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극장에서 봐도 좋을 공포영화가 나왔다. 전작이었던 바바리안(저 앞에 리뷰가 있음)도 꽤나 재미있게 봤었는데, 이번 공포영화는 이전의 공포영화와는 다른 뭐랄까 아주 신선한 공포다.

오자크에서 연기의 신 같았던 줄리아 가너와 타노스의 조슈 브롤린 등 연기가 좋은 배우들이 나와서 긴장을 놓지 못하게 극을 이끌어 간다.

줄리아 가너는 판타스틱 4 보다는 오자크, 웨폰에 나오는 이런 역할이 너무 잘 어울린다.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인데 보다 보면 후딱 지나간다.

나는 리뷰를 스포 생각하지 않고 죽 적는데, 이 영화는 어제 개봉해서 시놉만 말해야 할 것 같다. 이 영화는 스포 없이 리뷰를 하기가 너무 어렵다. 대부분의 리뷰어들이 스포를 했다.

하지만 난 스포는 하지 않겠다. 줄거리는 한 마을의 초등학교 한 반의 아이들 17명이 어느 날 전부 사라진다. 딱 한 명의 아이만 남고 다 사라진다.

사라진 딸을 찾아다니면서 기괴한 사건을 진실을 쫓는 한 아버지와 사라진 반 아이들의 담임이 사건을 스며들면서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드러난다.

사건에 관련 있는 사람들의 그 시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여준다. 현재와 과거, 이게 잘 섞여서 아주 흥미롭다.

혼자만 남은 소년 알렉스가 왜 혼자만 남았는지, 그리고 부모님을 지키기 위해 할머니로부터 험한 일을 당하면서 버티는 장면까지 공포를 잘 보여준다.

17명의 아이들이 아아아아 하면서 우르르 창문을 깨고 벽을 넘고 목표인 마녀를 찾아가서 찢어발기고 터트리는 장면은 아주 통쾌하기까지 하다.

어린이들의 폭주가 얼마나 무서운지, 그리고 아이들이라 웃긴데 무서운 거. 웃기면서 무섭다. 이 영화는 딱 그렇다.

인간성의 착취로 인해 자신의 고통과 병과 늙음을 이겨내려는 어두운 마음의 마녀에 대항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다.

영화 속 아이들이 사라진 요일이 수요일이라 어제 개봉을 한 모양이다. 공포영화를 좋아한다면 봐도 좋을 영화 [웨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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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편영화는 욕망에 관해서 말하는 영화다. 남녀가 차를 몰고 산길을 가다가 사고를 내고, 그 사람에게 돈다발이 있다는 걸 알고 돈을 가지기 위해 사람을 유기하고, 남녀도 결국 욕망에 눈이 뒤집혀 서로 죽여 버리는 이야기.

처음에는 경찰에 전화를 하지만 어마어마한 돈에 눈이 돌아간다. 뒷좌석에 둔 돈가방이 사라진 것에 남자는 내내 같이 있었던 여자를 의심하고 급기야 죽이려 든다.

단편영화의 장점이라면 짧은 대신 생각한 여운을 많이 남긴다는 것이다. 노래로 친다면 덤덤한 노래에 가깝다.

듣는 이들에게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여백을 제공한다. 하지만 고음으로 현란하게 노래를 멋지게 부르는 가수는, 자신이 노래를 부르면서 감정을 전부 발산을 해버려 듣는 이들이 감정을 느낄 여지를 두지 않는다.

그래서 조용필의 노래는 굉장한 고음이 없고 기교가 없음에도 모두가 좋아한다. 영화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런 내용의 영화는 많다. 그렇지만 상업영화는 보면서 생각할 여지를 두지 않는다. 기승전결이 있어서 같이 끓어올랐다가 식어버린다.

하지만 독립영화는 욕망에 대해서, 욕심에 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인간은 돈 앞에서 노예가 될 정도로 돈의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돈이 없으면 생활을 못하고,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밥벌이를 위해 매일 아침 일어나기 싫은 이불을 박차고 나온다. 그러다가 갑자기 돈이라는 욕망이 눈앞에 펼쳐지면 이성보다는 감정에 치우치기 쉽다.

원래 그럴 형편도 아닌데 고가의 차를 구입하면 주위에서 뭔가 의심스러워한다. 그러다 보면 비밀이라는 게 새어나가고 불행이 닥쳐오는 것이다.

이 단편의 특징은 남녀가 욕망 때문에 괴물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인데 짤막한 시간의 제약이 따른다. 그래서 어쩌면 인간은 원래 괴물인데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지내다가 괴물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본성은 실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단편 영화의 취약점은 녹음기술이다. 조용하게 말을 할 때에는 거의 들리지 않기 때문에 자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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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조던 필이라는 이름 때문에 자칫 속아서 보게 된다. 조던 필은 이 영화의 제작에 참여를 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참여를 했지만 조던 필의 느낌이 나는 건 흑인이 주인공이라는 것과 영상미 정도뿐이다.

조던 필이 만든 영화는 그 영화가 인종차별이든, 미디어를 까던, 의미를 굳이 모르더라도 영화 자체를 보는 것만으로 재미있었는데, 이 영화는 뭘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냥 조던 필을 따라 하는 영화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욕심이 차고 흘러넘쳐 욕망이 뇌를 지배하면 어두운 부분을 건드리는데 스포츠 선수와 호러를 합쳤다고는 하나 공포를 준다거나 무서운 장면은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풋볼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미국과는 다르다.

웬즈데이가 한국에서 대대적인 홍보를 했음에도 시청률이 떨어지는 이유와 비슷하다. 웬즈데이의 아담스 패밀리의 시작은 아주 오래전부터 다.

미국인들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아담스 패밀리를 티브이 드라마로, 어린이용으로 계속 죽 봐왔었다. 그들이 성인이 되어서 웬즈데이가 나오니 열광을 할 수밖에.

이런 럭비에 관한 영화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전혀 관심이 없다. 쿼터벡이 얼만 큼의 슈퍼스타인지 대충은 알지만 미국인들만큼 깊게 관여하기가 싫다.

그런 주인공이 광팬에게 습격당해 뇌손상을 입고 전설의 쿼터백이 내 손을 잡아, 내가 하라는 대로 하고, 먹으라는 음식만 먹으면 다시 영광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어.

그래서 갇힌 공간에서 점점 반복과 통제 속에 광기로 사로잡히는 종교의식처럼 어떤 경계가 허물어지는데, 영화가 재미가 너무 없다.

뭔가 숨겨둔 의미 같은 게 영상 곳곳에 있는 것 같은데 그냥 재미가 없어서 찾는 거 포기.


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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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같은 날은 랄프로렌을 잔뜩 입고 나왔던 [애니 홀]의 다이안 키튼이 떠오른다. 애니를 보며 올비가 말했다.

“나는 실은 말이지, 아주 비관적인 인생관을 갖고 있어. 말하지만 인생은 호러블 한 것과 미저러블 한 것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어. 호러블 하다는 것은 글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치명적인 경우랄 수 있지. 예를 들으면 눈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장애라든가, 그리고 음, 미저러블 한 것은 그 밖의 모든 것이지. 그러니까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미저러블 한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고.”

지난 영화를 보고 있으면 심연의 바닥을 손바닥으로 쓸어내는 기분이 든다. 그 기분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더러운 먼지처럼 퀴퀴한 느낌일 때도 있고, 푹신한 솜사탕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조금은 부드럽고, 조금은 딱딱해서 조금은 안타깝고 조금은 안정된, 그런 기분이 든다.

어디선가 풍겨오는 싸구려 스킨 냄새가 난다.

후퇴한 시간의 냄새가 시월의 첫 주말에 흐린 바람을 타고 풍겨온다.

애니 홀의 냄새다.

싫지 않은 냄새. 할머니의 살갗에서 나는 냄새.

좋은 냄새는 아니나 나쁜 냄새도 아닌, 아무리 씻어도 없어지지 않는 냄새. 아버지 등에 붙어있던 작업복 냄새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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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시즌 1이 가장 재미있지만, 나는 시즌 3을 가장 재미있게 봤다. 집중해서 봤다는 말이다. 시즌 3에는 범인이자 주인공이었던 미스터 메르세데스는 나오지 않는다.

시즌 2의 마지막에 총을 맞고 죽었기 때문이다. 루가 법정에서 나오면서 브래디의 얼굴에 대고 3D로 만든 총으로 쏴버리고 만다. 브래디는 죽으면서도 미소를 짓는다.

시즌 1, 2에서는 사이코패스 브래디의 재능이 여실히 드러난다. 시즌 1에서 차로 사람들을 밀어버려 많이 죽이고도 똑똑한 머리로 폭탄을 만들어 차에 설치를 하는 등 여러 사람을 또 처참하게 죽인다.

전자마트에서 같이 일을 하며 서로 마음이 통하던 루를 칼로 찔러 죽이려고 했고, 죽은 사람들 중에 이모를 둔 홀리에게 머리를 맞아서 뇌사상태에 빠진다.

시즌 2에서 뇌사상태로 계속 나오면서 약물주입으로 인해 어떤 사람들에게는 브래디가 눈으로 말을 걸고 조종을 한다.

홀리나 루 역시 정신적으로 문제를 겪고 있고, 시즌 1에서 브래디를 뇌사상태로 만든 홀리는 호지스 탐정 사무소에서 일을 하게 되고, 루는 브래디가 아직 살아 있음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렇게 마음이 통하고 사랑하기까지 했던 브래디가 살인마에다가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니. 정부와 의사들은 뇌사 상태인 브래디가 약물에 의해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이 희대의 살인마를 살려서 치료를 하려고 한다.

거기에 화가 난 루가 법정에서 총으로 브래디를 죽인다. 시즌 3에서는 브래디가 나오지 않지만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이 전부 정신적으로 아프거나, 다쳤거나, 힘들어한다.

현대인은 대부분 정신적으로 크고 적든 간에 문제를 가지고 있다. 시즌 3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지만 브래디의 망령은 끝까지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원래는 호지스가 은퇴 후 알코올 중독으로 가장 엉망진창의 생활과 정신적인 문제가 산적한 인간인데 시즌 3에서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문제를 가지고 있어서 호지스가 멀쩡한 인간으로 보인다.

사이코패스는 어째서 그렇게 되는지, 법정과 법, 그리고 정의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며 배심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도 잘 나온다. 멋진 대사들도 많이 나온다.

미국의 온도를 알고 싶다면 지금 대통령이 누군지 알면 된다 같은 대사는 머리에 콕 들어온다. 아무튼 지금 세상에는 마음이 아프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스티븐 킹의 원작이라 그런지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옴을 유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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