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으로 읽는 종교 이야기 -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탄생의 역사
홍익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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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이 유행하던 중세 시대, 흑사병의 공포에서 벗어나고자 교회에 모여 기도하던 이들이 흑사병에 집단 감염되어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교회에서 하는 기도가 흑사병으로 부터 중세인들을 구원하지 못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그들은 몰랐다. 그로부터 천여년이 지난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기도원발, 교회발 집단 감염이 폭발하고 있다. k-방역 이라는 말을 내세우며 방역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져가던 대한민국이 일부 종교시설에서 일어나는 집단 감염으로 코로나 19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 19의 확산에는 특정 종교 활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신천지발 1차 대유행에 이어서, 종교 시설에서 이뤄지는 지금의 집단 감염을 바라보며, 종교가 무엇이기에 코로나 19 감염의 위험 속에서도 그들은 종교에 집착하는지를 알고 싶었다. 서가에서 여러 책들을 살펴보았다. 세계 종교의 역사를 한권으로 집대성한 책을 찾았다. 특정 종교에 관한 서적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으나, 세계 종교를 아우르면서도 쉽게 풀어쓴 책은 찾기 힘들었다. 그러던차에 홍익희의 "문명으로 읽는 종교 이야기"라는 책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쉬운 문장으로 쓰여진 홍익희 저자의 책을 펼쳐 들었다.

 

1. 하늘 아래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

  '신이 천지를 창조하고 인간을 만들었다'라는 종교인들의 설명을 들을 때마다 '신이 천지를 창조하고 인간을 만들'때, 이를 지켜본 사람이 있는가? 라는 의문이든다. 마치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천지창조와 인간 창조라는 일련의 과정을 마치 지켜본듯이 말하는 종교인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하는 말에 신뢰성을 느끼지 못했다. 마치 시간을 초월해서 특정 종교 홀로 존재하하는 듯한 설교를 할때는 불쾌함마져 들었다.

  홍익희 저자의 "문명으로 읽는 종교이야기"를 읽으며 '하늘 아래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크리스트교는 세계적으로 강한 영향력을 가진 종교이다. 자신이 유대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인류의 조상을 아담과 이브에게서 찾기도 한다. 심지어 출에굽기 이후 이스라엘 민족과 하느님이 맺은 시나이산 언약을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하느님고 맺은 계약인 것 처럼 말하는 유명인도 있다. 그런데,출애굽기 19장 이하에 기록된 하느님과 이스라엘 민족 사이에 맺은 시나이산 언약의 형식이 히타이트제국과 약소국 사이에 맺은 '종주권 계약'고 흡사하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크리스트교는 홀로 존재한 종교가 아니었다. 수 많은 문명과 교류하면서 그들의 장점을 흡수하면서 오늘날 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

  조로아스터교가 유대교와 크리스트교, 이슬람교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너무도 유명하다. 조로아스터교에 유일신사상, 구세주의 등장, 최우의 심판 등의 사상이 셈계통의 종교에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조로아스터교의 경전인 아베스타와 인도의 산스크리트 경전이 유사하다는 점이다. 문화적으로, 거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서아시아와 인도에서 발생한 두 종교가 유사하다니 믿기지 않는 사실이다. 사실 인도와 페르시아는 같은 아리안인을 조상으로 두고 있다.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는 두 지역은 사실은 한뿌리에서 자라난 문명이었다.

  심지어, 인도에서 탄생한 불교가 아소카왕의 포교활동으로 크리스트교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불교의 수많은 설화가 크리스트교에 영향을 미쳐 비슷한 이야기 구조를 갖는 것도 이때문이다. 그래서 문명 사학자 토인비는 "20세기 가장 의미 있는 일은 불교와 기독교가 만난 사실"이라 했으며, 라이프치대학 루돌프 자이델 교수는 "불교와 기독교의 내용을 비교해보니, 최소한 50개의 스토리가 일치한다."고 말했다.

  서로 엄청난 거리를 두고 있는 종교 사이에 끊임 없는 교류와 융화 작용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정해야한다. 하늘아래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 이 사실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종교를 절대시하기 보다는 타종교에 대해서 열린 마음을 가져야한다.

  

2, 개방과 융화가 답이다.

  세계 종교가 성립할때부터 종교는 한 문명의 기초위에 토대를 다졌다. 종교가 성장하면서 타종교의 영향을 받아 이를 융화시키면서 종교는 더욱 성장하였다.

  셈계통 종교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종교는 조로아스터교이다. 조로아스터교의 성립에 아리안의 문화와 서아시아 문명이 기대한 영향을 미쳤음은 분명하다. 조로아스터교가 성립하자, 조로아스터교는 서아시아 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아케메네스왕조 페르시아의 키루스왕(성경에는 고레스왕으로 나온다.)은 관용정책을 펼쳐 제국을 더욱 확장시켰다. 키루스왕의 관용정책의 사상적 기반에는 조로아스터교가 있었다. 조로아스터교의 유일신 사상은 서아시아 각지에 있는 모든 신을 유일신 '아후라 마즈다'가 관장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키루스왕은 아후라 마즈다의 뜻에 따라 선한 영의 전사로서 의로움과 자비로움으로 이 세상에 '정의와 평등'을 구현하기 위해 앞장섰다. 기원전 538년 유대인의 귀향을 허락한 것도 키루스왕이 아후라 마즈다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서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키루스왕을 메시아로 추앙했으며, 키루스왕이 믿는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을 받아 유대교를 재정립했다.

  개방적인 사고와 타문화를 자신의 문화에 융합시키는 탁월함은 문명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모든 종교가 개방적인 사고와 타문화를 자신의 문화에 융합시키는 탁월함을 가지지는 못했다. 일단 세계 정교로 발전하고 나서는 교조화되어 폐쇄성을 띄는 경우가 많다.

  중세시대, 발도파의 활약으로 크리스트교는 민중속으로 스며든다. 성경을 번역하고 쉬운 말로 민중에게 설교한다. 그자 평신도가 사제와 종교 논쟁을 하는 일이 벌어진다. 크리스트교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트교 사제들은 이를 위기로 인식했다. 1229년 그레고리오 9세는 툴루즈공의회를 열어 평신도들이 성경을 읽거나 번역, 소지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복음을 전파해야하는 사재들이 복음이 담겨있는 성경을 읽지도, 번역하지도 심지어 소지하지도 못하게 하는 웃지 못할 일을 저질렀다. 지식을 독점하고, 민중을 우민화시켜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어리석은 모습은 조선시대 훈민정음을 반대했던 최만리를 비롯한 양반 사대부의 모습과 흡사하다. 결국, 개방성과 유연성을 상실한 크리스트교는 썩을 데로 썩어서 종교개혁을 맞이한다.

  무신론자와 종교를 가지지 않는 자가 늘어나고 있다. 저출산고 고령화의 영향으로 신자들이 늙어가고 있고, 이는 종교인들의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현대 종교는 과학으로부터도 위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논쟁이 창조론과 진화론의 대립이다. 크리스찬들이 나에게 선교를 할때, 그들에게 하는 단골 반론도 진화론이었다. 그들이 아무리 종교적 믿음으로 선교한다할지라도 교육수준이 높은 젊은이들의 과학적 사고와 조화를 이룰 수 없다면, 선교의 결과는 미미할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보다 개방적이고 타종교의 장점을 자신의 종교에 융합시키라 조언하고 싶다.

  유대교의 티쿤올람 사상에 진화론을 융합시킬 수 있는 힌트가 있다. 티쿤(고친다)과 올람(세상)이 합쳐진 말로 '세상을 개선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했으나, 그 창조는 완벽한 창조가 아니었다. 세상은 미완성의 상태로 창조했으며, 하느님의 창조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삶을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하느님의 창조 작업에 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이러한 티쿤 올람 사상은 진화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다. 보다 합리적 창조론을 만들 수 있는 힌트가 유대교의 '티쿤올람'사상에 있는 것이다.

  자신의 종교만을 지고지순한 절대적 가치로 여기는 종교인들에게 당신의 종교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방과 융화'의 과정을 받아들이라 조언하고 싶다.

 

 

저자 홍익희는 불교와 힌두교, 브라만 교는 심하게 반목을 하지 않고, 종교의 큰 흐름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반면에, 셈족의 종교인 유대교와 크리스트교, 이슬람교는 한뿌리에서 나왔음에도 다름을 인정하기 보다는 반목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나와 다름을 없애야할 절대악으로 여기는 지금의 교조주의에 빠져든 종교인들은 신의 이름으로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같은 하느님을 믿지만, 유대교라는 외투, 크리스트교라는 외투, 이슬람교라는 외퇴를 입었다고 서로에게 총뿌리를 겨누기도했다. 그들이 입고 있는 외투는 다르지만, 그 안에 계신 신은 같은 하느님임을 그들은 모르고 있다. 하늘아래 홀로 존재하는 것이 없기에, 개방적이어야하며 타문명의 장점을 나의 것으로 융화시키는 현명함이 필요함을 "문명으로 읽는 종교 이야기"에서 말하고 있다. 이제, 종교인들이 응답할 때이다. 당신이 믿는 신은 나와 다른 존재를 존중하라고 말하고 있는가? 없애야할 절대 악이라 말하고 있는가?

 

 

ps. 이 책에 오류도 꾀 있다.이를 간단히 언급하겠다.

127쪽: "요즘 관광객들이 보는 이집트 신전건축물의 대부분은 이때 유대인 건설노예에 의해 지어졌다."

=> 영화 '엑소더스'에 이집트 건축물을 유대 노예가 건설한 것처럼 묘사하여 고고학자들에게 지탄을 받았던 적이 있다. 이집트의 건축물들은 대부분 급료를 받은 평민에 의해서 건설되었다.

 

148쪽 "한손에는 꾸란을 다른 손에는 칼을 들고 이슬람교를 포교했다."

=> 서구가 이슬람에 대한 편견에 가득차서 만든 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슬람이 강제 개종을 시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도 '칼을 들고 이슬람교를 포교'했다는 표현을 사용한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

 

383쪽 콘스탄티누스가 태양위에 빛나는 십자가를 보고 싸웠다는 설화를 사실인 것처럼 소개한점.

=> 역사를 배운 사람이라면 이것은 거짓임을 알 것이다. 후대에 만들어진 설화를 역사인 것처럼 서술하는 어이없는 일은 없을 것이다. 로마 여행시기 가이드조차도 콘스탄티누스가 태양위의 십자가를 보고 싸웠다는 묘사는 거짓임을 지적했는데, 홍익희는 이를 모르고 있다니, 못내 실망스럽다.

 

494쪽 투루 푸아티에 전투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카룰루스 대제때의 일이다."라고 서술한점.

=> 앞부분에서 마르텔이 승리를 이끌었다고 서술하고는 뒷문장에 칼롤루스 대제 때 일이라는 어이없는 서술을 했다. 시간개념이 파악안된 상태에서 서술한 것으로 보인다. 카롤루스 마르텔 이후의 인물이 칼롤루스 대제이다. 세계사 교과서를 가지고 확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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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 2020-12-19 0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회 오랫동안 몰입해서 다녔지만 종교는 이제 지쳤고 싫고 미워요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 세계 문명을 단숨에 독파하는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조 지무쇼 엮음, 최미숙 옮김, 진노 마사후미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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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공부하다보면 수많은 도시의 이름을 접하게된다. 단순히 스쳐 지나가기에는 도시에 담긴 역사와 문화가 너무도 깊다. 각 도시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얻고 싶었던 차에 조 지무쇼의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가 나의 눈에 들어왔다. 30개 씩이나 되는 도시를 한권에 담는것 자체가 무리일 텐데..... 과연 조 지무쇼는 나의 기대에 부응하고 나의 걱정을 기우로 만들수 있을까?


1. 일본중심의 세계사

  역사서는 저자의 역사관이 담겨있을 수밖에 없다. 이책 또한 일본인 저자의 일본중심의 세계사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첫째, 30개 도시의 선정기준에 의문을 품고 싶다. 세계 도시 30개 중에서 한국의 도시는 단 하나도 없다. 그에 반해서 일본의 도시는 '천년의 수도'라는 수식어를 붙여 교토를 장황하게 서술했다. 그밖의 많은 도시들을 30개 도시에 선정하면서도 선정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극히 주관적인 선정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둘째, 일본중심의 서술이 보인다. 상하이의 조계시대를 끝낸 것이 일본이라는 서술부터 시작해서, 오스트레일리아가 완전한 독립을 결심하게 하는 계기가 일본과의 싸움 때문이라는 서술은 떨떠름한 느낌을 주었다. 만약 조 지무쇼가 일본의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의 글을 한줄이라도 남겨 놓았다면 떨떠름함은 적었을 것이다. 

   일본인이 썼기에 일본중심의 서술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이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떨떠름함이 한국인이기에 갖을 수 있는 기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책에서 개운치 못함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2. 두껍지만 얇은 책

  이책은 두껍지만 얇은 책이다. 왜? 두껍지만 얇은 책일까?

  첫째, 책은 3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다. 그러나 300페이지 넘는 책에 30개의 도시를 담다보니, 한 주제에 10페이지 안밖의 서술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과 지도를 포함한다면 각도시에 대해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은 너무도 적다. 깊이 있는 정보를 얻기를 기대한 독자라면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둘째, 쉽게 읽을 수 있다. 3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사진과 지도를 빼면 책의 분량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책의 깊이도 깊지 않기에 마음잡고 읽으면 단숨에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이다. 무거운 책을 읽고 머리식히기를 위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두껍지만 얇은 책이기에 책의 두께에 겁먹지 말고 가볍게 읽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하루에도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중에서 묵직한 깨달음을 주는 책을 얻기는 힘들다. 가볍게 세계여행하듯이 즐기길 워한다면 이책을 선택해도 괜찬을듯 싶다. 깨달음의 무개를 느끼고 싶다면 다른 책을 선택하길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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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다르크 2020-12-07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저 또한 일본 작가들의 세계사 작품에 실망을 하고 있던 터라
구매를 망서리던 참이였지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책을 읽으며 얻은 실망감이 무척 오래가더라고요. 감사합니다.

강나루 2020-12-07 18:58   좋아요 0 | URL
도움이 되어 기쁩니다
 
세계는 왜 싸우는가? - 김영미 국제분쟁 전문 PD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전쟁과 평화 연대기
김영미 지음 / 김영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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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를 통해서 세계 여러 나라의 소식을 접하면서 내가 알지 못하는 지구상의 수많은 나라들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다. 특히 국제분쟁 전문 PD 김영미의 "중동백과사전"은 생생한 현장성이 살아 있어 재미와 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코너였다. 서가에서 김영미 PD의 책 "세계는 왜 싸우는가"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책을 펼쳤다. 처음 나의 눈에 들어온 나라는 레바논이었다. 그런데, 최근 폭발 사고가 일어난 베이루트가 책속에 소개된 레바논이라는 사실을 책장을 한참 넘긴 다음에게 머릿속에 떠올렸다. 분명, 김영미 PD가 자세히 설명해준 베이루트 폭발사고를 머릿속에 담고 있었는데, 책으로 만난 베이루트와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뉴스를 통해서 접하는 수많은 정보들은 조각난 상태로 파편이 되어 나의 머릿속을 떠돌뿐, 하나의 지식으로 머릿속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었다. 파편화된 정보를 하나의 지식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다읽기로 마음 먹었다. 


1. 강대국의 욕심은 끝이 없다. 

  분쟁이 일어나는 지역을 살펴보면, 하나 같이 가슴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분쟁이 일어나는 원인도 다양하지만, 상당수는 강대국들의 욕심이 분쟁을 부추기는 측면이 많다는 것이다. 그 사례 두가지를 살펴보자. 

  '블랙 위도우(Black Widow)'를 아는가? '어벤져스' 스리즈에 미녀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매혹적이면서도 악당들을 유연한 몸놀림으로 제압하는 강한 여성 전사이다. 그런데, 현실 속의 '블랙 위도우'는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고통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여인들이다. 사랑하는 이의 원수를 갚고자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는 슬픈 존재이다. 2002년 10월 23일, 체첸군이 모스크바 돔쿨투리 극장에 난입하여 "러시아군의 일주일 내 체첸 철수"를 요구하며 인질극을 벌였다. 러시아는 마취제를 사용해서 인질로 잡혀 있던 민간인을 포함해서 체첸 '자살 특공대'를 제압했다. 50여명의 체첸 '자살 특공대' 중에는 19명의 여성 시신이 있었다. '검은 미망인(Black Widow)'이라 불리는 여인들이었다. 러시아군에게 가족과 남편을 잃은 '블랙 위도우'들은 원수를 갚기 위해서 '자살 특공대'가 되었다. 

  소련이 붕괴했지만, 러시아는 체첸의 독립을 허락하지 않았다. 체첸 국경 지대인 캅카스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180억~35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기에 러시아는 체첸을 놓아 주지 않았다. '자원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석유를 비롯한 다아야몬드 등의 갑비싼 광물들이 많은 나라들은 강대국들에 의해서 저주를 받는다는 말이다. 풍부한 지하자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난과 분쟁에 고통받는 나라들이 많다. 이들 나라들은 '자원의 저주'를 받고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풍부한 지하자원을 지킬수 없다면, 풍부한 자원은 오히려 재앙이 된다. 체첸의 풍부한 석유와 가스가 체첸에게는 행복을 주기보다는 러시아의 식민지배라는 고통을 가져다 주었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으며, 지하자원도 풍부한 러시아의 욕심은 끝이 없다. 999석을 가진 부자가 1000석을 채우려 가난한자의 1석을 빼앗으려는 모습을 국제 사회에서 너무도 쉽게 볼 수 있다. 

  미국도 자국의 욕심을 채우는데 혈안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사담 후세인은 '중동의 헌병'이라 불릴 정도로 친미적인 사람이었다. 미국을 대신해서 이란과 대리전쟁도 치뤘으며, 미국은 이란의 병력 배치를 인공위성으로 찍어 후세인에게 알려줄 정도로 미국과 후세인의 관계는 돈독했다.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할 때도 이라크 외교관이 미국 외교관에게 침공여부를 물었다. 미국은 "그건 당신들 일입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것을 후세인은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해도 미국은 관여하지 않겠다는 말로 해석했다. 결국 걸프전쟁이 일어나 이라크는 경제제제를 받았다. 아버지 부시에 이어서 아들 부시도 이라크를 침공해서 후세인은 제거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 강대국의 외교정책이다.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한 업보가 있기에 미국을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쿠르드족 문제를 떠올리면 미국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영국의 처칠이 쿠르드족의 독립운동을 좌절시키기 위해서 독가스로 쿠르드족을 죽이기도 했으며, 후세인이 독립운동을 하는 쿠르드족을 독가스로 살해하기도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때는 물론이고, 미국이 IS를 제거할 때도 쿠르드족은 미국을 믿고 이라크와 IS를 상대로 힘겨운 전투를 벌였다. 여성들 까지 전투에 참여할 정도로 독립국가 건설을 약속한 미국을 믿고 자신들의 모든 것은 쏟아 부었다. 그러나, 미국은 연이어서 쿠르드족을 배신했다. 약속했던 독립국가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강대국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약자를 배신하는 것을 너무도 쉽게 생각한다.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에 출연한 쿠르드족 출신 기자 알파고 시나씨는 미국에게 이용만 당하면서 버림받는 쿠르드족을 "막대기"에 비유했다. 필요할 때 강대국의 적을 때리는 막대기로 상요하다가 필요가 없으면 언제든지 버림받는 "막대기"가 바로 쿠르드족이이다. '한번 속으면 속인 사람의 잘못이지만, 두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못난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쿠르드족은 영국을 비롯한 수많은 강대국들에게 수차례 이용만 당하고 있다.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 버리는 강대국의 외교정책을 우리는 반면 교사로 삼아야한다. 서울시 광장에 성조기와 태극기, 심지어는 이스라엘기를 가지고 시위하는 철없는 노인들이 있다. 미국의 비위만 맞추려 간도 쓸개도 다 내어주려하는 철부지들이 있다. 이들이 냉혹한 국제정치를 이해하는 날이 오길 소망해본다. 


2. 죽음을 가까이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

  가장 가까운 존재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보는 것은 너무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팔레스타인에서는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오마르라는 소년의 누나는 자살 폭탄테러를 일으키고 폭탄과 함께 세상에서 사라졌다. 오마르는 자신의 누나가 너무도 자랑스러우며, 자신도 누나의 뒤를 따르겠다고 말한다. 김영미 PD는 오마르의 말에 너무도 놀란다. 


"나는 내 운명을, 아니 팔레스타인의 운명을 알아요. 난 한 명이라도 이스라엘 사람을 죽이라고 태어났어요"


  오마르는 너무도 일찍 철이들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축구하고, 부모에게 응석을 부려야할 나이에 철이들어버렸다. 팔레스타인의 운명을 알고, 자신도 그 운명을 따라가야하는 사실을 너무 일찍알아버렸다. 너무 어린 나이에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행복해야한다. 팔레스타인의 어린이들은 너무도 이른 나이에 자신의 운명을 알아버렸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극단 세력들은 갈등을 부추긴다. 이를 통해서 자신들의 부정부패를 숨기고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에 의해서 자식이 죽음을 당한 이스라엘 어머니에게 팔레스타인 어머니가 찾아가 위로했다. 얼마 후, 이스라엘인에 의해서 팔레스타인 소년이 시신이 되어 발견되었다.그 장례식에 자식을 잃은 이스라엘 어머니가 찾아가 위로했다. 자녀를 둔 어머니라면, 팔레스타인이든 이스라엘이든 자식 잃은 고통은 같을 것이다. 그런데, 피의 보복을 통해서 갈등을 증폭시키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이들의 아픔을 보듬어 화해의 꽃를 피울 수는 없을까?

  죽음 곁에 살아야하는 사람은 팔레스타인 사람만이 아니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젊은이들 중에서도 죽음을 가까이에 두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아프가니스탕에 파견된 미군의 나이는 18살에서 23세이다. 김영미 PD가 군대에 지원한 동기를 묻자, "대학에 가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전쟁에서 희생되는 존재들은 사회의 가장 약한 자들이다. 무기와 군수물자를 파는 부자들은 돈을 벌고, 가난한 자들은 시체를 내어준다. 미국은 모병제 국가이다. 군대에 지원하는 사람들은 돈이 필요한 가난한자들이다. 그들은 방금전까지 자신과 대화했던 전우가 시신이되어 돌아오는 것을 보아야한다. 그리고 자신도 언제 죽은 전우의 품으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살아야한다. 

  미국의 군인과 팔레스타인의 어린이들은 다 같이 죽음을 곁에 두고 산다. 단지 다른 점이라면, 미군은 죽음을 곁에 둔 댓가로 자신이 필요한 돈을 얻는다면, 팔레스타인 아이들은 죽음을 통해서 가족과 민족의 울분을 토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누가 이들을 죽음 곁으로 내모는가? 이러한 불합리한 현실을 개혁할 방법은 없을까?

  언제나 죽음을 곁에 두고 사는 사람들을 우리가 직접적으로 도울 방법이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바라만 볼 수도 없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부터 해야한다. 김영미 PD는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방법을 소개한다. 공정무역을 통해서 콜롬비아 초콜릿을 먹는 방법이다. 납치와 마약관련 범죄가 끊이지 않는 콜롬비아에서 코카인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커피나무나 카카오나무를 재배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우리가 콜롬비아 초콜릿과 커피를 마신다면, 마약관련 범죄가 줄어들 것이다. 나의 소비를 바꿔서 세상을 보다 안전하게 만든다면 해볼만한 일이지 않을까? 


 서울에서 체첸에 가는 시간과 서울에서 동티무르에 가는 시간 중에서 어느 시간이 더 오래 걸릴까? 체첸은 러시아 서쪽 끝에 있고, 동티무르는 동남아시아에 있다. 정답은 동티무르이다. 체첸까지 12시간, 동티무르까지 12시간 30분이 걸린다. 평면지도에 익숙한 우리에게 좌우는 멀게 느꼊지만, 위 아래는 가깝게 느껴진다. 지구는 둥글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우리의 평면적 사고가 얼마나 부정확한지를 알된다. 국제 분쟁 전문 PD 김영미의 '세계는 왜 싸우는가' 세계를 평면적으로 인식했던 우리에게 입체적으로 바라보도록 도와주고 있다. 알리의 죽음을 묻자 마치 눈앞에서 자신의 부모가 죽은 것처럼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는 시야파이야기와 포르투갈지배가 계속되길 바라며 친포르투갈 성향을 드러낸 동티무르인과 인도네시아의 지배를 바라는 친인도네시아 민병대를 이야기, 엄마폭탄이 터지면서 아기폭탄이 사방으로 튀어나와 수많은 살상자를 낳는 끔찍한 집속탄을 우리나라가 생산해 수출한다는 이야기들은 씁쓸하면서도 오늘을 제대로 바라보도록 도와주는 이야기였다. 

  물론, 이 책에서 아쉬움은 있다. 전쟁이 없어지기를 바라며 분쟁지역을 누비는 김영미 PD의 노고는 감사하지만,분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을 지적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종교와 민족의 갈등 이전에, 강대국의 이익과 자본가와 군산세력들이 전쟁을 원한다는 사실을 김영미 PD는 지적하지 못하고 있다. 전쟁을 없애려면 전쟁을 통해서 이익을 얻는자들을 먼저 없애야한다는 평점한 진리를 우리는 기억해야한다. 또한가지, 로잉야족 사태에 침묵하는 아웅산 수치 여사를 서술하면서 "수치여사를 보며 민주화투사라도 정의를 제대로 보고 배우지 않으면 언제든 저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단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민주화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미얀마의 상황에서 아웅산 수치여사는 실권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실권은 군부가 장악하고 있다. 아웅산 수치여사가 침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것은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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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이야기 - 그들은 어떻게 부의 역사를 만들었는가
홍익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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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민족,유대인! 그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마빈 토케이어가 쓴 '탈무드'라는 책을 통해서 였다. 자선을 베풀줄 아는 사람들이며, 부유한 그들을 시기 질투하는 유럽인들에게 박해를 받았고, 마침내, 2천년 동안의 유랑을 끝내고 약속의 땅에 '이스라엘'을 세운 민족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팔레스타인인들을 몰아내고 이스라엘을 세운 것에 대해서 비판하는 친구에게 유대인 편에서 반박했을 정도로 유대인에 대한 친근감은 높았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지역에 폭탄이 쏟아지는 모습을 언덕위에 올라가 감상하면 환호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유대인에 대한 우호적인 생각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환호하는 그들을 비판하는 기자가 쫓겨나는 현실을 보면서 유대인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연민의 정에서 시작하여 두려움을 주고 있는 그들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그래서 '벽돌책'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600페이지를 자랑하는 '유대인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1.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쓰는 것은 정당한가?

  우리 속담에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는 말이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돈을 벌어서 좋은 곳에 쓰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선한 사람일까? 로마에 의해서 성전이 무너지자, 유대인들은 현실의 성전을 짓는 것보다 시간 속에 성전을 짓는 것을 중시하게 되었다. 바리세인들은 율법을 중시여기고 토라와 탈무드를 가르치고 읽었다. 중세 유럽인의 90% 이상이 문맹자였던 그때에 유대인들은 토라와 탈무드를 읽기 위해서 글을 배웠다. 자신들만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유럽 정세를 파악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엄청난 부를 쌓았다.

  그런데, 땅을 소유할 수 없었던 유대인들은 기독교인들이 천시여기는 금융업, 시체처리하는 일, 동물의 가죽을 베끼는 일 등등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살기 위해서는 이러한 일이라도 해야했다. 유대인은 항상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그들은 유럽의 금융을 장악해갔다. 때로는 밀수와 노예무역을 통해서 엄청난 부를 축적하기도 했다. 유니대인 출신의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아미스타드'에 노예무역의 잔혹함이 잘 그려져 있다. 그런데, 노예무역에 유대인들이 참여했다. 수많은 흑인 노예들이 배안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때로는 바다에 던져져 죽었고, 때로는 노예시장에 팔려 책찍을 맞으며 설탕과 목화를 생산하도록 내몰렸다.

  최영장군은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라는 말을 했다. 드비어스의 창공에 있는 다이야몬드 원석 모드가 세상에 나온다면 "다이아몬드"는 "돌값으로 폭락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블러드 다이야몬드'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다이야몬드를 채취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노예처럼 다루고, 어린 소년들에게 살인을 하도록 시킨다. 그리고 다이야몬드의 유통을 장악하고 있는 드비어스가 소개된다. 드비어스! 유대인에 의해서 세워진 공룡 기업!! 그 실체를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드비어스가 '블러드 다이야몬드'를 만들도록 강요한 적은 없다. 전체 유통구조를 드비어스가 장악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은 다이야몬드에 피를 덧칠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탐욕의 다이야몬드를 갖기 위해서 피를 뭍히고 있다. 탐욕의 유통구조 정점에 드비어스가 있었다. 내가 결혼 반지로 다이야몬드를 거부한 이유도 영화 '블러드 다이야몬드'를 보았기 때문이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면서 피묻은 다이야몬드를 건네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충실히 다이야몬드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면서 돈을 벌고 있는 드비어스는 '블러드 다이야몬드'에 대한 책임이 없을까? 우리 손에 끼워져 있는 다이야몬드가 사람의 핏값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다이야몬드를 사랑하는 당신에게는 책임이 없는가?

  유대인들은 약속을 중시여긴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빌헬름 9세의 돈을 지키기 위해서 4만 탈레르에 달하는 자신의 재산을 포기한다. 자신의 재산보다 빌헬름 9세의 신용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했다. 이러한 유대인의 신용은 그들이 금융업계의 대부가 되는데 많은 기여를 한다. 그런데, 모든 유대인이 이러한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다. 유대인 록펠러 형제는 동료 정유업자들을 설득하거나 협박하여 신디케이트를 형성한다. '클리블랜드 대학살'로 알려진 기업 인수 작전을 저자 홍익희는 '합병전쟁'이라고 표현했다. 물론 말년의 록펠러는 록펠러 재단을 만들어 개같이 벌어들인 돈을 사회를 위해서 쓴다. 상도를 지키며 돈을 벌어 사회를 위해서 그 돈을 사용한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면, 그것은 나의 지나친 욕심일까? 약자에 대한 배려 없이 스쿠루지 영감처럼 돈을 모아, 크리스마스가 지나서야 새인간이 되어서 세상을 위해서 돈을 쓰는 록펠러를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IMF라는 단어를 들으면 당신은 누가 생각나는가? 고 김영삼 대통령? 고 김대중 대통령? 고통받는 서민들의 모습? ...... 나는 조지 소로스가 생각난다. 헤지펀드들이 아시아 국가를 사냥하고 다녔고, 그 마수에 대한민국도 걸려들었다. 국가 부도 직전까지 몰린 대한민국의 현실은 너무도 처참했다. 물론, 나는 군대에 있었기에 그 고통을 직접 체험할 수는 없었다. 헤지펀드를 이용해서 영란은행을 굴복시킨 조지 소로스를 피도 눈물도 없는 약탈자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가 31개국에 재단을 설립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로로 자선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1979년에는 '열린사회 기금'을 설립해서 옛 소련 및 동유럽권의 순조로운 체제 전환을 위해서 매년 3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자신이 태어난 헝가리에는 중앙유럽대학을 설립해서 해마다 2천만 달러를 기부하고 있다. 조지 소로스는 천사인가? 악마인가?

  나는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라는 속담을 좋아하지 않는다. 상도를 지키며 돈을 벌어야하며, 정당한 돈을 선하게 사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록펠러나 조지 소로스를 존경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떤이는 나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러니까, 니가 돈을 못버는 거야!" 모두가 부동산 투기에 혈안이 되어, 집값 올리는데 뛰어든다. 이를 거부하며, 그들과 거리를 두려는 나를 그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돈이 인생의 전부일수는 없다. 돈은 나의 하인일뿐이다. 하인의 수가 많을 필요는 없다.

 

2. 유대인 성공의 비밀은?

  유대인들이 수많은 박해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를 휘어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 책의 곳곳에 유대인들이 박해를 받지만,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경제적 부를 이룩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시기에 폴 존슨은 주택시장의 거품이 꺼질 것을 미리알고 공매도를 하여 엄청난 돈을 거머쥐었다. 성공하는 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만, 실패하는 자는 위기에 두려워하며 무너진다. 우리 속담에 호랑이를 만나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다. 경제 위기라는 호랑이를 만나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물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혜안은 평소 갈고 닦은 능력 여하에 달려있다. 그렇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 위기에 닥쳤을 때, 발휘할 수 있는 지혜를 평소에 준비해 놓자.

  유대인들이 성공한 또다른 이유는 없을까? 휘저우 상인에거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화교가 진출하면 그 지역의 상권을 장악한다. 중국 상인들 중에서도 휘저우 상인은 특히 유명하다. 휘저우 상니들이 자본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상인들이 공동 출자하고, 이익을 배분하여 자본을 키운다면, 유대인들은 "헤부르이 무이자 대부업체"를 통해서 자본금을 마련한다. 휘저우 상인들의 자제들이 관료가 되어 가문의 신용을 높이고, 고급 정보를 가문에 준다면, 유대인들은 권력의 길목을 지키며 권력의 주변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높인다. 휘저우 상인들이 동향인들기리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계획한다면, 유대인들은 랍비를 중심으로한 유대인 공동체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정보를 주고 받는다. 휘저우 상인과 유대인 모두 독과점을 형성하여 경쟁자를 도퇴시키고 시장을 장악한다.

  재미있는 상상을 해본다. 휘저우 상인과 유대 상인들이 대결한다면 어느쪽이 승리할 것인가?거대 공룡 중국을 배경으로한 중국상인이 유리할까? 미국을 움직이는 유대인들이 유리할까? 유대 상인과 중국상인의 상술 중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었일까?

  유대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경제학자의 눈이 아닌, 자신의 눈으로 시장을 해석하는 방법을 터특했다는 사실이다. 세계적인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기존 경제학을 비웃는다. "수요와 공급이 주어졌다는 가정은 현실과 동덜여진 것이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서만이 아니라 판맨자와 구매자의 기대에 따라 좌우된다."는 그의 소신은 그를 세계적인 투자자로 만들었다. 워런 버핏이 버크셔 헤셔웨이 주주 총회에서 MBA에서 배우는 것은 현실에서 전혀 쓸모 없는 것들이라는 내용의 말을 했다.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을 어렵게 표현하고, 99%밖에 들어 맞지 않는 경제학 이론을 학생들에게 가르친다. 워런 버핏은 나머지 1%에 투자하여 돈을 번다. 현실과 동떨어진 상아탑의 소리를 듣기 보다는 자신의 눈으로 경제를 분석하고 현장을 읽을 수 있는 눈을 갖아야 세계적 투자자로 성공할 수 있다.

  워런 버핏은 시장과 돈의 노예가 되지말고 시장과 돈의 주인이 되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지장과 경제 학자들을 하인으로 부릴 때만이 위대한 투자자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3. 경제를 지배한 그들! 세계 정치를 지배하다.

  세계 금융을 지배하는 것은 유대인이다. 금융을 지배한 그들은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의 정치를 지배한다.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심장부를 이들 유대인들이 장악하고 있다. 홍익희의 표현을 빌리자면, 유대인들은 권력자들이 지나는 길목을 지키다가, 정치인들과 인연을 맺는다. 럼스펠드 국방장관부터 시작하여, 존 볼톤, 키신져 등등... 수많은 유대인들이 미국정치의 중요참모로 활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가 유대인 쿠시너이며, 쿠시너의 머릿속에서 트럼프의 정치 외교 전략이 나온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있다.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된 놀라운 사실은 유대계 자본에 의해서 설립된 골드만 삭스가 지도자를 공급하는 사관학교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금융계는 물론이고,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서도 골드만 삭스 출신이 진출해서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집단주의를 강조하는 골드만 삭스의 문화 때문에 이들은 골드만 삭스 사관학교 후배들을 잘 이끌어 준다. 대한민국에 학연, 지연, 혈연이 만연해있고, 이것의 폐해를 수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나 볼 수있는 모습들이 골드만 삭스를 중심으로한 미국사회에서 목격되고 있다. 골드만 삭스 출신들은 미국 내에서만 머무르지 않는다. 중국 인민 은행 부행장도 골드만 삭스 출신이라는 사실은 골드만 삭스가 대단해 보이는 것을 넘어서서 드려움을 준다. 사실 이러한 사실은 애교에 불과하다. 부시행정부의 실세 볼튼은 1994년에서 1999년 골드만 삭스 유럽 법인 책임자였다. 유대인들에 의해서, 유대계 금벌세력에 의해서 세계가 움직이고 있었다. 버락 오바마가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에서 기도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생각한다면, 유대인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쉽게 추측해 볼 수 있다. 이들의 영향력은 당연히 한반도에도 미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런데, 우리 세계를 움직이는 유대인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많지는 안다. 저자 홍익희는 '맺는 말'에서 "소송을 무기로 유대인 연구를 감시하는 유대인 비방 대응기구(Anti Defamation League, ADL) 때문에 서구에서는 유대인에 관한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다."고 말한다. 유대인들은 철저히 자신을 숨기고, 반유대인 정서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저작들을 싹부터 자르고 있었다. 유대인들은 살아있는 권력 그 자체였다.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을 움직이는 유대인!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할까? 말과 경쟁하기 보다는 말에 올라타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유대인과 경쟁하기 보다는 유대인의 능력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잘 유지한다면, 남북관계를 유리한 쪽으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자유로운 상상을 해본다.

 

 

  저자 홍익희의 '유대인 이야기'는쉬운 서술이 돋보이는 책이다. 유대교에 조로아시터교가 스며든 이유를 역사적으로 잘 서술하였고, 어려운 성경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했다. 유대인의 역사만 서술하지 않고 기술의 역사는 물론이고,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슬람 인들이 유대인을 박해하지 않고 평화롭게 살았던 역사도 서술하고 았다. 동아시아사 교과서에서 어렵게 서술되어 있는 은과 금의 유통도 쉬운 설명으로 이해가 쉽도록 했으며, 동양에서 회취법이 발견되기 전에 유럽에서는 '수은 아말감공법'으로 은을 추출했다는 사실도 이책을 통해서 알았다. 세계사에서 빠져 있었던 유대인의 역사와 교과서에서도 빠져있는 세게 경제사의 깨알 같은 지식을을 이 책은 쉽게 서술하고 있다. 더불어, 이 책을 읽고 세상을 보는 눈을 갖는다면,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가 왜? 벌어졌으며, 그 시위가 왜? 실패했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오늘의 세계를 바라보는 혜안을 얻고자하는 사람들에게 이책을 권한다.

  ps. 이 책에 '옥의 티'가 있다. 이는 수정되었으면 좋겠다.

1. 250쪽 "프랑크 왕국의 재상인 칼 마르텔이 투르 근처에서 이들을 격퇴해 프랑크 왕국을 위기에서 구했다. 카롤루스 대제 때의 일이다." => 카롤루스 대제 이전의 일이다. 마르텔은 메로베우스 왕조, 카롤루스 대제는 카롤루스 왕조 시기의 인물이다.

2. 110쪽 "헬레네스'는 "제우스의 아내이자 누이인 헤라 여신의 자손이라는 뜻이다." => 헬렌의 자손이라는 듯이다. 그래서 EU 깃발에 헬렌이 제우스가 변한 황소를 타고 있는 것이다.

3. 520쪽 "1917년 4월 6일 미국은 특별한 사유도 없이 1차 3대전에 참전했다." => 독일의 무제한 잠수함 작전으로 미국의 민간배가 침몰하자, 이를 이유로 미국이 참전했다. 아무 이유가 없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4. 48쪽 "요즘 관광객들이 보는 이집트 신전 대부분이 그때 유대인 건설 노예들에 의해 지어진 것이다." => 피라미드와 신전을 짓는데, 이집트는 노예를 상용하지 않았다. 농한기에 농민들에게 급료를 주면서 일을 시켰다. 이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기에 논란의 여지가 없다.

5. 223~224쪽 성소피아 성당 캡션 오류 "콘스탄티 누스 황제가 세운 성소피아 성당" => 불타버린 성 소피아성당을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한 것은 유스티니아 누스 대제이다.

   "콘스탄티 누스 황제에 의한 성소피아 성당 건설" => 성소피아 성당은 '콘스탄티 누스 2세때 건립되었다가 소실되었다. 테오도 시우스 2세때 다시 재건 되었으나, 니카의 반란으로 소실되어 유스티니아 누스 1세때 재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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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gjsrll 2023-08-12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다른 유대인책 복붙한거네요 ㅋㅋ 제가 안읽어본줄 아십니까?

강나루 2023-08-13 20:12   좋아요 0 | URL
어떤책을 붙여 넣기했나요?
읽어 보셨다면 책이름과 저자를 알려줘요.
 
독살의 세계사
미즈호 레이코 지음, 장점숙 옮김 / 해나무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독살의 세계사'라는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독살'이라는 주제로 세계사를 정리하는 재미있는 책을 기대했다. 그러나, 나에게 밀려온 것은 단순한 독살 사례 모음집이라는 회의감이었다. 기대감이 높았기에 실망의 골도 깊었다.

 

1. 망치를 들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

  워런 버핏이 버크셔 헤셔웨이 주주 총회에서 즐겨쓰는 표현이 있다. '망치를 들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라는 말이다. 독살이라는 주제로 세계사를 살펴보니, 모든 사람들이 독살로 죽었다는 인상을 책에서 받았다. 특히 옥타비아누스가 독살을 당했다는 글귀를 보면서, 처음 들어본 주장이라 인터넷을 찾아보았다. 관련 내용이 없어 신빙성이 없어보였다. 빈센트 반 고흐 조차도 독살로 죽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들었다.

  이 책의 모든 글들을 비판적으로 의심하면서 읽었다. 저자의 강한 주장은 강한 반감을 불러일으켰다.마치 이덕일이 '조선왕 독살사건'이라는 베스트 셀러를 내자, 조선사 전공 학자들이 강한 반발을 한 것과 같은 이치였다. 이덕일이 '조선왕 독살사건'에서 말한 것처럼 조선의 왕들이 수없이 독살되었다면, 조선은 독살 왕조였다. 미즈호 레이코의 주장처럼 독살이 이뤄졌다면, 세계사는 독살의 역사일 것이다.

 

2. 판타지 소설을 연상시키다.

  알렉산드로스가 말라리아에 걸려 죽었다는 주장과 독살되었다는 주장은 들어본적이 있었다. 그런데, 미즈호 레이코가 알렉산더가 아름다운 인도 아가씨를 자신의 침상으로 데리고 와서 입을 맞추는 순간 온몸에 독이 퍼져 마침내 죽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웃음이 나왔다. 어려서부터 이불 밑에 독초를 깔아 여자 아기를 독에 달련시키고, 온몸을 독덩어리로 만들었다는 주장은 도저히 납득되지 않았다. 면역력이 약한 아기가 독을 가까이 하면 어려서 죽을 것이 자명한데 이러한 판타지 소설에서나 가능한 주장을 책에다 쓰다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이 책은 너무도 짧은 토막들이 대다수이다. 역사적 배경과 등장인물을 파악하기에는 책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너무도 적었다. 단편적인 글들에게서 책을 읽는 맛을 느낄 수 없었으며, 독살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세계사를 파악할 수도 없었다. 판타시 소설을 연상시키지만, 그 판타지 소설도 성의없는 판타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를 식힐겸, 얇고 재미있는 책을 골랐다. 그러나, 내가 내가 원하는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단지 수확이 있다면, '오리는 독을 먹어도 멀쩡히 살아 있다'라는 글귀이다. 독극물을 먹어도 오리는 죽지않는다는 주장은 '유황오리'를 알고 있었기에 허무맹랑하게 들리지 않았다. 독을 먹었을 때, 오리 피를 마신다던지, 동상에 오리피를 바른다는 주장을 현실에 실천할 수는 없지만, 오리고기가 '체내의 세포나 장기 속에 침착된 독도 해독시켜준다.'는 주장은 믿기로 했다. 왜냐고? 오리 먹을 때 맛있게 먹기 위해서이다. 플라시보 효과를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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