산업혁명의 길을 가야하는지, 막아서야하는지를 고민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사라질 직업이 택시기사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무인자동차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공유경제는 자연스러운 시대의 대세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직업들이 사라지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자동차를 먼저 개발한 영국이 자동차에 대한 규제를 강하게 한 결과 자동차 기술은 발전하지 않았다. 그 혜택을 누린 것은 마부도 영국 시민도 아닌, 독일과 미국의 자동차 업계였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인위적으로 막는다면, 영국과 같은 신세로 추락할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그렇다면 택시업계의 생존권을 무시하고 카카오 택시의 도입을 밀어붙여야하까? 정재승에게 그 해답을 물어보자.

 

정재승은 말한다. '직업이 아니라 작업이다.' 사회가 변하면 직업의 성격도 변해야한다. 무인 마트가 생기면, 만남의 장소로 마트의 성격이 변화해야한다. 약국도 마찬가지이다. 사회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돌입하고 있는데, 기존의 생활방식을 고수하면서 기술의 발전을 가로 막는다면, 일시적으로 자신의 생존권을 지킬 수는 있으나, 4차 산업혁명시대 공유경제라는 커다란 파도 속에 외국의 공유경제 기업에게 한국의 내수시장을 내주어야할 것이다. 달리는 말과 경쟁하기 보다는 그 말에 올라타라는 이어령 선생의 말을 기억해야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을 막아서는 만용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에 올라타는 창의성과 적응성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많은 직업이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직업이 창출될 것이다. 기존 직업이 사라지는 대신 새로운 직업이 창출되기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내지, 철폐해야한다. 정재승 교수에 의하면, 한국은 개인정보 규제가 엄격해서 데이터분석을 하지 못하고, 데이터 분석을 하지 못하니, 인공지능을 발전시킬 수 없다고 한다. 그에 비해서 미국은 개인식별 내용을 빼면 개인정보를 분석가능하고, 따라서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인공지능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 정재승 교수는 소개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의 경우, 중국정부가 자유롭게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개인정보를 이용해서 개인 신용평가를 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하는데 개인정보를 사용한다. 마치 빅브라더의 출현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중국은 공산국가라는 특수성을 잘 활용해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앞서가고 있다. 인터넷 강국이던 한국이 이제는 중국을 비롯한 후발국가들에게 그 자리를 내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씁쓸한 우리의 현실이다.

 

정재승교수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를 부식시키기 위해서 인공지능의 한계를 설명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에 근거해서 작동하고, 데이터 오류를 스스로 수정하지 못하며, 데이터에 바대 의견을 제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에 없는 영역을 찾아 스스로 데이터를 만드는 능력이 약하다. 뿐만 아니라, 사람과 물건,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지 못한다.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가지는 한계가 많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한계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는 것은 아닐까?

 

정재승의 '열두 발자국'을 읽으면서 심리학책을 읽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심리학에서 하는 인간에 대한 연구를 뇌과학에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뇌과학과 심리학이 통합되는 날이 멀지 않을지도 모른다. 둘 다 인간을 이해하려한다는 점에서 나의 흥미를 끄는 분야이다. 글을 마치면서 정재승 교수에게 동의하지 않는 점 한가지를 지적하려한다. 정재승 교수는 미신을 설명하면서, 미신이 사라지고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를 소망했다.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 조상들이 말하는 '미신'이라는 것들 중에는 생활의 지혜가 담겨있는 것이 있다. 한 예로 '밥 먹고 누우면 소된다.'라는 말은 밥을 먹고 바로 누우면 진짜로 소가 된다는 뜻이 아니라,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이다. 역류성 식도염에 걸리기 딱 좋은 행동을 우리 조상은 경험으로 알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말들이다. 우리 인간을 과학이라는 방법으로 연구한다는 점에서 정재승교수가 하는 일은 엄청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과학이라는 언어로 해석이 되지 않는다고, 조사의 지혜 모두를 무시한다면 나는 이에 동의할 수 없다. 과학이라는 언어가 우리 삶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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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리뷰어 2019-01-02 2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뇌과학과 심리학의 통합, 과학이라는 언어가 우리 삶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 않는다는 지적에 깊이 공감합니다.
 
제프스터디 영어명언 100강 - 나를 위한 하루 10분 영어 선물 제프스터디 시리즈
Jeff 지음 / 길벗이지톡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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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의 '논어'를 읽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영어 명언 읽기'가 이제 두번째 권을 마치게됐다. 다양한 서적중에서 원어민의 목소리와 제프강사의 강의를 함께 들을 수 있는 '영어명언100강'을 선택했다. 하루에 한문장씩 읽고,6번씩 쓰면서 인생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아울러 영어 공부도 덤으로 해보았다. 'when you have faults, do not fear to abandon them.-Confucius-'이 명언이 공자의 어떠한 말을 옮겨 놓은지 알겠는가?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이다. 허물이 있다면, 고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공자의 말을 영어로는 이렇게 옮길 수 있다는 재미도 주는 책이다.

 

1. The greater danger for most of us lies not in setting our aim too high and falling short; but in setting our aim too low and achieving ou mark.(michelangelo, 우리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목표를 높게 정하고 이루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너무 낮게 잡고 그것에 안주하는 것이다.)

  '인생의 목표를 높게 잡아라, 대통령을 목표로 삼으면 하다못해 군수라도 하지 않겠니?'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의 말씀이다. 그때는 그말이 설득력있게 들렸다. 미켈란젤로도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의 말씀과 비슷한 말을 한다. 그러나, 과연 거대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나에게 의미있을까? 실패도 학습된다. 너무 높은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다 그것을 이루지 못하면 실패를 학습하게 되고, 결국은 좌절하게된다. 교육학에서는 '성공경험'을 중시여긴다. 학생에게 알맞은 적당한 난이도, 즉, 그학생의 능력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문제를 학생 스스로 해결하도록해서, 성공의경험을 높이도록 해야한다. 목표를 거대하게 잡으라는 위대한 미켈란젤로의 말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그러한 능력이 충분히 있는 미켈란젤로에게 알맞은 말이다. 위인의 말이라할지라도 나에게 맞는 명언인지 생각해보게한다.

 

2. The best way to change the world is to change yourself -Anonymous-(세상을 바꾸는 최고의 방법은  자신을 바꾸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고 싶어한다. 혁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조차도, 자신의 삶을 혁명하는 사람은 드물다. 혁명은 우리 주변에서부터 시작되어야한다. 자신도 혁명하지 못하면서 어찌 세상을 혁명하겠는가? 안희정 전지사를 생각하면 아쉬운 마음이 많이든다. 차기 대권후보로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었던 그가, 스스로를 혁명하지 못했기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어려서부터 혁명을 하겠다고 생각했던 그였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를 혁명하지 목하고 다시 일어설수 없는 길로 가고 말았다. 스스로를 혁명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으며, 또한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일화이다.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의 '문명의 붕괴'라는 책이 생각난다. 문명이 붕괴하는 요인 6가지를 제시하고 지구상의 다양한 문명이 붕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의 탁월성은 그러한 사례와 원인 제시에서 그치지않고, 문명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그는 우리 문명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바꾸어야하고, 기업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개인이라 말한다. 깨어있는 개개인이 모여서 사회를 바꿀 수 있다. 깨어있는 개개인이 스스로를 혁명해야 사회는 변화한다.

 

3. The future depends on what we do in the present. -Mahatma Gandhi-(바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 곧 우리의 미래이다.)

  미래를 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라! 간디가 외치고 있는 듯이 나의 귓가를 쟁쟁하게 울리는 명언이다. 나는 우리반 사물함과 책상에 이 명언을 적어서 붙여 놓았다. 미래를 두려워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에게 오늘을 뜻 깊게 살라는 의미를 전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 명언은 의역보다는 직역이 더 가슴에 와닿는다. 의역은 '바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 곧 우리의 미래이다.'이지만, 직역은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이다. '현재란 과거의 연장이요, 미래란 현재가 쌓여서 만들어진다'는 진리를 직역이 더 절실하게 우리에게 전해준다. 과거, 현재, 미래! 이러한 분절적 사고를 극복하고, 과거는 오래된 오늘이요.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현재라는 사실을 하는 연속적 사고의 중요성이 느껴지는 명언이다.

 

4. Success is never permanent, and failure is never final. -Mike Ditka-(성공은 절대로 영원하지 않고 실패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인생의 황금기를 살고 있는 자와 인생의 바닥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명언이다. 인생의 황금기에 겸손하며, 주변에 인덕을 배풀어 덕을 쌓고, 인생의 바닥에서도 아직 게임을 끝나지 않았다는 희망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게해준다. 그러나, 이 명언이 한국사회에서 유효하려면, '승자독식의 사회',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라는 오명부터 씻어야한다. 한번 승리한 자가 모든 것을 가지며, 한번 패배한자가 재기할 수 없는 사회라면 성공의 오만과 실패의 좌절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성공은 절대로 영원하지 않고 실패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는 명언이 한국사회에서 유효한 명언이되길 바래본다.

 

5. Sometimes by losing a battle you find a new way to win the war. -Donald Trump-(어떤 때는 전투에 패배하게 되어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새로운 방법을 찾게 된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당신은 아는가? 그를 어떠한 사람으로 생각하는가? '무식쟁이?', '미치광이?', '평화의 사도?', '단순한 사업가?' 많은 사람들이 그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를 '곰의 탈을 쓴 영리한 여우'라고 본다. '어떤 대는 전투에 패배하게 되어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새로운 방법을 찾게 된다.'라는 명언을 할 정도로 그는 현명하다. 그는 사업가로도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스스로를 탁월한 협상가라고 말한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 한 학생이 나에게 말했다. "트럼프가 전쟁을 일으킬지 몰라요. 전쟁이 일어나면 선생님은 무엇을 하실거에요?" 학생의 질문에 어이가 없었다. "전쟁은 쉽게 일어나지 않아"라고 말하자, "트럼프는 달라요."라고 말하는 학생이 얼굴은 어두웠다. 트럼프는 부동산 사업을 하면서 고객의 마음을 읽고 주무르는 방법을 깨달은 사람이다. '블럼핑'을 잘하는 사람이다. 대통령이 되어서도 '블럼핑'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김정은과 대화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국, 겉으로는 전쟁을 말하면서 뒤로는 한국을 통해서 북한과 접촉했다. 그의 평화 프로세스는 지금도 유효하다.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싸우면서 한국의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그는 세계에서 미군의 발을 빼고 놓고 있다. 물론 군산복합체 세력의 만만치 않은 견제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는 이를 슬기롭게 헤처나갈 것이다. 그는 '어떤 때는 전투에 패배하게 되어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새로운 방법'을 아는 현명한 여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었던 길면서도 짧았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것을 깨닫게해준 시간이었다. 물론, 친절한 제프 강사덕문에 영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덤으로 얻었다. 몰론, 몽골제국의 징기즈칸을 '원나라 황제'라고 설명한다던지, 'Our greatest glory is not in never falling but in rising every time we fall(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절대 쓰러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쓰러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는 것에 있다.)'라는 명언의 원문을 제시해주지 않은 아쉬움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가치를 훼손하지는 않는다. 나에게 아직도 깊은 감동과 삶의 의미를 주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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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 2017 개정신판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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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1월 대전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 온 가족이 나와 촛불을 들었다. '이게 국가인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더 이상 국가가 망가지도록 방조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박근혜 하야'를 외첬다. 과거 역사를 배우고 가르치고 있는 나로서는 적폐세력이 촛불 참여자들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그러나 아내는 용감했다. '당신이 안가면 나혼자라도 나가겠다.'라는 강경한 말을 했다. 계엄을 검토했다는 문건이 발견되고 나서야 나의 우려가 기우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다시 5.18 광주에서 벌어졌던 비극이 연출될 수도 있었다. 엄연히 과거 독재국가의 향수에 빠져 있는 적폐세력이 엄존한 상황에서 우리 시민들을 광장으로 촛불을 들고 나오도록 인도한 힘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토록 광장에서 '적폐 청산', '박근혜 하야', '재벌 개혁'을 외치면서 우리들이 만들고 싶었던 국가는 무엇일까? 이 물음에 답하고 싶어서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펴들었다.

 

1.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유시민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라는 질문을 풀어가는 것으로 엉클어진 실타래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폭력이 난무하는 자연상태에서 개인들이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 군주와 사회계약을 맺었다는 홉스의 주장을 첫머리에서 소개하고 있다. 사회계약론 중에서 홉스의 사회계약론과 루소의 사회계약론은 확실히 다르다. 홉스가 자연상태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상태로 보았다면, 루소는 평등하고 자유로운 상태로 보았다. 자연상태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서 그들이 만들려고 하는 국가의 형태와 국가를 유지하는 방법은 달라진다. 유시민은 폭력을 독점한 국가라는 점에서 홉스의 주장을 지지한다. 국가는 폭력을 독점하고 국가라는 '리바이던'은 폭력을 합리화하고 합법화한다. 국가는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견제의 대상이다. 폭력을 독점한 국가는 언제나 괴물로 변할 수 있다. 과거 이승만 독재정권, 박정희 독재정권, 전두환 폭력정권을 통해서 국가 폭력으로 수 많은 시민들이 생명과 자유를 잃는 처절한 모습을 우리는 보아왔다. 시민의 감시와 견제가 없다면, 국가라는 괴물은 언제나 본래의 폭력적 모습을 다시 드러낼 수 있다.

  그랬다. 나보다 세대가 앞선 분들과 대화를 하면, 그분들의 입에서는 "국가가 하는 건데, 설마 국민에게 나쁜 것을 하겠어?"라고 반문한다. 국가를 견제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유시민의 표현을 빌린다면, 그들은 '국가주의형 이념보수'이다. 국가를 비판하는 것 자체를 못견뎌하는 '열열한 애국자'이다. 국가는 믿음의 대상이라는 신화는 JTBC의 박근혜-최순실 특종보도를 통해서 산산조각났다.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존재를 대통령감으로 생각하며 투표했던 많은 사람들!! 자식이 없기에 절대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그녀에게 투표했던 많은 사람들이 공황상태에 빠져들었다. 미르재단, K-스포츠 재단을 만들면서 많은 돈을 끌어 모으려했던 모습들을 보면서 국가라는 '리바이던'은 견재의 대상이며 감시를 해야만 국민이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추운 겨울을 따사로운 촛불로 밝히며 난생 처음으로 대전 탄방동 일대를 행진했다. 같이 나왔던 막내가 걷기 힘들다고 해서 아내가 업고 행진했다. 몸이 약한 아내에게 막내를 넘겨 받아 막내를 업고 외쳤다. "박근혜는 하야하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구호를 외치며 나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국가가 '리바이던'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맴돌았다.

 

2. 국가의 속성!! 애국심의 두얼굴

  "집단에는 양심이 없다."라고 니버가 말했다.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과 밀그램의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악은 평범'하다. 누구라도 생각하지 않는다면, 부당한 지시에 '아니오'를 하지 않는다면, 악마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수 많은 사람들이 '국가'라는 이름의 불법적 명령에 '아니오'라고 말하지 않았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4대강 사업, 연예계 블랙리스트를 수행했다. 남일동 빌딩에 전투경찰이 투입될 때도 전투경찰들은 '아니오, 해서는 안됩니다. 시민과 경찰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유시민이 말하듯이 국가는 폭력을 독점하며 폭력을 합리화한다. 그리고 인간은 부당한 지시에 저항하기보다는 순응이라는 편리한 방법을 사용한다.

  과거 정권의 가장 심각한 폐악은 인간을 그자체로 보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본다는 점이다. 칸트의 두번째 정언명령은 "나 자신이든 다른 어떤 사람이든, 인간을 절대로 단순한 수단으로 다루지 말고, 언제나 한결같이 목적으로 다루도록 행동하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슬프게도 인간을 그 자체의 고귀한 인간으로 보지 않고 어떠한 목적을 위해서 존재하는 수단으로 보는 사고방식은 우리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남일동 빌딩에 올라가 절규하는 시민들을 '도시 게릴라'로 묘사하는 세력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다. 인간을 수단화하고,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부당한 지시를 내리는데도 이를 양심에 따라 '아니오'라고 거부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사회에 존재한다. '아니오', '안됩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을때, 국가가 저지를 수 있는 '리바이던' 적인 모습들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국가에게 '안된다.'라고 말하려 광장으로 나온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부터 나이든 할아버지까지! 촛불을 든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그들이 바랬던 국가는 헌법에 나와있는 국민이 주인이된 국가였다. 국민을 수단이 아닌 고귀한 존재로 여기는 그러한 국가였다.

 

3. 국가를 바꾸는 방법은 무엇인가?

  국가를 바꾸는 방법!!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혁명을 떠올릴 것이다. 혁명을 하려면 많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아니면 소로가 말했던 '시민 불복종'이라는 방법이 있다. 이두 방법 중에서 어느 것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까?

  우선 소로의 '시민 불복종'이라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시민 불복종'이라는 방법은 소극적 저항이다. '적극적 저항'에 비해서 소극적 저항은 사회를 바꿀 수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다. 그러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직접적인 혁명을 현실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간디, 마틴 루터 킹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이 전개했던 '시민 불복종'운동은 인도를 영국에서 독립하게 만들었으며, 미국 사회에서 흑인의 인권을 강화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여기에는 전제가 뒤따른다. 모두가 함께 해야한다!! 사회의 다수를 평화적인 '시민 불복종' 운동으로 움직일 수 있다면 가장 위력이 약한 방법이라 생각되는 이 방법이 가장 위대한 결과를 가져온다. 200년의 식민지배에도 불구하고 영국과 인도가 서로 웃으며 헤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마하트마 간디의 '시민 불복종'운동이라는 평화적 방법덕분이다. 물론, 3.1 운동에서 볼 수 있듯이 평화적 방법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상대가 최소한의 양심이 있는 존재라는 전재가 없는 상태에서 '천황제'라는 '전체주의'에 물든 일제에게는 조선의 평화적 방법은 쉽게 진압할 수 있는 소요일 뿐이었다.

  포퍼는 '불복종 운동'에서 더 나가서, '점진적 공학'이라는 방법을 제시했다. 어떤 경우에도 최대의 궁극적 선을 추구하고 그 선을 위해 투쟁하기 보다는 최대의 악과 긴급한 악에 대항해서 투쟁한다는 포퍼의 주장은 우리 사회에 적합한 이론일까?  혁명은 모순이 극에 달하고 시민의 각성과 압제자가 썩어 빠진 상태에서 성공할 수 있다. 그러하기에 우리 현실에서는 '비타협적 급진주의'보다는 포퍼가 말한 점진적 공학이 더 유용하다. 민주적 방법으로 합리적인 타협안에 도달할 수 있는 포퍼의 '점진적 공학'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포퍼는 '사회혁명'에 반대했다. 왜일까? 혁명이 폭력을 수반하며 독재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질문을 던진다. 모든 혁명이 '폭력'을 수반하는가? 그렇지 않다. 2006년 11월부터 2017년 초까지 '촛불혁명'을 일으키면서 우리는 폭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비폭력을 강요하는 것에 문제있다.'라고 말하는 자도 있으나, 그의 주장을 귀담아 듣는 사람은 없었다. 촛불혁명의 현장은 폭력보다는 온정과 따스함이 자리잡았다. 촛불집회에 돈이 필요하다고 하여, 나와 아내는 만원을 모금함에 넣었다. 딸들도 모금함에 돈을 넣겠다고 하여 급히 지갑에서 돈을 떠내어 딸아이 손에 쥐어주었다. 모금함이 자신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다음 줄로 넘어가려하자, 막내는 달려가서 자신이 쥐고 있던 돈을 모금함에 넣었다. 그리고는 환하게 웃었다. 스스로 대한민국의 주인이며, 대한민국을 위해서 자신도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행복함을 딸아이는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가져온 손난로를 우리 아이에게 쥐어주며 '예쁘다'고 말하는 이웃도 있었다.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는 보수 정치인의 말에, '박근혜가 하야하지 않으면 병석에 누워있는 어머니께서 다음주에는 나오신답니다.'라고 자유발언을 하는 시민도 있었다. 먹을 것을 나눠주는 따스한 이웃도 있었다. 촛불혁명의 장소는 포퍼나 하이에크가 우려했던 '폭력'이 난무하는 장소가 아닌, '사랑'과 '나눔'이 있는 민주주의 학습의 장소였다. 촛불집회 이후, 우리 딸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태극기였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기를 보면서 스스로 대한민국을 바른길로 인도했다는 자부심을 느낀단다. 

  추운 겨울에 따스한 촛불을 밝히며 새해를 맞이했다. 나에게는 또 하나의 의문이 들었다. 이 세상에서 인간이 만든 가장 완벽한 정치제도인 '민주주의'가 왜? 이리도 취약할까? 두번씩이나 함량 미달의 정치인을 대통령을 뽑았고, 그 정치인을 끌어내리려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여 목청껏 '박근혜는 하야하라.', '재벌 개혁하라.'를 외쳤다. 민주주의라는 제도는 왜이리 불완전할까?

 

4. 민주주의는 최악을 막는 제도이다.

  '핼 조선'이라는 단어가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 시기에 유행하기 시작했다. 많은 젊은 이들이 이땅을 떠나 새로운 '유토피아'를 꿈꾸며 이민을 꿈꿨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우리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민'을 선택하는 방법과 대한민국을 바꾸는 방법이 있다. '두려워서 도망친 곳에 천국이란 없다.'라는 말이 있다. 돈이 아주 많아 투자 이민을 가지 않는 이상, 낯선 외국에서 새로운 삶의 뿌리를 내리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새롭게 선택한 '국가'가 나의 마음에 쏙든다는 보장도 없다. 그리고 새롭게 선택한 국가가 마음에 안들게 된다면, 그때 나는 또다른 나라를 찾아헤멜 것인가?

  죽어서 천국을 찾기 보다는 살아서 이땅을 천국으로 만들자! 파랑새를 찾아 헤매지 말고 이 땅을, 대한민국을 파랑새가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존재하기 위해서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피와 민주투사들의 희생이 있었다. 거져 주어지는 것은 없다. 민주국가 대한민국에 무임승차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온 것이다.

  민주주의는 너무도 취약했다. 시민들의 선택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두번씩이나 잘못된 선택을 했고, 그 대통령들은 지금 감옥에 있다. 유시민은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잡아도 마음대로 악을 저지르지 못하게'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이를 달리 말하면,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플라톤의 현자가 대통령이 된다할지라도 자신이 선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마음껏하지는 못한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다른 독재국가에 비해서 마음껏 국가를 유린하지 못한 것도, 노무현 정권과 지금의 문재인 정권이 그들이 생각하는 올바른 길을 마음껏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민주주의의 장점이자 한계이다. 민주주의는 급격한 진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느리지만 꾸준히 진보가 이뤄진다. 느리지만 꾸준한 진보가 있기 위해서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그것을 우리는 촛불혁명을 통해서 몸으로 깨달았다. 한동안 우리집의 유행가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였다. 집안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딸들이 부르기 시작했다. 나도 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학교에서는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를 부르는 학생이 늘어났다. 야간 자율학습에 빠지고, 학원에 갔다가 귀가 길에 촛불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이 나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 학생들이 행진을 하기 전에 반드시 불렀던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를 잊지 않은 것이다. 집에 와서 다시한번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를 들으며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민주주의는 시민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자란다. 민주주의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지 않는다면, 꽃이 물을 먹지 못해 시들듯이, 민주주의도 죽어버린다.

 

5. 한국의 진보정치는 가능한가?

  촛불집회 현장에서 시민들의 자유발언 중에서 한 여성이, 조국교수의 '법학강의'를 인터넷을 통해 듣고 왔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엉망이 되어버린 대한민국호를 살리기 위해서 '법학강의'를 찾아들을 정도로 절실했다. 이러한 절실함이 결실을 맺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그렇다면 대한민국호는 어떠한 정치인들에게 키를 넘겨야할까? 유시민은 대한민국의 진보정치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지면을 할애하며 진보정치인이 지켜야할 도덕과 진보정치의 방향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베른슈타인은 "노동운동이 필요로하는 사람은 자기 모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란 식물도 감싸안을 수 있을 만큼 생각이 넓어야"한다고 말했다. 생각이 교조적으로 흐를수록 정통성 논쟁! 이념논쟁에 빠진다. 중국 공산당의 정풍운동, 1930년대 만주의 민생단 사건, 일본의 적군파에서 '다른 모판에서 자란 식물을 감싸 안을 수' 없는 자들이 벌이는 비극을 볼 수 있다. 그곳은 죽음의 공간이다. 유시민은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의 비극을 예로든다. 교조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결국은 현실을 개혁하지 못하고 히틀러에게 권력을 넘겨주고 모두 죽어갔다.

  '변질'의 위험을 안고 신념윤리와 책임 윤리사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것, 그것이 정치를 통해서 선을 추구하는 자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유시민은 절규한다. 정치인은 일반이들과 다른 윤리적 규범이 적용되어야한다. 자신의 신념과 대척점에 있지 않다면 최악이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서 진보정당들은 연합해야한다. 유시민은 이를 진보정치인들에게 절실히 말하고 있다.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이승만이 권력을 잡고 수 많은 민주투사들이 희생되어야했다. 김구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통일국가 수립이라는 대의를 위해서라도 현실을 받아들이고 남한에서 김구가 권력을 잡았어야했다고 주장한다. 그랬다면, 최소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발전했으며, 어쩌면 더 큰 민족의 비극을 막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신념윤리와 결과에까지 책임을 져야한다는 책임윤리 사이의 딜레마에서 진보정치인들은 현명한 판단을 해야한다. 현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유시민은'진보는 본능을 거슬러 간다.'라고 말한다. '작은 오류만으로도 쉽게 무너진다. 한번 무너지면 복구하기 어렵다. 진보는 바람을 거슬러 나는 새,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는 물고기와 같다.'라고 말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기존에 익숙한 생각, 체제를 선호한다. 그러하기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고, 나이들면 보수 정당에 투표하기도 한다. 유시민의 이말 중에서 '한번 무너지면 복구하기 어렵다.'라는 말이 나의 가슴을 파고든다. 언제나 웃는 모습으로 살아있을 것 같던, 노회찬이 너무도 쉽게 세상을 등진 사건이 떠올랐다. 대기업 삼성을 노회찬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약간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잘못을 '신념윤리'에 위배된다고 괴로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민주주의가 관심과 사랑이 없으면 쉽게 취약해지듯, 진보 정치도 현실이라는 벽앞에 너무도 취약했다.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하려하는 공자처럼, 현실이 쉽게 바뀌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진보정치인들은 현실을 바꾸려 오늘도 바람을 거슬러 날아간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진보를 위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시민의 한사람으로 사랑과 관심을 주자.

 

 

  촛불혁명이 일어나고 이제 2년여가 지나간다. 촛불혁명 이후, 우리 현실도 많이 달라졌다. 보수정권이 들어섰을 때는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관리자들의 행정에 말없이 묵묵히 따르던 사람들이, 이제는 '안된다.'며 당당히 자신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 모두들 촛불혁명 이후 삶이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주변에서 시작된 촛불혁명의 여파는 사회에까지 이어졌다.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운동'이 한국에서만 조용하다고 의아해하던 시사평론가는, 촛불혁명이후 거세게 일어나는 한국의 '미투운동'에 놀란다.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자신들의 힘과 능력, 이땅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각성한 시민들이 깨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꼰대들의 부당한 갑질에 대해서도 당당히 자신의 주장을 하는 깨어있는 시민들을 보며, 촛불혁명의 위력을 다시한번 실감한다. '국가란 무엇인가'라고 나에게 묻는다면, '리바이던'이라는 괴물을 깨어있는 시민들이 길들이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 시민의 관심과 사랑이 없다면, '리바이던'은 시민을 헤칠지도 모른다. 자! 깨어있자! 부당한 지시에 '아니오'라고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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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습작 - 김탁환의 따듯한 글쓰기 특강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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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글을 잘쓰고 싶어한다. 최근에 다양한 글쓰기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으며, 나 또한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 솟구치고 있다. 시중에 많은 글쓰기 책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신뢰가 가지 않은 책들이 많다. 김택환!! 그 이름으로 충분히 글쓰기의 정도를 알려줄 것만 같다. 그의 책 '천년습작'을 읽기 시작했다. 글을 쓰기 위한 비법을 얻기 위해서....

 

1. 글쓸 시간이 없다는 핑계!!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의 가장 많은 핑계는 '시간이 없다.'이다. 하루 중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바쁘게 보내는데 한가하게 책을 읽느냐는 하소연이자 핑게를 들이댄다. 그러나 책은 시간이 남아돌아서 읽는 것이 아니라, 지하철이나 버스를 기다리며, 친구를 기다리며, 텔레비젼 볼 시간을 줄여가며 읽는 것이다. 책읽기의 비법은 글쓰기의 비법과 상통했다.

 

"문제는 외부적 시간의 조건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삶은 사는 이상 글을 쓰는이에게 유리한 시간은 없다."

 

  시간이 많이 주어지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주어진다하더라도 좋은 글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김탁환은 말하고 있다. '시간이 상실되는 지점, 미혹과 시간의 부재가 주는 고독' 속으로 돌입하는 것!! 그 속에서 글쓰기가 이루어진다. 글을 쓰는데 시간이 없다고 투덜대는 존재는 시간이 주어져도 글을 쓰지 않고 새로운 핑계를 찾는다. 글을 쓰기 싫은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그리고 나 자신을 반성해본다. 나는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은 많았지만, 진정으로 핑계만을 찾으며 자신을 합리화하지는 않았는지... 오늘 부터, 지금부터 글을 쓰자.

 

2. 글쓰기의 특별한 비법 하나!!

  많은 글쓰기 비법서를 읽으며,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특별한 비법을 가르쳐달라한다. 그러나 특효약을 달라고 매달리는 사람들에게 대가의 대답은 '글을 써라!, 무조건 써라.'이다. 책상에 앉아서 열심히 쓰면 글을 잘 쓰게 된다는 진리이다. 나는 감탄을 했다. 글쓰기의 특별한 비법을 바라며 노력하지 않고서 자신의 글쓰기 실력이 탁월해지기를 바라지 않았는지, 나 자신을 반성해본다.

  김탁환은 발자크의 일과를 사례로 든다. 밤 12시부터 아침 8시까지 집필을 한다. 이 시간을 그는 평생 5만잔의 커피를 마시며 버티었다. 그리고 오후 시간은 퇴고와 산책으로 보냈다. 어찌보면 단조롭고 어찌보면 지독히도 노력하며 글을 쓰고 있는 발자크!! 탁월한 글을 쓰고 싶다면, 발자크와 같은 대가처럼 꾸준히 글을 써야하지 않을까? 내가 특별한 능력을 얻고 싶다면, 나는 특별한 노력을 해야한다.

 

3. 글쓰기 소재를 얻는 비법

  '책쓰기 연수'를 여름방학 기간 동안 들었다. 학생들에게 시를 쓰도록 하기 위해서, 그 선생님은 학생들과 운동장으로 나가서 드러눕는다. 그리고 하늘과 대화하고, 나무와 대화하고, 쓰레기 통과 대화하도록 한다. 그리고 글을 쓴다. 김탁환도 비슷한 행동을 했다. 어항에 귀를 대고 그들의 대화를 들으려 노력한다. 그러면서 남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대화를 듣는다. 그렇다. 남들이 대화할 수 없는 사물들과 대화하고, 사람들이 들을 수 없는 자연과 대화하면서 글쓰기는 시작된다. 타인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에서 머무르지 말고, 자연과 대화하자!

 

4. 따뜻한 글쓰기, 치유로서 글쓰기

  책을 읽다보면, 책의 오류를 종종 발견한다. 때로는 날카롭게 책에 대해서 비판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김탁환은 '따뜻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따뜻하게 타인의 작품을 품을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따뜻한 시선으로 글을 읽어야한다!! 그러면서 그 글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을 찾아야한다는 대가의 조언이다. 글쓰기 초보와 완숙한 작가의 차이가 느껴지는 지점이다. 상대가 나보다 못한 점을 찾기 보다는 상대가 나보다 나은 점을 찾으려할때, 나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 그래,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책을 바라보자.

  이러한 따뜻한 눈길은 '나' 자신에게로 이어져야한다. 자신의 슬픔을, 자신의 고통을 따뜻한 눈길로 보듬어 줄수 있어야, 진정한 치유의 글쓰기가 이뤄질 수 있다. '책쓰기 연수'에서 강의를 해주신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책을 쓰도록 지도하면서 학생들과 교사가 치유의 과정을 거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자신의 아픈 고통의 지점을 드러낼때, 비로소 치유는 시작되기에 책쓰기를 학생들과 그칠 수가 없다는 선생님들의 강의를 들으며, 자신에 대한 글쓰기 자체가 얼마나 아픈 고통의 과정이며, 상처받은 존재들에게 필요한 비타민인지를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작가는 왜 이런 온갖 위험을 무릎쓰고 글을 쓰는 걸까요'라는 김탁환의 질문이 이해되었다. 작품을 통해서 작가는 자신의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치유를 시작한다. 그리고 독자는 그 상처의 흔적을 보면서 상처받은 자신을 치유한다. 글쓰기는 치유의 과정인 것이다.

 

 

  '불멸의 이순신'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김탁환!! 그의 글쓰기 강의는 평범하면서도 우리가 왜 정도를 걸어야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각종 핑계를 대고 있는 나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해주었다. 상처받은 나 자신과 마주하며 용기를 내어 글을 써야겠다.

  한편, 김탁환은 '소설이 꼭 텍스트의 영역에만 머물 필요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구비-필사-활자를 거쳐 디지털 시대로'접어든 오늘, 소설은 텍스트에서 디지털로 변화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마치 종이 만화에서 웹툰으로 만화가 발전했고, 이 과정에서 웹툰에 에니메이션이 추가 되기도 하는 것 처럼, 소설도 이러한 진화의 과정을 거쳐야하지 않겠냐는 김탁환의 제언을 소설가들은 귀기울여야할 것이다. 소설이 디지털 시대에도 살아남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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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9 13: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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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9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말 절대지식 - 천만년을 버텨갈 우리 속담의 품격
김승용 지음 / 동아시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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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우리 속담을 얼마나 아는가? 아마 30여개를 넘기가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속담을 모아 놓은 백과사전이 있지도 않아 속담을 제대로 공부하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팟캐스트 '떡국열차'에서 김승용씨가 나와서 우리말과 우리 속담을 풀어 냈다. 내가 한국인이고, 고등교육도 받은 사람이기에 우리말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현실은 그러하지 않았다. 김승룡의 현란한 우리말 속담 풀이에 푹빠져들면서, 우리의 말과 속담에 대해서 그 흥미 진진한 이야기를 좀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우리말 절대지식'을 주문했다. 이 책을 다읽는데 1년여의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쉽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이 책을 한꺼번에 다 읽는다면 우리말 속담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의 생활에 활용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하루에 1장 ~ 5장씩 읽어 내려갔다. 그 꾸준히 읽어 내려가서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과연 '우리말 절대지식'에는 어떠한 보물이 숨겨져있었을까?

 

1. 잃어버린 우리의 보석들

  군대에서 점심 식사를하기 전에 중대단위로 인원채크를 했다. 일단은 식당으로 이동하기 전에 번호를 외쳤다. '하나!', '둘'..... 그런데, 갑자기 숫자가 끊겼다.  '마흔 아홉!' 그 다음 순서의 병사가 자신이 외쳐야할 '쉰'이라는 단어를 몰라 당황하고 있었다. '오십'은 알아도 '쉰'은 알지 못했다. 이런일이 종종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이 나에게도 존재함을 이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개호주', '능소니', '초고리', '풀치', '발강이', '모쟁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았는가? 그 뜻을 아는가? 이 단어들은 특정 동물의 새끼를 달리부르는 이름이다. '개호주'는 호랑이 새끼를, '능소니'는 곰을, '초고리'는 매를, '풀치'는 갈치를, '발강이'는 잉어를, '모쟁이'는 숭어 새끼를 부르는 명칭이다. 이러한 단어를 사용하는 예를 이책을 읽기 전까지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이중에서 갈치와 잉어는 우리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생선들이다. 우리는 우리 식탁에 오르는 생선들 새끼들의 명칭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동짓달'과 '섣달'이 몇월인지 아는가? 그럼, 그믐이 몇일인가? 물론 이를 쉽게 답하는 분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를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동짓달'은 11월이고, '섣달'은 12월이다. '그믐'은 그달의 마지막 날로써, 29일이 될 수도 있으며, 30일이 될 수도 있다. 단순히 단어의 뜻풀이만 한다면 이책의 가치는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왜? 섣달이 섣달이지 아는가? 예전에는 12월이 1월이고, 동짓날이 마지막 달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새로운 해가 시작된다하여 12월을 섣달이라했다. 재미있지 않은가? 주옥 같은 우리 말들을 재미있는 어원풀이를 곁들여 소개한다.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이러한 우릿말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2. 맛깔나는 보석!! 우리말 속담들

  '제 똥 구린 줄 모른다.'라는 속담을 아는가? 그렇다면 이와 비슷한 현대 만들어진 속담을 아는가? 모 국회의원이 최초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내로남불'이라는 말을 알 것이다. '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하면 불륜!!'. 이와 비슷한 말이 '남이 하면 에로 내가 하면 멜로', '남이 하면 간섭 내가 하면 관심', '니가 하면 비리 내가 하면 의리', '나는 팬이고 너는 빠다'라는 말이 있다. 속담이라면 보통 늦어도 조선시대 쯤 만들어져서 지금까지 사용될 것이라 추측한다. 그런데, 김승용은 현대에 새로 만들어져 사용되는 속담들까지 수집 정리했다. 언어는 사용되고 있을때, 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많은 속담들이 사라지고 있지만, 많은 속담들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새로운 속담들이 만들어져 쓰인다면, 우리의 언어 생활은 보다 풍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나도 하나 만들어 보았다.

  '내가하면 장난, 남이하면 괴롭힘!!' 우리 교육 현장에서 친구들을 괴롭히는 학생들이 흔히 '장난이었어요.'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내로남불'의 학교판!! 이 속담으로 학교에서 벌어지는 '괴롭힘'을 예방해보아야겠다!!

 

3. 삶을 들여다보는 보석!! 속담에 숨어있는 조상의 삶과 지혜

  어려서 아버지께서 '구운 게도 다리 떼고 먹어라.'라는 말의 풀이를 해주었던 것이 생각난다. 부모의 시묘살이를 하던 사람이 있었다. 물가에 씻으러 갔다가 게를 보고는, 시묘살이가 끝나면 저 게를 잡아먹어야겠다고 입맛을 다셨단다. 그런데 시묘살이 끝나기를 하루 앞두고 이를 못참고서는 게를 잡아 구워먹었다. 지나가던 사람이 이를 보고서 그 사람을 나무랐단다. 그래서 시묘살이하던자가 게를 구워먹기 전에 나무다리를 떼어 놓고 먹었다면 효자소리를 들었을 것이라며, 사람들이 '구운 게도 다리 떼고 먹어라.'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속담 하나에 '시묘살이' 풍습이 녹아있다. 조상의 삶이 녹아있다. 이렇게 조상의 삶이 녹아 있는 보석들이 이책에는 많이 소개되어 있다.

  '가재 물 짐작하듯'이라는 속담을 들어 보았는가? 무엇이든 미리 짐작을 잘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속담은 가재를 잘 관찰한 조상들의 세심한 관찰력이 숨어있다. 가재는 허파로 호흡하지 않는다. 물고기 처럼 아가미로 호흡한다. 가재는 커다란 머리 투구 안쪽 공간 사이에 물을 저장하여 그것으로 아가미 호흡을 하며 물 바깥에서도 일정 시간동안 버틸 수있다. 상류의 얕은 물에서 사는 가재가 상류의 물이 줄어들 경우 이사를 가야하는데, 그럴 경우 물바깥에서도 호흡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 가재의 호흡법이 빛을 발한다. 가재의 생태를 관찰하고 이를 속담으로 만든 조상의 지혜도 감탄을 자아내지만, 이를 글로 자세히 표현한 저자 김승용의 노력은 더욱 감탄을 자아낸다.

 '갓 사러 갔다 망건 사온다.'라는 말을 들어 보았는가? 많이 들어보지는 않았어도 들어는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러한 속담이 만들어 졌는지는 아는가? 엣날에 갓과 망건은 매우 비싼 물건이었다. 그런데, 둘의 값이 거의 같았으며, 같은 곳에서 팔았다한다. 자기가 원래 사려던 것을 장사꾼의 말에 흔들려 갓을 사지 않고 망건을 사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한다.

  '칠성판에서 뛰어 났다.'라는 속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칠성판이 관 바닥에 까는 얇은 널조각이며, 여기에 북두칠성을 본떠서 일곱게의 구멍을 뚫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산 김가 셋이 죽은 최가 하나를 못당한다.'라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가'가 '최씨'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저승에서 가장 높은 판관인 '최판관'을 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홍치마'를 입는 사람을 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나이 많은 남자 혹은 홀아비가 돈을 주고 신붓감을 데려 올때 어린 여자나 처녀와 결혼하겠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속담이다.

  속담을 알면 조상들의 삶이 보이고, 속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상의 삶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용하지만, 속담이 만들어진 이유를 알면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속담이 있고, 너무도 친근함이 느껴지는 속담이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조상의 삶을 말해주고 있다.  

 

4. 잘못 알고 있었던 보석들! 그 참의미를 알게 되다.

  "아빠 까마귀 고기 맛있어요?"라는 나의 질문에 아버지께서는 "먹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그런데 까마귀 고기를 먹으면 잘 까먹는단다."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다시 "먹어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아요?"라고 묻자, "잘 까먹는 사람에게 '까마귀 고기 먹었냐?'라고 하잔니"라고 말씀하셨다. 한방에서는 자연의 동식물이 약재로 사용되기도 하고, 특정 동식물을 먹으면 다양한 효능이 나타나기에 아버지의 말씀을 그때는 그대로 믿었다. 그런데, '까먹다'를 까마귀와 연관시켜 만들어진 속담이라는 사실을 이책을 통해서 알고서는, 무릎을 탁치며 웃었다.

  '계란유골(鷄卵有骨)'이라는 고사성어를 아는가? 이 고사성어를 두가지로 풀이할 수 있다는 것도 아는가? '계란유골(鷄卵有骨)'이라는 고사를 유정난의 경우 병아리가 되다 말 경우도 있기에 실제로 '뼈가 있다.'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有骨을 '곯아 있다.'의 이두식 표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중학교 한자시간에는 '뼈가 있다.'라는 해석으로만 배웠다. 당연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고사성어를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할 수도 있는 사실이 재미있다.

 '일석이조(一石二鳥)'라는 고사성어를 아는가? 중학교 '한자' 수업시간에 배웠던 이 고사성어가, 사실은 순수한 고사성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가? 영어속담 "To kill two birds with one stone"을 일본 메이지시대에 '돌 하나 새둘'로 직역한 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란다. 그 이전에는 '일거양득'만이 사용되었단다.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일본으로부터 많은 말들이 들어왔다. 우리가 잘아는 '혹부리 영감' 동화도 일본의 민담이 일제 강점기 교과서를 통해서 전해진 이야기이다. 우리 문화 속에 일제의 영향력을 지금도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알고 쓰는 속담과 모르고 쓰는 속담에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5. 옥의 티를 찾아라!

  옥에도 티가 있듯이, '우리말 절대지식'에도 약간의 오류가 있다. 우선 명백한 오류로 보이는 몇가지를 찾아보자.

  첫째, ‘자두연두기(煮豆燃豆萁)’와 '자두연두기(煮豆燃豆箕)' 중에서 어느 것이 맞을까? 萁는 '콩깍지기'이고, 箕는 '키기'이다. '콩대를 태워 콩을 삶'는다는 표현을 할 때는 '콩깍지 기'자를 써야 맞다.

  둘째, '성동격서'를 설명하면서 ''손자병법' 36가지 계책 중 여섯 번째 계책으로'라고 설명했다.무엇이 오류일까? '손자병법'과 '36계'는 별도의 책이다. '손자병법'안에 '36계'가 있는 것으로 착각한 듯하다.

  셋째, 131쪽 주에 '나폴레옹도 감옥에서 돈에 매수된 주방장이 음식에 조금씩 넣은 비소에 의해 암살되었다.'라고 서술했다. 여러분도 잘알 듯이, 나폴레옹은 감옥에 갖혀 죽은 것이 아니라, 세인트 헬레나 섬에서 일생을 마쳤다.

  저자 김승용은 치밀한 자료조사를 통해서 훌륭한 속담사전을 완성했다. 나는 그의 노력을 존중한다. 그러나 그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따르지는 않는다. 그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을 소개해보자.

  첫째,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라는 말의 어원을 아는가? 이책에는 '송남잡지'를 인용하여, '지금 남녀가 하룻밤의 인연을 맺음을 일컫는다. 왜구가 우리나라를 쳐들어 왔을 때 단 하룻밤을 머물러 자고 가더라도 적을 막기 위해서 반드시 성을 쌓았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고등학교 시절, 일본어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는 이와는 다르다. 노총각으로 늙어가는 사람이, 옆집 여성에게 자신이 당신의 남편대신 만리장성을 쌓으러 가겠으니, 자신과 하룻밤을 자자고 했단다. 결국 그 여성과 하룻밤을 자고 만리장성을 쌓으러 그녀의 남편대신 갔다고 한다. 여기에서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라는 속담이 나왔다고 한다. 설득력으로 치자면, '송남잡지'보다는 일본어 선생님의 설명이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고 일본어 선생님이 들려준 설명이 100% 확실하다고 단정은 못하겠다. 호사가들이 지어낸, 민간어원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둘째, '만만한 놈은 성도 없나'라는 속담의 어원이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누구나 성과 이름이 존재하니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내용이라는 주장과 '성'을 성질로 풀이해서 만만한 상대도 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성낼 때도 있음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어느 설명이 옳을까? 나는 두번째 설명이 타당하다고 본다. 우리가 잘 알듯이 우리나라 사람들 누구나 성을 갖게 된 것은, 갑오개혁 이후이다. 신분제도가 폐지되면서 해방된 노비들도 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도 나의 추정이다.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하는 고리타분한 사전이 아니다. 맛깔나는 설명과 다양한 사진자료까지 첨부되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고금을 넘나드는 다양한 우리의 속담을 풀이하고, 속담과 관련있는 고사성어, 현대속담, 생태학적 지식을 소개하고 있다. 토마토가 채소로 분류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채소로 분류되고 있으나, 유럽에서는 과일로 분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렇게 다양하고도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이책에 가득하다. 한국어를 사랑하는 모두가 이책을 소장하고, 틈틈이 옆에두고 읽었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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