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직업! 저승 차사 단비어린이 문학
정종영 지음, 미우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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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

극한 직업! 저승차사/정종영 글/미우 그림/단비어린이/2021

 

한때 극한 직업을 찾아서 그들이 하는 일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냉동창고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고온의 환경에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등 일반인들이 힘들어서 꺼리는 일을 하는 사람을 보면서 존경스러운 마음이 절로 들었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들이 있기에 세상은 또 굴러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좀 다른 직업이지만 이번 기회에 정종영 작가가 쓴 극한 직업! 저승 차사를 만났다.

저승에서 차사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맨 앞에 있는 저승사자는 이승의 일을 맡은 일직차사였다. 구 뒤에는 이승 길 안내를 맡은 이원차사였고, 인성이 바로 옆에는 저승명부를 든 명부차사였다. 저승사자가 이승으로 갈 때 월직차사, 이원차사, 명부차사가 한 조가 되어 항상 같이 움직였다.” (40)

 

지금의 세상이 시대가 변하면서 과학적으로 되었듯이 저승도 똑같다고 생각하면 되는 걸까? 정종영 작가의 책에 등장하는 인성이라는 아이는 작가의 다른 책에도 종종 등장하는 이름인데 지난번 꼬마귀신의 제사 보고서에서도 인성의 활약이 대단했는데 이 책에서도 나이 많은 상제나 염라대왕, 차사들보다 인성이 차근차근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활약을 한다. 그래서 인성은 저승국에서 큰 인물이 되겠다는 생각이다.

상제는 인성의 총명함을 예전부터 알았다. 재작년에 제사 문제가 불거져 저승이 발칵 뒤집혔을 때, 인성이가 지혜롭게 해결하였다. 그 뒤로 고민거리가 생길 때마다 상제는 인성에게 물어보고 생각을 듣곤 했다.” (18)

 

저승사자도 제례청 저승사자와 상례청 저승사자로 나눠진다. 제례청 저승사자는 망자와 함께 제사에 다녀오는 것이고, 상례청 저승사자는 초상 날에 망자를 데려오는 것이다. 일감이 많아지다 보니 서로 간에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상제는 인성을 다시 이승으로 내려보내는데 이승에서 해피()의 장례식도 보고 바쁘게 일하던 택배 기사의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망자를 데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 택배기사에게 저승사자는 집을 잘 찾는 팁을 얻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망자들도 구분해 새로 설치한 특례청과 교통정보안내소로 배치한 결과 저승사자의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 컴퓨터를 사용하고 이승과의 모습이 마냥 다른 것은 아니어서 슬쩍 웃음도 난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일이라 늘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보다는 회피하고 했는데 이 책을 읽고는 죽음은 때를 알 수 없기에 늘 받아들일 준비를 하며 바르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승국으로 가는 사람이 많아서 걱정이라니 은근 걱정이 앞선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정독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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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갔을까? 밝은미래 그림책 48
린지 지음 / 밝은미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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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갔을까?/. 그림 린지/밝은미래

 

 

엄마 물건 중에는 호기심이 생기는 것들이 많다. 화장대 앞에 진열된 각종 화장품부터 시작해 메니큐어, 립스틱, 손에 끼는 반지, 귀걸이, 목걸이, 팔찌까지. 거기다가 그런 보석에 반짝거리는 루비나 사파이어, 진주 같은 것이 박혀 있으면 더, 더 예뻐보이고 갖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생겨난다. 이 책은 그런 아이의 심리를 잘 포착해 그리고 쓴 그림동화이다.

 

 

엄마 방을 부러워하는 아이가 엄마의 반지를 서랍에서 꺼내 학교로 가져갔다. 물론 가져갈지 말지 갈등도 있었지만 가져가고 싶은 욕망이 더 컸기 때문에 가져갔고 여러 친구에게 자랑했다. 여자아이들은 반지가 예쁘다며 부러워했고 남자아이들은 반지보다는 트럭에 관심이 많다. 이 부분에서도 아이들의 관심사가 드러난다.

집에 와서는 다시 제자리에 두고 내일 또 가져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오늘은 민아한테 꼭 자랑해야지. 그리고 레나가 껴 보고 싶다면 껴 보게 해 줘야지. 그리고 순호한테도 보여주고. 모두 내가 진짜 멋지다고 할 거야. 그리고 또. 그리고 또.”

 

반지 하나로 친구와 같이 놀 수 있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는 것만 봐도 반지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어쩌나 반지가 없어졌다. 찾을 수 있는 데는 다 찾아봤다. 반지가 없어진 뒤 생겨날 모든 걱정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내가 어릴 때 엄마한테는 크게 신기한 것이 많지 않았다. 다만 집에 옛날 동전이(엽전) 있어서 가지고 학교에 가다가 풀숲에 흘려 잃어버렸던 기억이 있다. 여자아이가지를 찾았는지 궁금한 사람은 당장에 책을 읽어보자.  색감이 참 예쁘고 아이들의 심리가 읽히는 책이다. 어린아이들이 한번쯤 품는 생각이어서 자녀를 둔 부모와 아이가 같이 읽으면 좋겠다.

 

* 이 책은 허니에듀와 밝은미래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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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가 나타났어요 -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동화
이민정 지음, 이규경 그림 / 아동문예사(세계문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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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구연과 시낭송을 하시는 이민정 선생님의 신간 동화집 "코끼리가 나타났어요"에는 7편의 단편동화와 김종헌 문학평론가의 해설이 실려 있다.

작가는 이 동화에서 다문화가족 문제, 왕따 문제, 학교폭력, 동물학대 문제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한 번 더 상기시켜 주었다. 그동안에도 여러 작가의 손을 거쳐 다루어진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민정 작가의 시선이 머문 곳에서 또 다른 등장인물의 모습으로 이런 문제를 꼬집는다.

이제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꾸어도 되지 않을까?

열린 결말을 제시하는 동화 속 내용에서 보듯이 이제는 모두가 희망을 노래하는 밝고 환한 모습이길 기대하게 된다.

곧 더 환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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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장에서 튕겨 나간 곰 동시의 숲 24
조소정 지음 / 아동문학평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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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르는 말이 담긴 동시집

연습장에서 튕겨 나간 곰/조소정/아동문학평론/2021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조소정 선생님은 2002년 아동문예 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해 2009년에 동화로 한국안데르센상 은상을 수상했다. 동시집 여섯 번째 손가락 중심잡기』 『양말이 최고야』 『민물고기 특공대』 『쿰바의 꿈』 『빼빼로 데이』 『나는 엘버트로스다, 그림책 수중 발레리나가 된 수달, 환경 생태 교양서 기후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12가지 이유를 펴냈다.

 

자연의 소리, 참새, 까치의 울음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뻥 뚫리고 평온해진다는 작가는 모든 동식물 새들이 행복해지면 좋겠다고 시인의 말에서 이야기한다. 그래서 맛깔스러운 시들이 따스하고 동물, 식물, 사람이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버무려 놓은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겨울 숲이

기재개 켜자

 

잠에서 깬 다람쥐 쪼르르

나무 기둥 오르며

봄이다,

 

집수리하던 까치 푸드덕

하늘을 가르며

봄이다,

 

빈 가지 나무들도

연둣빛 빚느라 분주한

봄이다,

 

- 17, 전문

 

사회 분위기가 가라앉은 채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이 시는 움츠려있던 기운이 생동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희망이 보인다.

 

 

늘 혼자 노는 창수에게

토요일에 같이 놀자!”

말해 놓고는

 

아빠랑 놀이공원 가느라

까맣게 잊어버렸다.

 

월요일에 학교 갔더니

창수는 같이 놀자는 말

처음 들어서

하루 내내 기다렸단다.

 

나에게는

지나가는 말이

창수에게는

머무는 말이 되었다.

 

- 17지나가는 말전문

 

어떤 사람에게는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되는 일이 어떤 사람에게는 중요한 일이다. 자신의 말에 책임지는 머무르는 말을 누구나 신경 쓰면 우리의 주변은 훨씬 더 믿음과 신뢰가 존재하게 될 것이다.

작가의 따스한 마음이 동시집 안에 가득 머물고 있다. 그 마음을 알고 싶다면 지금 바로 연습장에 튕겨 나간 곰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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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어 주고 싶다 시 읽는 어린이 121
조기호 지음, 윤지경 그림 / 청개구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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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미소 같은 동시집

뻥 뚫어 주고 싶다/조기호/청개구리/2020

 

 

겨울은 항상 다른 계절에 비해 긴 느낌이었는데 올해는 유난히 봄이 빨리 시작되는 느낌이다. 벌써 화단에 매화며, 산수유, 목련이 폈다. 물론 이름 모르는 화초들도 쏙쏙 돋아나고 있다. 이런 걸 보면 단단하게 굳어있는 내 마음도 스르르 풀리는 것만 같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답답한 마음까지 뻥 뚫어주면 좋겠다. 초봄에 만난 동시집은 마음을 뻥 뚫어 주는 것까지는 아니어도 살살 어루만져 준다. 위로의 동시집이다.

이 동시집은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1984년 광주일보 신춘문에에 동시 박 영그는 마을, 199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영희의 관찰일기가 각각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동시화집 숨은 그림 찾기와 학교 동시집 나비처럼 날아간다, 꽃처럼 향기롭게 바람처럼 훨훨, 동시집 반쪽이라는 말등이 있다. 2015년 동시 반쪽이라는 말5회 열린아동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목포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동시를 지도하고 있다.

 

좁은 숲길을 걷다 말고/ 아이가 묻는다.//이게 뭐야?/ 그루터기지/ 그루터기가 뭐야?/ 나무의 발자국이지./ 발자국이 왜 둥그래?/ 눈물을 흘려서지./ 왜 눈물을 흘렸어?/ 많이 아파서지./ 왜 아팠어?/ 몸을 베여서지./ 왜 몸을 베였어?/ 발길 빼곡이 쌓인 조그만 숲길을 위해서지.// - 20~21그루터기전문

 

도심에 사는 아이들은 좁은 숲길이 호기심 천국이다. 대부분 처음 마주하는 것들에 질문이 쏟아진다. 아이와 주고받는 대화에서 화자의 여린 감성이 느껴진다.

 

남의 흉,/ 덮는 거란다.// 산을 오르시던 아버지/ 돌멩이 주워 모아/ 풀섶에 버려진 개똥을 덮는다.// 엄마도 입을 가리며 한 덩이/ 나도 코를 움켜쥐고 한 덩이// 달그락 달그락/ 돌멩일 얹을 때마다/ 슬몃 꼬리를 감추는 개똥// 우와,/ 조그맣고 예쁜 돌탑이 되었다.//

-26개똥도 돌탑이 되는구나전문

 

아름다운 동시를 읽을 때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이 동시도 그렇다.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뒤에 오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이기도 한 행동, 개똥을 보이지 않게 작은 돌멩이로 덮어 돌탑을 만들었다. 산을 오를 때 자주 본 돌탑도 처음엔 개똥 때문에 쌓아올린 걸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든다. 돌탑을 쌓는 일도 좋지만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사람은 개똥을 꼭 수습하고 가는 책임 있는 견주 있으면 좋겠다.

 

한번/ 목소리 들려주고 싶다.// 문 슬그머니 열어놓고/ 콜록 콜록/ 기침을 막 하고// 배를 움켜쥐고/ 하이고, 하이고!/ 방바닥을 뒹굴기도 하고// -엄마, 집 앞 만둣집 새로 생겼대?/ -엄마, 천 원 열 개나 준대?/ / 들은 척도 않는 그 마음/ 뻥 뚫어 주고 싶다.//

- 34~35뻥 뚫어 주고 싶다전문

 

원하는 게 있을 때 아무리 이야기해도 못 들은 척 하는 엄마를 볼 때 얼마나 답답할까? 아이의 마음을 겪었기도 하고 나 자신이 엄마의 입장에서 행동한 적도 많은 것 같아 공감이 간다.

 

나를 가장 사랑한다는 엄마/ 무엇이든 가장 잘 해야 한 대요// 나를 제일 사랑한다는 아빠/ 어디서든 제일 앞장서야 한 대요// 엄마, 아빠/ 날마다 힘내라고/ 등을 두드려 주시지만// ‘가장이라는 말/ ‘제일이라는 말/ 내겐 돌덩이 같은걸요.

- 36무거운 말전문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말이 무엇인지 부모들은 잘 모른다. 어쩌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자꾸만 아이들은 세뇌시키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가장’, ‘제일’, ‘일등’, ‘우등생’, ‘모범생등은 부모가 원하는 틀에 아이를 자꾸 가두는 말인 듯 하다. 아이들을 무겁게 짓누르는 말인데. 무게를 잴 수 없을 만큼 무거운 말인데.

 

싸악싸악/ 앞마당 쓸어 놓고/ 귀 슬그머니 열어 둬도 좋겠다// 우물가 은행잎 떨어지는 소리/ 멍석 위에 고추열매 익어 가는 소리/ 참새들 빨랫줄 넘나드는 소리/ 푸른 하늘 휘저어 가는 기러기 소리// 하나씩 하나씩/ 빗자루로 쓸어 모아/ 불을 지피면// ,/ 밤하늘 별도/ 삥 둘러 내려앉겠다.// -76가을밤은 따뜻하겠다전문

 

어릴 때 여름밤에는 마당에 멍석 펴놓고 밤하늘 별 보는 날이 많았지만 어른이 된 뒤에 밤하늘 보는 일이 한 해에 손꼽을 정도다. 도시에는 하늘을 올려다봐도 별이 보이지 않아서인지 굳이 밤하늘을 일부러 올려다보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 시골에 가면 쏟아져 내릴 듯 많은 별을 보면 황홀해지곤 했다. 시인의 시처럼 밤에 불 피워 놓고 별마중 하고 싶다. 밤새 별이 들려주는 이야기 듣고 싶다. 이처럼 이 동시집에는 도시에서 찌든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위로의 말을 건넨다. 시인의 위로에 손을 내민다. 오늘, 아니 요즘 힘든 사람이라면 뻥 뚫어 주고 싶다를 권한다. 잔잔한 시어로 위로의 말을 건네는 동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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