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없는 2주일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70
플로리안 부셴도르프 지음, 박성원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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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기에 대한 올바른 인식

현재, 우리 일상에서 핸드폰 없는 생활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이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할 것이다. 물론 나 역시도 그렇다. 대부분의 연락이 핸드폰으로 오고, 대부분의 사진 기록이 핸드폰에 남아 있고, 그 외 음악이나 스케줄이 핸드폰 안에 들어 있다.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회의나 토론도 휴대폰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아이들 면접도 핸드폰 줌 기능을 통해서 하기도 한다. 코로나 시대 이전에 비해 코로나 시대 이후에 핸드폰의 필요성이 더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핸드폰 없는 2주일"이라니^^

얼마 전 길을 가는데 세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엄마의 휴대폰을 보면서 엄마 뒤를 따라 가고 있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상물을 보면서 가는데 엄마는 장을 봐서 양손에 물건이 있어 빨리 집에 가야 하는데 아이는 휴대폰에 빠져 도무지 빨리 갈 생각이 없는 것이다. 몇 걸음 가다가 뒤를 돌아보며 빨리 오라고 어르고 달래다 결국은 화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어린아이한테 너무 빨리 휴대폰을 맡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책은 교생 실습 나온 슈미트 선생님 9학년 a반을 대상으로 핸드폰 없는 2주일 프로젝터를 진행했을 때 나타난 학생의 태도 변화 과정을 적은 청소년 소설이다. 표지가 다소 무서운 삽화인데 반해 내용은 아이들의 심적 변화까지를 잘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처음 격렬하게 반대하던 아이들도 찬반 투표를 통해 반 학생들 반이 제비뽑기로 휴대폰을 제출한다.

 

휴대폰을 제출한 아이와 두 대의 휴대폰으로 한 대는 제출하고도 또 다른 한 대를 사용하는 아이, 휴대폰 없이도 묵묵히 견디는 아이 등. 막상 휴대폰이 없었을 때의 반응을 아론, 아멜리, 톰, 요한나를 통해 엿볼 수 있다. 그중 요한나가 가장 휴대폰 중독 증상이 심했는데 폰으로 왕따나 헛소문도 순식간에 퍼뜨리는 걸 보면서 휴대폰을 순기능이나 역기능도 많이 생각하게 된다. 아는 분 중에 휴대폰 없이 사는 분이 있는데 본인은 답답해 하지 않는데 연락을 위해 주변 사람이 답답해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어쩌면 현대인들은 휴대폰의 노예라는 말이 맞는 것도 같다. 두고 나갔을 때 왠지 불안하고 한참 가다가도 다시 돌아와 갖고 나가기도 하고 휴대폰에 너무나 많은 정보가 들어있어 함부로 아무 데나 두지도 못한다.

 

제일 마지막 슈미트 선생님의 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이 자신의 디지털 감옥에서 뛰쳐나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디지털 기기들은 사용한다면, 그건 아주 쿨한 일이죠!"

 

디지털 기기의 홍수 속에서 자신에 맞는 기기를 좀 더 유용하게 사용하는 안목을 먼저 기른다면 더 없이 좋겠다.

*이 책은 허니에듀 카페와 미래인에서 제공 받은 책으로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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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걸어요 서울 성곽길 시간을 걷는 이야기 3
김영미 지음, 김종민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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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걸어요 서울 성곽길/ 글 김영미, 그림 김종민/ 키위북스/2021

누군가와 같이 걸어 보고 싶은 길이 있다는 건 행복한 것이다. 그 대상이 누구이건 간에 행복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우리 같이 걸어요 서울 성곽길』은 아빠와 아들이 함께 서울 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주변 풍경에 대해서, 그리고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부자지간의 돈독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에서 많은 아빠와 아들이 이 책처럼 주변 성곽을 찾아 나설 것만 같아 흐뭇하다.

“문의 이름은 창의문, 나이는 자그마치 육백스물다섯 살! 서울의 북쪽에 있는 작은 문이라서 북소문이라고도 부른대요.”

중간중간 삽입된 역사적인 내용이 오히려 더 편안하게 읽힌다. 너무 학습 위주였다면 아이들도 읽기 싫어했을 수도 있는데 이 책은 본문에 실린 수채화 그림처럼 누가 읽어도 편안하게 다가오는 것이 장점이 아닐까 한다.

 

“성곽은 장난감 블록을 닮았어요. 네모난 돌을 차곡차곡 쌓아 만들었으니까요. 키 다른 담장마다 조그만 창이 나 있고 기와집처럼 각진 지붕도 있네요.”

 

이 대화에서 예전 생각이 난다. 아이들과 서울 남산에 올랐는데 저렇게 담장에 네모난 돌을 쌓고 담장마다 조그만 창이 나 있어서 그곳에서 아이들이 먼 곳을 바라보는 뒷모습을 찍은 사진이 있다. 서울이라는 거리 때문에 바로 서울 성곽길을 걷기는 힘들겠지만 대구 근교 가산산성길이나 대구 시내 달성토성길이라도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마구 꿈틀댄다. 이게 책이 가진 힘이 아닐까?

 

그런데 아빠, 이상한 게 있어요.

저 창에서는 가까운 산기슭이 보이는데

이 창에서는 왜 먼 산줄기가 보이는 걸까요?

안에서 보면 낮은 담장인데

밖에서 보면 고층 아파트처럼 높고요.

고개를 갸우뚱하자 아빠가 말씀하셨어요.

“성곽을 이렇게 지은 건 도성을 지키기 위해서란다.

멀거나 가까운 곳에 외적이 있는지 샅샅이 살피고

함부로 성벽을 넘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거지.”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 걸으면서 보이는 궁금한 내용을 아빠에게 바로 물어볼 수 있어서 주인공이 부럽다. 마지막을 보면 이 걷기가 계속 이어질 것을 암시하는데 걸음으로써 건강도 지키고 부자지간의 정도 두터이 하는 걷기 시간이 꼭 무엇을 하라, 해야한다가 아니더라도 많은 독자가 하고 싶게끔 하는 힘이 있다. 뒤에 실은 서울 성곽에 담긴 역사와 의미도 읽을거리가 되어 준다.

 

 

 

 

*이 책은 허니에듀 카페와 키위북스에서 제공 받은 책으로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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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삶에 대한 커다란 소설
수지 모건스턴 지음, 알베르틴 그림, 이정주 옮김 / 이마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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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삶에 대한 커다란 소설/ 수지 모건스턴 지음/ 일베르틴 그림/ 이정주 옮김/ 이마주/2021

 

 

연두색 표지의 산뜻한 책 한 권에는 주인공 열네 살 소녀 보니의 가족과 친구 등 주변 인물과 열네 살 소녀의 감성과 생각으로 빼곡하게 차 있다. 미국의 청소년소설이라 우리나라 청소년 보다 뭔가 더 자유분방하고 어른이 통제하기 힘들지 않을까? 라고 먼저 생각한 것은 나의 실수였다. 책으로 본 열네 살 소녀는 너무나 모범생이어서 살짝 당황스러웠다. 약간의 반항도 있고 엇나가기도 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담겼을 거라고 단정한 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 책을 쓴 수지 모건스턴은 미국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영어와 비교 문학을 가르쳤다. 두 딸을 키우면서 어린이 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림책부터 소설까지 많은 어린이와 독자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톰텐 상, 크로너스 상, 밀드레드 L, 배첼더 상 등을 수상했고 작품으로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엄마는 뭐든지 가기 맘대로야, 중학교 1학년등이 있다.

차례 부분부터 눈에 들어왔다. 모든 소제목에 서로 상반되거나 관계 있는 단어를 아니면이란 연결 보조사를 붙여 쓴 것이 재미있다. 그림 또한 검정 한 가지만 사용해 한 것이 처음에는 쉘 실버스타인의 그림이 생각났지만. 단색의 이러한 그림도 요란스럽지 않아 좋다.

보니의 집이 엄마와 외할머니가 같이 살고 있고 완벽해 보였던 도렐리의 가정도 아빠의 바람으로 파탄났고 보니가 좋아하는 남자 친구 샤를 역시 엄마와 단둘이 산다. 이러한 환경을 가진 친구들이 밝은 모습으로 꼭 그 또래의 아이들처럼 살아가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다. 환경이 모든 걸 나쁜 쪽으로만 몰고 가지는 않는구나 싶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헤어져서도 원만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모든 사춘기 아이들이 보니처럼 몸과 마음이 건강하기를~

 

책에서 읽은 문장 중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모습이거나 상황, 인상적인 문장을 적어보면

 

오늘 엄마는 갓 짜낸 오렌지 주스를 들고 계단통까지 쫓아왔어.” -19

 

위가 비면 뇌도 빈다” -19

 

도렐리는 험담을 잘해. 마치 소문으로 먹고 사는 애 같아. 내가 없을 때, 도렐 리가 나에 대해 뭐라고 말할지 누가 알아?” -26

 

제 외할머니는 1그램의 행운이 1킬로그램의 황금보다 낫다고 말씀하세요.” -109

 

나는 글을 쓸 때 선택해야 할 게 많다는 것을 깨달았어. 이 단어로 쓸까, 아니면 저 단어로 쓸까? 긴 문장으로 쓸까, 아니면 짧게 쓸까? 어떤 이야기로 쓸까? 어떤 줄거리로 풀까? 삶에서는 우유부단한데, 종이 위에서는 확신에 찰 수 있을까?” -142

 

나는 간단하지만 아주 복잡한 사실, 바로 살아있다는 사실에 항상 감사할 거야.” -167

 

*이 책은 허니에듀 카페와 이마주에서 제공 받은 책으로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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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오와 수상한 도둑 - 제3회 다시 새롭게 쓰는 방정환 문학 공모전 대상작 아이스토리빌 43
황섭균 지음, 윤유리 그림 / 밝은미래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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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오와 수상한 도둑/황섭균/밝은 미래/2021

 

꿈과 희망이 있는 아이 마수오

 

방정환 문학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 마수오와 수상한 도둑은 대상작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읽기 전부터 설레게 했다. 결말까지 읽고 나니 환타지는 아니었지만 절정 부분에 환타지라고 믿을 만큼 빠져 읽은 부분도 있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책은 쓴 작가는 황섭균 작가인데 뒤에 사진을 보기 전까지 남자인 줄 알았다^^ 꼭 책 내용 중에 아이들이 가시동굴에서 석주를 보고 요괴라고 지레짐작해서 겁먹은 장면이 나오는데 사람도 보기 전에 지레짐작으로 남자 작가라고 생각한 것과 비슷해 웃음이 났다.

다른 책도 그렇지만 이 책에는 방정환 선생님의 뜻을 이야기화 한 부분을 높이 평가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는 심사위원의 말도 있지만, 아이들의 꿈,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의 꿈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꿈이 있는 사람은 그 꿈에 희망을 걸고 살아가기에 눈이 빛나고 생기가 있는 반면, 꿈이 없는 사람은 매사 기운이 없어 보이고 도전적인 면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 부분을 잘 포착한 것 같다.

주인공 마수오, 아빠와 살지만 구김없이 자랐는데 아빠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고모한테 맡겨지고 고모는 조카를 학대한다. 이 부분에서 요즘 매스컴으로 자주 본 아동학대와도 연결돼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갖게 한다.

마수오가 배가 고파 도망친 다음에 만난 라온이, 동생이 요괴한테 끌려갔다고 믿고 동생을 찾으러 다닌다. 그리고 브로콜리 머리를 한 소미, 백과사전 서준이까지. 한 팀이 되어 활약을 펼쳐 나간다.

소망시의 시장은 인자하다. 적어도 아이들이 동굴에서 시장을 마주치기 전까지는 그랬다. 소망시에서 물이 사라지는 큰 사건이 생겼다. 급수를 했지만 3일치의 물과 꿈 하나를 바꿔야만 그 물을 받을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꿈을 팔아 물을 사먹었다. 물이 없는 세상, 꿈이 없는 세상,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나는 눈을 꾹 감았다. 죽는 일이 있더라도 아빠를 만나고 싶다는 꿈은 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갈증으로 목이 찌어질 듯 아팠다." 103쪽

 

얼마나 멍청하면 꿈을 팔고, 그 꿈이 사라졌다고 믿냐? 꿈이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본인 마음속에 있는 건데. 그게 판다고 없어지냐? 내가 속였다고 욕할 것 없어. 본이이 그 꿈에 대한 믿음이 별로 없었던 거야. 스스로 자신의 꿈을 믿지 않으니 꿈을 팔고 꿈이 없어졌다고 울지!” -165

 

잘못한 사람이 큰소리치는 세상, 그러나 정의는 살아있다. 아이들이 사라지고, 물이 사라지고 이런 모든 것이 시장과 서커스 단장과 단원이 짜고 벌인 일이다. 시장이 자신의 장기 집권을 위해 꾸민 일인 것이다. 한없이 인자한 모습 뒤에 감춰진 참 얼굴은 일그러진 욕심으로 그득한 시장의 모습이다. 물론 소망시의 시민들도 시장이 꾸민 일에 지배되어 가던 상황이었지만 어려운 상황일수록 사람은 누군가 자신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사람에게 의지하고 그 사람 말을 더 잘 듣게 된다는 말에 눈이 가게 된다.

 

그런 일을 왜 벌인 거죠?”

간단해. 꿈과 희망을 사람들은 불행하지. 어떤 것에도 기쁨을 찾지 못하고 결국 무기력해지지. 그런 사람들을 지배하기란 아주 쉬워. 이제 내가 왜 애들을 납치하고 꿈을 팔라고 했는지 알겠냐, 멍청이야!” - 165

 

우리 생활 곳곳에 속임수가 들끓고 있다. 특히 금융사기 쪽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이 많은데 아무리 자신은 속지 않을 거라고 큰소리치던 사람도 당하는 걸 보면 뭘로 설명을 해야 하는 건지 헷갈린다. 어른이고 아니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네 명의 아이가 보여준 의리가 특별하게 다가온다. 동생을 찾고 아빠를 찾겠다는 희망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가져가면서 불의에 맞서는 모습이 앞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바람직한 미래상이 아닐까 한다.

 

 

이 글은 밝은미래에서 제공받아 개인적인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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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조리 싹싹 머핀 삼촌 두근두근 어린이 성장 동화 6
페드로 마냐스 로메로 지음, 빅토르 리바스 그림, 김정하 옮김 / 분홍고래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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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조리 싹싹 머핀 삼촌/페드로 마냐스 로페로 글, 빅토르 리바스 그림/김정하 옮김/분홍고래/2021

 

안 씻는 아이를 보면 어른은 말했다. “까마귀가 지나다가 형님!’하겠다라고. 또 다르게는 서문에서처럼 손톱 밑에 까만 때가 병균을 옮겨 여러 가지 병에 걸릴 거라는 말도 했었다.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아이들도 가끔은 늦게 일어나면 고양이 세수만 하고 학교도 가고 학원도 가곤 했다. 언젠가 아들의 짝꿍이 너무나 안 씻어 머릿니도 생기고 냄새가 난다며 학교에 다녀올 때마다 불만을 표시했다. 부모가 일찍 나가서 밤늦게 오느라 아이를 돌보지 못한다는 얘기만 전해 들었는데 다른 아이들에 비해 아들이 그나마 순해서 선생님이 종종 같이 앉게 했었다. 책을 읽다가 그때 생각이 불쑥 났다. 지금은 잘 씻고 다닐라나.

이 책을 쓴 페드로 마냐스 로페로는 1981년 스페인에서 태어난다. 대학 시절에는 배우와 극작가로 활동하다가 2007하수구 청소부 클라우스 노왁으로 빌라디비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고 2012아홉 글자로 된 무시무시한 단어로 말라가시상을 수상했다.

머핀 삼촌, 온갖 때가 진공청소기처럼 붙는 사람이다. 그렇게 들러붙은 때 때문에 냄새가 상상이 가질 않는다. 하지만 직업은 특이하게도 세제 만드는 회사에 다닌다. 다른 사람 옷의 얼룩이나 냄새는 제거해 주는데 자신의 냄새는 어쩌지 못한다. 어느 날 조카라면서 찾아온 아이와 며칠간 머무르게 된다. 아이 이름은 엠마, 보자마자 말한다.

생선 냄새가 나요.” 마침내 아이가 말했어. “저녁 식사가 생선이에요? 전 생선 못 먹어요.”

이렇게 아이조차 첫만남에서 머핀에게 생선 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그러니 머핀은 이웃인 쿠페에게도 또 다른 이웃인 피덴부르거 자매에게도 왕따를 당한다. 그러나 엠마가 오고, 옆집 피덴부르거 자매 집에 조카 플로렌스가 나서는 서서 그런 관계에 변화가 생긴다. 거기다가 플로렌스는 머핀 회사의 사장으로 온 것이다.

꼬마 엠마는 삼촌을 위해 진짜 삼촌인 쿠퍼에게도 이렇게 변명한다.

냄새가 나는 건요.” 엠마가 머핀에게 눈을 찡긋하면서 가방을 열었어. “ 오늘 점심으로 삼촌이 만들어 준 맛있는 멸치 절임 샌드위치 냄새예요. 조금 들어보시겠어요?” (74)

엠마의 이런 순발력 덕분에 쿠페에게도 새로운 사장 플로렌스에게도 냄새 걱정없이 넘어간다.

그리고 플로렌스가 내세운 새로운 공장 책임자를 찾는 과정에서 새로운 과제를 낸다. 신제품.

다들 자리를 걸고 하는 거라 열심히 하는데 쿠퍼는 그렇지 못하다. 자신이 열심히 하기 보다 머핀의 것을 가로챈다. 욕실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로 머핀이 무엇을 하는지 다 알게 된 쿠퍼는 머핀을 뒤를 밟아 머핀과 엠마가 개발해 낸 제품(일명 모조리 싹싹 세제)를 훔쳐가 그것으로 발표를 한다. 하지만 플로렌스도 욕실 스피커로 그동안 일어난 일을 모두 알게 되어 새로운 자리는 머핀이 차지하게 된다.

며칠이지만 처음에는 끔찍하게 여겼던 엠마도 며칠 같이 있으면서 정이 들어 두 사람의 동거는 서로를 부쩍 성장시켰다.

두려움은 어떤 면에서 더러움과 비슷해.

 

더러움과 마찬가지로 두려움은 멀리서도 냄새가 나. 두려움과 더러움, 이 두 가지는 몸에 딱 달라붙어서 결국은 우리를 세상에서 멀리 떨어지게 만들어 버려. 거기에 맞서기 위해서 우리가 얼마나 싸우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 왜냐하면, 언젠가 다시 돌아오거든, 두려움과 더러움에 맛서 우리는 평생토록 계속되는 끝없는 전쟁을 치러야 하는 거야.” (144)

어떤 일에 자신이 없어지면 사람은 스스로를 세상과 분리시킨다. 그 기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다시 세상 밖으로 용기가 줄어든다. 아이에 대한 두려움도 날려버리고 자신에게 따라 다니던 냄새도 새로 개발한 세제 덕분에 없앤 머핀, 어쩌면 그런 냄새나 두려움 모두 머핀 자신이 옭아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두려움을 이기고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머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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