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창비청소년문학 122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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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영 작가님의 신작 소설이 나왔다. 나에게 이희영 작가님은 이름만 보아도 다음 작품은 어떤 내용일지 기대가 되는 그런 작가님이다. 작가님을 작가 초청의 자리를 통해 한번 뵌 적이 있어서 그런지(실제 작가님을 뵙고 나니 팬심이 생겼다! ) 작가님의 작품은 늘 관심이 가게 된다. 페인트, 챌린지 블루, 테스터, 나나를 읽어보았고, 모두 마음을 울렸던 기억에 남는 청소년 소설들이라 이번 작품도 기대감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먼저 책 표지는 주황색 귤색이다. 교실 안에 서 있는 남학생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큰 창 양쪽의 흰 커튼이 바람에 살랑거리는 것 같고 창밖의 풍경은 넓은 잔디 위에 흰색 2층 집과 나무 몇 그루와 양 갈래머리를 땋은 여학생이 서 있다. 표지만 보아도 따스한 감정이 물씬 풍겨오는 것 같다.

주인공은 '선우 혁' 17세이고 고등학교 진학으로 새 교복을 입는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세상을 떠난 형이 다니던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교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이 형과 너무도 닮았다는 주변의 반응들을 듣게 되고 형의 고등학생 생활을 궁금해하게 된다. 수업 시간 중 선생님으로부터 '가우디'라는 십여 년 전 유행했던 가상공간에 집을 짓는 게임에 대해서 알게 된다. 형을 궁금해하던 혁은 형의 방에서 가상세계로 접속하는 구형 헤드폰을 착용하게 되고 가우디로 입장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곰솔이라는 아바타를 만나게 된다. 곰솔은 형이 가우디에서 지정한 유일한 공유 친구이다. 곰솔에게 형이 세상을 떠난 것과 본인이 형이 아바타를 사용 중인 동생이란 말을 하지 못하는 것에 마음이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형의 고등학생 생활이 궁금해 형에 대해서 더 알아보게 되는 주인공,, 형에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곰솔은 누구인지에 대해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읽는 중 마음에 닿는 문장들이다.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죽은 형의 모습이 되어 가고 있었다.

p.25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마음일 것이다. 형의 죽음으로 아픔을 겪은 가족들의 모습인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핸드폰에서 형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순간 2층에서 내던진 물 풍선처럼 가슴이 터지는 기분이었다.

p.73

인공지능 형과의 대화를 시작할 때의 혁이 마음을 표현한 문장이다. 혁이가 어떤 감정이었을지 너무 아름답게 표현 한 문장인 것 같다.

책의 중간중간에 누군가가 쓴 편지글이 있다. 이 편지를 누가 썼을까 생각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이 편지의 주인공 또한 형의 죽음에 상처받고 오랜 기간 아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으로 가면 혁이도 형의 모습이 아닌 본인의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이 보이고, 편지를 쓴 이도 상처가 치유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여름'과 '귤'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 생각했다. 귤은 늘 겨울에 맛있게 먹으니까 말이다. 여름의 귤은 달콤함보단 새콤한 맛일 것 같은데 그래서일까 책을 읽고 나니 새콤달콤한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출판사 창비의 서평 이벤트로 제공받은 도서를 제가 읽고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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