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라디오 3회에서는 하루키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송을 소개했습니다. 이때가 벌써 2018년 12월이군요. 이 방송은 12월이 되면 매년 듣게 됩니다. 소개할 하루키 크리스마스 송은 네 번째로 소개한 콜비 카레이의 [크리스마스 인 더 샌드]입니다.


콜비 카레이는 늘씬늘씬 큰 키에 컨트리 가수라서 우리에겐 인기가 없지만 유튜브에도 백만 구독자가 있을 정도로 노래를 잘 부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노래라면 제이슨 므라즈와 함게 럭키를 불렀는데 뮤직비디오에 늘씬한 모습의 콜비가 등장합니다.


지금 미국 경제를 들었다 놨다 할 정도의 테일러 스위프트도 16살에 기타를 울러매고 컨트리 가수로 등장을 합니다. 미국에서 사랑받는 컨트리 가수는 우리나라의 임영웅 정도의 대우를 받는 것 같아요.


하루키가 소개하는 콜비의 크리스마스 송은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뜨거운 해변에서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2012년에 발매된 콜비 카레이의 이 곡이 수록된 크리스마스 앨범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즐겁고 좋은 곡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다지 평판이 안 좋았던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어째서일까? 그녀의 자작곡 ‘크리스마스 인 더 샌드’는 어딘가 이글거린느 해변에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노래입닌다. 산타클로스도 물론 수영복을 입고 나옵니다] - 하루키


하루키가 소개하는 신나는 콜비 카레이의 크리스마스 송을 들으며 모두 해피 해피한 크리스마스를.


Colbie Caillat - Christmas In The Sand https://youtu.be/YnvzsZCJjZ0?si=4eq4eui_DIGpDS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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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랬던가 하루키는 단편 소설 작가라고 불릴 만큼 단편을 너무나 잘 써낸다고. 이 단편도 너무나 좋아서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른다. 개인적으로 이 단편의 장점은 식탁 앞에 서서 식빵을 먹을 때 꺼내 읽어도 읽을 수 있을 정도인데 내용이 좋아서 식탁 앞에 계속 서서 읽게 되는 소설이다.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 조카를 데리고 병원에 가는 내용이다. 조카는 한쪽이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딱히 불편한 건 없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스치는 풍경들. 버스 속 이질적으로 보이는 노인들의 모습과 조카와의 대화. 조카가 치료를 받을 동안 친구의 여자친구를 병문안 갔던 일을 떠올린다. 거기서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 이야기를 듣는다.


당시에는 잊지 못할 것 같은 일들도 시간과 함께 점점 퇴색되어 간다. 어떤 기억은 너무나 어렴풋하여 내 기억이 맞나 싶을 때도 있고 무심하게 스친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를 때도 있다. 그 속에 누군가의 나도 속해있다. 나는 그저 스쳐가는 한낱 먼지와 같은 존재로 남을지도 모르고 내내 기억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 단편의 리뷰를 너무나 잘 적은 작가(라고 하겠다)가 있다. 조선대 국문과 2학년 학생으로 이 단편과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 그리고 작가 유년의 기억을 토대로 쓴 글이다. 이 리뷰는 2017년에 쓴 글이니까 당시 국문과 2학년이었던 김연우 작가는 지금쯤 좀 더 나은 작가가 되어 있겠지.


이 소설을 관통하는 문장은 [인디언을 보았다는 건, 바꿔 말하면 인디언은 거기에 없다는 뜻입니다 ]이다. 귀가 있다고 해서 모든 걸 듣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어른이 되면 귀가 있어도 듣고 싶은 말만 듣게 된다.


차진우의 수어가, 손동작이 말보다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건, 말은 말이 하는 것 같은데 수어는 온 마음을 다해서 자신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인간관계는 점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선과 면으로 둥글게 이루어져 있어서 멀리 돌아가더라도 당신의 세계로 이어져 있다.


http://www.gjdream.com/news/articleView.html?idxno=484104 <= 기사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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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에 방송한 무라카미 라디오에서 하루키는 비틀스의 전설적인 앨범 [서전트 페퍼스~]의 커버 곡들을 소개했습니다. 지난번에 비틀스의 영원한 라이벌 비치 보이스의 전설적인 앨범 [팻 사운드]의 커버를 소개했는데요. 이번에는 비틀스의 앨범입니다. 개인적인 편견이지만 하루키의 라디오 방송을 들어보면 거의 톤을 유지합니다. 그런데 하루키도 인간인지라 비치보이스나 비틀스 이야기를 할 때는 왠지 좀 들떠 있는 것 같아요. 뭐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하루키는 늘 무라카미 라디오를 이렇게 시작합니다. [곰방와, 무라카미 하루키 데스] <= 이 멘트가 책자로 나온 무라카미 라디오가 진정으로 라디오 방송의 시그니처가 되어 버렸습니다. 몇 해전 단발성, 딱 1회로 무라카미 라디오를 진행했던 첫회를 기억합니다. 그 단 한 번의 특별한 라디오 방송이 현재까지 이어져 벌써 55회가 되었네요.


하루키가 아주 즐거워하며 방송을 했을 때가 가수 사카모토 미우와 함께 방송을 할 때입니다. 사카모토 미우는 목소리가 정말 좋은데요, 뭐랄까 토란잎에 맺힌 물방울 같은 그런 느낌의 목소리입니다. 그녀와 함께 신나게 방송을 했어요. 사카모토 미우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딸입니다.


하루키의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네요.


비틀스의 이 앨범은 무려 27주간 엘피주간 1위를 차지합니다. 1967년의 일입니다. 대단하네요.라고 하루키는 운을 뗍니다. 지난번에 비치 보이스의 [팻 사운드]의 커버를 방송했는데 그 시리즈의 연장입니다. 어느 음반이나 나왔을 때 동시대적으로 듣고 있었는데 각각 굉장히 신선한 숨결을 10대의 내 마음에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그 음악을 들으면, 여러 가지 추억이 생생하게 되살아 납니다.


역사적으로 명반이라고 불리는 앨범을 지금 들으면 별로 감이 오지 않는 것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서전트 페퍼스~]나 [팻 사운즈] 앨범은 지금 들어도 그 신선함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그건 아마도 그 당시 돌출된 진짜 오리지널리티와 음악적인 질 높은 수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를 타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밀고 나가는 힘을 가진 음악이었습니다. 지금 10대 소년소녀분들이 처음 이 음악들을 듣고 어떻게 느끼실지 저는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들의 마음에도 잘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루키의 소설 속에 음악이 등장하면 그 음악 하나하나가 소설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요. 음악을 향한 하루키의 사랑이 소설의 이야기에 스며들어 음악이 나오면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됩니다.


한 시간가량 이어지는 방송에서 하루키는 신나게 비틀스의 노래를 이야기하고 틀어주다가 중간에 이쯤에서 지루하겠지 하며 영화에 등장한 비틀스 음악에 관한 이야기도 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하루키 에세이를 읽는 기분이 듭니다. 아무튼 유쾌한 하루키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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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이지만 영화 '토니 타키타니'가 나온다는 소리가 들렸을 때 정말 어촌에 개ず의歐綬                                                                                                                                                                                      

정교한 모래성을 만들며 놀던 외톨이 꼬마 토니는 기계 정밀 묘사에 탁월한 일러스트레이터로 성공한다.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예술이나 정치성보다 정확성이었다. 근면한 사회구성원이지만 토니는 은둔자다. 키 165, 사이즈 2의 여자 에이코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토니는 날렵하고 완벽한 옷맵시의 에이코에게 반하게 된다. 그는 사랑에 빠지고서야 자신의 고독을 인식한다. 그녀가 거절하면 그대로 죽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토니는 에이코에게 사장을 설명하고 들은 결혼 한다. 아침이면 그녀가 사라졌을까 겁내던 토니는 점차 안정을 찾는다. 그녀가 곁에 있어서 생에 가장 행복한 순간을 느끼며 그녀가 사라져서 불행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두려움 사이에서 줄을 탄다. 목에 걸리는 유일한 가시는, 값비싼 옷가지를 산처럼 사들이는 에이코의 습벽. 그러나 쇼핑을 자제하면 어떻겠냐는 토니의 조심스러운 제안은 어이없는 비극을 부른다. 토니는 더욱 철저하게 고독해지는데 - 씨네 21 김혜리 영화기자


하루키 소설 서평 - 김혜리 기자의 토니 타키타니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글이 좋은 세 사람이 있는데 씨네 21의 영화요정 김혜리 기자, 잡지 지큐의 편집장 이충걸 그리고 페이퍼의 편집장이었던 황경신이다.


한때 황경신의 글이 좋아서 ‘밤 열한 시’와 ‘생각이 나서’를 읽고 또 읽고 했던 적이 있었다. 이충걸의 글을 보기 위해 일 년 정도 지큐를 받아 보기도 했다. 그때 주성철 기자의 글도 실려 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충걸이 소설책을 낸다고 했을 때 기다렸다가 당장 구입해서 읽었던 기억도 있네. 소설 역시 정말 활자가 살아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김혜리 기자의 글을 보기 위해 씨네 21을 구독하고, 그녀의 책도 여러 권 읽었다. 한때 새벽에 트위터에 들어가면 김혜리 기자와 대화도 할 수 있었는데 그때가 그립다. 김혜리 기자는 옷도 좋아하고 잘 입고 항상 그 톤의 목소리를 유지한다. 웃을 때에도 말할 때에도 언제나 차분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의 글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김혜리 기자의 글을 읽는다는 건 하루키와는 또 다른 행복이었다.


그녀가 쓴 토니 타키타니의 서평을 보자. 다 볼 수는 없고 중간 부분의 글이다. 전문을 보고 싶으면 씨네 21에 가면 있다.




편재하며 영속하는 외로움의 연대기, <토니 타키타니>


단편이지만 <토니 타키타니>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정수를 품고 있다. 필멸하는 존재의 운명, 전 우주를 뒤덮은 고독, 그리고 항상 적정 습도 및 온도를 유지하는 고급 리조트 호텔의 공기와도 같은 문장. 이치카와 준 감독은 원작의 주제는 물론 무라카미 하루키 문체를 영화적 문채(文彩)로 번역하기 위해 정묘 한 형식을 고안했다. <토니 타키타니>에서 뚜벅뚜벅 걸음을 옮기는 고독의 시간은, 공간의 왼쪽 벽에서 오른쪽 벽으로, 나아가 한신에서 다음 신으로 느린 수평 트래킹을 이어가는 카메라 움직임과 통주저음처럼 복류 하는 사카모토 류이치의 피아노 음악에 실려 흘러간다. 하나의 일화는 마치 앞 상황이 발생한 공간의 옆방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런 스타일은 관객에게 강물을 따라 흘러가며 배 위에서 기슭을 바라보는 감각, 밀봉된 영화 속 세계를 둘러싸고 객석이 공전하는 느낌을 안겨준다. 또, 원근감과 양감을 억제한 촬영은 사물과 인간의 상을 모두 스크린 저편의 ‘망막’에 맺힌 실루엣처럼 만들어 적막감을 부추긴다. 처마의 낙숫물처럼 똑똑 네댓 개의 음정을 왕복하는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이 시계 초침을 대신해 그 적막한 시간을 헤아린다. 고립이 깊어질 때 영과 육의 거리는 가까워지는 법이다.


<토니 타키타니>에서 사물의 상태는 곧 사물의 본질이며, 이치카와 준은 미니멀한 동시에 나사 하나라도 건드리면 무너질 듯한 형식에 그것을 고이 담아낸다. <토니 타키타니>의 또 다른 장치는 전지적 내레이션의 기이한 쓰임새다. 미지의 화자가 어떤 내레이션을 하다가 멈추면 극 중 인물이 문장을 마무리 짓는다. 예컨대 내레이터가 “아이디어는”이라고 서두를 떼면 토니가 “나쁘지 않다”라고 마무리 짓는 식이다. 인칭의 규칙도 흐려진다. 극 중 인물은 이따금 옆에 있는 사람을 ‘그’나 ‘그녀’라고 지칭하는 방백으로 내레이터 역을 한다. 그렇게 화면 내부와 외부 사이의 문턱은 무뎌지고 영화는 ‘클라인 씨의 병’처럼 안팎이 구별되지 않으면서도 닫힌 공간을 만들어낸다.


토니 타키타니에게 사랑은 사막의 우기(雨期)처럼 짧고, 그 기억이 소실되는 순서마저 부조리하다. <토니 타키타니>는 정확히 더한 만큼 빼지만 남은 것이 처음보다 작은 기묘한 이야기다. 그 오차는 토니의 일부가 사랑과 함께 죽어 땅에 묻혔기 때문에 생긴다. 역설적으로 그것은 그녀로 인하여 처음으로 존재 사실을 알게 된 그의 일부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던진 물음을 이치카와 준은 조용히 복창한다. 한 인간의 소멸은 무엇을 가져가버리는가. 남은 자들은 어떻게 그 구멍을 안고 살아가는가. 요컨대 <토니 타키타니>는 순장(殉葬)에 관한 영화다.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33551 <= 김혜리의 토니 타키타니


Solitude https://youtu.be/_AVpYO-lx9Y?si=W2xV8VYzwQ2rS2x_ <= 사카모토 류이치의 사운드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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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자이 미즈마루 –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


어쩜 이리도 제목을 잘 지었을까.


안자이 미즈마루는 이 세상에서 내가 마음을 허락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는 하루키의 말로 시작하는 안자이 미즈마루 씨의 그림 에세이다. 안자이 미즈마루 씨의 꼬꼬마 시절의 사진부터 초년병 시절의 하루키와 함께 한 사진까지. 그리고 미즈마루 씨, 그의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들로 궤적을 따라간다.


아무튼 큭큭큭하며 볼 수 있는 그림들이며 재미있다. 단지 미즈마루 씨는 영화에도 꽤 깊은 관여를 하여 많은 작업을 했는데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를 많이 본 나는 야스지로의 영화와 배우들이 나오는 그림을 보며 오오 하며 알겠지만 그 외 6, 70년대 일본 배우들은 모르니까 그저 보면서 고개만 끄덕여진다.


하루키의 인사말로 시작하는데 하루키는 안자이 미즈마루 씨를 서른 살 때 만났다. 그 시절 미즈마루 씨는 36살이었는데 나이차는 꽤 나는데 그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친구처럼 지냈다. 술이 강한 안자이 미즈마루 씨를 따리 2차로 갔을 때에는 그곳에서 일하는 여성들과 댄스를 추는데 하루키는 못한다며 거절을 했다.


그때 미즈마루 씨가 와서 평소와는 다른 얼굴로 여자가 권유하는 춤을 거절한다는 것은 몹시 실례다. 그래서 하루키는 여성과 같이 댄스를 췄는데 그다음 날부터 하루키는 은근히 여자들을 좋아하는 거 같아.라는 말이 나돌았다고 한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재미있는 이야기다.


하루키는 잠시 귀국한 날 미즈마루 씨에게 연락해서 술 약속을 잡았는데 미즈마루 씨가 나오지 않아 사무실에 전화를 하니 비서가, 몸이 좋지 않아 오늘은 못 오신다고 합니다.라는 소리를 끝으로 더 이상 볼 수 없는 곳으로 갔다고 했다.


두 사람 사이를 알 것 같은 즐거운 풍경에 대해서도 책에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호놀룰루 마라톤에서 막 돌아온 하루키. 맞은편 미즈마루. 독일에서 산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꺼내는 하루키. 선물을 풀어보는 미즈마루. 색채가 귀여운 어린이 그림을 받은 미즈마루. 트리를 선물하는 미즈마루. 카드에 사인을 해서 건네는 하루키. 이런 재미있는 두 사람의 모습과 다양한 하루키를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들까지.


입꼬리가 슬쩍 올라가는 책이 있는데 미즈마루 씨의 에세이가 그렇지 않을까.

미즈마루 본인 그림 ㅋㅋ


정말 실물과 그림이 너무 닮았


미즈마루 씨 하면 하루키를 빼놓을 수 없죠 흑흑


하루키가 기억하는 미즈마루 씨의 마지막


두 사람은 붙어 다니며 작업을 같이 했다


정겨운 풍경


별거 없는 일상인데 재미있음


하루키 에세이에서는 하루키가 보는, 또는 하루키가 말하는 세상을 우리가 같이 따라가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면 안자이 미즈마루 씨의 에세이에는 안자이 미즈마루 씨가 말하는 하루키를 볼 수 있다.


이게 생각보다 재미있다. 어쩐지 두 사람의 말투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게, 같은 라면인데 끓이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다른 것과 흡사할지도 모른다. 미즈마루 씨의 에세이에는 아무래도 작업을 가장 많이 한 하루키의 이야기가 많다.


특히 다양한 하루키에 대한 챕터는 큭큭큭 하게 만든다. 하루키를 처음에 만나고 알게 되었을 무렵에도 어슬렁어슬렁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치거나 했다고 한다. 하루키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는 두 사람이 같이 작업을 한 ‘해 뜨는 나라의 공장’을 위해서 지역에 견학을 갔을 때 하루키는 늘 반바지만 입고 다녔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공장관계자들을 만나게 되었을 때는 그 반바지가 거슬렸는지 긴 바지로 갈아입더라,라고 했다. 또 미즈마루 씨는 영화를 무척 좋아해서 하루키에게 미국 영화에 대해서, 이 영화 알아?라고 물으면 하루키는 다 봤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작까지 전부 찾아서 읽었더라. 라며 그런 사람이라니 같은 뉘앙스.


두 사람이 만나면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문학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고. 그저 만나면 술 이야기, 영화 이야기, 음악 이야기를 한다. 하루키는 참 말수가 없는데 쓸데없는 이야기를 할 때에는 주절주절 참 많은 말을 한다고. 아무튼 미즈마루 씨가 말하는 하루키는 엉뚱하고 재미있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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